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문이 열리면서 들리는 한숨, 꽤나 익숙한 높낮이다.


"꽤나 끈질기구만 이 친구?"
앞이 있는 이 아재. 내가 노크를 하고 정중하게 째려보고 있는 이 아재는, 여기 서점 주인이다.

불과 몇달전 내가 쫓겨나듯이 여기로 이사왔을 때 부터 이 아재는 내 책을 팔기 거부했다.


"이번에도... 안되는겁니까?"

"당신 보다 좋은책, 여기에도 많아."

쾅! 익숙하지만 매성하게 들리는 문이 내는 고성방가.

단 한권이라도 안된다는 말인가?

그러한 의문을 붙잡으며 또다시 똑똑, 두드린다.

하지만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나는 그제서야 소리를 질렀다.


"아재요! 한권이라도 팔면 안되는 겁니까?"

밀린 월세, 입에 풀칠도 하기 어렵다.

똑, 문이 부서지길 기도했건만 비실비실한 나의 체형으론 떡대 좋은 문을 부수기란 판타지에 가까운게 아닌 그냥 판타지다.


"하..."

적막한 한숨과 함께 길거리를 거니는게 누구에게 얼마나 한심해보일까...

*

*

*


턱,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은 공장으로 뒤덮은 매연으로 꽤나 밝아보인다.

그러곤 이 시간에는... 저기 이 나라의 감시관들이 순찰을 돌 시간이다.

내가 이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는...

뻔하지 않을까? 저기에 있는 흑발에 적안, 나를 홀리게 하는 몸매, 나의 유일한 낙이 아닐까?
물론, 순찰중인 감시관을 뚫어져라 쳐다보면 국가 스파이로 몰려 깔끔하게 단두대에 올라갈 수 있다.

당연히 내가 살고 있는 나라는 항상 위협에 도사리고 있으니깐


"...?"

아차차!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건 죽는다는거 아닌가!

나는 재빨리 노트를 꺼내 그림을 그리는 척 재빠르게 펜을 뽑아 슥슥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대장님 어딜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습니까?"

"음? 아니, 아무것도 아냐."

"..."

*

*

*


하...

역시 이 지역으로 이사오는건 아니였다.

저 여자 생각해보니 내가 여기 처음에 이사올때 내 집을 수색이라며 곳곳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지...

물론... 거부하면 총살이겠지만...

그렇게 마른세수를 하며 변변찮은 돈과 함께 시장에서 이것저것 사왔다.

술과 담배는 기본이요 빵조각 2개 이게 끝이다.

아니 잠깐... 분명 2개를 샀는데 왜 하나가 비지?

설마, 그 쎄한 마트 주인이 사기를 친건가?

가끔씩 이러는걸 보면 이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다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

내가 그리 못난 놈인가?

그렇게 불평을 하면서 걷다 보니 정면을 보는법을 잊었고 턱, 누군가와 부딪히며 나의 나약한 몸은 뒤로 나뒹굴렀다.


"어머, 괜찮아요?"
"에... 뭐."

나는 여성분의 손을 잡고 고개를 들어올리며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ㄱ..가..감시관!?"
분명 마음속으로 외쳐야할 절규가 결국은 말로 튀어나왔다.

그렇기에 이 못난 입을 막으려 했건만 그녀의 손이 더 빨랐다.


"어디로 가시려 하시죠? 지금은 밤이 깊은데 집으로 데려주는게 시민분의 안전에 더욱 더 도움이 될거 같네요..."
"ㅇ-아니 감시관님... 아까 부딪힌건 정말 죄송했습니다... 정말 목숨만은!"
"...? 무슨말을 하시는거죠?"

나는 이제 여기 골목에서 총살을 당하거나 아니면 고문실에 끌려가 전기 통구이가 될게 뻔하다.

왜냐면 나는 소문을 들었으니깐!
가끔씩 저기 길모퉁이에서 총소리가 들려온다, 그러곤 사람 비명 소리가 들리는데 내가 그걸 모를 줄 알고!

아니... 지금 이렇게 저항하면 총살 당하는건 분명한 전개 아닌가?

나는 순순히 그녀의 말에 순응하기로 하였다.


"밤이 깊으니 제가 보호해주는게 좋을거 같은데요..."

"...가-감사합니다..."

그렇게 감시관님의 왠지 모르게 뜨거운 손을 잡으며 길거리를-

잠깐 손?


"저... 감시관님 손은 놓으셔도..."

"아니에요...♥ 혹시... 모르잖아요...♥"
그렇지만, 그녀가 잡은 손은 나의 손을 묵사발 낼 기세다.

그렇기에 식은땀을 흘리며 어두운 밤을 거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는 나에게 안대를 씌우며 여기는 보안 구역이기에 일반시민이 알면 큰일난다하는 말과 함께 나의 몸을 감싸며 거리를 거닐었다.

도시 한복판에 왠 보안구역이라는 이질적인 말이 나오는진 모르겠지만 그녀가 나의 팔을 연인처럼 감싸면서 나한테 느껴지는 그녀의 촉감도 이질적이었다.

가끔씩 그녀의 헐떡이는 숨소리가 귀에서 들릴때도 지금 당장 안대를 벗어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내 생체 시계는 이쯤이면 집이라고 생각했건만 더욱 더 멀어져 간다는 내 감각이 말하고 있다.


"저... 감시관님?"

"...왜 그러세요?"

"지금쯤이면 제 집일텐데... 어째서..."
"벌써 다왔는걸요...♥"
벌써 라기엔 조금 많이 늦은감이 있다.

쨋든 드디어 집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왜 안대는 안 벗겨 지는거지?

그러고보니 내 집의 바닥이 이렇게 따뜻했었나?

그러고보니 내 집이 이렇게 이렇게 따뜻했냐는 말이다.


"저... 감시관님?"

"왜요...?"

"여기... 제 집 맞습니까?"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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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줘서 너무너무 고맙다
소설에 대해 부족한 점 있으면 지적은 환영한다.

저기에 나오는 감시관도 상상해보면서 그려봤음.

그림에 대한 지적도 매우매우 환영.

아 물론 오타도 매우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