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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다가와 공손히 인사하는 무적의 용.

 

나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무적의 용을 처음 본다.

 

라스트오리진 게임을 할 때는 7-8 깨고 무적의 용 캐릭터를 얻자마자

 

90레벨 찍고 공략대로 쫄작하느라 시도 때도 없이 봤지만,

 

이 세계로 넘어오고 나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저 무적의 용은 날 잘 아는 듯이 이야기한다.

 

어째서지? 

 

일단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인사는 받아줘야겠지.

 

“어.... 응. 무적의 용이라고 했지? 음.... 만나서 반가워.”

 

“후후, 반갑소. 인간님. 그리 당황하지 않으셔도 되오.

 

소인은 인간님의 적이 아니라오. 안심하셔도 괜찮소.”

 

“......”

 

안심하라 말해도 여전히 내가 경계를 풀지 않자, 용은 난감한 듯 했다.

 

“팩스의 회장 되시는 인간님, 본인은 정말로 인간님의 적이 아니라오.

 

그대는 소인을 처음 보는 것이니, 내가 인간님께 알은체를 하는 것을 보고 

 

충분히 의심할 만 하다 판단하오.

 

하지만, 소인은 인간님께 일말의 적의나 다른 뜻을 품고 있지 않소.

 

부디, 믿어주시오...”

 

용은 무릎까지 꿇으며 내게 스스로를 믿어 달라 간청하였다.

 

“어... 음...”

 

그 모습을 보며,

 

‘초면에 내게 이렇게까지 자신을 믿어달라며 간청하는 바이오로이드는 없었지...’

 

파이는 빼고.

 

파이는 예외라고 할 수 있었다.

 

파이는 내가 오르카 호에서 쫓겨나 텐트 안에서 쭈그리고 있을 때 

 

그녀를 보자마자, 무언가 안심이 되고 신뢰감이 생겼다.

 

왜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랬다.

 

소위 TV 드라마나 영화 같은 데에서 자주 나오는 ‘운명’ 이라는 것이려나?

 

여튼, 저렇게까지 나오는데 무적의 용은 믿어도 되겠지 싶었다.

 

하지만 확신이 서지 않아 아르망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아르망은 슬며시 웃음을 지으며

 

“거짓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폐하. 믿으셔도 될 것 같사옵니다.”

 

음, 내 측근이자 예지 능력이 있는 아르망이 저렇게 말하니 확신이 섰다.

 

 

“알았어, 이제 그만 일어나 줘. 무적의 용.”

 

“감사하오, 인간님. 소인을 믿어 줘서...”

 

용이 무릎을 꿇으며 얼굴에 짓고 있던 불안한 표정이 일어나며 순식간에 펴졌다.

 

“그리고, 무적의 용이라고 부르면 불편할 것이니, 소인을 용으로 불러 주시오.”

 

“음.... 알았어, 용.”

 

 

“그나저나 용, 궁금한 것이 있어.”

 

그 궁금증은, 무적의 용이 처음 말을 꺼낼 때부터 들었던 것이었다.

 

“무엇이오? 소인이 대답해 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대답해 드리겠소.”

 

“으응... 내가 팩스 콘소시엄의 회장이 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

 

“아, 그것을 말씀드리지 않았구려.”

 

그렇게 말한 용은 뒤돌아 손가락으로 자신이 잠들어 있던 장치를 가리켰다.

 

“이 장치는 기지 지하에 있는 대형 슈퍼 컴퓨터와 연결되어 있소.

 

이 기지는 블랙 리버의 핵심 해군 기지였던 곳이다 보니

 

블랙 리버의 수뇌부들도 자주 드나드는 곳이었고,

 

철충이 나타난 이후에는 사장 등 중추 수뇌부들은 지하 벙커에서 지휘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블랙 리버 인원들은 이 기지에 와 있었소. 

 

지금은 휩노스 병에 의해 모두 명을 달리하였지만 말이오.”

 

용은 잠시 그 때 생각이 난 듯 말을 멈추더니, 다시 이야기를 풀었다.

 

“하여, 이 기지에는 상호 간의 원활한 상호 소통을 위해 

 

삼안 산업, 팩스 콘소시엄의 중추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소.

