아버지가 절을 하였다
얕고 작은 비석 앞에서
절을 두 번 하시고
웅얼거리듯 추모시를 말하셨다
우리는 곧 큰 무덤에서
무덤에 난 잡초들을 뽑는다
술과 물먹고 자란
할아버지의 영 위에서 자란
이끼에 뒤덮인 생명들
언덕 위에서 우리는 수 많은 죽음을 보았다
슬프지 않았다
죽음 한편에는 꽃이 놓여 있다
다채로움이 한때로 섞여
영혼들이 서로 춤을 추고 있었다
그 앞에는 무명의 묘가 있다
그 앞에는 꽃이 두 개 놓여있다
검은 꽃은 어딘가에 살아갈 그녀를
보라색 꽃은 영원토록 잊지 못할 그리움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