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써오는 거라, 우리 얀붕이들 입맛에 맞을 진 모르겠다.




그리고 여주 떡 한번도 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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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음.. "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조용한 분위기의 여기 바에 다니게 된지 3개월이 지난 지금.

바에 왔으니 술을 마시는 건 당연한데, 뭐가 이리 고민이냐고 묻는다면..



" 고민은 선택만 늦출 뿐이랍니다. 손님. "


" 후우.. "




- 30분 전 -



" 미안, 오늘은 못가겠다! 여자친구가 자기랑 죽을래 아니면 떡칠래라고 그러길래.. "


" 워우씨.. 나는 그런 여자친구도 없는데.. "


" 먼저 간다! "


" 야, 야! 하아.. "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상사와 주변 동료에게 인정을 받고자 노력했었다.

하지만 인정은 커녕 상사에게 대차게 까이고, 오늘은 입사 동기끼리 술을 마시자며 그렇게 약속을 잡았건만..

여자친구 때문에 간다고 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렇지만 여자친구분이 그런 말을 하면서 당돌하게 나오는 걸 보면, 저녀석도 아랫도리 관리를 똑바로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금새 저 멀리 역으로 뛰어가는 동료를 뒤로 한 채, 바에 도착해 위스키를 홀짝였다.


취기가 살짝 오른 것인지, 오늘따라 부러워 보이던 동료의 이야기와 왜 나는 여자친구가 없는건가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았다.



" 그렇지만 성욕을 못 푸시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손님. "


" 그건 맞는데요.. 여자친구랑 함께 몸을 섞는 거랑! 내 손으로 하는거랑은! 천지차이라구요.. "


" 흠. 그렇다면 손님. "



그러면서 바텐더가 내게 내민 명함 사이즈의 종이에는


' 잭 다니엘 한 잔, 와일드 터키 아홉 잔. '


이란 문구가 적혀있었고, 나는 이게 뭘 뜻하는지 바텐더에게 물었다.


그러자 바텐더는 바닥에 숨겨진 다락문을 열더니, 계단이 보였고. 계단 아래에는 분홍빛의 불빛이 보였다.



" 뭔지 말 안하셔도 알겁니다. 그렇죠, 손님? "


" 어.. 알죠.. "


" 제가 호언장담하죠, 한번 빠지면 계속 찾아오게 될겁니다. "



그리하여, 저길 내려가느냐 마느냐로 고민하며 위스키를 계속 마시고 있었다. 저걸 보고 취기가 날라가서 일까, 도수가 높은 술을 아무리 마셔도 취하기는 커녕 멀쩡할 뿐이였다.



" 후, 여기 계산이요. 그리고.. "


" 그리고? "



결심했다.

이런데에 돈 쓰는 건 아깝지만,

한 번만이라면 괜찮겠지.



" 잭 다니엘 한 잔, 와일드 터키 아홉 잔. "


" 후후, 알겠습니다. 손님. "



계단을 따라 타고 내려가니, 은은한 분홍 불빛과 여러 장식들로 이루어진 복도가 나타났다.

복도를 따라 쭉 걸어가니, 카운터와 안내원 두 명이 있었고. 한 명이 내게 인사를 했다.



" 어서오세요, 손님! "


" 아, 네.. 안녕하세요. "


" 혹시 처음 오신 건가요? "


" 네. 바텐더 분의 권유로.. "


" 그러시구나! 그럼 대기실에 가셔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오늘은 평소보다 손님들이 많이 오셔서 바쁘거든요.. "


" 아, 네네.. "



그렇게 직원분이 안내해준 대기실로 향해 의자에 앉아, 멍하니 기다렸다.


방음은 꽤나 잘 되어있는 건지, 신음소리는 커녕 카운터에서 좀 전에 만난 안내원 두 명의 이야기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멍하니 앉아있기엔 좀 그래서, 핸드폰을 꺼내 얀챈문학을 읽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예쁘고, 몸매도 좋은 여자가 자신을 좋아하고 집착한다는. 실제로 일어나려면 전생에 나라를 구한정도는 되어야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왜 읽냐고 물어본다면, 늘 새롭고 짜릿하니까.