 

해당 기업의 중요 기밀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 기업의 수뇌부에 변동이 생길 경우, 즉시 이를 파악할 수 있게 했소.

 

그래서 팩스 콘소시엄에서 인간님을 팩스의 유일한 인간님으로 등록했을 때,

 

소인은 인간님이 팩스 콘소시엄의 회장이 된 것을 알았던 것이오.”

 

그렇군.

 

그러면 이해가 간다. 

 

파이가 있는 기지에서 날 블라디미르 사의 사장으로 등록했을 때,

 

이 기지로 그 정보가 바로 전달된 거로군.

 

하지만, 원래 이런 네트워크가 상호 소통만을 위해 생긴 것은 아니었을 터였다.

 

상호간의 중추 네트워크에 연결한 또다른 이유는, 

 

철충 혹은 휩노스 병에 의해 어느 한 쪽이 몰살당하면

 

남은 세력인 자기네가 꿀꺽하겠다는 계산도 들어있었겠지.

 

멸망 전, 각국 정부뿐 아니라 서로를 상대로 전쟁까지 일으킨 자들이니 전혀 이상하지 않다.

 


용의 대답을 듣고 의문은 풀렸으나, 근본적인 의문 하나가 남았다.

 

“그... 용은 잠들어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을 알게 된 거야?”

 

그 질문을 듣고, 용은 확신이 서지 않는 듯한 어투로 내게 말했다.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소인의 몸은 잠들어 있었지만

 

정신은 멀쩡한 채로 있어 그 사실을 알 수 있었소.

 

어떠한 이유로 소인이 그런 상태로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소.

 

명쾌한 답변이 아니어서, 송구스러울 따름이오.”

 

“흠...”

 

판타지 소설,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하는 용.

 

허무맹랑한 소리 같지만, 태도나 표정을 보니 거짓말 하는 것 같진 않은데.

 

뭐 근데, 이 세계도 게임이라는 가상으로 존재했었던 세계이니 저런 것도 있을 법 하려나.

 

“알았어. 내 의문은 다 풀렸어. 고마워, 용.”

 

“이 정도는 당연한 것이오. 그리고-”

 

용은 내 두 손을 꼭 잡았다.

 

 

 

“요, 용?”

 

“정말 고맙소, 그 자보다 먼저 소인을 찾아와 주어서.”

 

“!!!!!!!”

 

그 자... 라면 설마...

 

“지금 오르카 호의 사령관을, 말하는 거야?”

 

“바로 보았소, 인간님.”

 

“하지만, 어떻게 오르카 호의 상황까지-”

 

“후후, 라비아타가 거주용 잠수함을 만들었다지만 그 베이스는 블랙 리버의 잠수함이오.

 

구조와 체계가 블랙 리버의 것과 다르지 않아, 소인이 그 안을 들여다보는 건 쉬웠다오.”

 

용은 잠시 숨을 돌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팩스 콘소시엄 쪽에서 올라오는 데이터를 보고 궁금해졌다오.

 

인간님이 나타나 오르카 호로 들어가 저항군을 이끈다는데, 

 

과연 어떤 인간님일까 호기심이 생겼다오. 

 

소인이 인류 멸망 전부터 보아 왔던 인간님들일지, 아니면 전혀 다른 인간님일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그대를 지켜 보았소. 내 몸이 잠든 이 장치 속에서....

 

다행히, 인간님은 내가 바라마지 않던 인간님이었소. 

 

인간님은 다정하고, 상냥하며, 무엇보다 우리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대우해주시오.

 

오르카 호에서 정말 고생 많으셨소. 나는 그대가 이 곳으로 오기까지 그대를 지켜본 몸.

 

그대가 나와 바이오로이드에게 어떤 마음으로 다가갔고, 애썼는지,

 

그리고 어떻게 오르카 호에서 핍박받고 쫓겨났는지, 똑똑히 보았다오.

 

그러니..."

 

용은 말을 잇지 못하고, 내 손을 꽉 쥐었다.

 

내 손을 쥐는 힘이 점점 강해졌지만, 이상하게도 아프지는 않았다.

 

"그대를... 섬기게 해 주시오. 부탁드리오.

