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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는 길

혹시나 했지만 수아가 감시하는 기색은 역시 없었다.

흠, 이렇게 안 나서니까 되려 당황스럽네.

어쨌든, 공격하지 않겠다면 이쪽에서 공격해줘야지.

그 전에, 이 아가씨를 먼저 지켜줄 사람이 필여한데...

"전화해야겠지?"

"누구를?"

"아, 아가씨, 아무래도 저 한동안 보디가드 임무를 쉬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뭐?"

지난 5년, 이런 일은 처음이라 그런지 평소엔 내가 뭔 말을 해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던 그녀가 크게 놀랐다.

"너 어디 가?"
"이딜 가려는 건 아닙니다. 학교에선 계속 아가씨의 경호도 이행할 겁니다, 다만 밖에, 즉 아가씨의 등교랑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실 때까지 단독행동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안돼."

"네?"

"그럼 난 누가 지키는데? 요즘 정세도 불안한데, 너가 보디가드면 항상 내 옆에서 날 지켜야할 거 아니야."
아니 평소엔 붙어있지 좀 말라며...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를 대신해서 임시로 아가씨를 경호해줄 분을 모셔올 테니까요."
"아니 뭔 일인데 자꾸 그러는데?"

"....그건, 비밀이라 해도 될까요."

이제부터 자객으로 잠입한 동급생 모가지 딸 준비 합니다 라고 했다가 불안증이나 의심병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계약 때문에 지키는 거지만 이 아이가 가능한 안전하고 행복한 인생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은 진짜다.

뭐랄까, 여동생 같으니까.

"...또 비밀이야?"

자기를 꼬맹이 취급하는 게 싫었던 걸까, 그녀는 짜증내는 걸 넘어 마치 눈물을 글썽이려는 것처럼 보인다.

"죄송합니다, 다 아가씨를 위한 거니 부디 이해해주십쇼."

"너 말이야, 요즘 변했어. 예전부터 항상 뭔가를 숨기면서 속을 알 수 없긴했지만, 수아가 온 이후로 더 이상해졌어, 알아?"
"...."

알죠, 그 년 떄문에 심란해 죽겠으니까.

"너 솔직히 말해, 걔랑 무슨 관계야."

"관계..라..."

킬러와 보디가드?

서로 목을 노리는 앙숙?

둘다 비슷하지만 어느 쪽도 아니다.

"그냥 학우 아닐까요?"

"....그걸 대답이라고 해?"

"저도 뭐라 대답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랑 저의 관계, 상당히 복잡합니다."

"으득..그럼 난?"

"아가씨, 입술에서 피가..."

"닥치고 대답해. 난 뭐야?"

자기 입술에 피가 흐르는 것엔 조금도 신경도쓰지 않고 그녀는 대답을 재촉, 아니 강요했다.

"아가씬 제가 지켜야할 분이십니다. 설령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겠습니다."

"왜 날 지키려는 건데?"

"그건...비밀입니다"

유리에게 계약에 대해 누설하지 않는 것, 그게 이 아이의 아빠와 나눈 계약 조건 중 하나였다.

아니라 해도 이 아이한테 자신의 아빠와 나 사이의 어두운 뒷사정을 알게 되어 충격받게  만들고 싶지도 않고.

"또, 비밀, 이것도 비밀, 저것도 비밀, 왜 내가 알면 안 되는 건데? 너 아빠가 아니라 내 보디가드라며! 내거라며! 내 부하라고! 근데 왜 나한테 말을 못해? 아빠한테도, 그 수아라는 년한텐 잘 말하면서!"

뭔가 이야기 노선이 잘못흘러가는 것 같은데...

"아가씨."

"너한테, 난...소중한 거 맞아...? 정말로, 날 지키고 싶어서 지키는 거야?"

역시 그 놈의 딸이랄까, 상당히 날카롭다.

어쩌면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던 걸지도 모른다.

내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지킨다는 걸.

하지만

"물론입니다. 저에게 아가씨는 매우 소중하고, 진심으로 아가씨를 지키고 싶어합니다."

처음에, 그러니까 13살 당시 본사에 칼들고 쳐들어갔을 때도 이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솔직히 갈등했다.

