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부제: 겁먹은 어린 양

그럴 수 있다. 나 같아도 강한 부정을 하려했을 것 이다. 8년 동안 이꼴저꼴 다 보고 커왔으니 이해한다.

'근데 난 왜 얀순이를 여자로 느끼는 걸까'

이 생각이 다시금 들 때 쯤 나도 이러면 얀순이도 그러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이 희망은 곧 나에게 확신을 안겨주었다.

"나 진짜 얀순이 좋아하나봐"

학교에 갔을 땐 이미 내가 얀순이를 좋아하는 것이 정설인 듯 떠들썩 했다. 내 눈치를 봐서 내가 가장 신경 쓰인다. 정설이 맞기도 하고,,

학교에서 제일 친한 친구(얀혁이)가 내게 와서 물었다.
"너 얀순이 좋아하는 거 팩트냐"

"몰라"

부정하고 싶었다. 아니라고 하기엔 양심에 걸려서 내놓은 답변은 몰라였다. 하지만 이것도 죄지은 기분이였다.

'얘라면 솔직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한테도 말하지마라 진짜.."

"ㅋㅋ알겠으니까 말해봐"

"좋아하는 거 맞는 듯하다.."

친구는 내 어깨를 토닥였다.
'이 새ㅡ끼도 역시 놀리나'

일주일동안 다른애들에겐 아니라고 했지만 얀순이는 눈치챈 듯 했다. 인사를 할 때면 어색함이 느껴진다.

초조했다. 이대로 넘기면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은 어장이라고 지ㅡ랄해댈게 뻔하고 얀순이도 놓칠 것이다.
얀순이가 날 진짜로 친구 이상으로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면 선을 긋지 않았을까 싶었다.

'고백은 아니더라도 상황 정리 쯤은 해야되려나'

곧바로 얀혁이에게 전화해보았다.
"얀혁아 나 이거 솔직하기 말 해놔야하나"

"니 whw대로하셈 웬만하면 걍 덮어"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하다.

다시 학교에 갔을 때 한 여사친이 쪼개며 물었다.
"너 진짜 얀순이 좋아해?ㅋㅋ"

지긋지긋한 질문이다.
"아니라고 몇 번 말하냐"

여사친의 답변은 뭔가라도 알고있는 듯 심오한 한 마디였다.
"불쌍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