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오피&도깨비불 소설) 그대는 뒤돌아 보지 마라
Spoiler ALERT!

"...그랬단 말이지."

"아르키니스의 집 앞 마당의 사진을 찍은 건 없나?"

"어...그게..."

"집에 계시던 할머니께서 갑자기 튀어나오셔서 급하게 도망치느라 그건...까먹었네요."

호텔방으로 돌아와 열린 회의 시간, 차마 오피의 급발진을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없었던 와이즈가 뒷머리를 쑥스러운 듯이 만지며 말했다.



"...뭐, 됐다. 시간이야 충분히 있으니, 내일 가서 사진을 찍고 네 그...퍼리였나...아무튼, 그 인공지능으로 분석해보면 되겠지."

"아마 Fairy가 여기 있었으면 대장의 전원을 내리는 거에 그치는 게 아니라 강제로 사고 회로를 건드려서 아주 부끄러운 모습으로 만들어놨을 거에요..."



"저, 그보다도...그 경비원은 어떻게 된 걸까요?"

"다시 생각해보니까 이상한 점이 한 두개가 아니에요."

"분명 그곳엔 아무도 없고, 키메라 기관의 부지 자체만 출입금지 구역이라고 했는데, 갑자기 출입 금지 구역이라며 뛰어나온 것도 그렇고...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도..."

오피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나섰다.



"...그럼 경비원이 갑자기 튀어나오지 저 멀리서 '저어어 가아압니이이다아아' 하면서 아주 친절하게 튀어나올까?"

"그래도 수상하긴 하군. 와이즈 말대로 cctv가 없었던 것도 수상해."

"혐군(嫌軍) 정서가 짙은 지역이라고는 하지만...그렇기에 구역의 관리를 다른 장치도 없이 사람 하나에게 맡기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되지."



"그럼...아직 오후 3시 정도 밖에 안 되서 나갈려면 다시 나갈 수는 있어요."

"한 번 눈에 띄지 않게 최대한 조심하면서 가볼까요?"

"안 돼. 그 경비원이 테르모 구역의 사람이 되었든, 아니면 제 3의 세력이 되었든 간에, 어쨌든 '침입자'가 있다는 걸 안 이상 가만히 손가락 빨고 있지는 않을 거다."

도깨비불이 오피의 의견을 (도깨비불 치고는) 정중히 거절하며 말했다.



"그럼...일단은, 실종 신고가 들어온 다른 집도 들러볼까요?"

"잊었냐. 그것도 안 되는거. 로프꾼 너까지 왜 그래? 둘이서 들러붙어 다니더만 지능까지 닮아가는 거야?"

"아뇨.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방법이 있으니까 말씀드리는 거에요."

"...뭔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뚜드러 맞은 기분이에요."

와이즈와 도깨비불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오피가 시무룩하게 말했다.



"다른 방법이라...일단 말해봐."

"간단하죠. 저희, 여기에 '축제를 맞아 놀러 온 남녀'로 '변장'해서 잠입한 거잖아요?"

"그걸 충실하게 이행하기만 하면 되죠."

와이즈가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선글라스와 모자, 옷가지들을 꺼냈다.



"벨한테 여성용 옷이랑 선글라스, 모자도 빌려왔으니, 오피 네가 쓸 것도 있을 거야."

"...이런 건 언제 챙겨왔대."

"생각보다 진심이셨네요..."

순식간에 옷가지에 둘러싸인 오피와 도깨비불이, 태연하게 선글라스를 건네는 와이즈를 보며 말했다.



"뭐 아무튼...패션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거군. 확실히 네놈들 옷이 막 그렇게 안 튀는 스타일은 아니지."

"차례로 화장실 들어가서 한 번 입어보고 와라."

도깨비불이 무심한 듯이 옷가지 몇 개씩을 툭툭 던지며 말했다.



"그, 그럼...일단 저부터..."

"얼씨구, 얼굴은 또 왜 붉히는 거야. 엄연히 임무의 연장선이라고."

"대장, 한 번만 더 놀리며언..."

오피가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을 전원버튼 가까이 가져가며 말했다.



"알았다, 알았어. 킥킥."