 

그대라면 나와 내가 지휘하는 바이오로이드를, 내 모든 것을 믿고 맡길 수 있소.

 

소인은... 그대의 힘이 되고 싶소."

 

울컥 올라오는 듯한 감정을 억누르는 듯한 용은.

 

"그대는 소인이 여태껏 보아 온 모든 인간님보다도 다정하신 분,

 

철충의 침공 이전부터 살아 온 소인은 누구보다 그걸 느낄 수 있다고 자부하오."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소인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대의 편에 설 것이오.

 

그대 옆에 항시 존재하는 그대만을 위한 날카롭게 벼려진 검으로서 존재할 것이오.

 

나의 무력과 나의 함대와 나의 지용(智勇).... 나와 우리의 모든 것을 부디 받아 주시오."

 

내 손등에 물방울이 툭툭 떨어졌다.

 

그리고 그 물방울은 내 마음에도 잔물결을 일으켰다.

 

내가 이 세계에 와서 했던 일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구나.

 

누군가는 이를 지켜보고, 나를 응원하며,

 

내게서 오르카 호의 사령관 자리를 뺏은 그 녀석이 아닌,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구나.

 

“후후후... 하하하하하...”

 

“이... 인간님?”

 

“폐, 폐하?” “각하?”

 

느닷없이 내가 웃음을 터뜨리자, 용 뿐만 아니라 아르망, 발키리, 사디어스도 당황했다.

 

“아니야, 아무것도. 잠시 웃고 싶었을 뿐이니까.

 

고마워, 용. 다른 이가 아닌 날 기다려 줘서.”

 

“과찬의 말씀이오. 소인은 그대가 아닌 다른 자가 오는 것을 상상도 하기 싫었다오.”

 

“후후... 고마워. 

 

그럼, 무적의 용.”

 

내가 나직이 말하자 의도를 눈치챈 용은, 내게 한쪽 무릎을 꿇었다.

 

“나는 너를 기쁘게 받아들일게.

 

언제까지나 내 옆에서 날카롭지만 부드러운 검으로서 있어 줘.”

 

“이 무적의 용, 그대를 섬기겠다고 맹세하는 이 순간이 너무나 자랑스럽소. 

 

언제까지나 주군의 검으로서, 주군과 함께할 것이오.”

 

“응, 잘 부탁해, 용. 그런데, 주군...?”

 

“그렇소, 주군. 그대는 이제 내가 섬기는 분이니, 주군이라 불러도 괜찮겠소?”

 

음... 뭐 상관없겠지. 주군이라.... 

 

“용이 편하게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

 

“후후, 알겠소. 주군. 그럼-”

 

용은 갑자기 건물의 정문으로 걸어나가더니, 칼을 뽑아 하늘 높이 쳐들었다.

 

그러고는 나를 돌아보며

 

"팩스의 회장이자 소인의 주군 된 분이여, 

 

소인과 함께 소인의 함대를 보러 가시지 않으시겠소?"

 

 

무적의 용, 아르망, 발키리, 사디어스들과 함께 기지를 나와 해안가로 걸어가자,

 

무적의 용을 제외한 모두가 크게 놀라 입이 벌어졌다.

 

심지어 발키리, 예지를 통해 알고 있는 아르망마저 그 위용에 압도당해 입을 벌릴 정도였다.

 

바다 지평선에 걸쳐 끝없이 늘어선 군함의 향연.

 

모함에서 출격해 주변 상공을 배회하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함재기.

 

그리고 갑판에 늘어서서 내게 일제히 경례하는 바이오로이드.

 

"소인의 함대를 직접 팩스의 회장님이자 소인의 주군께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오. 

 

그럼 소인의 함대를 소개드리겠소.

 

지금 주인께서 보고 있는 함대는 소인의 3개 함대 중 하나인 3함대로,

 

공격 모함 14척, 미사일 순양함 25척, 레일건 전함 15척, 

 

구축함 23척, 호위함 15척, 심해용 원자력 잠수함 9척.

 

총 100척의 함대이고, 소속 바이오로이드 수는 22,730명이오."

 

자신의 함대를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무적의 용.

 

엄청나다. 사실 그 말로도 모자라긴 했다.