' 음, 대기 시간이 꽤 기네. 30분 정도 지난 거 같은데.. 그냥 나갈까. '



읽다보니 기다림이 오래 되자, 피곤하기도 하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나 대기실을 나섰다.



" 앗, 손님.. 그냥 가시려구요..? "


" 네, 뭐.. 피곤해서. "



그러자 직원 분은 나를 좀 더 붙잡아 놓으려는 건지 애를 써가며,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알다시피.. 기대가 커지면 실망도 커지는 법이기에. 여기서 기대를 갖고 기다리다 정작 내가 만족을 못하고 실망할까봐, 나는 괜찮다며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었다.



" 어머, 새로 오신 손님이네? "


" 아, 언니.. "



출구 쪽으로 향하는 나를 붙잡는 직원 분과 사투를 벌이다, 마주친 한 여성.


그녀는 턱까지 오는 C컬의 단발 머리에, 립스틱을 칠했지만 그래도 분홍빛의 도톰한 입술. 예쁘게 찢어진 눈과 오똑한 코.

정말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외모에, 콜라병 같은 몸매를 가진 여자와 마주치자. 나는 발걸음이 멈췄다.



" 무슨 일이야? "


" 그게.. 대기시간이 길어지니, 돌아가시겠다고 하셔서.. "



그 여자는 살며시 웃더니, 자기가 맡겠다고 했다. 직원 분은 그 말을 듣자마자, 덩달아 놀라는 건 덤이였다.



" 하지만 언니가 말씀하셨잖아요.. 처음 오신 손님은 안받겠다고.. "


" 나도 내 단골손님 하나 쯤은 있어야지? 그러니까, 손님. 따라 오시겠어요?


" 아, 네.. "



그녀를 따라 복도 깊숙한 곳에 위치한 방에 들어가자, 욕실 겸 화장실. 침대와 소파, 테이블이 눈에 보였다.



" 모텔 같죠? "


" 네? 네. "



그녀는 내 대답에 싱긋 웃으며, 하이힐을 신은 그녀가 소파에 앉아 다릴 꼬니 각선미가 부각되는 듯 했다.

쭈뼛쭈뼛 서있는 나를 보고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언제 준비한 건지 모르는 차를 홀짝이고 있었다.



" 의외네요. "


" 뭐가..요? "


" 다들 여기 들어오면 옷부터 벗어서 발정난 걸 티내며 좆을 어떻게든 흔들어보려고 하는데. 손님은 그러지 않으시네요?

후후, 이리 가까이 와보시겠어요? "



그녀의 말에 약간 벙쪄 있다가, 오라는 말에 나는 그녀가 앉아 있는 소파로 다가갔다.



" 벗어요. "


" 네? "


" 어라? 나랑 하려고 온 거 아니에요? 벗으라구요. "



그녀는 아까와는 다르게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명령했다.

무거워진 분위기에 나는 그녀의 말대로 옷을 하나 둘씩 벗었고, 나체가 되었다. 나체가 되어서 그녀에게 보여지는 것이 흥분되어서인지, 내 아랫도리는 그녀를 향해 꼿꼿히 서있었다.



" 어머, 늠름해라. 아플정도로 발기해 있는 거 같은데. 자위 안한지 얼마나 되었어요? "


" 그, 그게.. "


" 솔직히 말해줘요. 오늘만 볼 사이도 아닌데. "


" 일 때문에 바쁘고 피곤해서, 2주 정도.. "



그녀는 2주 동안 참은 사람은 오랜만에 보는 거 같다며, 오늘은 자신도 즐길 수 있을거 같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내 손목을 무언가로 묶었다.



" 뭐, 뭐하시는 거에요?! "


" 있잖아요. 저는 시간을 들여서 사이가 가까워지는 게 좋아요. 여기 아이들 중에 섹스가 좋아서 일을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저는 단순히 섹스만 해서 하루이틀만에 끝나는 관계가 아니라, 오래 천천히 시간을 들여 자주 볼 수 있는 사이를 원해요. "


" 근데, 그게 제 손을 묶는 거랑은 무슨 상관.. "



내 말에 대답을 보여주겠다는 듯 그녀는 소파에 앉아 오른손에 젤을 바르더니, 그대로 내 좆을 천천히 흔들기 시작했다.



