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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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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째 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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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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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리건: 그쪽세계로 가면 진짜 기자가 될 수 있을까? 전쟁은 이제 지긋지긋한데.



탈론페더: 기자가 되어야지 지금처럼 기레기가 되면 안된다구.



스프리건: 기레기라니! 내가 얼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사를 쓰는지 모르는거야?!




 

탈론페더: 그 객관적이라는 게 허구헌날 쓰는 황색기사라는 건 끝내 인정 못하지?



스프리건: 너 진짜!! 너도 맨날 망상소설로 기사 쓰는 주제에!!!



탈론페더: 최소한 나는 처음부터 망상이라고 밝히고 시작하거든?



 

스프리건: 씨익...씨익...너....이씨!!!!!




나: 저기.... 지금 진로상담하러 온거 맞지?




탈론페더: 아, 죄송해요 세환님. 그냥 나중에 스프리건 진정시키고 다시 와도 되죠?



나: 으음.... 그래... 그게 낫겠다.




탈론페더: 감사해요~ 나중에 뵈요~




나: 그래. 또 보자. 자 다음.







아르망의 도움으로 나의 자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고 지금은 서울에 아파트 하나 쯤은 그냥 사버릴 수 있을 정도의 자산을 갖게 되었다.


때문에 본래 계획을 실행하기 전 자매들에게 미리 현실세계에서 뭘 하고 살면 좋을 지에 대한 진로상담을 하고 있었다. 





에이미/레오나: 안녕 세환~



나: 어 왔어? 자리에 앉아봐~




레오나: 아까 탈론페더랑 스프리건이 서로 다투는 소리가 들린것 같았는데 무슨 일 있었어?




나: 아아, 딴 건 아니고, 스프리건이 현실세계에서 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탈론페더가 기레기나 되지 말라고 핀잔 줬거든.




에이미: 흠... 싸울만 하네요. 




나: 하여튼 못말린다니까. 후훗. 그래. 두 사람은 뭘 하고 싶은지 정했어?




레오나: 사실 나랑 에이미는 딱히 생각이 잘 안났어. 세환도 알다시피 나는 군인, 에이미는 특수요원. 이것말고는 생각할 수 없는 삶을 살아왔잖아. 그래서 이거 말고 다른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




에이미: 저도 그저 임무를 부여받고, 임무를 수행하고, 또 다시 임무를 부여받으며 살아와서 뭘 해야 할지...





나: 그럼 현실세계에서도 군인이나 암살자를 할 생각이야? 




레오나: 절대 안해. 내가 맨날 발할라 얘기하니까 마치 내가 전쟁광인 것처럼 아는데 그건 전쟁이 끊이지 않는 삶을 사니까 전투중에 죽을 거라면 차라리 발할라로 갈거라고 안심시켜주는거지.... 전쟁 없는 평화로운 삶이라면 난 주저없이 그런 삶을 선택할꺼야. 전쟁은 지긋지긋해.




에이미: 저도 비록 과거의 캐릭터 설정이었다지만 무고한 사람을 수도없이 죽여왔잖아요. 이젠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아요.




나: 흠... 그런데 딱히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는 거고....





..............................................................................






나: 두 사람 혹시 취미같은거 있어?





 

레오나: 취미?




나: 응. 취미. 평소에 사적으로 무슨 취미를 갖는지 물어보는거야.




에이미: 아! 저희 두 사람, 같은 취미가 있어요.




레오나: 아 맞다! 하나 있었지!




나: 오오,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있었군.




에이미: 함께 와인을 마시는게 취미거든요. 둘 다 와인 없이는 못살아서 후훗.




나: 와인이라.... 내 머릿속에선 두 가지 직업이 떠오르는데...




레오나: 벌써? 빠르네....




나: 소믈리에 아니면 와인바 운영. 개인적으론 후자가 더 좋아보이는데.




에이미: 제가 세환님 세계의 지식을 공부한 바에 따르면, 소믈리에가 더 전문직 아닌가요?




나: 그렇지. 하지만 소믈리에가 되려면 준비과정이 굉장히 길고 복잡하거든. 전문 양성기관에서 오랬동안 훈련도 받아야 하고. 아마 너무 힘들어서 와인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어. 그럴바에 그냥 와인바를 두 사람이 같이 차려서 함께 운영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 미녀 여사장 둘이 있는 와인바. 상상만 해도 손님들로 가득차겠지?