 

이 정도 규모의 함대라면, 세계의 지배자가 되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닐 것 같았다.

 

거기다, 이 정도 함대가 두 개나 더 있다니....

 

새삼, 내가 어마어마하게 든든한 아군을 손에 넣었는지 실감이 났다.

 

그 위용을 감상하면서, 내게 일제히 경례를 표하는 바이오로이드를 향해 경례로 답해주고는

 

“용, 이 수많은 군함을 내가 지휘할 수 있는 거지?”

 

“그렇소, 이 자리에 있는 모든 것이 주군의 것이오.”

 

나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났다. 

 

아직도 실감이 덜 느껴진 모양이다.

 

“용, 이 함대를 남해로 이동시켜 줘.

 

내 본거지가 그 쪽에 있으니까, 우선 그 곳으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아.”

 

“알겠소, 주군. 그럼 바로 이동을 명령하겠소.”

 

용이 칼을 뽑아들고 명령하자 갑판에 나온 바이오로이드가 일제히 군함 안으로 들어가더니, 

 

군함들이 일사불란하게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용은 나와 같이 가자. 괜찮지?”

 

“물론이오, 주군. 주군의 곁에 있게 해 주어 감사할 따름이오.”

 

나는 용에게 슬며시 웃어주고는, 사디어스를 바라보며

 

“사디어스, 기지로 돌아가자.”

 

“알겠습니다, 각하.”

 

.

 

 

.

 

 

.

 

 

.

 

 

.

 

 

.

 

 

오후 1시 35분, 김지석의 무덤.

 

“... 시작해.”

 

“알겠습니다, 대장. 전원, 공격 개시!!!”

 

 

파이는 익스큐셔너라고 불리는 김지석의 무덤지기를 처리하고. 무덤을 확보하기 위해 

 

오늘도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셀주크가 일제히 포격을 시작했고, 수리를 마친 토미 워커와 기간테스도 나아가기 시작했다.

 

물론 어제처럼, 둠 브링어가 선봉에 섰다.

 

하지만, 둠 브링어의 모습은 어제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저 철충 녀석만 처리하면 되는 거지?" "좋아, 둠 브링어의 힘을 보여 주겠어!"

 

"모두들, 둠 브링어의 힘을 보여 주는 거야. 

 

하늘의 공포라는 별칭이 무엇인지, 저 철충 녀석에게 똑똑히 각인시키라구! 공격해!"

 

메이의 공격신호를 시작으로, 둠 브링어와 팩스 콘소시엄 병력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단체로 맛이 가 버린 걸까? 어제까지만 해도 죽기 싫어 벌벌 떨던 이들이

 

오늘은 정반대로 철충 처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까?

 

 

왜 갑자기 둠 브링어가 적극적이 되었는고 하니,

 

파이가 메이에게 귀띔을 하나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귀띔이라기엔 둠 브링어 전원이 다 들을 수 있을 만큼 높은 목소리로 얘기한 거지만.

 

오전 9시 20분.

 

팩스 콘소시엄의 파견 부대가 김지석의 무덤을 장악하기 위해 출격할 때.

 

도살장 끌려가는 듯한 가축처럼 공포와 절망에 질린 둠 브링어를 보며

 

파이는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굳은 표정으로 되돌아온 파이.

 

생각보다 그 익스큐셔너라는 철충에게 입는 피해가 컸다.

 

이대로 가면 주인님이 괌에서 돌아오실 때까지 생체 재생 설비를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파이는 이리저리 고민하다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는, 방문을 열고 병력들이 출격 준비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병력들에게 인사를 받은 파이는, 곧장 메이에게 다가가

 

"개 같은 년들, 네 년들이 가는 싸움은 주인님을 위해 아주 중요한 싸움이에요. 

 

그런데도 그런 도살장 끌려가는 듯 한 표정이라니, 후훗-

 

그러고도 주인님께 사죄한다는 년들인가요? 오호호호호!!!"

 

"......"

 

"뭐, 그냥 총알받이로만 쓰면 재미없으니, 한 가지 제안을 하죠."

 

"......제안..?"

 

깜짝 놀라는 표정의 메이에게, 파이는 귓속말을 하려는 듯 얼굴을 메이의 귀에 가까이 댔다.

