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출석내용
포켓몬스터

오래전, 곤충 채집에 푹 빠져 살아 주변에서 '곤충 박사'라 불리던 아이가 있었다. 하지만 급격한 도시화로 숲이 사라지면서 아이는 더 이상 곤충을 잡을 수 없게 되었다. 대신 그의 열정은 게임으로 향했다. 훗날 게임 공략 잡지까지 직접 창간할 정도로 게임에 진심이었던 그는, "요즘 아이들에게도 내가 어릴 적 느꼈던 곤충 채집의 즐거움과 발견의 기쁨을 게임으로나마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게임프리크의 사장 '타지리 사토시'가 쏘아 올린, 역사상 가장 성공한 미디어 프랜차이즈 '포켓몬스터'의 시작이다.
포켓몬스터 특유의 상징이자 훌륭한 상술로 꼽히는 '두 가지 버전 분할 발매'. 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놀랍게도 마리오와 젤다의 아버지, '미야모토 시게루'였다. 사토시의 기획서에서 가능성을 엿본 시게루는 프로젝트의 멘토를 자처했고, 개발 막바지에 "게임을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눠서 내면 교환하는 재미가 훨씬 커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통신 교환이 핵심 시스템이었던 포켓몬스터에 이 전략은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훗날 사토시는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존경을 담아, 주인공의 라이벌 기본 이름을 '시게루'로 정하게 된다.
포켓몬스터를 도운 전설적인 인물은 또 있다. 훗날 닌텐도의 사장이 되는 '이와타 사토루'다. 포켓몬스터 금·은 개발 당시, 사토시는 이를 시리즈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모든 아이디어를 쏟아부으려 했다. 하지만 게임보이 카트리지의 용량 한계로 성도지방 하나를 담기에도 벅차 개발은 난항을 겪고 있었다.그때, HAL 연구소의 사장이자 MOTHER 2의 프로그래머였던 사토루가 구원투수로 등장한다. 그는 자기 프로젝트는 할 만큼 하고 퇴근 후 남은 시간 동안 짬짬히 혼자서 열흘만에 개선된 이미지 압축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었다. 덕분에 포켓몬스터 금·은은 남은 용량에 전작의 무대인 '관동지방'까지 전부 집어넣을 수 있었다.
도감 번호 1번은 '이상해씨', 시리즈의 마스코트는 '피카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둘은 최초의 포켓몬이 아니다. 세상에 가장 처음 디자인된 포켓몬은 바로 '코뿌리'다. 메인 디자이너 스기모리 켄이 스케치북에 가장 처음 그린 것이 코뿌리였고, 실제로 게임 내부 데이터를 뜯어보면 코뿌리가 인덱스 번호 001번을 차지하고 있다. 게임 속 체육관 곳곳에 세워진 석상들이 코뿌리 모양을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상징성 때문이다. 또한, 당초 게임프리크가 메인 마스코트로 밀었던 포켓몬은 피카츄가 아니라 분홍색 요정 포켓몬 '삐삐'였다. 실제로 초기 포켓몬스터 코믹스에서는 삐삐가 주인공의 파트너로 맹활약했다.
초대 포켓몬스터의 도감은 본래 150마리로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래머 '모리모토 시게키'가 디버깅 후 남은 아주 적은 빈 공간에 상부의 허락도 없이 몰래 151번째 포켓몬 '뮤'의 데이터를 집어넣으면서 전설이 시작된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만날 수 없는 더미 데이터였지만, 예상치 못한 버그로 인해 유저들의 화면에 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비밀스러운 '환상의 포켓몬'에 대한 소문은 아이들 사이에서 들불처럼 번졌고, 발매 초기 주춤했던 게임 판매량을 폭발적으로 역주행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어느새 포켓몬스터가 30주년을 맞이했다. '적·녹'부터 '레전즈 Z-A'까지, 수많은 시리즈가 전 세계를 즐겁게 했다. 포켓몬을 즐기고 자란 세대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잊지 못할 추억 하나쯤은 품고 있을 것이다. 사건 사고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함께 모험하며 쌓은 시간은 결코 바래지 않을 테니까. 여담으로, 글쓴이는 아직도 금·은 버전 '밀탱크'가 준 충격을 잊지 못하고 있다. 30주년을 기념해, 여러분도 먼지 쌓인 몬스터볼을 열어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잠시 꺼내보는 건 어떨까?
짦막
긴 세월을 가진 탓에 가지고 있는 일화도 산처럼 쌓여있다. 원래 달랐던 진화라던가 특이한 진화, 미싱노와 같은 괴담들, 통신 교환에 관해서 등 쓰고 싶은게 너무나 많지만 다 쓰기엔 여백이 부족하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엄청나게 엄격했다고 하는데 통신 교환 기술을 듣고 타지리 사토시를 극찬했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멘토 시절에도 타지리는 항상 모든 걸 스스로 생각하고 깨달아서 조언을 해줄 필요가 없었다고 말한적이 있다.
이와타 사토루는 포켓몬 스타디움에도 도움을 줬다.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의 전투 시스템을 닌텐도 64에 이식하기 위한 목적으로 혼자서 일주일만에 어셈블리어 코드를 해석하여 C언어로 코딩했다는 미친 전설이 있다.
스파또띠아가 말한 이족보행하는 도마뱀은 파이리, 맨드레이크를 가진 개구리는 이상해씨이다. 그리고 전자영웅 포츠맨은 영문판으로는 기가걸로 되어 있는데 이는 메가맨, 즉 록맨 패러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