....................................................................................





나: 아니 왜 표정들이 왜 그래?




레오나: 세환.... 방금 사심이 가득찬 표정이었어.




에이미: 세환님의 판타지를 실현시킬 절호의 기회라는 그 사심 말이죠.





나: 크흠.... 뭐.... 부정은 안하겠는데.... 그래도 생각은 해봐. 미모의 여사장과 와인바. 이거 생각보다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야. 그리고 나중에 우리가 재단을 설립하면 와인바 창업지원도 해줄테니까 충분히 고민해봐.






레오나: 흠.... 알겠어. 고민해볼께. 







[똑똑똑]



나: 음? 




라비아타: 세환님. 다음 상담자가 올 시간이에요.




나: 아 벌써 다음 사람인가. 레오나, 에이미.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아까 내가 말했던거, 잘 생각해봐.




알겠어요~(끄덕끄덕)






나: 다음~







        

안녕... 사령관....아니야 세환이지....




나: 어이구야. 땃쥐양들이 모두 오셨네.





라비아타: 저항군 소속 더치걸은 이 다섯명이 전부라서 함께 상담받는게 좋을거같아 모두 데려왔어요.




나: 응 좋아. 잘했어. 그래~ 아가씨들은 뭘 하고 싶으신건가요~?




우리는 진로상담보다는... 세환에게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왔어. 우리의 물음에 답변을 해주면 우리의 진로에 대해 생각을 해볼께.




나: 응??? 그...래. 물어보고픈게 뭐야?




그 전에 우리가 어떤 질문을 해도 화 안낼거라고 약속해줄 수 있어?





나: 엉????



????????????????????????





나와 라비아타는 살짝 당황하며 서로를 바라봤다. 

대체 더치걸들은 나와 무슨 대화를 하고 싶은 것일까.





약속해줘. 아니면 그냥 갈께.





나: ............. 알았어. 화 안낼께.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간에 들어줄 준비 돼있어.





고마워..................






나: ................................






..............세환.........




나: 응....





이곳의 구인류는 우리들을 마치 살아있는 장난감이자 도구로서 괴롭혔지. 





나: 그렇지. 그런 설....





설정이었지. 게임속 세계관이. 우리같은 바이오로이드에게는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




나: ....................






불쌍하지? 가여워서 보호해주고 싶지? 그럴꺼야. 우린 플레이어가 그런 감정을 갖도록 스토리와 설정이 짜여진거니까. 특히 나와 여기 자매들같은 더치걸 기종은 더더욱.





나: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건지 물어봐도 될까?






세환. 세환의 세계 사람들은 지금 내가 있는 세계, 그러니까 라스트오리진이란 게임을 유희를 위해 만들었잖아? 그런데 그 유희를 위한 게임 속 캐릭터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고 고통스런 과거를 갖고 있어. 특히 나 같은 더치걸들은 더더욱. 왜 그렇게 만든거야?






라비아타: 더치양! 세환님에게 실례되는 말이에요. 세환님이 게임을 만든게 아니잖아요.





 

맞아. 세환은 라스트오리진을 만들지 않았지. 그저.....






나: ..............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유희용으로 우릴 가지고 놀았을 뿐이잖아. 안그래?






나: ?!?!?!?!??!?!?! 







라비아타: 더치걸! 그만하세요! 지금 우리를 도와주려고 없는 시간 쪼개서 우리와 대화하고 계시는 분에게 그런 무슨....!!!!!!






미안해 라비아타 통령. 하지만 이게 우리 더치걸들의 생각이야.

먼지를 들이마시며 어두운 탄광에서 노동을 한 것,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 자매가 테마파크에서 잔혹하게 삶을 끝마친 것,

우리입장에선 전부 생생한 기억이자 경험이었어.

우리의 눈에는 멸망한 구 인류나 그런 세계를 그저 유희를 위해 창조한 현실의 인류나 똑같아.

그말을 하고 싶었어.





나: .....................




라비아타: 세환님. 오늘은 이정도로 끝내시죠. 더치걸들도 돌아가세요. 







아니. 기다려. 아직 안끝났어.