 

둠 브링어 인원들도 그 말을 듣고는, 메이와 파이에게 바싹 다가와 귀를 귀울였다.

 

"그래요. 제. 안. 이번에 싸울 예정인 철충은 일반적인 철충보다 궤를 달리하는 철충이에요.

 

당연히 피해가 막심하겠지요. 

 

하지만 저 철충을 처리해야만 해요. 주인님을 위해서. 그러니-"

 

파이가 숨을 들이쉬고는, 나직이 속삭였다.

 

"당신들이 그 철충을 처치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다면, 

 

주인님을 만나 뵙게 해 줄 수도 있답니다."

 

"!!!!!!!!!!!!!"

 

둠 브링어는 일순간 경악에 물든 얼굴이었다.

 

“어때요? 나쁘지 않은 제안 같은데? 받아보겠나요?”

 

“......”

 

"어머, 싫은 모양인가 보군요? 그러면 이 제안은 없던 걸로-"

 

"할게, 할게요!!"

 

메이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가, 가장 큰 공을 세우면 된다는 말이죠?"

 

"그래요. 설마 천하의 둠 브링어가 그 정도도 못하지는 않겠지요?"

 

 

 

"꺄악!!"

 

"지니야!!!!"

 

익스큐셔너가 휘두른 칼날에, 지니야의 오른팔이 순식간에 잘려나갔다.

 

일반적이라면 지니야가 비명을 지르며 아파하고, 

 

둠 브링어 인원들이 지니야의 상처를 확인하고 난리를 피웠겠지만

 

"나.... 난 괜찮아!!! 그러니 어서 저 철충을!!! 반드시 공을 세워야 해!!!!"

 

"이 철충 짜샤, 실피드 님의 열 추적 미사일 맛이나 보라고~!"

 

"대령..님, 관측... 계산 완료했어요오.."

 

"알았어, 다이카. 바로 나한테 보내 줘. 메이 대장한테도 보내 주고."

 

"다들 물러서, ALCM 발사할 거니까! "

 

 

둠 브링어는, 전 사령관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처절하게 싸웠다.

 

둠 브링어의 그 막강한 화력은 어디 가지 않아, 익스큐셔너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었다.

 

"계속 몰아붙이라고!!!!! 반드시 최고의 공을 세우는 거야!!!!!!"

 

""""네, 대장!!!!""""

 

.

 

 

.

 

 

.

 

 

.

 

 

.

 

 

.

 

 

한편, 오르카 호.

 

오르카 호 바이오로이드는 모두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유일한 탈출 수단이라고 생각했던 잠수정이 유미에게 탈취당해 없어진 지금,

 

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곤 전무한데다가

 

유미가 통신을 걸어 와 사령관을 조롱하고 명령을 거부하고 통신을 끊자

 

사령관이 쓰러져 수복실로 실려 가 버리니

 

모두 암담해져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오르카 호는 대 혼돈 상태였다.

 

 

 

수복실.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사령관을 리리스와 페로가 지켜보았다.

 

“주인님...”

 

몸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수복실 담당인 다프네가 말하길 

 

사령관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쓰러졌기에 일어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리리스는 사령관을 복잡한 감정으로 바라보았다.

 

 

 

여긴?

 

“사령관님!!”

 

응? 메이? 언제 복귀한 거야?

 

“방금요. 작별 인사하러 왔어요.”

 

뭐? 작별 인사? 무슨 개소리야?

 

“저, 오르카 호를 떠나 전 사령관님을 섬기기로 했답니다. 그럼 이만~”

 

자, 잠깐!! 메이!! 거기 서!! 이 쪼매난 썅년이!!

 

사령관은 메이를 쫓아가려 했으나, 갑자기 메이가 먼지처럼 사라졌다.

 

뭐야? 메이 어디 갔어?

 

“사령관, 어째서 알비스를 죽인 거야?”

 

“사령관, 어째서 우리 스틸라인 아이들을 죽인 거야?”

 

레오나? 마리?

 

“사령관에게 정말 실망했어.”

 

“우리 아이들을 죽였으니, 난 사령관 밑에 있고 싶지 않아.”

