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경적이 울린다. 횡단 보도는 빨간 불인데 모든 걸 포기한 듯 길을 건너는 여자가 보였다. 나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달려갔다.


트럭은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녀에게 빨리 피하라는 듯 더욱 우렁차게 울린다.


하지만 그녀는 피할 마음이 없다는 듯 오히려 모든 걸 포기한 눈으로 고개를 돌려 트럭을 바라본다.


나는 그런 그녀를 그저 바라만 볼 순 없었기에 그녀 쪽으로 달려가, 허리춤을 잡고 인도 쪽으로 잡아 당겼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만약 그녀를 보자마자 달려가지 못했다면? 그녀가 피떡이 되어 날아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게 되었겠지.


그녀를 잡아 당기고 그녀의 바로 앞에 트럭이 지나갔다.


그녀는 여전히 모든 걸 포기한 눈으로 허공을 쳐다봤다.


나는 당황에 가득찬 목소리로 뭐하는 거냐고, 무슨 생각이냐고 하며 그녀를 꾸짖었다.


그녀는 그제서야 나를 쳐다보며 내게 말했다.


"절 왜 살게 두는 거에요?"


"아니 그럼 눈 앞에서 사람이 죽으려 하는데 어떻게 못 본체 보낼 수 있겠어요?"


"으으... 흑... 흐으윽..."


그녀는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그것도 엄청 서글스게 울기 시작했다.


"저기요. 괜찮아요?"


그녀에게 괜찮냐며 물어도 그녀는 그저 하염없이 울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울기를 5분 가까이 울었을까. 조금은 진정이 됐는지 상황을 파악하고는 나를 이제서야 본다.


"도대체... 나 같은 걸 왜 살린 거에요..."


"아니 그럼 죽게 내버려 둬요?"


"흐윽... 흐으윽..."


다시 울려고 하니깐 미치겠다. 나도 집을 가야하는데, 이 여자를 내버려두고 가면 진짜로 죽어버릴 거 같았다.


"저기, 댁이 어디에요? 데려다 드릴게요."


"싫어요..."


"예? 아니 댁에 돌아가셔야죠."


"싫어... 싫어... 싫어... 싫어..."


계속해서 싫다고만 하는 그녀를 보니 분명 집에서 뭔가 있던 것 같아, 집으로 보낼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내버려둘 수 만은 없었기에, 일단은 경찰을 불렀다.


경찰이 도착하고, 난 상황을 대충 설명하고선 경찰에게 내 신원정보를 알려주고 그녀를 경찰이 데려갔다.


그렇게 나는 걱정되는 맘으로 잘 되겠지 하며 내 갈 길을 갔다.


집으로 돌아가고 얼마가 지났을까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안녕하세요. ○○겅찰서 아무개 경위라고 합니다. 얀붕 씨 되십니까?"


"예 그렇습니다만, 무슨 일로 전화 주셨나요?"


"다름이 아니라, 지금 이 여성분이 계속 얀붕 씨를 찾고 있어서 그런데 한번 서에 방문해 주실수 있으신가요?"


그 여자가 날 찾는 이유는 모르겠어서 경위분께 여쭤봤다. 왜 날 찾냐고.


그러니 경위는 지금 가족이나 인적 사항을 물어봐도 입을 꾹 닫고 있어서 어떠한 정보도 알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문 조회를 통한 신원을 알아내려 해도, 신체에 접촉하려 하니, 도망을 간다고 해서 진정 시킬 겸 쉬게 하자,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 날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걱정이 되긴 하니 일단은 경찰서로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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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어림도 없지 ㅋㅋ 타당한 이유가 생각나면 다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