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채널

TIME STREAM

시간의 강물


~달에 새긴 꿈~






그림자가 거꾸로 지는 섬 있잖아.


해바라기 그림자 섬.


계시록의 기사의 무덤에서, 그 최후의 기사가 묻힌 영지에서 본 섬말이야.


여덞살때 그 섬을 보고 언젠가 한번 거기로 가고싶다고 생각했어.


아에사 드 미노타, 내 사랑스러운 여동생아.


나는 열여덞살이 되었고 이 섬을 떠나게 되는구나.


무거운 장남의 지위를 내 멋대로 넘기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지만 내가 이대로 


자작작위를 계승하면 두번 다시 이 섬을 떠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이제 고작 12살인 네게 큰 짐이 되지 않을까 두렵다.


하지만 아직 아버지는 정정하시고 네가 철이 들고 성숙하게 클 때까지 영지를 


잘 다스릴 수 있겠지.




-언젠가...




미노타 대거(Minota dagger)는 네게 맡긴다. 함부로 쓰지는 마. 보석검이라도


날은 날카롭게 서있으니까. 가문의 보구는 가문의 계승자 손에 있어야겠지.


인장은 힐트 바닥에 있어.




-언젠가 제가 오빠만큼...




이런, 벌써 울면 안되지. 떠나가는 남자 앞에서 눈물을 흘리면 안돼. 여자 눈물의 


무게는 성의 무게만큼 나가니까. 그런 족쇄를 차고선 해를 따라갈 수 없어.




-언젠가 제가 오빠만큼 크게 된다면...




그럼, 나는 간다. 해를 따라 서쪽으로. 대륙을 넘어 그림자의 땅까지.


언젠가 다시 돌아올거야. 그때가 되면 우리 아에사는 아름다운 처녀가 되어있겠지?


그럼, 안녕.



〈그리고 그는 허름한 나룻배를 타고 미노타 섬을 떠났다. 아에사 드 미노타는 언제까지고


석양에 이미 물든 그 검은 나룻배를 보며 짧은 단검을 움켜쥐었다.〉




-언젠가 제가 오빠만큼 크게 된다면 따라 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