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은 위, 아래로 다시 한 번 움직이는 드론을 보며 마탄을 공중에 띄워둘테니 찾아오라는 말을 남기고 급하게 화면에서 사라졌고


스테판이 사라진걸 확인한 우리는 포탈 입구에 서서 마지막 점검을 시작했다.


"좋아! 나눠줄 음식도 챙겼고 터질진 모르지만 마나통신기도 챙겼으니 출발이다!"


제일 앞에 서 있던 머스가 모두에게 들리도록 큰 소리로 소리치며 가장 먼저 포탈너머로 사라진 후


그 뒤를 따라 나, 유지수, 김여울, 바리아 순으로 포탈을 넘어갔다.


"와아...."


"멋지네요..."


"눈으로 직접보니 또 다른걸?"


김여울, 바리아, 유지수가 짧게 감상을 말하는 소리가 들려올때 난 바지 주머니에 붉은모래를 조금 담아 두었다.


아까 김여울과의 대화로 각오는 해뒀으니 준비 해야지


"흐음.... 촉감은 그냥 모래와 다르지 않은걸?"


"몬스터들의 붉은마나 때문에 모래 색이 변했나봐요, 리가 뿜었던 붉은마나의 기운이 조금이지만 느껴져요"


김여울은 머스와 바리아의 사이에 껴서 붉은모래를 만져보고 있었고 유지수가 김여울을 뚫어져라 쳐다보는걸 본 나는 유지수의 옆에 다가갔다.


"누나"


"어, 정욱아 왜 불러?"


"누나는 김여울이 몬스터가 되면 죽일..."


"죽일꺼야'


내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내 손을 꼭 잡으며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에 조금 소름이 끼쳤다.


"누나 그럼..."


"정욱씨!, 지수야! 이제 출발한다!"


"... 지금갈께"


내 손을 잡은채 뒤돌아 걸어가는 유지수의 뒷모습을 보며 난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끌려가듯 숲으로 향했다.


유지수는 지금 무슨표정을 짓고 있을까?


내가 김여울을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유지수를 막아선다면 유지수는 나를 어떻게 할까?



.

.

.

.

.



사막을 지나 어느세 보이는 숲 지형에 도착한 우리는 우거진 나무를 뚫고 보이는 마탄의 빛을 따라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마탄의 빛때문에 몬스터들이 모여들꺼야! 얼른가자!"


머스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약간의 마나를 몸에 압축하더니 마탄이 보이는 직전방향으로 숲에 구멍을 내버리기 시작했다.


와... 저건 진짜 인간의 범위를 넘어섰다, 제설차가 눈 대신 나무를 치우는 것 같네


나를 포함한 나머지 일행은 머스의 기행을 보며 급히 그 뒤를 따라갔다.


"머스씨 사람 맞나요? S급은 다 저런..."


"여울씨 그 눈빛 뭐에요?! 저는 머스랑 달라요!!"


"정욱아 누나는 머스랑 달라, 알지?"


머스가 나무를 정리해준 덕분에 우리는 금방 스테판과 생존자들이 모여있는 나무집을 발견했다.


"도움!! 도움!!"


마탄의 달인인 스테판이 원레 컨디션이였다면 지금 몰려오는 레드울프무리 정도는 근처에 오기도 전에 소멸시켜 버리겠지만, 공중에 띄워둔 마탄에 몸상태도 좋지않아 꽤나 고전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달려갔던 머스는 달리던 속도 그대로 스테판을 향해 달려오던 레드울프 세 마리에게 몸을 부딪치고 세 마리의 레드울프는 건너편 나무들을 부수며 날아갔다.


"스테판! 뒤로물러나 있어!"


살벌한 그 모습에 나머지 레드울프 무리가 주춤대기 시작하는걸 확인한 나는 그대로 마탄을 날렸고 그 뒤를 따라 김여울과 유지수, 바리아의 마탄이 연달아 번쩍였다.


케헹! 케헹!


일행에서 가장 약한 나의 마탄에도 쓰러지는 레드 울프


몇 마리는 재빠른 움직임으로 마탄을 피하긴 했지만 곧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갔고 스테판은 위에 쏴두었던 마탄을 거두었다.


"머스?!! 바리아?!! 지수?!!"