이런 순진무구한 아이에게서 아빠를 빼앗는게 옳은 일일까?

그떄 이미 이 아이가 자주 습격받았다는 걸 알았기에 내가 그 놈을 죽이면 이 아이는 위험해진 게 아닐까?

유리는 날 잊은 것 같지만 그때부터,  이 아이의 아빠랑 우리 부모님이 어떻게 되든 이 아이가 눈 앞에서 위험에 쳐하면 도와주자 생각했다.

그렇기에 부모님과는 별개로 유리를 지키고 싶은 마음은 진짜다.

"...맹세할 수 있어?"

"물론입니다."

그런 내 당당한 대답이 예상외였던 걸까.

화내던 것도 멈추고 그녀는 내 눈을 뚜러져라 쳐다보았다.
아니 좀 부담스러운디....

"약속해, 절대 날 배신하지 않기로."

"물론 아가씨를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그게 제가 맺은 계약이지, 충성이니까요."

"계약...그래...그래서, 너 대신해서 누굴 부르겠다는 거야? 신원이랑 실력은 보장가능한 거야?"

"하아..."

"하, 한숨을 쉬어?"
"아, 실례를..."

"아니, 그건 괜찮은데 누구기에 니가 한숨을 쉬어?"

"아, 그게...스승님, 제 스승님이십니다..."

진짜 스승님 만날 생각하니까 한숨이 푹푹 나오네.

차라리 할아버지한테 맞는 게 더 편한 거 같아.

"스승님이라면, 카챠 언니?"

"네, 뭐 한국 이름으론 미라지만요."

본인은 한국이름이 마음에 안든다고 러시아 이름으로 불리시는 게 좋으시단다.

"후우~ 아가씨, 말 나온 김에 지금 전화 걸어도 괜찮겠습니까?"

어차피 내일 일 부탁하려면 오늘 오셔야하니까 지금 전화해야한다.

"그, 그래..."
"하아~"

전화번호 다이얼을 누르고 통화버튼을 누르니 뚜르르 소리가 울리기를 십 몇초,

<어머! 우리 귀염둥이가 무슨 일로 전화했을까? 설마 이 누나가 그렇게 보고 싶었니? 그런 거지? 그치? 거봐, 그런데 목소리로 만족하겠어? 응? 지금 어디니? 당장 거기로 갈게. 우리 오랜만에 둘이서 느긋히 데이트라도..>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 스승님."

이 양반 또 시작이네, 이래서 연락하기 싫었던 건데...

<말투가 왜 이리 딱딱해? 내가 너 뭐라 부르라 했지? 아, 혹시 지금 경호 중이야?>

"네, 스승님, 그것 때문에 연락드린 겁니다만...."

실시간으로 썩어가는 내 표정이 눈에 띄인 걸까, 유리의 표정엔 동정이 담겨있었다.

"사실 제가 일이 좀 복잡해져서 한동안 단독행동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 아가씨를 경호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도와주실 수 있나요?"

<흐응~? 그 아가씨를 지켜달라고?>

"네, 진짜 급해서 그런데..."

<별로 내키지가 않네~ 사장님 딸이라지만 우리 귀염둥이를 독차지 하는 여시를 내가 꼭 지켜줘야하나~?>

"여시라니 스승님 딸 뻐..."

<우리 귀요미 뭐라고?>

나이에 안 맞게 교태 부리는 목소리에서 순식간에 말로 목을 벨 것만 같은 차갑고 서슬퍼런 어조로 바뀐 스승님의 목소리에 나는 건드려설 안 될 것을 건드린 것을 뒤늦게 자각해 필사적으로 수습했다.

"아뇨, 딸 처럼 예뻐하시면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신다고요."

<흥, 그럼 나한테 뭐해줄건데?>

"네?"

또 뭘 시키려고...
"<아니, 내가 내키지도 않는 걸 특별히 귀한 시간 써도 도와주겠다는데 우리 범이는 누나한테 뭘 해줄거야?>

"...뭘 원하십니까..."

설마 옛날처럼 무슨 게집애들 입는 드레스 입히진 않겠지.

