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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링크 걍 여기다가도 동시에 올림







세상에는 좆같은 게임이 많이 있다. 광역 피해같은 단어를 가지고 장난질을 한다던가, 개선이라는 명목 하에 재화 수급률을 조져놓는다던가, 유저와의 소통을 무시한다던가 등. 그리고 그런 요소의 집대성인 게임이 하나 있었다. 

나는 그런 게임이 멀쩡하게 높은 별점을 유지하고 있는 꼴을 보고있을 정도로 성인군자는 아니었기에 1점과 함께 혹평을 남기기로 했다. 

[게임 진짜 좆같이 만드네. 게임의 좆같은 수준이 여기 대표가 옛날에 쓴 소설하고 비비는 수준일듯ㅋㅋㅋ.]

그렇게 말하고 잠시 다른 게임에 가입하고 가입 확인 이메일을 확인하려는 찰나, 모르는 사람이 보낸 이메일의 제목을 확인했다.

제목 : 야

어떤 새낀지는 몰라도 참 빠꾸가 없었다. 

"뭔 메일 주소가 [email protected]이야 씨발."

나는 대수롭지 않게 메일의 내용을 확인했다. 이때 씨발 뭔가 아차 싶더라고.

수수께끼의 대적자 : 아시죠?

참 좆같은 인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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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 메일의 내용을 확인했더니 어느새 꺠어나니 여기였다는 이야기인가요?"

"네 뭐 대충 요약하자면 그렇네요."

"그런데 꺠어나고보니 외모하고 이름은 똑같은 사람인데, 빚만 잔뜩 진 상태로 여기 잡혀온 상태였다는 거죠." 

머리에 요상한 장식을 한 여자가 어이가 없다는 목소리로 나를 심문하고 있었다. 나는 저 여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내가 하던 좆망... 아니 모바일 게임 카운터 사이드에 나오는 유닛인 호라이즌이었다. 이런 저런 사정이 있기는 해도 일단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였다.

"네 존나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전 씨발 학자금 대출도 받아본 적 없고요. 지금 여기 왜 잡혀왔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원래 말할 때 손짓을 섞어쓰는 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왜냐고? 손발이 묶여있었으니까.

하지만 호라이즌은 나 대신 손짓을 사용해 주었다. 어떻게? 들고있던 쇠파이프로 내 머리를 후려치는 식으로 말이다. 감상이 어땠냐고? 감상은 지랄 그냥 존나 아팠다.

"끄에에엑!"

"제정신입니까 휴먼? 차라리 그 헛소리를 출판해서 그 인세로 이자라도 갚으십시오 휴먼."

"선생님 제가 얼마를 빚졌는지 알 수 있습니까...?"

"당신의 채무 금액은 48만 크레딧입니다."

게임이었다면 별것아닌 금액이겠지만, 실제 갚아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살이 떨리는 금액이었다. 대충 1크레딧이 달러니까.... 씨발 5.5억원이구나. 장기를 전부 내다팔아도 갚을 수 없는 금액이었다.

"선생님 저 진짜 거짓말 아닙니다. 제발 목숨만..."

"전 당신의 선생님이 아닙니다 휴먼."

"그... 선... 아니 뭐라고 해야 되나...  씨 그... 호라이즌 님. 저는 맹세코 거짓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채무 불이행자가 하는 맹세 따위 고장난 기계의 전원버튼 만큼 가치가 없는 것입니다 휴먼."

돌겠네 염병 진짜.

호라이즌은 폐건물 안에서 쇠파이프를 바닥에 질질끌며 빈 의자로 걸어가더니 털썩 앉고는 내게 말했다.

"자 휴먼 우리가 상담해야 할 것은 당신이 진실된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확실한 건 당신이 48만 크레딧을 빚졌다는 사실이죠. 그러니까 앞으로 상담해야 하는 것은 당신이 이 금액을 어떻게 변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만약 내가 카운터였다면 용병일로 갚는다는 선택지라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난 유래를 알 수 없는 정체 불명의 시계 카운터워치를 손에 넣고 초능력자가 되지 못한 좆반인이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차가운 강 속에서 울부짖듯, 나도 지금 차가운 폐건물 안에서 호라이즌한테 맞아가며 신용불량자의 설움을 체감하고 있었다.

"선천적인 병으로 육체 노동은 무리, 그렇다고 해서 카운터도 아니어서 이면세계 다이브로 빚을 갚는 것도 불가능. 대체 리타는 당신의 뭘 보고 돈을 빌려주기로 했는지 이해할 수 없군요."

"아니 진짜 제가 빌린 게 아니라니까요."

쾌락없는 책임이라는 게 과연 이런 걸까? 난 내가 써본 적도 없는 돈의 변제를 강요받고 있었다. 나는 빨리 현실로 돌아가서 협력전도 치고싶었고, 레이드도 돌고 싶었고, 천장은 너끈히 정도로 쌓아둔 채용권들도 사용하고 싶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자비없는 빠따질이었다.

"한 번만 더 휴먼들이 보는 저열한 라이트노벨의 내용을 읊는다면 더욱 적극적이고 물리적인 설득을 시행하겠습니다."

요컨데 그냥 아가리를 닥치라는 뜻이었다.

"아니 진짜로 전 억울하다니까요."

"진공관 맙소사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 있다니 놀랐습니다. 휴먼이 어디까지 뻔뻔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갱신해야겠군요."

이야기는 마치 내 pvp 점수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왜 굳이 쓸데없는 이야기로 서로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겁니까 휴먼."

"진짜로 난..."

그러자 호라이즌이 오른쪽 주먹을 치켜들었다. 저거에 맞으면 진짜 좆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쾌락없는 책임을 승인해버렸다.

"네 제가 빌린 거 같습니다. 일단 그런 기억은 없지만 빌렸을 거에요."

일단 목숨보다 소중한 건 없으니까.

"이제야 상호간의 교신 주파수가 맞아서 다행이군요 휴먼. 쇠파이프는 상대의 기억까지 돌아오게 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사히 여기십시오."

"그런데 제가 돈이 없어서요."

"그 정도는 알고 왔습니다 휴먼. 제 조사 능력을 다운그레이드하지 마십시오."

난 어떻게 될까? 남창? 원양어선? 아니면 실험체? 어느 쪽이던 밝은 미래는 보이지 않았다.

"휴먼 당신의 신상 기록을 조회해보니 작은 학교에서 선생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네 그런데 그 월급 모아놓은 돈은 탕진했고 교사 면허도 정지당했는데요."

"어째서 정지 당했습니까? 학생 중 하나가 당신의 번식욕구를 자극하기라도 했습니까?"

"아뇨 그건 아니고 그냥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담배피우고 애들 때리길래 열이 뻗쳐서 야구방망이로 때렸거든요."

"어째서 학생을 때렸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런 짓을 하면 당신의 밥줄이 위험할 거라는 연산을 하지 못했습니까?"

"아니 그새끼가 애를 옥상 난간에 대롱대롱 매달아두고 살려달라고 빌게 하다가 떨어트렸거든요. 그래서 빡이 쳐서 후렸죠."

호라이즌은 내 말을 듣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제 나한테 변제 능력이 없다는 걸 알고 조질 궁리를 하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휴먼 고아원에서 애들 가르쳐 볼 생각 없습니까? 돈이 없으면 몸으로 일해서 갚는 게 휴먼들 사이의 도리라고 들었습니다."

"예?"

솔직히 애들 가르친다는 게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닌지라 피하고 싶었다.

"싫으시다면 다른 방법으로 변제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그로니아에서..."

"제가 예전부터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보는 게 꿈이었습니다."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