 

““그래서, 우리 전 사령관에게로 돌아가기로 했어.””

 

뭐??!!! 

 

니년들, 내가 좋다고 몸까지 섞었잖아!!!

 

이제 와서 그 돼지새끼가 좋다니, 무슨 개 풀뜯어 먹는 소리냐고!!!

 

하지만 레오나와 마리는 상관없다는 듯 한쪽을 바라보자, 

 

전 사령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둘은 전 사령관에게로 다가가 아양을 떨기 시작했다.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해요~” “진정한 주인님인 전 사령관님을 섬길게요?”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사령관은 이제 우리의 주인 될 자격이 없어요. 난 갈래요.”

 

페어리 시리즈의 레아를 필두로, 오르카 호의 바이오로이드들이

 

오르카 호의 사령관을 떠나 한 명 한 명 전 사령관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야!!!!! 이 썅년들아!!!!!!!!!!!

 

니 년들은 내 꺼야!!!!!!!!!!!!!!!!! 저 돼지새끼 것이 아니라고!!!!!!!!!!!!!!!

 

“뭐래~ 우리 가족을 죽인 놈이.” “성질 더러운 놈팽이 밑에서 있고 싶지 않답니다~”

 

가지 마, 

 

가지 말라고!!!!!!

 

날 배신하지 마!!!!!!!!!!

 

이 썅년들아!!!!!!!!!!!!!!!!!!!!!!

 

너넨 내 꺼라고오오오오!!!!!!!!!!!!!!!!!!

 

돌아오란 말이야아아아아아아!!!!!!!!!!!!!!!!!!!!!!!!

 

“주인님.”

 

오오, 리, 리리스.

 

너는 날 배신하지 않지? 그렇지????

 

퍽-

 

리리스는 사령관의 배를 발로 차며, 비웃음을 날렸다.

 

무.... 무슨.....

 

“오르카 호를 피로 물들인 학살자 따위, 말도 섞기 싫답니다.

 

제 진정한 주인님인 전 사령관님께로 가서 충성을 맹세할 거에요.

 

그럼 안녕히. 제가 ‘사모했었던’ 전 주인님.”

 

어딜 가....

 

가지 마........

 

리리스 너는 내 가장 충직한 바이오로이드였잖아???

 

가지 마.....

 

가지 말라고!!!!!!!!!!!!!!!

 

그놈 앞에서 무릎 꿇지 말란 말이야!!!!!!!!!

 

돌아와아아아!!!!!!!!!!!!!!!!!!!!!!!!!!!!!!!

 

돌아와!!!!!!!!!!!!!!!!

 

돌아와!!!!!!!!

 

돌아와!!!!

 

돌아...

 

 

핫.

 

“사, 사령관님, 괜찮으세요?”

 

“괜찮으신가요, 사령관님?”

 

깨어나 머리를 감싸쥐는 사령관에게, 리리스와 페로가 걱정스런 어투로 안부를 물었다.

 

“으... 으으...”

 

모르겠다.

 

뭔가 엄청나게 꺼림직한 꿈을 꾼 것 같은데,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아....

 

뭐야.... 대체 뭐냐고..... 빌어먹을 씨발.....

 

그리고 사령관은 그 때서야, 유미 생각이 다시 났다.

 

그리고, 울분과 공포라는 감정이 그의 마음에서 동시에 솟아올랐다.

 

"야!!!! 유미 이 개 썅년 어딨어!!!!!!!!!!!!!! 

 

당장 데리고 안 와????!!!!!!"

 

사령관의 고함소리와 무언가 박살나는 소리가 수복실 안에서 들렸다.

 

"사... 사령관... 유미는.... 잠수정으로 도망가서.... 여기에 없어..."

 

"야 이 씨발 좆같은 년들아!!!!

 

니 년들은 그딴 개 씨발 병신같은 년을 제대로 감시도 안하고 뭐했냐!!!!

 

이 무능하기 그지없는 개 씹 버러지 년들아!!!!!!"

 

그 말을 내뱉은 사령관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옆에 있던 도자기를 리리스에게 던졌다.