키도 크고 근육도 생겼으니까 이젠 안 어울린다.

사실 키는 이후에 별로, 아니 사실 거의 안 컸지만...

아, 아니야! 군대가면 클거야!

<흥! 그걸 생각해오는 것까지가 성의라고! 우리 범이가 날 기쁘게 하기 위해 고민하고 그걸 날 만족시키면 도와줄게.>

아줌마 거 더럽게 귀찮게 구네...

그냥 다른 사람 찾아볼까?

아니 그래도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 중엔 스승님만한 사람이 없으니까...

뭘 해야 기뻐하실까?

"요즘 구찌 신상 양복은..."

<내가 안 샀을 것 같니?>

하긴, 양복 성애자인 스승님은 돈도 많고 연줄도 깊어서 원하는 건 언제나 출시하기도 전에 얻으실 수 있는 분이니까.

즉 금전적인 건 대부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럼 대체 뭐가 스승님의 기분을 만족시키실 수 있을까?

스승님이 좋아할만 한 행동...

"아."

하나있다.

예전에 반 강제적으로 해준 거.

"저, 아가씨?"

"왜?"

<야! 너! 감히 누나랑 통화하면서 딴 여자랑 말 섞는 게 말이 돼?!>

스승님이 시끄럽게 굴지만 지금 중요한 게 아니다.

"저기 죄송하지만 잠시 실례좀..."
"힛?!"

유리의 뒤로 가 두 손으로 그녀의 귀를 가렸다.

이제 부터 할 말이 그녀에게 들린다면 5년간 내가 쌓아왔던 이미지가 한 번에 무너져버리니까 어쩔 수 없는 조치다.

"흠, 흠, 스승님."

<흥! 그렇게 아끼는 아가씨랑 잔뜩 이야기 해주지 그래? 누나 삐쪘다 뭐."

아 진짜 나잇값좀.

"저기, 누나..."

최대한 목소리를 여리게 하고, 마치 애원하듯, 옛날에 엄마한테 유희왕 사달라고 조르던 것 처럼.

"나, 안 도와줄꼬야?"

우웁.

내가 한 거지만 올라올 뻔 했어.

인생 시벌...

"이, 이걸론 안 돼요..?"

<...>

"스승님? 뭐라 대답 좀..."

<...디야>

"네?"

<지금 어디야, 당장 만나. 우리 범이 당장 만나서 누나랑 같이 모텔 좀 가자, 우리 오랜만에 훈련 좀 할 겸 몸 좀 부딪칠까? 응? 겁 먹지 마, 처음엔 무서워도 곧 기분 좋아질 거야,누나가 잘 리드해줄게, 우리 범이 누나 믿지? 그러니까 어디에 있어? 아니, 누나가 집으로 가서 기다릴>

뚝!

어우 왠 소름이...

"씨발."

뭔가 제대로 잘못 건든 것 같은데, 일단 집으로 와준다니까 괜찮은 거겠지..?

"가, 가죠, 아가씨."
"저기,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착각입니다."

참고로, 집에 간 우리를 반기는 것은 평소 즐겨입은 정장과는 180도 떨어진 노출이 심하고 피부에 딱 달라붙은, 비키니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자극적인 차림으로 짐승 뺨칠 정도로 거칠게 숨을 하악거리며 잔뜩 흥분한 채 군침으로 바다를 만들 기세의 스승님이 나를 덮치려 했고 나랑 선우아저씨가 안간힘을 써서 겨우 제압할 수 있었다.

만약 잡혔으면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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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모고 제대로 조진듯ㅋㅋㅋ

어떻게 모고 보기 전날에 편도염을 걸리냨ㅋㅋㅋ

덕분에 오늘 외출도 하고 오랜만에 외식도 해보넼ㅋㅋㅋ

에라이 대학 따윜ㅋㅋㅋ 다 무너지라짘ㅋㅋㅋㅋ

뭐, 농담이고, 적당히 본 것 같긴 한데 대학가긴 힘들지...원래 일본유학 준비하느라 공부를 안 해서...

빌어먹을 코로나

빌어먹을 아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