스테판이 그리운 동료들의 얼굴을 보고 눈물을 흘리던 그때


"꾸어어어어엉!!!" × 3


레드베어가 3마리나 나타났다.


지금 S급만 몇 명인데... 저 녀석들 운도 없군


"내가 혼자 상대 할테니까 이야기나 하고 있어, 가만히 있음 근손실 나는데 잘됐군"


머스는 뛰어오고 있는 레드베어에게 뛰어들더니 혼자 3마리를 상대로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난 입을 떡 벌린채 구경하고 있는 김여울의 어깨를 쳐주며 스테판에게 다가가 나노번역기가 들어있는 주사기를 그의 팔에 주사해 주었다.


"감사합니다, 정식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S급 헌터이자 이름은 스테판, 마탄의 달인이며 본래 입맛 까다롭고 자기애가 굉장히 강한 사람이지만, 2년 가까이 포탈너머에서 생활하고 성격이 많이 바뀌었지


스테판은 우리와 짧은 소개를 마치고 곧 S급 3명에게 다가가 근황을 물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일단 스테판은 저대로 놔 두고 중요한건 저 나무 집 안에 있는 헌터들이다.


"정욱씨, 지수씨는 D급 직원인데도 S급 분들과 친한가봐요"


고민하고 있던 나의 뒤로 김여울이 갑자기 말을 걸어 놀란나는 어깨를 들썩이고 대답했다.


"협회에 오래 있었으니 아마 몇 번 마주쳤겠죠 하하..."


아직 김여울은 유지수의 진짜 실력을 모르는 구나


곧 그 엄청난 실력으로 김여울의 목숨을 노릴테지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김여울은 S급 헌터들과 대화하고 있는 유지수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아 참, 집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소개 해줘야지! 이쪽으로"


그때 스테판이 나무집 문을 열어우리를 초대했고 난 천천히 집안의 사람들을 둘러봤다.


"스테판 괜찮아? 밖이 갑자기 조용해 지길레 큰일난줄 알았어"


"난 S급 헌터잖아? 내가 당할리 없지"


저 사람은 아니다


"거짓말이 아니였어?!! 정말 헌터들이 우릴 구하러 와준거야? 흐윽..."


눈물을 흘리는 저 사람도 아니다


"세상에... 머스가 여길... ㅂ...바리아?!!"


저 녀석이다. 


리의 추종자이면서 같은 중국 헌터협회 소속


"아... 제가 팬이라서요! 만나서 영광입니다 바리아씨, A급 헌터 파이라 합니다"


바리아를 보고 과하게 놀라는 모습에 바리아가 그를 의아하게 쳐다보자 기분나쁜 웃음을 지으며 파이는 바리아에게 악수를 청했다.


파이 저녀석 연기는 하면 안되겠네 


자신에게 신이나 다름없는 리가 했던 말과는 다르게 멀쩡한 바리아의 모습에 놀란 파이의 수상한 말과 행동에 바리아는 슬쩍 내 뒤로 숨었고


어느세 다가온 눈치빠른 머스가 나와 파이 사이에 끼어들어 메고있던 가방을 내려놨다.


"여러분 다들 배고프실텐데 여기 밥 드세요!"


"밥?!!!"


밥이라는 소리에 스테판과 집안에 있던 헌터들은 머스의 가방에 달려들어 안에 있는 음식을 미친듯 먹기 시작했다.


"흑흑 너무 맛있어!!"


"이거야!! 이게 음식이라고!!"


"얼마만에 먹어보는 음식이냐!!"


다들 감동에 눈물을 흘리며 음식을 먹고있는 사이에서


"하하 진짜 얼마만에 먹어보는 건지"


어색하기 짝이없는 파이의 식사장면을 보며 난 그 옆으로 다가갔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신가봐요?"


"!!! 아...아니요! 저는 입이 짧은 편이라..."


이걸 변명이라고 하는건가? 아무리 입 짧은 사람도 포탈속에서 몬스터를 먹고 버티면 그런 말을 못할텐데?


나는 파이와 이름을 교환 하며 일행의 눈치를 살폈고 대화를 듣고 있던 다른 일행들의 눈매가 좁아는걸본 나는 이야기 주제를 바꿨다.


