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개개인의 역량을 가장 우대하는 것처럼 게임 캐릭터 역시 성능을 1순위로 평가한다. 간혹 다른 요소로 캐릭터를 평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면서 그들이 더 자주 쓰게 되는 캐릭터들은 주로 성능이 좋은 캐릭터다


현실에서 능력이 없는 사람이 좌천되고 해고당하는 것처럼 게임에서 성능이 좋지 않은 캐릭터들은 대개 강화 재료로 쓰이거나 버려지고는 한다. 게임 카운터사이드에서 캐릭터들을 버릴 경우 R등급 이상에서는 주인 없는 명함이라는 재화가 나오며 이 명함에는 퇴사자의 한이 서려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저 단순한 게임이었다면 필요 없는 캐릭터들을 버려서 여러 재화를 수급해야겠지만, 적어도 카운터사이드에서도 같은 행동을 취할 경우에는 그 후에 벌어질 일들을 장담할 수 없다.

 

게임 카운터사이드는 저주받았다. 캐릭터들 하나하나가 실제로 살아있고, 그들의 생사는 현실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가끔씩 게임을 하면서 렉이 발생하는 걸 봤을 텐데, 이는 단순히 CPU나 핸드폰 사양의 문제가 아니라 이 원한이 만들어낸 오류다. 게임 내에서 캐릭터를 버릴 경우 해고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해고는 곧 그들의 죽음을 의미한다. 사라지기 전 마지막 원한을 명함에 담아 주는 것은 곧 그들의 저주받은 유품을 챙긴다고 생각하면 된다. 더 많이 게임을 할수록 더 많은 명함이 쌓일 거고, 이는 곧 게임의 오작동을 일으킨다

 

단순한 렉을 넘어서 게임이 자기 맘대로 움직일 수도 있다. 카운터사이드 캐릭터들은 단순한 데이터를 넘어선 개개인의 의지가 있는 데이터이기에, 그들의 원한이 다른 캐릭터들에 옮겨붙어 게임을 오작동시킬 수도 있다. 건틀렛을 할 때 함선의 2스킬이 써지지 않는 버프, 갑자기 이상한 위치로 이동하는 카메라 등등은 모두 이 명함의 원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감정적인 분노 등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야기한다.

 

무엇보다 제일 무서운 경우는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카운터들의 현실개변력에 정신적인 존재인 원한이 엉겨붙어 플레이어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가 있다. 감정을 조절하는 걸 넘어서서 몸을 조작해서 이상한 행동을 취하게 유도할 수도 있다. 게임에 중독되게 되는 것이 가장 초기 징후이며, 증상의 중간 단계에는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최악의 경우에는 식물인간마냥 정신이 죽게 된다. 게임의 생사가 아닌 인간의 생사를 결정짓게 된다.

 

당신이 이미 카운터사이드를 시작한 이상 누군가 하나 죽어야 끝나는 치킨 게임을 시작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명함에서 시작된 원한과 같이 조심히 살아가느냐, 아니면 원한에 잡아먹혀 생활에 마비가 되느냐. 게임 내에 자리잡은 버려진 데이터들은 이미 지금도 수많은 원한을 만들어내고 있다. 게임을 삭제한다면 이미 쌓인 원한들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지는 거고, 게임을 한다면 지속적으로 이 원한들과 전투하게 된다. 게임을 넘어선 현실이 개변되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주식회사 스튜디오비사이드 기밀 문서 24페이지 中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