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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마녀와 아이들 (完)

 

 

 

 

 

우리는 도망쳤다. 달리고 또 달렸다.

 

“헉, 으아아……!”


자꾸만 눈물이 나오려 했다.

 

이게 다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저 한 때의 악몽이라면 얼마나 다행일까.

 

눈을 뜨면 엄마가 아침 식사를 준비해주고, 티격태격 싸우는 크리스와 마렌드를

 

화해시키고, 콧물을 질질 흘리는 레토의 코를 닦아주고, 책을 읽어달라며 보채는

 

레이트를 달래줄 수 있다면. 

 

“오빠, 위를 봐!”


크리스의 외침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새들이 우리를 쫓아오고 있었다. 엄마가 날린 것이다.

 

“달려! 제기랄, 어디로 가야 돼!?”


마을로? 아니, 그랬다간 엄마는 마을 사람들도 우리랑 같이 날려버릴 것이다.

 

숲으로? 아이 두 명이서 살아남기에 숲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온다!”


나는 머리를 숙였다. 등 뒤로 폭발이 일어나며 연기가 피어올랐다.

 

한 방이라도 맞으면 죽는다……!

 

“오빠, 날 버려야 돼.”


“뭐!?”


“엄마가 우릴 쫓아올 수 있는 건, 나 때문이야……!”


“자세히 설명해!”


또 날아온다! 나는 크리스의 등을 밀어내며 젖 먹던 힘까지 짜내 뛰었다.

 

콰앙-!


“내 몸엔 위치를 알려주는 장치가 있어. 그게 있는 한 아무리 도망쳐도 소용없어!”


그런 건가! 그 때, 나는 괴물한테 살해당할 뻔했을 때 엄마가 바로 날아온 게 떠올랐다.

 

엄마가 우리 위치를 바로 알 수 있었던 건 그거 때문이었나.

 

“저 새들이 쫓아오지 못할 곳까지 가야 돼.”


새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곳…….

 

그래- 옛날에 나랑 제이크 형이 찾은 비밀 동굴!

 

“거기다! 크리스, 조금만 더 힘내! 거기까지 가면 새들을 피할 수 있어!”


“응!”


우리는 날아오는 새들을 피해 동굴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머지않아 우거진 수풀 사이에 숨겨진 비밀 동굴이 나타났다.

 

안에 괴물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기적을 믿는 수밖에 없다.

 

“저 안으로-”


그 순간.

 

새가 날아오는 게 보였다. 등 뒤로 새가 날아들어, 바로 내 등 뒤까지 왔다.

 

피할 수 없다.

 

“안 돼!!”


콰아아아앙-!


“크아악!”


나는 폭발에 휘말려 저 멀리 날아갔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온 몸이 아파서, 도저히 일어설 수 없었다.

 

크리스는……크리스, 크리스가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크리……스……!”


일어서.

 

일어서, 일어서! 움직이란 말이야!

 

나는 억지로 몸을 일으킨 후, 크리스를 질질 끌고 가 동굴 안까지 들어갔다.

 

“크리스! 괜찮아? 정신 차려!”


“오……빠…….”


팔이 없었다. 다리도 없었다, 왼쪽의 팔다리가 절단되어 피와 비슷한 액체가 흘러나왔다.

 

“젠장! 제기랄, 안 돼……안 돼! 지혈, 그래. 지혈하면 괜찮을 거야! 뭐든 좋으니까-”


“이미 늦었어. 구동체액은 그런 식으로 막을 수 없어…….”


바깥에서 폭음이 들렸다. 새들이 동굴을 폭격하고 있었다.

 

이 뒤로 출구는 없다. 치료도구도 없고, 난 골렘을 고치는 방법 따윈 알지 못한다.

 

진정해. 뭔가 방법이 있을 거야, 방법이……뭐든 좋으니까……!

 

“오빠, 날 두고 가. 잠깐이지만 내가 시간을 벌 수 있을 거야.”


“헛소리 마! 그래, 일단 내 옷으로 지혈할게. 조금만 참아.”


나는 옷을 찢어 크리스의 잘려나간 팔다리를 꽉 묶었다.

 

조금 체액이 새어나오는 게 줄어들었지만, 체액은 여전히 줄줄 새어나오고 있었다.

 

“조금만 버텨. 응? 분명 뭔가 방법이 있을 거야. 금방 고칠 수 있어…….”


“난 골렘이야. 어차피 사람도 아니니까, 슬퍼할 필요-”


“너는 사람이야!! 내 동생이라고!!”

 

지키겠다고 맹세했다.

 

형한테,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족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나는 아무도 지키지 못했다.

 

단 한 명도. 단 한 사람도…….

 

“……오빠, 실은 고백할 게 있는데……오빠가 아껴둔 쿠키, 사실 내가 먹었어.”


“알고 있었어……그냥 모른 척 해준 것도 몰랐어?”


술렁거리는 마음이, 침착해졌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이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 현실을,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그리고 생각해봤는데, 내 이명 말이야……토네이도 허리케인의 마녀 어때……?”


“너 바보냐? 누가 그딴 이명을 지어.”


