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사정한 뒤에 움츠러든 음경을 빼낸 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나 또 목을 조르거나 뺨을 때리지 않을까 걱정하던 것과 달리 그녀는 내 옆에 누워 다정한 눈빛으로 입을 맞추는 것이었다. 


"츄릅...쪽...♡"


그러면서 얀순이는 내 음경에 손을 가져다대더니 문지르기 시작했다. 예측하기 힘든 그녀의 행동에 나는 또다시 마음이 흔들렸다. 

차라리 시종일관 나를 괴롭히고 욕하고 위협했더라면 오히려 그녀에 대한 복잡한 생각을 집어치우고 그저 싫어하고 멀리하면 되는데, 그녀는 지금처럼 자기 기분이 내키는 대로 상냥하고 헌신적인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여 준다. 


사정하기 일보직전이 되자 그녀는 내 표정을 읽고 "안 돼, 혼내는 건데 참아야지♡"라며 손을 떼고는 사정 직전에 나를 애태웠다.

분명 마음을 읽는 능력이 없더라도 그녀가 내 괴로워하는 표정을 보며 더욱 흥분하고 있었던 것쯤은 알 수 있었다.


"왜 그래~. 거짓말해서 혼나는 거지, 너 좋으라고 섹스해주는 거 아닌데?"


그녀는 지금껏 해온 것이 무색하게 쌀쌀맞은 말을 내뱉고는 누운 뒤 자세를 고쳐잡았다. 아까 전을 끝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안심하고 있다가 얀순의 말에 된통 얻어맞은 듯했다. 


"뭐해? 이번엔 얀붕이 네가 움직여야지♡"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내리면서 스리슬쩍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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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찾아온 아침, 침실 안은 남녀가 뒤엉키며 내뱉었던 숨과 땀으로 습기가 가득했다. 바닥에 널부러진 옷가지들과 침대 외곽에 던져진 휴지 뭉치들은 산만하기 그지없었다.  



얀붕이는 내심 어젯밤 여성의 성욕을 얕보고 있다가 큰 코 다쳤다. 길어도 30분 정도라면 만족할 줄 알았던 그녀는 새벽이 다 가도록 그를 붙잡고 살을 섞었던 것이다. 

그냥 얀순이가 누워있는 상태로 섹스만 한 것이라면 몰라도, 그녀는 가끔씩 소유욕을 채우듯이 그의 몸에 생채기를 내었고, 도저히 버틸 수 없어 퍼져 버리면 남성의 심기를 자극하는 모욕스런 말을 내뱉으며 그를 다시 일으켜세우게 만들었다. 


"추워...얀붕아, 안아줘."

"..."


그렇게 한참을 얀붕이와 몸을 섞은 그녀는 어제 일은 다 잊고 화가 풀린 듯 느긋한 표정을 지으며 그의 옆에 누워 있었다. 

그녀의 입장에선 만족스러운 섹스였을지 모르겠으나, 얀붕이의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최악의 첫 섹스였다.  



해가 뜨고 나서도 한동안 그녀는 어기적대며 그의 품 안에서 움직이지 않다가 매니저의 호출을 받고서야 투정을 부리며 일어섰다. 


"진짜, 오늘같은 날은 하루종일 쉬어도 되는데..."

"그래도 정해진 일정이 있으니까..."

"마음같아선 확 째고 싶은데, 얀붕이 네가 좋으면."


그녀는 토라진 듯 옷깃을 여매면서 그에게 안겼다. 안 갈 거라고 투정을 부리는 탓에 몇 번이고 키스하고 나서야 그녀의 신발을 신길 수 있었다. 그렇게 어젯밤 바로 이 거실에서 살벌하게 그의 목을 조르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그녀는 그에게 애정을 드러내며 천천히 그의 집에서 빠져나왔다.


"하아..."

 

그는 얀순이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그녀를 배웅한 뒤, 문이 완전히 닫히고 나서야 두근대던 가슴을 부여잡고 털썩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는 어제 그녀가 조르던 자기 목을 쓰다듬으며 한참을 고민했다. 

