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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며칠 안 쓰다 보니 급 귀찮아지네....일단 초스피드 전개 가야겠다.

 

 

 

옷을 벗은 나는 벌거벗은 채 '판'이라는 남자의 시선을 받아내고 있었다.

 

 

"흠,아무래도 딱히 수상한 건 없는 것 같군. 그렇다면 정말로 항복하러 왔다는 건가....?"

 

"봐봐,내 말 맞지,아저씨? 안전하게 검사했다니까."

 

"너는 조용히 하고."

 

 

나를 믿을 수 있겠다 생각했는지 칙-하는 소리와 함께 성냥불이 켜지고 판의 모습이 드러났다. 목소리를 듣고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생김새였다. 건장하 체격에 면도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듯한 턱수염,그리고 의심하고 축출하는 데는 이골이나있다는 듯한 피곤한 눈매까지.

 

 

"의심해서 미안하게 됐다. 그래도 사과 같은 건 딱히 하지 않는다."

 

"예. 그 정도로 뭐라 할 만큼 멍청하진 않습니다. 이 정도로 의심이 풀린 거면 감지덕지죠"

 

"영어를 꽤 하는군."

 

"살아남으려고 하다 보니 배우게 되더군요.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지금처럼 조국을 배신한 더러운 쥐새끼가 되려 할 때처럼?"

 

 

판의 질문은 갑작스럽게 훅 하고 나를 덮쳤다.

 

 

"잠깐만,아저씨. 이제 우리 편인데 너무 심하잖아!"

 

"....인간으로 돌아올 때를 잘 파악했다하면 감사하겠습니다."

 

"호오 나치 새끼들 중에도 대가리가 제대로 굴러가는 놈이 한 명쯤은 있었나 보군. 이름이랑 어디 소속인지 말해."

 

"빌헬름 얀부스트라우스입니다. 소속 부대는-"

 

 

나는 본래 이 마을로 파병 나온 부대의 이름을 대었다. 설마 레지스탕스의 정보 수집이 아무리 철저할 지라도 군 개개인의 명부까지는 조사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내 예상은 적중했는지 판의 눈에 실려있던 한 줌의 의심마저도 완벽히 사라져갔다.

 

 

"흠. 따라와라. 안내해주지."

 

"헤헤,그러게 처음부터 내 말이 맞다니까? 이래봐도 사람 보는 눈만큼은 자신있거든."

 

"그런 놈이 그 나이가 되도록 남자 한 번 못 만나봤잖냐. 쪼끄만게 자존심이랑 눈만 쓸데없이 높아선..."

 

"시끄러! 이게 다 '집'엔 나한테 어울리는 남자가 없어서...."

 

 

판과 엘리는 투닥대며 벽 뒤로 나 있던 좁은 통로로 들어섰다. 아마 저런 모습이 일상이겠지.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 하며 나도 따라 들어섰다.

그렇게 내 포로 생활이,아이러니하게도 아마도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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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거야!"


"아냐,리자 거야!"


"판 아저씨가 내 거라 했는데...."


"흥이다! 잡아봐라~"


"멈춰~!"

 

 



"야,엘리! 조랑 리자 또 돌아다니잖아!"

 

 



"오빠가 알아서 좀 잡아줘. 나 지금 베스 달래느라 바빠!"

 

"하아...조? 이제 슬슬 자는 시간이야. 리자도 그만 인형 내려놓고!"

 

"싫어!"

 

"싫어요!"

 

"아니,그러니까 이게 싫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

 

"우와아아.도망치자~"

 

"빌 형아 또 얀붕한다 도망쳐~~"

 

 

꺄르륵거리는 조를 시작으로 다른 아이들까지 그에 합세해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뛰어다녔다.



"하아,정말이지...."



겨우 겨우 애들을 한명씩 안아다 자리에 눕힌 후에야 엘리가 곁에 왔다.



"괜찮아?"


"괜찮아 보이냐. 오늘도 죽을 맛이네."


"헤헤. 미안. 그래도 애들이 좋아해서 그러는 거지. 안 그러면 오빠한테 들러붙지도 않았을걸? 별명까지 붙었는데."


"아,그러고보니 얀붕이 대체 무슨 뜻이야. 일단 좋은 의미가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그거? 오빠처럼 행동한다는 거지."


"응?"


"오빠 성 앞의 얀부-에다가 ing를 붙여서 나온 말. ing만 붙이면 다  말이 되는 줄 알고 아무데나 붙이고 다니는거지."


"그런데 그러면 원래는 얀부잉이잖아."


"애들이잖아? 발음을 누가 먼저 틀렸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순간부터 얀붕으로 굳어지더라고. 오빠가 들을까봐 입조심시키긴 햇지만."


"그래서 그게 무슨 뜻인데. 나처럼 행동한다고?"


"음....애늙은이?"


"......상처다,야."


"그래도 난 그 이름 꽤 부르기도 쉽고 재밌어서 마음에 들던데. 얀붕,얀붕....안 그래?  얀붕 오빠? 아,이대로 불러도 되지?"


"맘대로 해."


"헤헤,고마워."



엘리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살짝 쳐다보았다. 여느 때와 같이 부드럽고 밝은 미소.  이 곳은 경계에서 벗어난 곳이었던 데다 레지스탕스라기보다는 일종의 대피소같은 느낌이었기에 적극적인 전투또한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내가 항복이라는 이름 아래 여기서 생활한지도 몇 달 째 그 동안 나는 사람들과 어울렸고,스스로를 저주하고,되도 않는 속죄를 하고 있엇다. 


하지만 그녀가 있었기에 나는 그 과정에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언제나 내 곁에서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는 그녀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염치가 없지만 그를 묻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얀붕 오빠? 뭘 그렇게 멍하니 생각해?"


"아냐. 아무것도. 애들도 재웠으니 나도 이만 잔다."


"응,잘 자."


"그래."



나는 애매모호하게 대답을 얼버무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에서 나를 처다보는 듯한 엘리의 시선이 느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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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조금 남았네?"



소녀는 작게 웃었다.












미안하다 챈럼들아,현생치이느라 정신 없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