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몇개월 전 -
루리
......저기요. TV 소리.
좀 줄여주실래요.
루리
게다가 이런 아침부터...
저기요, 듣고 계세요?
같은 병실의 소녀
이건 어쩔 수 없는거야.

우라라
오프닝은 일정한 음량으로 듣지 않으면 맛이 안 나오니까!
루리
마, 맛이요...?
루리
(저 나이에...심지어 여자가 특촬...?)
또 입원하게 되어.
그러다 같은 병실을 쓰게 된 상대는...
어째 좀, 이상한 애였다.
우라라
너도 같은 병실? 같이 안 볼래?
재미있다─!?
루리
.........전 됐어요.
보실거면 이어폰이라도 좀 써주시고요.
우라라
치이─. 까탈하긴─......아.
루리
또 왜요?
우라라
난 하루히나 우라라. 너는?
루리
................
루리
하이자키. 하이자키 루리예요.

.....................
..........

<터벅터벅...>
루리
응....? 어라.

루리
아까 지나간 남자 분....누구예요?
우라라
아아, 장관이야.
문병 왔더라구.
루리
자, 장관....?
우라라
앗......
우라라
으흠. 다이비트에서, 알바 좀 하고있어.
가볍게.
루리
다이비트......그래요.
그런 사람이구나.
루리
(아하. 그 다이비트의 장관...
어디서 본 얼굴이다 했어.)
어쩐지 하고 이해했다.
정의의 히어로가 좋다는.
그런 몽상가들은 지금은 그곳에 보이는 법이겠지.
우라라
그렇지─. 아아 참─, 얼마 전까지 꽤 엄청난 싸움을 했었단 말야─.
루리
알아요. TV나 동영상에서도 계속 나왔고...
피난도 자주 갔었고요.
우라라
...........흐응─?
루리
.........뭐요.
우라라
싫어하는 줄 알았네.
얘기 정도는 이제 해주려고?
루리
.....딱히요. 심심해서요.
따로 할 것도 없고.
우라라
호호오! 그런 차갑게 식은 영혼에는! 이것!
루리
.......안 봐요. 관심 없어요.
한손에 다섯개씩 잘도 꺼내든 BD와 우쭐한 얼굴에, 역시 말을 거는 게 아니었다 싶었다.

....................
..........

루리
....정신과? 그것 때문에.....입원?
우라라
말해두겠는데, 마음에 병이 있는 거 아니다─.
그냥 좀....뭐라 하나. 얼마 전에 너무 힘을 썼어.
루리
블랙 기업에서 데스매치같은 걸...?
우라라
난 학생이야!
루리
보기에도 위험하게 생겼고.
다이비트같은 거.
우라라
정의의 조직인데!
하나도 안 위험해!
루리
그래....? 장관이란 사람은,
여자가 줄줄이 엮인 변태 남자라고 소문이 엄청나던데.
우라라
아응................
루리
에엥. 세상에. 왜 아니라고 말을 못해?
혹시 진짜 맞췄어....?
우라라
끄응....아니, 그,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래도.
똑바로 착한 사람이야. 그건 진짜라니까.
루리
.............그래.
우라라
나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해야하나...
좀 쉬어야 한다고 하니까.
우라라
화를 내거나 감정 기복이 커지면 회복되지 않는대. 뭐 그렇다는 거지.
루리
그런 것도 있구나...
우라라
그러니까 병이 있다는 것도 딱히 아닌데.
치료에는 병원이 적당한 환경이니까, 그렇게 됐어.
루리
그래......좋겠다, 가벼운 거라서.
우라라
히어로로서는,
자신의 정신과 마주보고 내면세계에서 싸워서 낫는게 좋은데! 좋지 않아!?
루리
아니......나는 몰라.
우라라
루리 쪽은?
루리
나는.........
조금만, 병세를 말해주었다.
전부 말해버리면, 자리가 불편해질거고.
우라라
그래. 몸 여기저기가...
이미 입원한 것도 여러번이고...
루리
(.......아. 그래도 그냥 말하지 말걸 그랬나...)