"한 번 재주껏, '적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나와봐라."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핀잔에, 오피는 도깨비불을 째릿 노려보곤 화장실 문을 쾅 닫았다.



"...."

"뭐야, 얜 또 왜 이래."

옆에서 가만히 얼굴을 붉히고만 있는 와이즈를 보며, 약간은 어이없다는 듯이, 심지어 살짝 놀랍다는 듯이 말하는 도깨비불.



"솔직히 말해봐라. 나 잠들어 있는 동안 뭔일 있었냐?"

"아무 일...없었어요."

"...얼굴 시뻘겋게 해서, 말도 그렇게 머뭇머뭇하면 아무리 그리 말해봤자 내 귀에는 '존나게 많은 일이 있었어요' 로 밖에 안 들린다."

도깨비불이 우습다는 듯 고개를 휙휙 저으며 말했다.



"진짜 아무 일 없었어요...뭐라고 해봤자 그냥 같이 수사한 것 밖에 없는데요."

"...흠."

"네 카메라 좀 보자."

자연스레 카메라를 뒤로 돌리며 책상 위에 올려놓으려는 와이즈의 움직임을 날카롭게 포착한 도깨비불이 말했다.



"ㄴ,네? 카, 카메라는...왜요?"

"왜긴 왜야, 그냥 좀 궁금해졌어."

"...못 보여주겠으면 합당한 이유라도 대시던지."

도깨비불이 숨길 수 없는, 웃음을 의미하는 듯한 기계 마찰음을 내며 말했다.



"그, 그건..."

"와이즈...'특사'님? 상관으로서의 명령이다. 당장 카메라의 메모리를 보여주도록."

이제는 살짝 압박하는 듯한 것으로까지 변한 도깨비불의 말투에, 와이즈는 마지못해 카메라 사진을 보여주었다.



"돼, 됐죠? 이제 그냥 정리할게요. 곧 가지고 나가야 하기도 하니까..."

일말의 희망을 품으며 발버둥을 치는 와이즈였지만,

"호오...이 사진이, 아주 흥미롭군."

도깨비불은 여지없이 와이즈와 오피의 그 사진을 찾아내었다.



"이야...아주 장관이구만."

"뭐, 뭐가요..."

"뒷배경 말이야, 뒷배경. 역시 이런 데에서는 사진을 안 찍고는 못 배기지."

전혀 뒷배경을 보고 있지 않는 듯한 도깨비불이 말했다.



"그래서...팔에 닿는 감촉은 좋았냐?"

"뭐, 뭐가요!"

"...진짜 내가 자세히 설명해주기를 원하나?"

"...."

와이즈는 침묵으로 대답했다.



"항상 말하는 거지만, 난 언제든지 이해할 수 있어."

"...젊을 때 연애하고 살아야지 뭐."

"또 뭐라는 거에요..."

슬슬 오피의 고충을 뼈저리게 이해할 수 있었던 와이즈가 말하던 순간, 화장실 문이 벌컥 열렸다.



"오, 마침 나왔..."

"...오피?"

군복을 입고 있을 때와 변함이 없는, 아니, 오히려 하체 면적을 더 드러내는 듯한 반바지와, 크롭티에 가까운 형태의 상의 셔츠.

상당히 파격적인 복장이라는 걸 자신도 아는지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오피를 보고서, 와이즈와 도깨비불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에리두 욕설]."

"대, 대장...?"

"[에리두 욕서어어어어얼]!!! 살아생전 거들떠도 안 보던 형태의 옷을 태연하게 걸치고 있는 나 자신의 꼬라지라니!!! 으아아아아아아악!!!"

급격하게 녹아내리는 듯한 도깨비불의 멘탈을 위해서였는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 오피는 말없이 달려와 도깨비불의 전원을 내렸다.



"오, 오피. 그 옷은 어떻게 된 거야...?"

"그, 그냥...바다랑, 그런...축제에 걸맞는 의상으로...한 번 골라봤달까요."

"조금 불편하긴 한데, 그...동생분의 옷이니까...어쩔 수 없는 거겠죠."