“그럼 지어줘…….”

 

“……가애의 마녀. 어때?”


“그거 괜찮네. 응, 그게 좋겠어.”


크리스가 내 손을 붙잡았다.

 

더 이상 체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가웠다.

 

“속여서 미안해. 그리고……사랑해줘서 고마워.”


“조용히 해. 죽을 것처럼 말하지 마…….”


“나 같은 골렘을 동생이라고 불러줘서 고마워.”


“조용히 하란 말이야! 젠장, 괜찮을 거야. 금방 나을 거라고……!”


크리스의 몸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골렘이 부서지기 전에 생기는 그 균열이…….

 

“소원이……나, 다시 태어나면……그 때도, 오빠의 동생이었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다음에도, 내 오빠가 되어줄래……?”


“될게. 몇 번이든 될게, 너는 내 동생이니까.”


“그리고……살아줘, 오빠.”


손을 뻗는다. 그리고 멈춘다.

 

크리스는 멈췄다. 나는 눈을 감겨주고, 동굴 한 편에 눕혀주었다.

 

폭음이 멎었다. 엄마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에단.”


엄마가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상처투성이였지만 그 정돈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멀쩡해 보였다.

 

“크리스도 떠났구나.”


“왜 그런 거야?”


“사랑의 마법은 죽음으로서 완성돼. 사랑을 품은 영혼이 죽을 때, 가장 강력한 마력을

 

만들어내거든. 인간의 영혼을 재구성하려면 그 마력을 몇 번이나 모아야했고.”

 

“내가 묻는 건 그런 게 아냐. 왜 우리였어? 왜 하필이면…….”


“너희는 사랑받지 못하거나, 사랑을 잃었으니까. 아이는 애착을 가지기 쉬워. 그리고

 

사랑이란 상호적인 것이라, 나도 사랑하지 않으면 마력을 얻는 게 불가능했거든.”

 

아냐.

 

내가 묻고 있는 건, 그런 게 아니야.

 

“제일, 로하드, 아라드, 힌셀, 당케르트, 카카룻, 아이비, 엔델, 프리히, 오바르토, 제이니,

 

스미스, 조나토, 클라우디아, 벤하임, 고로, 빈, 프롱, 요크하르트, 마네론, 릴리…….”

 

엄마가 누군가의 이름을 말하며 다가왔다.

 

“빅토르, 그레곤, 다비, 크루하, 토이너, 라푸, 조잉, 게일, 나마하, 엔도, 호프, 진, 돌로레스,

 

요안나, 빌리, 다리우스, 네비다, 제이크, 크리스, 레이트, 마렌드, 레토…….”

 

그리고 너, 에단.

 

“총 44명의 영혼으로서 사랑의 마법은 완성돼.”


“그렇게 많은 아이들을 죽인 거야?”


“아아, 모두들 착하고 사랑스러웠어. 나는 진심으로, 진심으로 너희를 사랑했어.”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엄마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그딴 건 사랑이 아냐.”


“이게 사랑이야. 있지, 에단? 이 세상은 정말로, 정말로 잔인하단다.”


엄마가 상의를 올려 배의 흉터를 보여줬다.

 

“내가 살면서 깨달은 건, 이 세상에 살아가야 할 가치 따윈 없다는 거야.

 

우린 그저 무의미하게 고통 받고, 발악하다 추하게 죽기 위해 태어났을 뿐이란다.

 

난 그런 끔찍한 삶에서 너희에게 행복과 사랑을 주고 안식을 안겨줬어.”

 

엄마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런 얼굴로 웃지 마.

 

내 추억을, 더럽히지 마.


“엄마한테 오렴, 아프지 않을 거야. 다시 눈을 뜨면 모두 만날 수 있어…….”


“안 돼. 크리스가 부탁했어, 살아달라고 말했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나는 제이크 형이 죽기 전에 부탁한 소원을, 이뤄주지 못했다.

 

단 한 명도 구해주지 못했다.

 

“나는 살아가겠어.”


“가족 한 명 없이, 그저 고통 받을 뿐인 삶을?”


“그래도 살 거야. 크리스가, 동생이 부탁했으니까.”


하지만 안 돼.

 

엄마가 미소를 거두며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너의 죽음으로서 마르코가 다시 태어날 수 있어. 몸은 잃었지만, 다시 만들면 돼.

 

여차하면 적당한 여자 하나를 임신시키고 그 아이를 써도 돼.”

 

“…….”

“에단, 엄마를 그런 눈으로 보지 마렴. 응? 엄마도 괴로워. 정말 슬퍼. 하지만

 

그 이상으로 엄마는, 마르코를 사랑해.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나는 악마라도 되겠어.

 

엄마가 달려들었다. 나는 장갑을 끼고, 엄마가 다가오길 기다렸다.


아아.

 

눈을 감으면, 그 모든 게 떠오른다.

 

천둥 번개 치던 날 칭얼거리는 나를 안아주고 달래준 엄마.

 

아침 식사가 마음에 안 들면 애들 몰래 계란을 구워주었던 엄마.

 

자기 전에 기사와 공주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엄마.