  


이젠 얀순이에게 휘둘리며 모든 걸 지배당하고 싶지 않았다. 


"네, 여보세요? 아, 얀붕 씨!"


잠시 점심 식사를 위해 외출 중이던 얀진이 전화를 받았다. 카톡으로만 연락하던 그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 당혹스러운 눈치였다. 


"네. 야...얀진 씨 핸드폰 마, 맞죠?"

"네네, 맞아요. 근데 무슨 일이세요? 카톡으로만 연락하시더니..."

"그게..."    


그는 막상 전화를 걸고 모든 걸 털어놓으려니 입이 열리지가 않았다. 아무리 그녀가 기괴하고 다양한 일을 겪는 기자라지만,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김얀순이 평범한 일반인인 김얀붕을 협박하고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남자친구로 만들었다니? 보통 사람이라면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비웃을 이야기였다. 실제로 그의 친구들이 그랬었고.



잠시 그가 답을 망설이는 사이, 얀진은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을 짐작한 건지 주변의 동료 기자들을 피해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얀붕 씨, 전화상으로 하기 힘든 이야기라면 6시쯤에 제가 퇴근하면 직접 만나서 얘기하실래요? 그게 더 좋을 것 같아요."

"...네, 네..."


얀붕은 힘없는 목소리로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무언가 커다란 일이 생겼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옷을 챙겨 곧바로 식당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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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방송국으로 향하는 대형 밴 안에서 얀순이는 한껏 들떠있었다.

운전을 하던 매니저나, 그녀의 옷을 골라주던 코디도 그 낌새를 알았지만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변덕스러워진 그녀의 성격 때문에 물어보기를 망설였다.    


"얀순 씨, 도착했어요. 지금 시간이 좀 빡빡ㅎ"

"알았어, 알았어! 재촉하지마, 쯧."

"..."


아까 전까지만 하더라도 들떠서 콧노래를 부르던 그녀가 무심하게 드센 어투로 말을 내뱉고는 밴에서 내렸다. 

김얀붕과의 연애 전에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긴 했었지만, 유독 최근 들어서 쌀쌀맞아진 그녀의 언행에 매니저는 심적으로 커다란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아, 진짜 때려치고 싶다..."

"참아요, 한두 번도 아니고.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요."


코디는 핸들에 머리를 파묻은 그를 달래주며 쓴웃음을 지었다. 매니저와 마찬가지로 자신도 그녀의 변덕스러워진 성격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어떻게 할 수 있겠나, 이게 직장생활이라며 그저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요즘 들어 그녀의 앞으로 오는 선물들이 많아졌다. 몇몇 과자나 음식 종류들은 그녀가 다 처리하지 못해 직원들에게 떠넘기기 일쑤였지만, 이젠 방송국 직원들도 과부하가 걸릴 정도로 그 공세가 엄청났고, 가끔씩 소름이 끼칠 정도로 빽빽하게 쓴 장문의 편지와 고가의 사치품들도 섞여 있었다. 


"이건 성훈 씨가 들고 가시고, 저 박스는 최 PD가 챙겨가세요. 단 거 좋아하시잖아."

"아유, 이젠 질린다 질려. 어디서 이렇게 오는 거람?"

"진짜 대박이다. 다음엔 트럭이라도 몰고 올 기센데."


그녀의 레이더망에 들지 않은 선물들은 PD와 작가들의 몫으로 돌아갔고, 얀순은 유독 눈에 띄던 과자 봉지와 핸드폰을 집어 소파에 앉았다.



kYANs 

YBC방송국, 서울


(막대 과자를 입에 물고 윙크하는 셀카, 후일담이지만 이후에 이 과자의 판매율이 급등하자 깜짝 놀란 제조사의 CEO가 직접 나서서 감사를 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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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ANs 정말 고마워요 thank you for @micelpope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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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elpope13 WOOOOW!!!!!! THIS IS REALLY TRUE?!!?!?! 😨 I CAN'T BELIEVE THAT....!!!! 😱🙊

fjs12discos SUPER model❤ 🔥🔥🔥 우리는 너를 사랑해 #kYANs  

방금 전 · 번역 보기      


그녀는 곧바로 무수히 쏟아지는 알람음을 들으며 로그아웃 버튼을 눌렀다. 매니저가 닦달하긴 했지만 아직까진 널널한 시간, 그녀는 마저 남아있던 과자를 먹으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아, 챙겼다가 얀붕이랑 같이 먹을걸."


