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인 얀데레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하던게 곧 1년..


어느 한쪽에 관심을 가져주면 다른 얀순이들이 브레이크 없이 날뛰기 시작하고..


사람이던 물건이던 다 부수고 보는 물리형 얀순이 김은..


극한의 상황을 만들어 내가 죽던 다른 년들이 죽던 누구 하나 죽어야 끝나는 지능형 얀순이 나지순..


관심이 적어지면 바로 땅으로 꺼질듯 우울해지며 자해해서 흉터자국 엄청 많은 자해형 얀순이 이혜자..



어느 때와 같이 그녀들을 스케줄로 보내고 일을 하던 얀붕이는 쉴새 없이 울리는 휴대폰을 보며 깊은 생각에 빠진다.


'얀붕이 실장님 큰일났어요 은리가 pd 팔 부러트렸어요'

'실장님 좆됐어요 지순이가 갑자기 사라졌어요 ㅠㅠ'

'실장님 빨리 오세요 혜자 또 발작 일으켜요!'


이 지옥도에서 누구를 선택 해야하는가??


우연인지 다행인지 세명 모두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스케줄을 진행 하고 있었다.


데뷔 초... 갓 데뷔한 얀순이들은 많은 인기를 받았고 자연스럽게 개인 스케줄도 따라왔다.


단 한번 다른 아이들을 남겨두고 개인 스케줄이 있던 지순이를 따라 간 적이 있었는데 회사에서 곡을 연습하던 아이들이 단체로 발작을 일으켜 한명은 회사 스텝을 부셔놓고 한명은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실려갔다고 한다.


급하게 지순이를 스튜디오로 보내놓고 아이들에게 달려갔지만 지순이는 무슨 일인지 연예계에서 온화하다고 소문난 선배 가수에게 뺨을 수차례 맞으며 구타를 당했다.


대기실 안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 스텝들이 뛰어 들어가니 선배 가수가 머리채를 쥐어잡고 코피가 나도록 지순이를 폭행 했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당사자들만 알고 있지만 분명 지순이가 무언가 했으리라 짐작 할 수 있었다.


내가 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얀순이들이 조금이나마 잠잠해지는 것을 알게된 회사는 긴급 상황에는 나를 부르는 것으로 결정, 개인의 스케줄을 따라 가지 않고 회사에서 대기 하며 아이들을 케어하는 게 주 임무다.


그런데 지금은 폭탄 세개가 한번에 터지기 일보 직전...


만약에 은리에게 가지 않는다면...


그녀는 내가 올 때 까지 주변 기물이며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헤칠며 나를 찾을 것이다.


건장한 가드 네명이 달라 붙어도 모두 헤치워버리는 은리... 그녀는 폭력의 프로였다.


데뷔 전 개인 레슨을 도와주다 실수로 다른 아이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녀는 지체 없이 턱을 후려왔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 나는 그녀가 만족 할 때 까지 놔주지 않고 쳐맞아 힘조절에 실패한 주먹에 이빨이 하나 빠졌다.


"내가"

분노가 그득한 주먹이 명치에 묵직하게 박혔다.


"누구라고?"

얼굴을 가리려던 두손을 한손에 제압하며 뺨을 세차게 때렸다.


"으..으리아..미아.."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다시"

그녀는 만족하지 않았는지 폭행을 이어갔다.


그녀에게 맞았던 기억은 트라우마가 되어 뇌리에 세겨져있다.



그럼 지순이를 챙기지 않는다면?


지순이는 머리가 좋다 단순히 머리가 좋다 수준이 아니라 공부를 별로 하지도 않고 재미로 본 수능이 만점을 받았고 유수의 대학들을 뒤로한 채 여러 학문에 통달한 수준이라고 평가 받았다.


그녀는 사람들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게 상황을 만들어 자기 마음에 드는 상황을 잘 만들었다.


그녀를 영입하는 조건으로 이주에 한번 하고 싶은것을 하게 해주기로 했었다.


어느 날 지순이가 랜덤 영화 티켓이라며 이벤트에 참가 하자고 말했다.


당첨된 영화는 엄청 야하기로 평가 받던 인기 영화였다.


저번에 회사 직원이 팝콘 기프티콘을 줬었는데 팝콘 하나에 큰 콜라 하나인 커플 세트였다.


랜덤이니까 어쩔 수 없다며 아무렇지 않은척 영화를 관람했고


팝콘과 콜라를 마시며 그녀와 닿을 때 마다 영화에 나오는 남녀처럼 서로 수줍어했다.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지순이를 바래다 주며 걷다보니 하늘에 석양이 드리웠다.


그녀의 옆모습은 마치 빛이 날 것 처럼 보였고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첫 키스를 하던 장면이 생각 날 정도로 유사한 상황이었다.


결국 그녀에게 첫 키스를 빼앗겼다.



그렇다면 혜자를 내버려둔다면...?


그녀는 항상 긴 팔을 입거나 항상 손목을 가리고 있었다.


혜자는 리스트컷 증후군으로 처음 만난 것도 손목에 칼을 들이밀고 있을 때 였다.


혜자를 알게 된 후 몇번이나 나에게 온 몸에 새로운 상처를 만들며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나에게 보내왔다.


사무 일을 처리하느라 야근을 하던 나에게 동영상 하나가 날라왔다.


'까똑'

[나..너무 힘들어 오빠..]

그녀는 휴대폰을 세워 놓고 자신을 찍고 있었다.


[오빠가 그렇게 노력 해주고 있는데 내가 힘들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어..]

그녀가 옷을 하나 하나 벗었다.


[오빠가 덜 노력 해도 괜찮으니까 나한테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어...]

그녀가 예리해 보이는 과도 하나를 들었다.


[나를 위해서 노력 해주고 있는데 노력하지 말아달라니 나 진짜 나쁜년이지...?]


[나 같은 년은 좀 힘들어 봐야해...]


칼을 들어 손목을 그었다.


[으윽....아..아파...오빠.. 나 아파..]

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몇번이나 손목을 그었다.


[하아..하아... 오빠.. 사랑해..]


그녀는 식은 땀을 흘리면서도 카메라를 향해 씨익 웃으며 영상을 멈췄다.


영상을 보자마자 일을 던져두고 그녀의 숙소로 향하니 그녀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었다.



나는 이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누구도 선택하지 않는다면 아마 내 생명이 가장 위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