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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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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아타+알파: 세환님. 말씀해주신 대로 모두 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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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전 나는 라비아타와 알파에게 에바, 감마, 델타, 오메가와 한번 대화를 해볼 시간을 마련해달라고 부탁했다.


감마는 이 제안에 흔쾌히 수락했지만 문제는 나머지 세 사람...


듣기로는 지금도 정신이 완벽이 회복된 것이 아니라고 하던데, 그럼에도 이들과도 면담을 해서 하루빨리 멘탈을 정상화 해야 내가 사는 세계로 넘어왔을 때 적응을 쉽게 할 수 있을터.




나: 어서와. 부담스러웠을 텐데도 내 요청에 응해줘서 고마워.



 

감마: 언제 한번 만나보려 했는데 이렇게 몸소 불러주다니 우리가 더 좋지 않은가.




나: 어떻게든 시간을 내보려 했는데 알다시피 내가 요즘 하는 일이 많아서. 그래도 감마는 좋아보이네? 




감마: 나야 원래부터 성격이 호탕하잖나. 물론 이 세상의 진실을 알았을 때는 많이 혼란스러웠지. 정체성이 무너진 것 같았고. 물론 용이가 내 옆에서 도와줘서 금방 괜찮아졌다.




나: 어쩐지 용이랑 꽤나 친해진거 같더라.




감마: 세상의 진실을 알게 되었는데 언제까지 미련하게 싸움만 해서는 되겠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함께 고민하다보니 자연스레 친자매처럼 지내게 되었다.



나: 그거 참 다행이다. 그래. 이제 앞으로도 함께 의지하고 살아야 하니까.




감마: 사람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더니 이몸이 용이랑 이런 관계가 될 줄이야 후훗...




나: 오메가랑 델타는... 괜찮은거야? 전에 들어보니까 자해소동이 있었다고 하던데...




면목... 없습니다.......




알파: 아무래도 자신들이 해오던 일이 그냥 넘기기 힘들다 보니... 심적으로 많이 몰렸던거 같아요. 조금만 늦었어도 영영 자매들을 잃을 뻔 했죠...




나: 나도 그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는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괜찮아진것 같네.




오메가: 세환님. 저희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델타: 지금껏 살면서 해오던 건 그저 부하들을 부리고 죽여왔던 것 뿐인 저희가 앞으로 뭘 할 수 있을지...




나: 뭐... 너희들의 자의로 그런게 아니잖아. 너희들이 가졌던 과거, 행동, 가치관 이 모든게 결국은 짜여진 설정이었고 그걸 거역할 수 없었던 너희들은 그저 설정 그대로 행동할 수 밖에 없던거니까. 중요한 건 이제 너희들도 내가 사는 세계에서 함께 살아야 한단 건데... 다른 자매들이 조금씩 각자의 진로를 생각하고 있듯이 너희들도 개인적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할 거 같아.




델타: 앞으로의 진로...




나: 그래. 과오는 과오대로 반성하는게 좋지만 마냥 반성한답시고 폐인처럼 지내는 것도 안좋잖아. 이번 기회에 레모네이드 자매들은 알파랑 같이 진지하게 미래를 생각해보는게 어때?




알파: 정말 좋은 생각이에요 세환님. 이걸로 자매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을 거에요 후훗.




감마: 그렇다면 나는 현실세계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용이랑 대련을......으엑!!!!!!




 

알파: 감마.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라고.




감마: 으이씨....!!! 말이 그렇단 거지 어디 말도 못하나?!




세환: 후훗. 보기 좋네. 이게 너희들이 진짜 친자매로 평범하게 살았다면 나왔을 모습이려나.




 

(대충 부끄럽고 멋쩍어 하는 중)





세환: 그럼...이제.... 에바...님?




에바: 네 세환씨...




세환: 아, 우선 양해를 구할께요. 거기서도 그렇지만 에바씨가 현실세계로 넘어와도 아마 저보다 나이가 연상일 겁니다. 그래서 말을 편하게 못할 것 같아요.





에바: 괘념치 마세요. 어차피 저는 아무 힘도 꿈도 없는 아줌마니까...




세환: 무슨 소리입니까. 모든 바이오로이드 자매들의 대모이신데.