" 오늘은 처음이니까, 제 손이 당신이랑 떡치고 싶다네요. 괜찮죠? "



젤도 젤이지만.. 부드러운 손으로 내 것을 천체적으로 훑다가, 앞부분만 자극하다가를 반복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허덕이며 신음을 냈다.


그리곤 서서히 사정할 것 같다는 느낌이 몰려왔다. 조금만 더 하면 쌀 것 같은 그 느낌. 클라이막스가 찾아오니, 더 가쁘게 숨을 쉬었고, 그녀는 날 보며 웃더니 움직임을 멈추었다.



" 하, 하윽! 하아.. 흑.. "


" 왜 그러시나요? "


" 조금만 더 있었음.. 쌀 거 같았는데.. 후, 후우.. "


" 너무 이른데. 2주만이라서 그런가? 그럼, 제가 10초 셀테니까, 10초만 참아봐요. 알겠죠? "


" ㄴ, 네.. "


" 자, 하나아~.. "

" 두울~.. "

" 세엣~.. "



그녀는 다시 웃으며 내 것을 앞 뒤로 흔들며, 숫자를 천천히 세기 시작했다.

좀 전보다 더 부드러운 손길로, 마치 오래 사귄 여자친구 마냥 민감한 부분만 더 골라서 손으로 훑고 있었다.

그 덕에 사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찬 채 그녀를 바라보니, 그 생각들 사이로 이 여자가 악마같다는 생각이 비집고 들어왔다.

인간의 정기? 쾌락? 그런 것들로 하여금 생명력을 얻어 살아가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은 망상마저 들었다.



" 일고옵~.. "

" 여덟~.. "

" 아호옵..~ "



열.


망상이 끝나갈 때 쯤, 내 귀에 들렸어야할 '열' 이라는 단어가 그녀의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좀 전 처럼 손을 다시 놓았고, 약간 기분 상했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마음이 바뀌었어요. 아니, 정확힌 제 왼손도 당신이랑 떡치고 싶다네요? "



갖고 노는게 분명했다.


내가 곧 사정을 할걸 알아차리곤 일부러 손을 놓고, 마지막 숫자를 말하지 않았던 거다.

사정을 못했기 때문일까, 나를 갖고 놀았단 게 문제였던걸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분노가 잠시 치밀어올랐다. 그래서 관계고 뭐고 간에, 그녀에게 박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 똑같이 10초만 참았다가 사정하면, 상을 드릴게요. "


" 상이요..? "


" 뭐가 될지는 몰라요. 단, 삽입만큼은 안된다는 거. 오늘 보고 더 이상 안만날 건 아니잖아요? "


" 삽입하면.. "


" 넣고 싶어요? "


" .... "


" 제게 넣고 싶어서 힘으로 절 범하려고 했던 손님들은 말이죠.. "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사진 뭉치를 가져와 내게 보여줬다.

그 중에는 피 투성이가 되어버린 채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의 사진과 손톱과 발톱이 모조리 뽑혀 있는 손과 발의 사진, 아랫도리가 제 구실을 못하게 되어버린 사진 등..

차마 입 밖으론 담아낼 수 없는 사진들이 즐비했다.



" 대부분 이렇게 되었어요. "


" 우, 우욱.. "


" 제가 말 안했나요? 전 엄청난 사디스트에요."

" 때리고 고문하며, 그들이 내는 비명과 울부짖음을 듣는게 즐거운 거 있죠? 이런 짓을 당하고도 살아있는 사람들은 신고도 못해요. 부끄럽거든. 섹스하려고 이런데 왔는데. "



그녀가 내 등 뒤로 와, 내 좆을 움켜쥐며 내 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리곤 귀에 후 하고 바람을 불더니, 내 몸은 사진 속의 사람들 처럼 될 거 같다는 생각에 떠는 듯 했다.