어찌나 불편했던지 노골적으로 가슴 쪽을 쳐다보며 말하는 오피의 모습에, 와이즈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로, 로프꾼님...?"

"그렇게 별로인가요...?"

허나, 순간의 고개돌림은 생각치못한 역효과를 불러낸 듯 했다.



"아, 아냐! 엄청 잘 어울려, 그...예쁘기도 하고."

"...솔직히, 이런 것까지 기대하진 않았는데, 생각보다 좀...음. 뭐랄까..."

"...좋네."

뭔 말을 못하겠는 상황에, 와이즈는 대충 얼버무리며 상황을 정리했다.



"...그럼 나도 옷 좀 갈아입고 올게. 그쪽에 모자랑 선글라스 놔뒀으니까 나중에 그거 쓰고 나가자."

"ㄴ,네..."

또다시 어색해진 분위기를 차마 견디지 못한 와이즈는, 다급하게 옷가지들을 챙겨 화장실로 들어갔다.



"...으으으으."

문이 닫히는 걸 확인하자마자, 주저앉아 신음을 내는 오피.

어떻게든 어색함을 해결하고자, 오피는 애써 껐던 도깨비불의 전원을 켰다.



"...오피."

"ㄴ,네...언니."

"아니다..."

도깨비불은 소리쳐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마침내 수긍의 단계에 이르른 것처럼 보였다.



"그래, 네 몸이니까 뭘 걸치던 네 맘이지..."

"그런데...그런데 말이야."

"만에 하나...'내가 보는 앞에서' 로프꾼한테 아양이라도 떨었다가는..."

"...아니다."

도깨비불이 분노 게이지를 화악 끓어올리다가 말았다.



"거, 걱정 마세요. 보는 앞에서는 안 할 테니까..."

"오호, 안 보는 데서는 할 짓 안 할짓 다 하겠다는 거구만?"

"ㄴ, 네? 아, 아니요...그...그게 아니라..."



"그렇게 변명할 필요 없다. 출발하기 전에도 말했잖아."

"너도 로프꾼도 서로에게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다만...좀, 난감할 뿐이야."

"직접 보니까...좀, 음."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도깨비불.



"왜...그러세요?"

"...다른 게 아니라, 넌 나랑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외형은 나잖냐."

"이제껏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네가 그 옷을 입고 나온것도 나름의 각오를 하고 나온 거겠지."

"즉, 제대로 너의 마음을 보인 것을 본 순간...뭔가, 좀 이상해지기 시작했어."



"마치 '네'가 아니라 '내'가...한 남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더군."

"유체이탈한 상태로 스스로 움직이는 나 자신을 보거나, 지난날 인생의 가장 부끄러운 기억을 담은 주마등을 매우 느리게 재생한 것을 본 느낌이었어."

"...뭔가, 싫은 느낌은 아닌데. 뭐랄까...'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었다"



"...거, 나도 아직 멀었구만."

"말로만 나랑 너는 다르다, 넌 너만의 삶을 살으라고 해놓고..."

"고작 이런 것 하나에 휘둘려서, 이 소란을 피우고 있다니."

도깨비불이 허탈하다는 듯이 말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많은 경험을 한 전설적인 군인인 대장도, 이런 건 처음일테니까요."

"그래도 그렇지, 왜 이렇게 계속 놀리는 거냐구요..."

"전혀 그런 마음이 안 드는 것처럼 보였잖아요."

약간은 서운한 듯 했지만, 진심으로 도깨비불을 생각해주고 있다는 것은 오피의 말투에서 모두 드러나고 있었다.



"...당연하지."

"별 생각 없는 것처럼 굴려면 오히려 나대는 게 정답이니까."

"역시...적어도 너는 속이고자 했는데, 내 생각이 적중했구만."

도깨비불이 키득거리며 말했다.



"진짜...그렇게 말을 해ㄷ..."

벌컥-



오피가 화를 내려던 순간,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온 와이즈.

"어이, 로프꾼."

"...다 좋으니까, 제발 단추 좀 제대로 여며라."

벌어진 틈새 단추들 사이로 보이는 근육을 본 도깨비불이 약간은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원래 이렇게 입는 옷이에요. 이렇게 디자인 된 옷이라고요."