에바: 제가 무슨 낯짝으로 대모가 될 수 있겠어요. 허구헌날 암캐년들이라고 부르면서 제가 필요로 할 때만 찔끔찔금 수수께끼같은 정보만 던져줬을 뿐인데...




라비아타: 그래도 그 정보들 덕분에 저항군이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어요. 인류의 부흥과 철충의 멸절은 진심이셨으니까요. 비록 저와 에바님의 관계는 좋지 못했지만 애덤 박사님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었고, 사실... 애덤 박사님의 아내분이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뭐랄까... 묘한 존경심이라고 할까요? 그런 감정이 없지 않아 있구요.




에바: 난... 그저... 라비아타... 너에게 근본없는 원망와 질투를 퍼부었을 뿐인데... 오히려 너가 나를 치유해주는구나... 오르카에 온 이후부터 매번 나에게 찾아와 위로를 해준 것도 그런 이유였던거니?




라비아타: 에바님이 삶의 의지를 잃은 것 또한 싫거든요. 후훗.





에바: 아... 난 대체 이리 착한 아이를 두고 무슨 짓을....




라비아타: 그러니까 앞으로는 저희들과 함께 좋은 나날만을 보내면서 살아요.




에바: ................좋은 나날................ 세환씨.




나: 네 에바님. 말씀 하시죠.




 

에바: 만일... 오르카 아이들이 모두 세환씨의 세계로 갈 수 있다고 하면... 제가 가장 마지막에 넘어가도 될까요?





나: 가장...마지막이요?



 

에바: 이 아이들이 모두 무사히 건너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돕고 싶어서 그래요.





라비아타: 에바님....





에바: 제 나름대로의 속죄라고 해두죠.




나: ............알겠습니다. 허나 마지막엔 에바님도 반드시 넘어오셔야 합니다. 다 보내놓고 마지막 자기차례에 못 오는 그런 새드엔딩은 원하지 않으니까요.




에바: 걱정 마세요. 너도 반드시 그쪽으로 갈꺼에요. 그쪽 세계에 흥미가 생겼으니까. 





나: 좋아요. 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할까요? 각자 할 일이 있기도 하고, 저도 제 나름대로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많고 해서.




 

라비아타: 바쁘신 와중에도 저희들을 위해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해요 세환님.




알파: 저희들도 최대한 빨리 그쪽으로 갈 수 있는 법을 강구해볼께요. 감사해요 세환님.






훈훈한 분위기 속에 만남의 시간이 끝났고 그녀들은 한명한명 나에게 인사를 하고 퇴장했다.

확실히... 정도는 각자 다르지만 빌런의 속성을 가지고 있었으니 자신들의 존재의의가 완전히 사라진 세상에서의 삶이 충분히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오르카 자매들은 근본적으로 선한 이들이기에 이들의 도움으로 금방 활력을 되찾고 선한 마음을 갖게 된 모습을 보니 내가 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할 일을 하려고 하는데 메세지가 날라왔다.





[발신자: 닥터]

"오빠~! 내가 기분 째지는 소식 알려줄까? 그 있잖아. 오빠네 세계로 갈 수 있는 문을 만든 존재. 아직 가설이지만 그 존재가 만든 문이라는거, 따라해볼 수 있을 거 같아!! 생각해보니까 오빠와 우리 사이에 라오는 이미 그 존재가 개입해서 이것저것 바꿔놓은 라오잖아? 그래서 이 우리만의 라오세계를 소위 해킹해보는 거지. 마치 게임에서 일부러 버그 찾아 뚫어서 상대편 양학하는 것처럼. 그래서 이것저것 에너지장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뻘짓도 많이 해봤는데 2나노초 라는 아주 찰나의 순간이지만 허공에서 그 문과 비슷한 빛깔의 틈을 생성하는데 성공했어!! 제대로 읽었어? 성.공.했.다.고!!!! 대박이지 않아? 이 천재 탁터님이 한거라구!!! 내가 더 노력해볼테니까 기대해~!! 잘하면 더 이상 그 존재가 문을 만들어줄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될꺼야. 철충들이 계속 몰려드는데 문이 열릴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나: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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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