" 걱정마요, 내 말만 잘 듣는 다면 이렇게 되진 않을테니까. 어머, 더 딱딱해졌네? "


" 아니, 그, 저.. "


" 참을거죠? "


" 네? "


" 참겠다고 말해요. 당신만큼은 내 마음에 쏙 들어서 정말 오래오래 보고 싶거든요. "



누가봐도 대답을 머뭇거릴 필요가 없었다. 이런 미인이 내가 맘에 들어서 오래 보고 싶다니.

한편으론 돈을 여기다 쏟아 붓진 않을지 걱정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내 머릿속을 읽었는지, 돈 걱정은 하지 말라고 말했다.



" 똑같이 왼손으로 10초만 버티다가 사정하는 거에요? "



왼손에 젤을 바르더니 똑같이 내 것을 훑기 시작했다.



" 하, 하윽! "


" 어머,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사정하려구요? "


" 아윽.. 차, 참을게요.. "


" 좋아요, 하나아~.. "

" 두울~.. "



오른손이 능숙하게 강약을 줘가며 훑었다면, 왼손을 거의 쓰지 않아서 그런건지, 뭔가 어설픈 것 같으면서도 아닌 느낌이 좋았다.



" 여덟~.. "

" 아호옵~.. "

" 열~ "



그녀가 '열'이라고 말하자마자, 나는 2주치 분을 한꺼번에 사정하는 듯.. 한참동안 백탁액을 쏟아내고 있었다.



" 기분 좋은가요? "


" 하아, 하아.. 네.. 엄청.. "


" 후후, 그래서 당신이 맘에 들어요. 약속대로 상을 줄게요. "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로 향한 그녀는 팬티를 벗어 던지고, 드레스를 말아 올려 침대에 누워 다릴 벌렸다.



" 넣고 싶겠지만, 우리의 사이가 좀 더 돈독해진다면. 가까워진다면 원 없이 넣게 해드릴테니까.. 오늘은 대신 핥고 빠는 걸로.. 만족. 해줄 수 있죠? "


" .... "



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물이 흘러나오는 그녀의 음부에, 나는 천천히 침대위로 올라가 다가갔다.

고개를 밀어넣으려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는 계속하라는 듯 눈웃음을 내게 지어보였다.



" 응.. 앙, 좋아.. "



오랜만에 하는거라 잘하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그럼에도 그녀도 만족하리라고 생각을 하며 애무를 계속해나갔다.



" 능숙하네요? 흐읏, 자기 생각만 하기 바빠서엇! 하윽! 아앙.. 배려따윈 하지 않는데에! 흣.. "



그녀의 칭찬이 들려오자 나름 기분이 좋아져서 일까, 그녀가 더 마음에 들어했으면 해서 그녀가 느끼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었다.



" 앙, 당신.. 당신 너무 맘에 들어.. 꼭, 내 걸로 만들고 싶을정도야앗..! 하아, 하아.. 아, 아아앙..! "



그 결과, 그녀는 절정을 맞이했고. 그녀의 음부에서 얼굴을 떼내고는 가쁜 숨을 내쉬었다.

절정을 맞이해서 그녀도 가쁜 숨을 내쉬었지만, 자신의 허벅지를 베게삼아 내 머리를 올렸다. 그리고선 내 머릴 쓰다듬어주었고, 덕분에 포근하면서도 진정되는 기분에 살며시 눈이 감겼다.



" 후후, 오늘 수고 많았어요. 제 애액투성이가 된 얼굴은.. 깨끗하게 닦아 드릴테니까, 편안히 잠들어도 좋아요. "


" 음.. 정말 그래도 될까요.. "


" 제 마음에 드는 손님만 제 옆에서 잘 수 있답니다? 물론 손님이 첫번째로 옆에 자는 거지만요. 그러려고 이렇게, 모텔처럼 꾸며놓은 거구요. "


" 그럼.. 추가비용 같은 건.. "


" 안심하셔도 돼요. 여기서 부터는 순전히, 제가 좋아서, 옆에 있고 싶어서 있는거니까. "


" 받는게 너무 적잖아.. 요.. "



돈으로 남을 걱정할 처지는 아닌데.