"내 옆에 여자애 좀 봐주겠니?"

그제서야, 와이즈는 손으로 두 눈을 가리며 제대로 앞을 보고 있지도 못하는 오피를 발견했다.



"어...그러니까, 오피."

"괘, 괜찮아요! 제 복장도 이런 마당에 뭐..."

"로, 로프꾼님이야말로 휴가나 그런...음, 축제에 어울리는 복장이신 것 같아요!"

전혀 괜찮지 않아보이는 오피가 말했다.



"흠...뭐, 많은 소란이 있긴 했지만, 우리의 잠입 컨셉에 별 충돌되지 않는 복장인건 괜찮군."

"좋아, 이대로 수행한다. 같이 수사를 진행하고 중간에 날 꺼내서 결과를 보고하도록. 알았나?"

"...네."



"...목소리 봐라! 알았나?!!"

"네!!"

억지로 억지로 어색함을 풀어보려는 느낌이 짙게 느껴지는 도깨비불의 외침에, 와이즈와 오피도 최선을 다해 소리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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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엄마를 찾아오신 거에요?"

"엄마는 지금 여행을 떠났어요. 아마 한동안 안 오실 거래요."

"아스카니오스, 들어가 있어."

남성이 나오며 자신의 어린 아들을 들여보냈다.



"...실례지만, 어떤 연유로 이곳에 오게 되셨는지 물어보아도 되겠습니까?"

남자가 말했다.

"아...저는, 크레우사 씨의 친구분의 아들이에요."

"테르모 구역으로 휴가를 간다고 하니, 어머니가 크레우사 씨에게 한 번 가서 안부를 물어보라고 하셨거든요."

와이즈가 말했다.



"...크레우사에게 이렇게 다 자란 아들을 낳은 친구도 있었군요."

"뭐...말이 전혀 안 되는 건 아니네요. 크레우사의 친구들은 모두 어린 나이에 테르모 구역을 떠났었으니까요."

"둘만 있을 때면...크레우사는 친구들 중에는 항상 자신만이 테르모 구역에 남아 공예품 장사를 이어갔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죠."

남자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혹시, 크레우사 씨가 정말로 여행을 떠나신 건가요?"

"...눈치채셨군요."

오피의 의미심장한 물음에 남자가 다시 한 번 한숨을 쉬더니, 한동안 말을 않다가 결심이 섰다는 듯 몸을 쫙 펴고 입을 열었다.



"3주인가요, 그 정도 전이었습니다."

"그 날 아침, 아내는 평소보다 수입 공예품이 더 많이 들어왔다며 바쁘게 집을 나섰죠."

"...그게, 제가 본 마지막 아내의 모습이었어요."

"저는 어부라서, 아내와 함께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제가 더 늦게 들어오거든요."



"...집에 왔더니, 울며 뛰쳐나오는 5살짜리 아이가 있더군요."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가 오지 않는다면서...제가 돌아와서야 안심한 듯이 그대로 품에 쓰러져 잠들었지요."

"...실종 신고를 넣고, 쭉 기다려봤지만, 오지 않더군요."

"아이에게는 어머니가 여행을 떠났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언젠간 들키고 말 거짓말을 해버렸구요..."



"모르시겠지만...지금 이 테르모 구역의 주민들은 공포에 휩싸여 있습니다."

"저희 아내 뿐만 아니라...의문의 실종을 당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에요."

"축제를 즐길 생각이라면 물론 환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을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 돌아가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남자의 눈가엔 어느새 투명한 눈물이 맺혀 있었다.



"...알겠습니다."

'잠깐...어부라면 혹시.'



"아, 그러면...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그...혹시, 수확철에만 나는 조개에 대해서 아시는 게 있나요?"

"저희 어머니가 조개를 좋아하셔서 사가지고 돌아갈까 하는데, 다들 수확철에만 나는 조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부라고 하셔서, 혹시라도 아시는지..."




"...글쎄요, 제가 조개 어업은 하지를 않아서요."

"다만, 수확철에만 나는 조개라 하면 짐작이 가는게 있긴 합니다."

