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 처먹을!! 빨리 열리란 말이야 어서!!”
아무리 눈앞에 있는 문을 걷어차도 열리지도 않는다. 아니 정확히는 움직이지도 않는다.
빌어 처먹을.. 드디어 탈출이 코 앞인데 여기서 포기할 것 같냐!
“열려! 지금 당장 열리란 말이야!!”
지하에서 가져온 키 카드도 전부 먹통이야 빌어먹을!!
분명히..!! 분명하잖아!! 빌어 처먹을 빨간 카드!! [REd_A1]카드가 맞잖아...!! 젠장할!
이거면 뭐든 열린다며! 왜! 안 열리는 거야! 저 게이트만 통과하면! 뭐든지 된단 말이다!
열려! 열려!! 열려!!! 열리라고!!!
.
.
.
대체 왜... 어째서... 안 열리는 거야.... 왜....
아냐 패닉상태에 빠지면 안 된다. 시간만 잡아먹으면 언제 그 년이 날 잡으러 올지 몰라...
생각해라... 생각해! 왜 안 열리는지! 그리고 대처 방법이..!!
“...그래 블랙카드.”
그게 있었지. 문 따위는 전부 해제할 수 있는 그 카드.
근데 그거... 빌어먹을! 그곳에 있잖아!
“남은 시간... 10분...”
내가 이곳에서만 몇 년을 갇혀 있었는데….
이대로 포기할 것 같아...!! 하필이면 그 빌어먹을 곳이지만
지금은 그딴 것보다 현재 상황이 훨씬 더 중요하단 말이야!
...계속해서 달린다. 이곳이 더럽게 복잡한 미로라고 해도.
몇 년간 순종적으로 살면서 탈출 계획만을 세웠다. 지도란 지도는 전부 외워놓았지.
결국 그 곳으로 갈지는 몰랐지만...
“빌어... 먹을...”
길에 나 있던 전선인가... 넘어지니 더럽게 아프네. 다리에서도 피도 나고.
그래도 그 자식이 했던 다른 모든 것보단 훨씬 나아. 다리가 부러진다 해도, 하도 맞아서 피를 토한다 해도, 자존심도 가지고 있던 양심도 모든 마음도 전부 사라져서 껍데기만 남아도.
그... 그 년보단 뭐든지 좋아.
“드디어... 아니 결국 이곳까지 오게 되었어.”
Nuclear energy. 지하에 설치된 한 눈에서 봐도 비정상적인 핵 에너지가 모여있는 그곳.
발전이든 뭐든 필요한 에너지는 이곳에서 가져온다.. 했지만 그만큼 안쪽에는 방사능이 심각하게 많겠지.
...젠장할 방호복도 없는 상황에서 고작 카드 하나 때문에 내가 그곳에 들어가야 한다니.
부디 근처에 방호복이나 카드가 있기를...
[REd_A1. 최고 등급 관리자 YS... 인증 성공. 엘리베이터를 작동합니다.]
하... 하하...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어.
이제 남은 시간... 7분 남짓인가. 마지막이야.
언제는 안 걸었다만 마지막으로 목숨을 바쳐볼 때다.
“후....”
다른 함정을 피하고 올 때보다 이게 더 긴장이냐.
엘리베이터엔... 보호구도 없네. 진짜 내부에 방호복이 없는 이상 단 1분조차도 목숨이 위험하겠어.
[보호 해제. 문이 열립니다.]
드디어 열렸다. 지금 당장 뛰어갈 차례다.
그래도 버튼 앞에 블랙 카드가 있어서 다행이야.
이제 당장 탈출할...
“이... 이게 뭐야..”
총? 서브 머신건인가? 탄은 9mm.. 대인 저지력은 약한 탄약이네.
그리고.. 핵 폭발? 여길 터트린다고? 미친건가..?
아니 그 년이라면 가능하겠지. 무슨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날 이곳까지 오게 만들었는데.
.
.
.
“...그래. 어차피 위태로운 목숨. 다 함께 너도, 나도 관짝으로 들어가 보자고.”
후... 그래. 어차피 너무 노출되면 내가 죽겠지만. 아직까지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그러니... 마지막 도박이다.
“..Black Labyrinth 05의 최고 명령 수행. 핵 폭파를 시작한다.”
[...Black Labyrinth. 05 최고 명령 수행 시작. 핵 발전소 폭파를 개시합니다. 완전 폭파까지 약 330초. 남았습니다.]
빌어먹을.. 330초라...
남은 시간은 5분 30초. 빌어 처먹을... 생각보다 1분이나 더 줄어들었잖아.
어쩔 수 없다. 지금은 내 생존이 목표다.