라비아타: 더치!! 정도가 지나쳐요!!!






약속해줄 수 있어?





나: 약속이라니....?






우리에게 새겨진 과거가 진실이든 허구든, 그걸 전부 덮어주고 최소한 불행하지 않는 미래를 줄 수 있다는 약속.





나: 우리세계로 오고 싶은거야? 방금 전만 해도 싫어한거 아니었어?





그동안 세환의 세계를 충분히 둘러봤어. 비록 컴퓨터를 통해서 간접경험한 거지만.

우리가 세환의 인류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거랑은 별개로 우리 스스로 앞으로 펼쳐질 삶을 개척해보고 싶거든.

우린 거창한거 안바란다고. 그저 세환 당신이 우리의 그런 작은 소망을 약속해주기만 하면 되는거야.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께.




나: ........알았어. 약속할께. 적어도 이곳에서 너희들이 또 다시 눈물흘릴 일은 없을거야.





고마워. 미안해. 아까는 좀 심했지. 모듈이 기능을 정지한 이후로 감정이 자주 소용돌이치네....

현실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는 충분히 고민해볼께. 그럼.... 다음에 또 봐.




더치걸들은 그렇게 덤덤히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고는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자리를 떴다.





라비아타: 괜찮으세요...?




나: 괜찮아. 그냥.... 한방 맞은 기분이랄까.... 그래도 더치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잖아. 충분히 저럴 수 있다고 봐.






라비아타: 그래도......





나: 고민이 많아지겠구만..... 할 일도 많아지겠고...... 흠.......... 시간도 다 됐네....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내일 낮에 이어서 하자. 아직 다른 애들이랑 상담할 게 밀려있잖아?





라비아타: 알겠어요.... 오늘은 마음 편히 가지시고 푹 쉬세요.... 아, 혹시 지금 잠깐 금란과 대화 가능할까요?




나: 금란? 그래. 되고말고. 여보.




금란: 네? 왜요?




나: 라비아타가 당신이랑 잠깐 대화 하고싶대.





금란: 언니가요? 알겠어요.  ... ... ... ... 무슨일이에요 언니?





라비아타: 오늘 세환님이 조금 지치거나 힘들어하거나 근심이 있을 수도 있어.





금란: 아아... 저도 집안일 하면서 얼핏 들었는데 더치걸 분들이 조금 싫은 소리를 했나봐요?




 

라비아타: 더치걸들 입장에선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었지만.... 그래도 오늘밤은 세환님을 잘 보듬어드려....




금란: 언니. 걱정마요. 저는 세환씨의 아내에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얼굴만 봐도 안다구요. 흠.... 오늘밤 침대에서 위로좀 해줘야겠네.





라비아타: 그렇게 말해주니 언니도 좀 안심이네 후훗. 알았어. 시간도 늦었으니 잘자고, 내일 봐.




금란: 언니도 잘 쉬고 내일 봐요.







금란은 라비아타와의 대화를 끝내고 조용히 안방 침대에 누워있는 내 옆으로 누웠다.

나는 뭔가 말하려고 했으나 그녀의 쉿 하는 제스쳐와 함께 그녀의 입술이 나의 입술에 닿으며 내가 말하려는 걸 원천 봉쇄했다.




금란: 내일 아침까지는 말하는거 금지에요. 오늘 그렇게 말 많이 했으면서 또 할려구 그래요. 어차피 내가 다 막을테니까..... 애들은 다 재웠으니 오랜만에 제 안에 들어올래요? 근심같은거 안에서 썩히지 말고 전부 저에게 쏟아내주세요. 전부... 받아들일테니까...





라비아타의 부탁을 들어서일까.... 나의 아내는 오늘따라 적극적으로 나를 품어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 기억이 별로 없었다. 어찌어찌해서 금란에게 나의 모든 것을 내보낸 느낌만 어렴풋이 기억나고 잠들었던 것이다.



























 

 

???: 거... 참으로 측은하군... 뭐... 이런 것도 통과라면 통과겠지. 좋아. 보내주도록 하지. 하지만 그 전에... 여러개로 쪼개진 영혼을 하나로 합치는 것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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땃쥐는 저럴만 해.

그러니까 애호해야해.


그리도 저 신같은 존재는 무슨 수수께끼같은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