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부제: 어긋난 타이밍

동공이 수축됐다.
'뭐라는거야..'

순간 너무 겁먹어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내가 좋아하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까? 아니면 얀순이가 좋아하는 남자가..?

"시ㅡ발.."

이내 인간이 할 수 있는 부정적인 상상들이 내 머릿 속을 메꿨다.

얀혁이에게 찾아가 이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 얀혁이라면 마당발이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자초지명을 설명했더니

"아휴ㅋㅋ.."
얀혁이는 한숨을 쉬었다.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

"그냥 그 년이 이상한 거니까 무시해"

"아 그런거냐"
 별 거 아니였던건가...

집에 돌아와 베개에 대고 한숨을 쉬던 중 페메가 하나 날라왔다.
다른아닌 얀혁이다.

얀혁이: 뭐하냐

나: 그냥
나: 쉬는 중

얀혁이: 내가 전에 덮으라고 했잖아

나: ㅇㅇ

얀혁이: 덮지마라 가능성 있어보인다

나: ??ㅗ애
나: 왜 먼데 ㅋㅋ

얀혁이가 보낸 사진은 내가 상상하던 것과 반대였다.

얀혁이: 사진을 보냈습니다.
(
얀순이: 그렇긴한데
얀순이: 이젠 크게 상관없엉

얀혁이: 그럼 걔가 고백하면 받아줄겨?

얀순이: 아마?

얀혁이: ㅋㅌㅋㅋㅋㅋ일단 알겠다

얀순이: 왱 ㅋㅎ                                                      )


나: 고백 어케 해야되냐 이거
'역시 얀순이도 나랑 같은 마음이였다'

얀혁이: zzzzzzzz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ㅌㅌㅋㅋㅋㅋㅋㅋㅋ미친넘

만나서 하기엔 도저히 용기가 나지않았다. 당장 한달 전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건만..

며칠을 고민하다가 나에게는 전화가 최선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얀혁이와 같이 하교할 때 전화해보았다. 전화음 소리가 평소보다 빠른 템포로 울리는 것 같다. 발걸음을 가만히지만 심장은 전력질주를 하는 것처럼 쿵쾅여댔다.

"여보세여"

'!?'
당연한 결과지만 소스라치 듯 놀랐다.
"어 얀순아 지금 시간돼?"

"엉 방금 집 도착해써"

쓸데없이 귀엽다. 지금만큼은 전혀 도움되지않는다.
"다행이네ㅋㅋ.. 다른게 아니구 할말이 있어서"

"엉? 먼데?"
얀혁이는 눈빛을 함축적이고 날카로웠다. 아무리 빈 골대에 슛이라고 해도 운을 저딴 식으로 띄우냐는 듯 했다.
"여보세요?"

"어 어, 그..나 있잖아,,"

"웅..ㅎ"

"너 좋아하고 있는 건 들었지?"

"..진짜였어?"
모른 체 하긴..

"응 나 진짜 용기내서 말한건데.. 어떻게.. 받아줄래?"

"움..알았어, 우리 1일인거다ㅋㅎ"

긴장이 풀리며 탈썩 주저앉았다. 얀혁이의 소매를 잡고 버티며 지친 듯 숨을 돌렸다.

기쁨을 느낀 건 안정을 취한 후 였다. 신이 난 아이처럼 순수한 미소가 입가에 나타났다. 이제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