[Black Labyrinth. 최고 명령권자의 카드가 인식되었습니다. 최고 명령권자의 카드 인식으로 게이트까지 이송이 가능합니다.]
게이트? 분명 게이트는 최종... 마지막이잖아...
게이트까지 간다고? 그래... 어딜지는 몰라도 해 보자고...!!
“게이트까지 이송해라.”
[최고 명령권자의 음성이 인식되었습니다. 게이트 이송을 시작합니다.]
으... 으윽...!!
엘리베이터면 더 안전하게 움직여서 올라가는 게 아니었어?
이 빌어먹을 이거 설계한 새끼 누구야. 아주 잘도 설계 해 놓았구만..
[Black Labyrinth. 최종 목적지까지 도착하였습니다. 명령권자의 무운을 빕니다.]
무운이라... 그거 지금 듣기에는 딱 좋은 말이네 그래.
그리고 여긴... 게이트라면서 그냥 하수구 구멍이잖아...
...뭔 이상한 냄새도 많이 나네. 누가 여기에 음식물이라도 버린거냐...
으윽... 역하네...
“남은 시간 4분.”
하수도 앞에 사다리가 보인다. 그리고... 저건 햇빛인가?!
인공적인 것보다는 확실하게 달라... 그래! 진짜 햇빛이다!!
“근데.. 이 빌어 처먹을건... 왜.. 또... 안 열려!! 시발!!”
이젠 맨홀 뚜껑까지 날 방해하네...!! 그걸.. 써야하나...
젠장할 그년에게 갈기려고 미리 챙겨둔 총인데..
“어쩔 수 없다!! 이 빌어 처먹을게!!”
그 말과 함께 그의 손에 들려있던 SMG에서 엄청난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서운 속도로 총구에서 나왔다. 위에 구멍이 뚫린 맨홀 뚜껑이라 그 뚫린 구멍으로 탄환이 통과하기도 했고, 반동도 반동인지라 총구가 너무 세게 흔들리고 있었다. 심지어는 운이 좋지 않다면 뚜껑에 큰 상처를 주지도 못하고 도탄되어 나온 탄환에 자신이 맞을 수 있었다. 하지만...
.
.
.
맨홀 뚜껑은 굉음과 함께 위로 폭발하듯이 던져졌다. 다행스럽게도 다시 맨홀 뚜껑은 하수구로 돌아오지 않고 바닥에 굉장한 충격을 주면서 바닥으로 그대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 드디어.. 탈출이야...”
몇 년째 제대로 짓지도 않은 아주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보이면서 사다리를 올라가는 그. 그럼에도 아직 안심이 되지 않는 것인지 한 손으로는 총을 잡으면서 주위를 매우 경계하고 있었다.
“햇빛이다... 드디어다...”
사다리를 전부 타고 올라오자 그에게 보이는 것은 한줄기의 따뜻한 햇살이...아니 햇살 만이 있는 줄 알았다. 그는 생각보다도 운이 굉장히 좋았다. 이곳은 다른 곳도 아닌 무기고.
무전기와 다른 소총들 심지어는 대전차 무기까지 화력이 좋은 무기들만 속속히 있는 그에게 있어서는 최고로 안전한 곳이자 안심되는 공간이었다.
“남은 시간... 3분.”
하지만 이 공간에서도 당장 빠져나가야 한다.
530초의 시간. 엘리베이터와 하수구,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 시간은 3분 아니 그것조차도 남지 않을 정도로 아주 짧은 시간. 이미 전부 탄을 써버렸기에 최소한의 자기 방어로 근처에 있던 권총 한 자루를 챙기고 그대로 무기고를 빠져나가 입구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 하하하하하!!!!! 드디어 나왔구만!!! 이 빌어 처먹을게!!!”
그의 눈앞에는 손에 권총을 강하게 쥐고 있는 한 여자가 아무런 표정도 없이 서 있었다.
그녀를 보자마자 그는 손에 가지고 있던 권총을 그녀에게 겨누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무슨 충격이라도 받았는지 권총을 쥐고 있는 손. 다리 전부 눈에 들어올 정도로 떨고 있었다. 그래도 그의 눈에는 공포라는 감정은 없었다. 그의 눈에 있는 것은 그저 투지. 그녀를 없애고 지옥에서 벗어날 투지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진짜... 그러기야?”
“하... 뭐가 그러기야 그러기는. 네가 나한테 한 짓거리들이 얼만데.”
일부러 거만하게 표정을 지으면서 도발하는 그를 보자 아무런 표정이 없던 그녀에게서 아주 조금이지만 표정의 변화가 일어났다.
“하! 그렇게 얼음처럼 지내셨던 공주님께서 내가 나가려는 꼴을 보자니까 그렇게 화가 나나?! 어?!”
