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부관 임관 축하해, 멀린. 



응, 3일동안 잘 부탁할게. 아서.



부관으로서 해야 할 업무가 무엇인지는 인수인계 받았어?



응, 콘스탄챠랑 경호실장에게 내용 전달 받았어. 

아, 아르망 추기경이 "일단 사령관의 태블릿PC부터 뺏으세요."라더라. 



앗, 그...건..



후방에서의 대원 훈련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고

유럽에서의 진두지휘는 그 라비아타 총통과 레모네이드 알파가 맡고 있지. 

거기에 아르망까지 참모로 나선 상태이며 해상은 그 무적의 용이 꽉 잡고 있잖아?



게다가 지금 사령관의 옆에는 PECS의 귀염둥이 대악당 이 멀린님이 있단 말씀!

불안 요소라면 영공 장악이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애이다와 알바트로스가 예의주시중!



그러니 걱정을 너무 앞서서 하는 것은 스스로를 피로하게 만들 뿐이야. 아서. 

서둘러야 할 때는 서둘러야 하지만 서두르지 않았을 땐 내실을 다지는 데에 집중하자구. 



...그럼 오늘은 사령관실을 'Day Off"로 설정할까 하는데

그러면 멀린이 조금 바빠질 거야. 괜찮겠어? 



맡겨만 둬, 아서!




잠시 후, 사령관실 자유 방문이 허가되었다는 공지 방송이 나가자마자 

방문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어. 그러니까 선착순이기는 한데 여기에 작전 공헌도 점수랑 일전에 잡은 선약에 따라 순서가 갈리고

부대원 친밀도에 따라서 단체 입실 허용 여부가 갈린다는 거지? 그리고 추후 개인 스케쥴에 따라서

최대 체류 시간에도 제한이 걸리는 거고.... 응? 이건 뭐야? 피임 기구 요청? 이게 왜 필요하지?



으음. 일정 배분이 까다롭긴 할 거야. 공정하게 배분하려면 히스토리를 열람할 필요도 있을텐데 그럴 시간까진

없을 테니까. 일단은 스카디랑 닥터가 만들어준 자동화 문서대로 진행하자. 

방문 요청한 대원의 인식 번호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표가 작성될 거야. 



으응, 알았어. 그리고 부관 기본 메뉴얼대로 임무 수행하면 되는 거지?



응, 기본적으로는 내가 대원들이랑 시간을 보낼 때 위험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지 감시해주고

시간이 다 되면 잘 달래서 퇴장시키는 것을 도와줘. 그.... 자리를 비켜줘야할 때도 있을 거야. 



완전 이해했어. 

거의 아서 테마파크네. 



오늘 하루 잘 부탁해, 멀린. 



...네에, 첫번째 팀 입장해주세요~




사령관실 문이 열렸다. 




쮸인님!!!


주이이이이이이인~!


냐하항 주인님~! 보고 싶었다냥~


주, 주인님.... 하긴, 그렇게도 불릴 수 있겠구나. 



아! 새로 오신 분이시네요? 

처음 뵙겠습니다! 하치코예요!



아, 안녕... 하세요.



포이랑 펜리르도 인사해야지. 




무릎 위로 달려들어 이곳저곳 체취를 맡고 있던 펜리르랑 뒤에서 껴안은 채 귓볼을 깨물며 장난을 치던 포이는

전혀 멀린을 신경쓰지 않는 깜새였다. 




에헤헤~ 맛있는 주인 냄새~



주인님~ 포이 벌써 몸이 뜨거워졌어요~



으헤...헤헤..... 주인니임...



바지 찢으면 안 돼!



으아아아, 아서! 도와줄까?



아뇨, 굳이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응?! 어, 언제...



맞아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주인님이 잘 해결하실 거예요. 



반갑습니다. 저는 CS페로라고 합니다. 

오늘이 첫 임관일이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려"하시게 할 만한 일은 없도록 할 거고, 그런 기대는 안 하고 왔습니다. 



우려...? 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심란" 이라는 표현이 더 알맞았을까요. ...일단은 저희도 여심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부관 자리 서랍을 열어보시면 무슨 뜻인지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멀린이 의아해하며 부관석의 서랍 가장 아랫칸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무수한 양의 피임 기구가

쌓여 있었다. 




대체 3일동안 얼마나 해댈 생각인 거야?



...



일일 할당량입니다.



오.......



보세요. 이미 끝났네요. 



응?! 뭐가?!



....?!??!!




멀린이 아서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을 땐 이미 황홀해진 표정으로 축 늘어져서 바닥에 쓰러진

펜리르와 페로 그리고 블랙 하운드가 시야에 들어왔다. 