 

너는 쓸모없지 않다고 말해준 엄마.

 

아들로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준, 엄마.

 

“우오오오오오오-!!”


3M.

 

“제 1의 마법, 러블리 봄!”

 

------!!


왼팔을 뻗어 마력을 몸으로 흡수한다.

 

그리고 그것을, 오른쪽 팔로 내보낸다!


“받아라!!”


“!”


엄마의 왼팔이 폭발해, 산산조각 났다.

 

내가 해야 하는 일만 생각해.

 

아무리 무서워도, 나는 살아가겠어―

 

“에단!!”


스승님이 가르쳐 준대로, 검에 체중을 싣는다.

 

잘 가.

 

내가 정말로, 정말로 사랑했던 엄마-

 

“…….”


“……쿨럭…….”


검이 어깨를 찢고 상반신을 갈랐다.

 

승부는 한 순간에 끝난 것이다.

 

“……난……너를 죽이고 싶지 않았어, 에단.”


“알고 있어…….”


그것이 가짜라면, 거짓말이었다면.

 

하지만 엄마의 사랑은 분명 진짜였다. 더할 나위 없는 진심이었다.

 

“멋진 기술을 배웠구나. 엘리샤가 가르쳐줬니?”


“응, 누나가 가르쳐줬어.”


“거기다 검술도……후후, 열심히 했구나. 정말로.”


“열심히 했어. 엄마한테 칭찬받고 싶었으니까.”


엄마가 남은 한 팔을 들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장하다, 우리 아들. 엄마는 안심했어, 네가 이렇게 강할 줄이야.”


“…….”


미워해야 한다.

 

동생들을 죽인 엄마를, 증오하고 또 증오해야했다. 

 

그렇지만 이 순간마저도 나는 조금의 증오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슬펐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말해도 될까?”


“응.”


“아프면 푹 쉬어. 남의 말을 너무 쉽게 믿지 말고, 하루에 2번은 이빨을 닦으렴.

 

배가 안 고파도 식사는 다 챙겨먹어. 돈은 아껴 쓰고, 함부로 다른 사람한테 맡기지 마.

 

그리고……후후……더 말해주고 싶은데, 더 말하고 싶은데…….”

 

엄마가 뒤로 쓰러졌다. 피와 살점이 튀며, 바닥을 더럽혔다.

 

“미안해요, 마르코……나, 결국 실패했어.”


“엄마…….”


“아직도 날 엄마라 불러주는 거니?”

 

“엄마는, 엄마니까.”

 

엄마가 웃었다. 

 

다정하고 상냥한 미소였다. 

 

“그렇다면 살아가렴,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가렴.”


“잘 있어, 엄마.”


“잘 가렴, 에단.”


나는 엄마를 두고 앞으로 걸어갔다.

 

“잘 자라, 잘 자라 우리 아가…….”

 

노랫소리가 들렸다.

 

“보석처럼 어여쁜 우리 아가야…….”

 

언젠가 엄마가 들려주었던, 그 자장가…….

 

“……귀여운 너 잠잘 적에, 팔랑팔랑…….”

 

노랫소리가 끊겼을 때, 나는 걸음을 멈췄다.

 

앞이 보이지 않아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나도, 엄마를 죽이고 싶지 않았어…….”

 

나는 말했다.

 

차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

 


 

 

 

 

 

오랜 옛날의 꿈을 꿨다.

 

이미 기억조차 희미해진 먼 옛날의 꿈이었다.

 

“그대여, 꿈을 꿨는가?”


“아아. 꿈을 꿨소.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났소.”


보석의 꽃이 핀 들판에 앉아, 숨을 내뱉었다.

 

“후회하는가?”


“아니. 나는 사랑하고, 사랑받았소. 그러니 후회 따윈 하지 않으리다.”

 

그녀가 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대의 후손은 번성하고 번창하여 널리 퍼지겠지. 그 모두가 그대의 가족이니.”


“아아, 그거 좋군……정말로…….”

 

나의 시간은 곧 끝을 맞이한다.

 

육신은 끝나고, 영혼을 새로이 윤회한다.

 

다음 생엔 무엇으로 태어날까.

 

자유로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가 될까.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가 될까.

 

아니면-

 

“소원이 있는가, 에단?”


“있소. 다시 한 번…….”

 

크리스.

 

“다시 한 번, 그 아이의 오빠가 되고 싶군.”


“언젠간 다시 만나리. 혼의 인연이란 쉬이 끊어지지 않는 것이니까.”


“아아.”


눈을 감으면, 그 시절로 돌아간다.

 

문을 열면, 나의 가족들이 기다린다.

 

“다녀왔어, 얘들아.”

 

다녀왔습니다.

 

엄마…….

 

 

 

 

 

 

 

 

 

 

 

 

후기

 

사실 얀데레 챈에선 별로일 거라 생각했지만 쓰고 싶어서 썼다

어쨌든 난 마음에 드니까 너무 개의치 않기로 했다

근데 그거랑 별개로 슬슬 소재도 없고 하나에 매달리면 안 좋으니 다른 거 써야겠다

그래도 또 소재 떠오르면 써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