우라라
.............대단하네! 나이스 파이트야!
루리
으응?
우라라
그야, 너도 쭉 싸웠다는 거잖아?
루리
그거, 는.......어, 그렇게 되나.....?
우라라
그렇게 돼! 열심히 한 거잖아!
루리
..........고마워.

.........................
.........

- 현재 전인과 교실 -
오늘의 전인과는 텍스트를 통한 자습.
강사는 없었기에, 학생들은 적당히 잡담을 나누며 자기들의 과제를 풀고 있다.
이노리
라이카라이카. 이거, 썼어?
라이카
엥? 아─....진로상담 희망용지...
으엑, 나도 제출 안했는데.
이노리
뭐의뭐의뭐임?
라이카
으응? 진로라니까. 진로.
학교 졸업한 다음에, 장래 전망.
이노리
장래......의, 전망.....?
라이카
하─, 귀찮아....
있어 보이냐고, 그딴 거.
이노리
이거, 섬인이라고 쓰면 안돼?
라이카
안돼.
이노리
크흑.
라이카
애초에, 전인과 과제였어도 섬인이라고 쓰면 오답이지.
일단, 이미 섬인인데.
이노리
크윽. 로지컬.
강하다, 라이카.
라이카
안 강해.
농담이 아니라, 섬인은 장래성은 별로야─.
이노리
그래?
라이카
20년은 가겠니─.
된다 쳐도, 그렇게 오래 싸우고 다니라니 싫어.
라이카
애초에 말야, 지금은 특별히 좀 많은데,
원래같았으면 섬인이란 거 그렇게 우글거리는 게 아니란 말야.
이노리
호오.
라이카
정상적인 경우였으면, 많아봤자 칠섬 분들에, 그 후보생까지였겠네.
나머지는 그냥 평범한 닌자로 살았을거고.
라이카
일부가 음력의 연찬, 계승은 이어가더라도.
그것도 음력 없이도 우수한 사람한테 해당되는 거지만.
이노리
그건......노로이를 쓰러트려도?
라이카
으음.....그건, 그렇겠지.
어차피, 노로이 단 하나만 보고 있는 조직인 것도 아냐.
지금까진 쭈욱 노로이랑은 상관없이 활동해왔는데 뭐.
이노리
흐음......
라이카
진학은 무슨─.....수험 귀찮아.....
라이카
아무튼 취직이 문제인데...
상현중 계열 회사같은 곳이 되나─.
전직 섬인은 아마 가산점도 쳐줄걸.
이노리
다이비트는?
라이카
........그쯤 되면 없어지겠지?
이노리
어이하여.

마키코
.....아잇. 라이카, 라이카.....!
너 아까부터, 무슨 소릴 하고 있어....!
옆 책상에서 과제를 끝낸 마키코가 참지 못하고 몸을 기울이며 따져온다.
라이카
으응? 그럼 아냐?
몇년 후, 십몇년 후에도 다이비트가 아직 있다고?
그거 아직도 침략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는 건데.
마키코
크윽, 그건.....모르는 일이지...
라이카
되도록이면 없어지길 바라.....
그런 엔드리스 배틀 안에 던져지면 나 진짜 죽어....
라이카
글쎄, 진짜로 상현중처럼 그냥 남겨질 가능성도 있기야 있겠지만.
사람이 지금만큼 많진 않을걸.
이노리
흐으음.
라이카
아카리 씨같은 초인이야 남겠고, 나는 일 없겠지─.
마키코
너 그렇게 소속감 떨어지는 거,
어떻게 못 하니?
라이카
말이 많다─.
솔직하게, 현실적인 의견이거든요.
이노리
나는?
라이카
나야 모르지...아니, 너야말로,
적인지 뭔지, 다 잡고나면 뭐 할건데.
이노리
어..........
라이카
왜 놀라....
조금씩이라도 잡다보면 줄어들게 되어있잖아.
이노리
오오......정말이야.
라이카는 대단해....
라이카
아니, 아니 뭐라는 겨....
진짜로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
마키코
(...........얘도 정말 괜찮은지 모르겠네...
애초에 어디서 온 애야? 결국....)
라이카
(으, 으흠─, 그건 아직 불명인데....
글쎄, 본능으로 적을 찾는? 그 비슷한?)
마키코
(무슨 야생동물이니....)
<댕─댕─>

이노리
크음.....어려워.
모르겠어요라고 적어야지.
라이카
불려가는 루트야. 그거.
마키코
글쎄...그냥 직접 선생님이랑 얘기라도 해보는 게 빠른 거 아니니.
이노리
응. 그 걸로.
라이카
아잇. 점심이네....고! 이노리!
이노리
어헛. 라져했소.
<타앗!>

마키코
와앗!
휙하니, 뭘 신경쓰지도 않은 채로 이노리는 창문을 통해 몸을 날렸다.