“어째서... 어째서 날 떠나는거야... 너 마저도... 다른 사람들도 전부 나를 떠나갔어.. 전부... 전부..!!!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다!!! 제일 사랑하는 너마저도 이렇게 떠나갈 거야?! 내가 너에게 못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나? 나.. 하나도 빠짐없이 너에게 잘 해주려고... 굉장히 노력했어!! 없던 돈도 어떻게든 구해서 이렇게 라비린스도 만들고오... 못했던 요리도 너에게 저언부 만들어 주기 위해서 손가락에 피도 나면서 엄청 노력했고... 그리고... 그리고... 네가 보이지 않고 느끼지 않아도 난... 난!! 니가 날 바라보지 않았었어도 너만을 생각하면서 엄청나게 노력했어..!! 다른 모든 인간이 빠져나가도 상관 안 했어! 처음에는 정말 두려웠었어. 내 옆에 사람들이... 사랑했던 다른 모든 인간들이 빠져나가는데! 너 하나 만큼은.. 너만큼은 안빠져나갔어! 그래서 난 이렇게 했어! 너만이 내 사랑이야 너 만이 날 지탱할 수 있어 너 만이 나의 세계를 다시 물들일 수 있는데? 어째서? 어째서 날 떠나는거야?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넌 날 떠나려고 하는거야!!!! 얀붕아!!!!”
“...넌 선을 너무 넘었어. 절대로 넘어서도 안 되는 선을. 그러니 비켜!”
남은 시간은 1분. 핵폭발의 직접적인 여파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발전소의 위치는 그가 서 있는 방향과는 완전히 정 반대. 심지어 거대한 건물이 막아주기에 폭발의 여파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방사능이야 그렇다 쳐도 발전소의 폭발이 미사일이 분열해서 터지는 정도로 파괴력이 크지 않기에. 아주 가느다란 실처럼 희미하게 남은 가능성에 그는 모든 것을 걸었다.
“죽어라!!”
그렇게 말을 하며 그는 가지고 있던 권총을 무차별적으로 쏘기 시작했다.
엄청난 굉음과 총구에서 나오는 커다란 화염으로 눈앞에 있는 그녀를 완전히 없애버리겠다는 듯이... 하지만. 그것은 마지막으로 가진 희망에서 결국 절망으로 바뀌었다.
“비... 비러 처먹을..”
그가 쏜 탄환은 그녀의 옆에서 엄청난 속도로 달려온 한 차가 그녀를 지키듯이 탄환을 맞으면서 버텼고, 그는 차 안에 타고 있던 검은색의 복면을 쓴 이상한 사람이 쏜 탄환을 맞고 온 몸의 힘이 전부 빠져버렸다.
심지어 맞은 탄환은 일반적으로 몸을 뚫는 탄환이 아니었다.
일시적인 고압의 전류로 사람의 몸을 마비시키고 한순간에 기절까지 시킬 수 있는 스턴 건.
하지만 지금의 스턴건은 확실히 사람 하나는 간단히 없앨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화력을 지닌 물건이었다.
“YS. 남은 시간 51초입니다. 지금 당장..”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말을 하며 YS라고 불린 그녀는 기절한 그의 몸을 다른 검은 복면의 사람들과 함께 들어 차에 태웠고, 그녀와 그를 태우자마자 차는 바로 그곳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실패입니다. YS.”
검은 복면을 쓴 사람이 그렇게 말을 하자 그녀는 생각보다도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그 내면을 절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아주 깊고 어두운 그런 세상의 모든 추악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매우 악마같은 미소였다.
“괜찮아요. 우리 얀붕이. 우리 얀붕이가 그래도 몇 년 동안 제 말을 따라준 것에 대해서 저는 무척이나 기뻐하고 있어요. 다음에도 우리 얀붕이는 탈출하려고 엄청 발악하겠죠? 괜찮아요. 이젠 탈출을 할 수도 없게 만들어 줄게요. 아아 우리 사랑... 이렇게 기절해서 자고 있는 모습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아주 멋져요 우리 사랑... 아아아아... 우리 사라아앙... 저랑 영원히 함께해요... 걱정마요 으흐흐... 라비린스... 우리만의 비밀스러운 사랑의 보금자리 [미궁]은 이 세계에 몇 개도 더 있으니까요오... 이제부터 탈출할 생각은 하지 말고오.. 저랑 영훤히... 계속... 쭈우우욱.. 같이 살아주세요.”
.
.
.
“사랑해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
***
YO! 얀붕이 친구들 안녕!
갑자기 삘 받아버려서 1시간 만에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셨다면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얀데레라고 하기 위해서 조금 수위가 높아졌는데
너무 높아서 보기 힘들었다면 다시 수정해서 올리겠습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