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링크 -  https://arca.live/b/yandere?target=all&keyword=%EC%A0%84%EC%83%9D%ED%95%B4%EC%84%9C+%EC%A2%85%EA%B5%90%EB%A5%BC+%EB%A7%8C%EB%93%A4%EC%97%88%EB%8D%94%EB%8B%88+%EA%B4%91%EC%8B%A0%EB%8F%84%EB%93%A4%EC%9D%B4+%EC%9E%85%EA%B5%90%ED%95%9C%EB%8B%A4+  


젠장, 얼마나 달렸을까.


체력이 점점 딸려오는 것이 느껴진다.


"..데인님.. 힘드시면, 제가..."


"아니야..."


얘는 무슨.


자기보다 머리 한 통은 더 큰 사람을 들겠다고.


"....끄으윽..."


"데인님! 이 여자 안색이 정말 안 좋아요!"


빌어먹을.


독이 온몸으로 퍼져가고 있나보다.


살리고 내 편이 된다면 확실히 효용가치가 높겠는데...


과연 살렸다고 내 편이 되려고 할까?


내 계획에 동참하려고 할까?


"...그러,니까... 죽이라고... 했잖아.."


깜짝아.


정신을 잃은 줄 알았는데 귀에 대고 말하니까 놀라지.


.....아니야.


이렇게 업고 왔는데 힘들다가 던져버릴 수도 없지.


체면이 있는데 말이야.


..아리에는 그걸 바라지 않는 것 같지만 말이다.


"이 길만 지나면, 이제 산인거지?"


"...네!"


"조금만 버텨요, 용사님!"

"살아서 복수해야지! 내가 도와줄게요!"


살아.


네가 살아야지 내 계획에 네가 도움이 되지.


살아남는다면, 내 계획에 동참할 사람이 두 사람이나 되는거다.


아리에와 이 퇴역 용사까지.


그들 의견은 물어봤냐고?


어떻게든 끌어들여야지.


.

.

.

.

.


"데인님, 생명나무에요!"


"드, 드디어...!"


"그런데.. 이 여자 얼굴빛이 보라색이에요!"


젠장.


독이 정말 다 퍼져, 목숨만 붙어있는 상황이다.


"...치료해야 해. 아리에, 도와줄 수 있지?"


"....네."


아리에는 곧 기도를 하듯 두 손을 모으더니, 뭐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


"..그래, 빨리."


"................................."


"아리에, 뭐라고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좋아. 그러니까, 빨리!"


이렇게 힘들게 끌고 왔는데 죽어버리면 좋을 것 하나 없잖아!


그러니까 좀 빠르게 말하라고!


이 달리기만 빨라터진 엘프년ㅇ..


"됐어요! 이제 생명나무가 이 여자를 치료해줄거에요."


믿고있었다고, 아리에!


곧,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생명나무가 움직이더니, 용사를 감싸앉기 시작했다.


되게 듬직하게 생겨서는 섬세히 나뭇가지로 화살촉을 제거하고는...


상처구멍 사이로 가지를 집어넣서는.... 우욱.


내시경도 아니고..


오히려 더 상처를 후벼파는거 아니야?


"아리에, 저거 치료해주는거 맞아? 조금 이상.."


"헤헤.. 저 잘했죠?"


"어,어?"


"저.... 저 여자를 제 보금자리로 데리고 오는거 정말로 싫었어요."


언제는 사람들이 오지 않아서 슬펐다며?


"그래도 데인님 부탁이여서 노력해서 저 여자를 살렸어요!"

"잘했죠? 헤헤헤.."


"으,으응.. 그런것... 같네.."


얘 조금 맛이 간 것 같다.


하루 사이에 맛이 가버린건가?


아니면 원래부터 맛이 간건가?


그건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이 엘프소녀는 조금 이상한 상태였다.


"...치료 끝났네요. 한 반나절 후면 멀쩡해질거에요."


"좋았어! 고마워, 아리에."


이제, 저 용사가 깨어나면 인정으로 좀 어필을 해야겠다.


잔뜩 낯간지로운 말들로, 예를 들어 당신을 이해하는 등 나라가 썩어빠졌다는 등의 말로 위로를 해준 후에 내게 슬슬 마음을 열게 만들어야 한다.


아리에는 조금 맛이 가버린것 같지만, 내게 마음을 충분히 연 상태고 내가 하자는 말은 잘 따르고 있다.


이렇게 어감이 조금 이상하지만 어쨌든 조교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크고 지속적인 한탕을 벌기 위한 계획을 알려주고 끌어들여야 겠지.


이름하야 '데인교 프로젝트'.


크으 --


계획이 확실히 내 머릿속에 정리되자, 남은 것은 시간문제 뿐이라는 생각에 나는 여유롭게 풀밭에 주저 앉았다.


"..데인님, 여기요."

"배고프실 것 같아서 또 가지고 왔어요."


아리에는 또 내게 플링 뭐시기를 내밀며 싱긋 웃더니 내 옆에 앉았다.


"오, 고마워. 아리에. 잘 먹을게."


-와삭.


으음.


이 과즙.


당뇨병 걸릴 것 같아.


"...저, 데인님."


"응."


"저 질문이 있는데요.."


"그래, 뭐든지 물어봐."


그래.


저 용사도 살려주느라 애를 써주었으니 대답 못 할 것도 없지.


뭐든 물어봐.


팬티색 물어봐주는 것도 오늘은 기꺼이 포상으로 넘길테니.


"..아까, 그 도적떼들이 말하는 걸 들었어요.."

"데인님더러, 사기꾼이라고 하던데....."


"........"


"........."


뭐야, 이 분위기.


아리에, 너.


예쁘다 예쁘다 하니까 자꾸 신경을 건드리네.


조금 강수를 두어야겠다.


"..내가 사기꾼이면, 날 여기서 내쫓을거니?"


"네?"

"아....아니요..! 전... 데인님이 사기꾼이시든 아니든 전혀 상관이 없어요..!"


좋아.


얘는 완전히 나에게 잡혀있다.


그럼 빌드업을 들어가볼까나.


"나는... 사기꾼이 아니야."

"...거리에서 박해받는 신세였지."


"...네..?"


"오늘 갔던 내 집만 봐도, 난 정말 불행하게 살아왔어."

"..그렇게 살다가... 살다가.."


"...살다가...?"


지금 딱 던져버릴까?


아니, 지금은 무리수일까..?


아냐, 얘 눈 좀 봐.


완전 몰입해있다고.


엘프는 천성이 순진하고, 누군가를 잘 믿는 성격이라고 이 생의 어릴 적 들은 적 있다.


이 초롱초롱하게 나를 보는 눈이 빨리 말해달라고 독촉하는 듯 하다.


그래, 던지자.


"내가 성인식을 하고 나서야 깨달았어."


"...무엇을요..?"




"내가, 신의 사자라는 걸 말이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