짭쪼름한 과자를 좋아하는 얀붕이와 어젯밤 입을 겹칠 때 맛봤던 그의 타액이 떠올라 얀순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빙긋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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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얀붕 씨, 여기에요!"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길거리의 한 조용한 카페.

간만에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그때와는 달리 사뭇 편해진 목소리였다. 아마 그 사고를 저지른 이후에 오만 생각을 다 했겠지. 

그녀의 맞은편에 앉은 나는 곧장 본론부터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조심스레 안부 인사부터 건냈다. 


"얀진 씨, 잘 지내셨어요."

"네네, 이번 주는 한가해서 딱히 야근도 없었구요. 후배들 가르친다고 사무실에 틀어박혔죠, 헤헤."

"그렇구나..."


내가 말을 망설이는 사이, 그녀가 직접 나서서 나에게 물었다. 


"얀붕 씨,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 웬일로 전화도 하시고?"

"그게..."

"혹시 얀순 씨 관련된 일인가요?"  

"...!"

  

정곡을 찔린 나는 화들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분명 지금쯤 방송국에서 촬영을 하고 있을 터인데, 그녀의 이름이 바깥에서 불린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나의 반응을 보고 확신이 선 것인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 걸리는 것이 있는 모양인지 깊이 생각에 빠진 듯했다. 


"야, 얀진 씨..."

"부담스러우시면 천천히 얘기하셔도 돼요. 엿듣는 사람도 없을 테고,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그녀의 상냥한 말에 나는 그동안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던 얀순이와의 일이 떠올라 눈물이 치솟았다. 그런 부끄러운 몰골에도 그녀는 개의치 않다는 듯이 휴지를 건내며 미소를 띄었다. 그 미소에 용기를 얻은 나는 처음 그녀의 부계정에서 날아온 DM 이야기부터 찬찬히 꺼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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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어젯밤 그녀에게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가지게 된 일까지 털어놓고 나자, 내 마음은 한껏 편안해진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내 얘기를 들은 그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분명 제3자가 들었을 땐 터무니없는 소리였기에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었다. 


"만일 이게 전부 사실이라면, 정말 아무도 못 믿을 거에요. 얀붕 씨 가족들도 마찬가지고."

"그렇죠. 친구놈들은 복에 겨웠답시고 말을 듣지도 않고, 부모님은 빨리 결혼하라며 안달이 나셨고...하."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도 믿기 힘들겠어요. 냉정하게 지금 당장은 심증만 있는 상태고, 아무런 증거자료도 없는 상태니까."


얀진이 당연한 말을 꺼내자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쓴웃음을 지었다. 일개 기자일 뿐인 그녀가 당장 나서서 슈퍼맨처럼 나를 구해준다고 믿지도 않았었다. 그저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더 필요했기도 하고.


하지만 그 직후 그녀가 나에게 내민 물건을 보고 생각이 확 바뀌었다.  


"얀붕 씨, 녹음기에요. 여기 버튼을 누르면 녹음이 되고 왼쪽 아래 버튼을 누르면 종료, 여기 파란색 버튼은 재생이에요."

"이...이건?"

"힘드시겠지만, 음성 자료나 영상 자료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요."


어쩌면, 내가 김얀순에게서 탈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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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야스씬을 넣으니까 베라에서 짤리네 

드디어 폭8한 거 다 고쳤음ㅅㅅ 얀붕이들이 개추줘서 나름 노오력했다...


봐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