"오색담치...확실히 희귀한 식재료이고, 값도 꽤나 싸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대비 맛이 썩 좋지는 않아요. 그만큼 잘 팔리지도 않구요."

"다른 걸 추천드리죠."



'...분명 그 할머니께선, 수확철에만 나는 조개가 가장 큰 수익원이라고 했는데.'

"네, 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껄끄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와이즈는 일단 잽싸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힘내세요."

"아, 그리고..."

오피가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사탕 하나를 꺼냈다.



"이건..."

"여기서 멀리 떨어진 곳이자, 저희가 살고 있는 야누스 구역에서 들고온 사탕이에요."

"...어머니가 보내온 거라고 하면, 적어도 그...아이를 더 달랠 수 있을 거에요."

오피가 사탕을 몇 개 건네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부디, 안전한 여행 되시기를."

남자는 붉어진 눈시울을 애써 숨기며, 오피와 와이즈의 인사와 사탕을 고맙게 받아들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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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상해."

"그나저나 오피, 괜찮냐?"

시무룩해 있는 오피를 발견한 도깨비불이 말했다.



"...벌써 다섯 번째인데, 도저히 적응이 안 돼요."

"왜 이렇게 슬픈 일들이 발생했는지...이해도 가질 않구요."

"...어쩌다가, 이런 비극이 발생한 걸까요?"

오피가 먼지만 나오는 주머니를 탁탁 털고서 말했다.



"...오피."

"마음 단단히 먹어라."

"앞으로, 이 사건의 진실을 향해 나아갈수록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비극을 마주하지는 못할 거야."

"그러니까, 최대한...버텨다오."



"와이즈, 넌 좀 어때. 괜찮냐?"

"...저도 막 그렇게 좋은 기분은 아니지만, 어쩌겠어요."

"계속해야죠."

와이즈가 오는 길에 찍어놓은 아르키니스의 집에 있던 수레 사진을 보며 말했다.



"좋아, 바로 그 마음가짐이다."

"그나저나...너희 어제도 여기서 날 꺼냈었나?"

도깨비불이 갑작스럽게 생뚱맞은 질문을 꺼냈다.



"아니요. 그건 갑자기 왜요?"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야."



"옛날에 테르모 구역에 한 번 와보셨다면서요. 그때 본 거 아닐까요?"

"새벽 경계 근무 짬처리 당하느라 마을 구경도 못해봤는데 그럴리가."

도깨비불이 오피의 말을 가법게 받아치며, 이리저리 골목을 둘러보던 순간.



"이거 봐. 엄청 예쁘지 않아?"

"...뭐, 내 고향만큼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네."

"이것보다 더 예쁜 데도 많거든...내가 더 예쁜 데 찍어서, 많이 보여줄게."

"뭐라는 거야...사진도 더럽게 못 찍는게."




"크, 흐윽..?!!"

"대장...괜찮아요?"

'뭐지 이건...? 잔류 신호? 갑자기 왜 여기서...자체 진단 중도 아닌데...!'

와이즈의 걱정소리도 들리지 않는지, 도깨비불은 잔류 신호를 처리하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이 광경은...이 사진은...?'

'신호 속의 사진이랑...방금 전 현실에서 보던 풍경이 유사하다.'

'근처에서 찍은 사진인 건가...? 뭐지?'

'이게 대체 왜...내 잔류 신호 속에 남아있는 거냐...!'



"대장...?"

"크, 아아...!!"

"경고. 스마트 구조체 모듈 [도깨비불]의 사고 회로에 이상 발생. 자체 진단 모드, 강제 활성화."

순간, 도깨비불에게서 처음 나는 기계 음성이 들리더니,



풀썩-



"대, 대장? 대장?!!"

"언니!!"

도깨비불은 그대로, 전원이 내려간 채 '자체 진단' 모드를 활성화당한 채로 가방 안에 쓰러졌다.




To be continued...

질문, 피드백 대환영. 칭찬은 더더더 쌍수들고 환영.

재밌게 읽으셨다면 추천&댓글 한 번씩만 부탁드립니다. 제게 아주 큰 힘이 돼요.

긴 글 시간내어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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