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사는 원룸에 들어서자, 교복위에 앞치마를 두른 나츠메가 마치 신혼 아내처럼 나를 반겼다. 예전에 비하여 그녀는 왠지모르게 더 적극적으로 변한거같았다. 예전이었다면..몇달전이었다면 지금 이처럼된게 너무도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내게 돌아왔다는 약간의 안도감과 바람핀 그녀로부터 느껴지는 괴리감, 그리고 거기에서 찾아오는 공허한 느낌이 내 가슴속을 휘져었다.


무시.


지금 내게 다가오는 그녀를 무시하는게 이 정체모를 괴리감에대한 해결책일지도 모른다. 그녀를 무시한채로 옷을 벗은뒤에 샤워를 하기로했다. 옷은 그냥 평소처럼 던져두고 갈아입을 옷만 챙겨서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내가 던진 옷을 잽싸게 주우더니, 그곳에 얼굴을 박고선 냄새를 맡았다.


"스으읍 하..린군 냄새..너무 좋아..❤"


"린군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만나다니..난 정말 쓰레기야..❤"


딱히 신경 안쓰기로해서 가만히 있었지만, 지도 지가 쓰레기같은 년인줄은 아나보다. 전에 그렇게 말했는데도 이런식으로 나오면 내가 그녀를 의식하지않는다는걸 보여주면된다.


땀으로 범벅이된 몸을 조금 씻고나서 이 정체모를 좆같은 느낌때문에 침대위에 걸터앉아 멍을 때렸다. 그것이 지친몸을 위해서도, 지끈지끈 아픈머리를 정리하기에도 좋았다. 


"츄읍..츄릅..헤..츕..츄웁❤"

반쯤 가수면상태에 빠졌을때쯤 귀쪽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확 정신을 차렸다.


"어머..린군. 나를 무시하기로 한거야?"

그 말에 선뜻대답하기 힘들었다. 애초에 그녀의 말을 똑바로 알아들은 내 자신이 미웠다.


"자꾸 그러면..억지로라도 나를 의식하게 만들어줄게..❤"


"하아..어떻게해야 린군을 돌려받을수 있을까나?

그리고선 귀를 강간당했다.

그녀는 무반응한 나의 반응을 이끌어낸답시고 천천히 빠르게 천천히 빠르게를 반복하며 내 귀를 범했다.


"츄우우웁..츕..츕..응..츕츕❤"

나츠메에게 귀를 범해질때 온몸이 오싹오싹했다. 얼굴과 골반쪽이 바르르르 떨렸다. 


"린군. 사랑해. 잃고나서보니까 소중했다는걸 깨달아버렸어..정말 미안해..그리고 사랑해..너도 나 사랑하지??"

나츠메는 ASMR을 하듯이 내 귀에대고 작게 속삭였다.


점점 얼굴은 빨개지고 이성이 흐려진다. 

그녀를 멈춰야한다. 


"그만해. 더이상하면 가택침입으로 신고할거야. 나가."


"아❤ 드디어 린군이 나를 의식해주는구나❤❤ 하지만 그렇게는 못하겠는걸? 린군에게 용서받을때까지 나는 나갈수없어. 그러니까 린군..용서해줘..내가 정말 잘못했어.."


결국은 자기 뻔뻔함에 용서해달란 얘기뿐이다.


"됬어. 그냥 꺼져..그냥 앞으로 안보면 용서 되는거아니야? 그냥 빨리 그놈이랑 가서 행복하게 살라고. 나 싫다고 내칠땐 언제고..."


더이상 그녀에게 화낼힘도없다. 오늘하루가 너무너무 힘들어서 그런가..?


"아니야..내가 병신이였어..난 그저..그저.."


"그저 뭐. 딱히 반박할 얘기도 없는거 아니야? 그니까 제발 사라져줄래?" 


"아니야 린군..미안해..정말..정말 미안해.."


나츠메는 유혹이 통하지않자 결국 자기의 잘못에 대하여 고해성사를하기 시작했다.  딱히 용서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건 아니다. 그렇지만 그때로 돌아가고싶다. 허나 이젠 그녀의 얼굴을 보면 알수없는 괴리감에 빠져서 죽을거같다. 


다음날, 무슨 이유에선지 갑자기 학교가 가고싶어졌다. 그냥 별의미가 없지만, 그래도 아직은 어린 학생의 나이라 그랬을까? 아무리 불행해도 학교를 한번 나가고 싶었다.


뭐..나가봤자 달라지는건 없었다. 그냥 수업시간에 졸기만하고, 쉬는시간엔 몰래가서 담배한대씩 피고왔다. 선생들도 나를 포기했는지 딱히 뭐라그러진 않는다. 물론 자는동안 계속 나를 쓰다듬는 나츠메가 너무 부담스럽고 싫었다.


애들은 계속 내게와서 나츠메랑 다시 사귀냐고 물었고, 그럴때마다 나츠메는 상기된표정으로 그렇다고 답한다. 차피 내가 뭐라한다한들 바뀌는건 없기에 그냥 내 주변의 세상을 무시하기로했다. 


학교에서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또 구석진 그곳에서 서있는 어떤 남자애랑 나츠메를 발견했다. 이젠 뭐..내사람도 아니겠거니 해서 지나쳤지만


"에이 나츠메 한번만 더하자. 우리 좋았잖아 응?"


"싫어.."


"자꾸 그러면 이 동영상, 뿌려버린다?" 

그러자 나츠메가 마지못해 그 새끼의 고간에 손을 올려놓는다. 나는 그 장면을 목격하고 화가나서 못참았다. 내가 저런 쓰레기같은 새끼한테 나츠메를 뺏겼다니. 


곧바로 달려가 나츠메를 밀치고 그녀석의 가슴팍을 발로 까버렸다. 그 역겨운 녀석은 뒤로 고꾸라지더니 당황하며 

"넌 뭐야??"

이러면서 뻔뻔하게 짖어댔다. 


그녀석의 얼굴을 보니 화가 계속 치밀어올라 마운트를 탄뒤에 계속 때렸다. 정말 미친듯이  그 녀석을 때렸다. 안쓰는 창고라 뭔가 둔기로 쓸만한 물건이 많았다. 나는 아무거나 집어서 그 새끼의 머리를 때렸다. 그새끼의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 그리곤 그 녀석이 떨군 핸드폰을 두손으로 부숴주었다. 


"너 말이야..이거 선생님께 말하면 진짜로 너 죽이고 감옥간다? 알았지? 부모님 선생님께는 대충둘러대라?" 


그 역겨운 놈은 울먹이며 알았다는 의사를 격하게 표현했다. 그리고 옆에서 울고있던 나츠메를 일으켜세워줬다. 


"린군.."


"아가리 싸물어. 너 도와준거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