루리
휴우..........
<슈웅─>
루리
..............응?

<타앗!>
루리
으앗, 꺄아아아아아!?
이노리
어헛. 위험해.
눈 앞에 뭔가 떨어졌다.
루리
흐앗. 어, 에엑....
황당해하며 시선을 들고.
그 결과, 어디서 내려온 것인지를 깨닫는 그녀.
루리
..........창문에서....?
이노리
응. 부딪힌 게 아니니까 세이프?
루리
아니, 내가 문제가 아니라...
저런 데로 나왔다가 들어가....?
이노리
후. 점심의 개막 대쉬는 무적.
따라서 필요한 것의 구입을 대행하는 업자를 영업중.
루리
빵셔틀 아니야....?
이노리
수수료는 받고 있어.
단지 선생한테 들키면 아웃.
루리
으음, 그래.......
이노리
응. 그럼 이만.
루리
.....그래. 조심해.
<터벅....>

이노리
예압.

- 홈 룸 -
교사
그렇게 됐으니. 다음 토요일에는 봉사활동을 나가야 해.
반마다 사람을 뽑아달라고 하는데...

라이카
...........봉사활도옹~?
이노리
응. 응.....봉사활동...뭐였지.
생선.....아니야, 꽃.....도 아니야.
라이카
젊은이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땡전 한푼 안주고 부려먹고 쫒아내는 거야.
사악한 악습 그 자체지.
이노리
헉. 그런 슬레이비한 풍습이.
교사
스즈모리, 말을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
가끔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체력을 써줄수도 있잖아.
라이카
아니요─.
그런건 태어날 때부터 안 맞아서요─.
막 거절반응이 올라온다니까요.
교사
거짓말도 참.
이노리
아니야 선생. 라이카라면 그럴 수 있어.
착한 일을 한 순간 칠공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질수도.
라이카
하겠냐고, 바보야!
이노리
혹시 하면 대단하지 않을까?
라이카
대단히 불쌍한 애가 되겠지!
그런 몸으로 어떻게 살아!
교사
아무튼. 스즈모리의 가능성은 따로 얘기하렴.
하던 얘기를 좀 계속하게 해줄래?
교사
그렇게 됐으니 누구. 입후보할 사람?
스트레이트하게 내신 점수를 보상으로 줄건데.
그렇게 말하고 교사는 교실을 돌아보지만,
반응은 없음.
교사
으음, 진짜 없어? 그야 강제로는 아닌데...
이러면 뽑기로 정해야 하는데...
학생
에엥─! 무슨 뽑기에요─!?
교사
공평하니까?
학생
그러다 네오노로이당한테 천벌반아요.
빔이 쾅─!
교사
얘들이 못하는 말이 없네!
여자애 한명이 손가락 총으로 교사를 빵 쏘니,
반 안에서 와 소리가 올라왔다.
라이카
(.............허어.)
교사
그럼 순서대로 뽑아라─
그렇게, 교사는 즉석에서 만든 뽑기를 학생들에게 선택하게 했고.
라이카
휴우──......럭키.
이노리
꽝.
두 사람이 하얀 것을 마주대며 확인하는 동안, 멀리서 적중한 동급생의 단말마가 들렸다.
라이카
그럼 뭐, 이참에 주말에는 편히 쉬자구.
이노리
좋아.
이번에야말로 그녀석을 흠씬 때릴거야.
노려라. 승률 5할.
라이카
그녀석? 무츠카 님? 너도 되게 독하다...

- 옆 반 -
루리
....게엑.

원수는 바로 옆의 외나무다리에 있었다
다이비트와 초앙대전은 과연 몇년이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