하지만 응하는 액수의 만큼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에 말을 했다. 그러자 그녀가 뭐라고 했다. 뭐라고 한 거 같은데.. 눈이 감기고, 의식이 저멀리 향해서 그녀의 말을 듣지 못한 거 같다.







*





그 날 이후, 내가 바를 다시 찾게 된 건 대략 한달이 지난 오늘이였다. 한달 동안 바를 이용한게 아니라 그녀를 만나러 갔었고.


여튼 오늘도 상사에게 된통 깨지고, 한 숨만 푹푹 쉬며 바에 찾아갔었다.



" 어서오세요~ "


" 사장님은요? "


" 사장님은 아프셔서 병가 내셨어요. 그래서 전 주간인데, 야간으로 바뀐거에요. "


" 아, 그러시구나. "


" 뭐 드시겠어요? "


" 아뇨. 버번 위스키 하나만 주세요. "

' 아, 사장님이 계시지 않으니까. 그걸 말하는 건 좀 무리겠네. '



물론 오늘은 술을 마시려고 온 거지, 그걸 생각하고 온 건 아니였었다. 다만 몇 번씩이나 그녀를 만나러 왔었기 때문인지 무의식적으로 떠올렸다.


그러다 바텐더는 내게 잠시 자릴 비우겠다고 말하며, 다른 손님이 온다면 잠시 자릴 비웠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뭐, 그 사이에 손님이라도 오겠어?



딸랑- 딸랑-



역시 그런 생각하면 안된다니까. 오늘은 말 섞을 기분은 아닌데.



" 그렇게 맛없는 위스키만 마시니까, 여자가 없는 거라구요. 가끔은 소주나 맥주같은 것도 좋은데. "



등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갤 돌렸다. 그녀는 어느새 다가와 옆자리에 앉아, 제 것인 듯 위스키를 잔에 따라 스트레이트로 마셨다.



" 오늘은 안내려 가실건가요? "


" 뭐.. 술만 마시러 온거니까요. "


" 아쉬워라. "

" 그나저나, 여자친구는 없어요? "


" ..그쪽이 이미 말했듯이, 위스키만 마셔대는 지라 여자가 없네요. "



그러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등 뒤로 와서 날 안았다. 은은하면서도 향기로운 그녀의 향수 냄새가 내 코끝을 간질였고, 그녀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내 귀에 바람을 불어넣었다.


잠시 묘한 분위기가 흘렀으나 그녀는 눈웃음을 짓고선 자리에 다시 앉아, 잔을 홀짝이며 내게 물었다.



" 오늘은 어땠어요? "


" 뭐가요? "


" 대부분 술을 마시는 건. 축하해야할 일이 있거나, 기분이 좋거나, 반대로 안좋은 일이 있었다거나, 기분 나쁜일이 있었으니까 마시던데. "

" 표정을 보니까 기분이 좋아보이진 않네요? "


" 후.. 오늘도 상사에게 엄청 깨졌거든요. 저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한건데, 팀원들 보는 앞에서 얼마나 까던지.. "


" 솔직히 인정도 받고 싶었어요.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그런데 매번 이렇게 잔소리만 들으며 깨지니까.. "


" 흐음.. 그랬구나.. "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일으켜 세우더니 이번엔 백허그가 아닌 나를 정면에서 꼭 안았다.


내가 이성이 멀쩡할때 만져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방금 가슴이 엄청 풍만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맘에 든다는 말은 빈말이 아닌 듯 했다.


내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이때까지 이렇게 내게 상냥하게 대해주진 않았을테니까.



" 위로가 필요해 보이는데.. 가지 않겠다니 유감이네요. "


" .. 안아주신 걸로도 충분히 위로가 됐어요, 고마워요. "


" 그럼, 저랑 나갈까요? "


" 네? "


" 위스키 밖에 마실 줄 모르는 남자랑 어울리고 싶어서 그러니, 다음은 편의점 맥주 어때요? "



몸짓 하나에도 요염함과 색기가 흐르는 그녀가 내게 권유를 했고, 나는 돈을 올려두고 그녀에게 홀린 듯 바에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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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쓰다보니


이게 그나마 내용이 잘 떠오르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