헤...헤엑... 난... 그냥 부대 운용 계획 전달...하러 온 건데....



주인님.... 최고다냥...



헥헥헥...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오르카 호에서 단련된지 어언 4년.. 주인님은 '비스트 마스터'의 경지에 다다른 거예요. 



비스..... 뭐?!



저나 하치코처럼 수인 계열의 바이오로이드를 단 몇분만에 끝장낼 수 있는 기술..

절묘한 세기와 속도로 기분 좋은 곳을 잔뜩 쓰다듬어서 순식간에 황홀경에 빠뜨리죠. 



근데 내가 알기론 '블랙 하운드'는 수인 계열이 아닌데?



...아니, 블하는 이미 완벽한 개야. 

그렇지, 블하?



와, 왕...



자, 페로랑 하치코도 이리온?



그,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주인님....... 냥..



와앙! 다음은 하치코~ 하치코도 쓰다듬어 주세요~




잠시동안의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났다. 멀린은 알람 소리가 울리자 기진맥진해진 컴패니언과 블랙 하운드를

부드럽게 타일러서 퇴장시켰다. 




음, 고생 많았어. 아서. 손목 아프겠다. 조금 주물러줄게. 



고마워... 다음은 누구지?



어어... 엠프레시스 하운드..?




문이 열렸다. 




...



아, 나는 오늘 부관으로 일하는 멀린이라...



이리 온.



헥헥... 끼잉끼잉..... 멍멍!



....?!?!



거기 장화도.



...... 냐옹..



바르그와 장화가 사족보행으로 엉금엉금 사령관을 향해 다가가더니 양 무릎에 각자 얼굴을 댄 채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




벙져서 이 광기어린 현장을 바라보던 멀린의 옆을 백발의 소녀가 스쳐지나갔다. 




미안, 개판이네. 



어, 넌... 사람이니?



응~ 난 쟤들 주인 여친이야♡



햐아아악!


으르르르르... 왈왈!



.... 미친 년들....




천아가 냉큼 부관 자리의 서랍을 열더니 피임 기구를 한웅큼 집어들고는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사령관에게 다가가다가 잊었다는듯 고개를 돌려 말했다. 




일단 이거 다 쓸 거거든. 도와줄 거 아니면 잠깐 자리 좀 비켜주라~



헥헥헥헥헥 끄응...끄응..



애오옹... 애옹......




어느샌가 바르그는 하의를 벗어던진 채 배를 드러내고 누워서 사령관에게 애원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멀린은 측두엽이 지끈거리는 감각을 느끼며 일단 자리를 피해주기로 했다. 잠시후 오르카호 복도에서는

마치 복날에 개 잡는 듯이 요란한 비명 소리인지 신음 소리인지 모를 굉음이 울려퍼졌다. 


예정되었던 시간이 지나 점심 시간이 되어 멀린이 문을 열자 마치 한증막처럼 뜨거운 열기가 복도로 뿜어져나왔다. 




.....



마침 엠프레시스 하운드 대원들도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는지 바로 문앞에서 마주쳤는데 천아는 씨익 웃더니 바로

옆으로 빠져나왔고 장화는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로 고개를 떨구고 총총 걸음으로 천아의 뒤를 따랐다. 




..........



...............



시, 실례하겠다. 




바르그는 첫인상과 달리 다소 허스키한 목소리로 목례와 함께 작별 인사를 남기고 자리르 떠났다. 

황당한 시간을 뒤로 하고 멀린은 의자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는 사령관에게 콘스탄챠가 준비해준

물수건을 건네주었다. 




어..... 점심 시간까지 30분 정도 남았어. 조금 쉬어둬, 아서.

그. 그... 수고 많았고. 



고마워. 흉한 모습을 보여줬네. 



어으응?! 아, 아니야! 인류 마지막 남성이니까...... 뭐.. 이래저래 이해는 해. 



그........... 헤에.. 아직도 힘이 넘치네. 아서..



......응..



.....동물, 좋아해... 아서?



응..



멀린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머리 위로 쫑긋 세워 동물 귀처럼 만들더니 웃으며 말했다. 




....야옹~




왠지 멀린은 고양이과보다는 개과가 어울릴 거 같지만 좋은 게 좋은 거겠지. 

소완에게 점심 식사를 사령관실로. 평상시보다 15분만 더 늦게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fin



개안

멀린 갈 수 없는 멀린

바야흐로 대문학의 시대 ~흥! 할페 삐졌어!~

멀린의 재활 운동

바르그는 어이가 없다(2)
바르그는 어이가 없다(1)
천아는 어이가 없다

장화는 어이가 없다

블랙 컴패니언

사령관, 섹스해봤어?

슴가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