"리 와 같은 중국 출신 헌터신데, 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리 님이 싸우는 모습을 본적이 있습니다. 정말 굉장했죠! 그 말도안되는 몸놀림! 몬스터를 농락하던 그 모습은 정말... 신!! 그래요 그 분은 신과 다름 없습니다!"


광신도 답게 리에 대해 묻자 순간적으로 드러나는 본 모습에 난 속으로 조소하며 파이의 신을 모욕했다.


"흐음... 글쎄요? 그런것 치곤 S급 중에서 평가는 그닥이지 않나요?"


"... 뭐라구요?"


얼굴은 웃고있지만 이마에 힘줄이 올라와 있군, 하긴 자기가 믿는 신과 같은 존재를 이런식으로 말하는데 화가 안나면 이상하지


다른 일행들이 이 대화에 집중하고 있는게 느껴져 나는 한 번더 파이를 도발했다.


"리가 뭐 무술이 대단하다 하는데, D급인 제가 리의 공격을 막은적이 있거든요? 별거 없던데"


이렇게 미끼를 던지면?


"하! 정욱씨! 리님은 주먹보다 발을 선호합니다! 겨우 그거 하나 막은거 가지고 그런 말을 하..."


물었군


"어떻게 아셨어요?"


"....네?"


"저는 제가 막은 리의 공격이 주먹이라 말한적 없는데요?"


순간 밥을 먹던 사람들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정적이 이어지고...


"... 이새끼!!!"


파이는 빠른 속도로 일어나 붉은마나가 압축된 손으로 내 머리를 노려왔지만


깡!


바리아의 마나방패에 막히고 


"얌전히 누워 있어 팔 부러지기 싫으면"


머스에게 순식간에 제압당했다.


.

.

.

.

.

.



".... 이정도 일이 있었네요"


"이럴수가! 리 그녀석이..."


파이를 제압한뒤 머스와 김여울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스테판과 일행들에게 설명했다.


S급 이라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스테판은 리의 배신에 놀라움과 분노를 느끼며 소리쳤고 다른 일행들 역시 큰 충격을 받은 것 처럼 보였다.


그리고 난


"정욱오빠! 뭐 믿고 그렇게 도발을 한거에요?!!"


"아니... 다들 보고 있길레 믿고..."


"정욱아 왜 말 안했어? 응? 응? 응?"


바리아와 유지수에게 혼나고 있다.


위험했던건 사실이긴 하니까 할 말이 없네...


그때 양손과 발이 묶인채 서있는 파이를 보고 순간 웃음이 나온 나는


"지금 웃음이 나와? 너 나한테 다 말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줄까? 너 지금 뭐 숨기고 있어? 빨리 말 안해? 우리 정욱이 뭘 숨기고 있을까?"


포탈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 유지수의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

.

.

.



숲을 거의 다 빠져 나갔을때 쯤


내 옆에서 팔짱을 낀채 아직까지 나를 째려보고 있는 유지수의 눈빛을 느끼며 난 속으로 안심하고 있었다.


이렇게 포탈 1차 조사 복귀후 스테판을 포함한 생존자들은 건강을 회복하고 2차 조사에서 가이드 역할로써 함께 조사에 참가한다.


그리고 거기서 김여울이 몬스터가 되는게 이번 이야기의 핵심


다행히 1차 조사에서 다른 변수도 없었고 내 작전대로 2차 조사에서 뒤통수를 치는 파이까지 미리 잡아두었다.


주머니 속 붉은모래까지 있으니 모든 준비는 끝....


"뭐야 이제 와?"


....그럼 그렇지


"기다리느라 지루해 죽는 줄 알았잖아"


미리 붉은모래를 챙겨두길 잘했어 역시 이 세상은 내 생각대로 되는게 없다니까...


"반가워 헌터들"


숲의 입구에서 우리 앞에 등장한 건


"리!!!!"


리와 오억만 그리고 그 뒤에 서있는 몬스터 무리였다.


유지수의 분노 섞인 목소리에 난 김여울을 바라보며 내 바지 주머니를 매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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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챈때 10편 까지 올렸던거 같은데 아카에는 10편이 없더라


아무튼 진짜 진도 다 따라 잡았고 내용 수정도 다 끝남


이제 머리굴리면서 일주일에 한 편 정도 올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