 

리리스의 얼굴에 맞은 도자기는 산산조각났고, 

 

리리스의 얼굴에는 수많은 도자기 파편이 박혀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주..... 주인님......"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꺼져!!! 으아아아아아아!!!!!!!!!! 당장 꺼지라고!!!!!!!!!"

 

"네, 네..... 주인님......"

 

리리스와 페로는 공포에 질려, 황급히 수복실을 나갔다.

 

“허억, 허억-”

 

아무리 분노를 풀어내도,

 

아무리 주변의 물건을 닥치는 대로 집어 던져도,

 

이 꺼림직한 기분이 가시지를 않는다.

 

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도저히 모르겠다.

 

알 수가 없다.

 

제기라아아아알!!!!!!!!!!!

 

으으.... 일단 찬 물이라도 마시면서 마음 좀 진정시키자.

 

사령관은 그런 마음으로 물을 마시기 위해 복도 쪽으로 걸어갔다.

 

그 때.

 

“사령관님, 요즘 너무 심한 것 같아요.”

 

“맞아요, 언니. 스틸라인이 저렇게 무참히...”

 

“쉿, 누가 들을 수도 있으니 조용히.”

 

“하지만, 심해도 너무 심하잖아요! 사령관 옆에 있으면 숨막힐 것만 같다구요!!”

 

“그래... 네 말이 맞아, 아쿠아.”

“레아 언니... 혹시 여기 나가게 되면, 여기 떠나서 전 사령관님께 가요.”

 

“뭐?! 다프네, 그게 무슨 소리야?”

 

“언니, 언니도 알고 있잖아요!!! 지금 사령관이 우리에게 대하는 게 어떤지!!

 

스틸라인이 그렇게 되었는데, 우리라고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 없잖아요!”

 

“......”

 

“전 사령관님이 능력이 지금 사령관보다 부족한 거 맞지만, 

 

이런 공포에 떨지 않아도 되었잖아요.

 

그러니까... 전 사령관님에게 가서 우리의 잘못을 빌고, 그 밑에서 살아요.”

 

“다프네...”

 

“이럴 거면... 차라리 아르망 추기경과 발키리 씨가 여기를 탈출할 때,

 

우리도 같이 나갈 걸 그랬어요...”

 

“그래... 다프네. 네 말이 맞아. 하지만-”

 

쾅-!

 

“헉!”

 

“사... 사령관..??”

 

“이 씨발년들이 감히 날 모욕해에!!!!!!!!!!!!!!”

 

“꺄악-”

 

사령관의 거센 발길질에, 레아는 벽에 쾅! 소리가 날 만큼 세게 부딪혔다.

 

사령관은 꺼림직한 기분이 가시지 않고 오히려 점점 커지는 느낌에 미칠 것 같은데,

 

페어리 시리즈 소속원들이 자신에 대해 좋지 않게 말하는 것을 듣고,

 

완전히 폭발해 버리고 말았다.

 

“이 씨발 좆같은 년들이 감히 니 년들도 나를 배신하려 해!!!!!!!!!!”

 

“아, 아니에요. 사령관님. 오해에요!!!! 저희 이야기를-!”

 

“닥쳐!! 이 씨발년들아!!!!”

 

타앙-!

 

사령관은 참지 못하고 안주머니에서 대구경 권총을 꺼내 쏘았고,

 

아쿠아의 심장을 정면으로 관통했다.

 

“까악??!! 아쿠아!!!!!”

 

“쿨럭... 커헉.... 어.... 언니...”

 

“이 씨발년이 감히 날 배신하고 그 돼지 새끼한테 가려 해!!!!!

 

그딴 바이오로이드는 필요 없어!!!!!!!!!!!!! 뒤지는 게 제일 나아!!!!!!!”

 

“레아... 언니.... 앞이.... 안... 보...”

 

털썩.

 

아쿠아는 그대로 절명하고 말았다.

 

“아쿠아아아아아아!!!!!!!!!!!!!”

 

레아는 싸늘하게 식어가는 아쿠아의 시신을 붙잡고 오열했다.

 

“아아아아아아아아!!!!!!!!!!!!!”

 

레아는 아쿠아의 죽음으로 억눌러 왔던 것이 터진 듯,

 

비통하고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그것은 다프네와 리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빠악!! “악-”

 

사령관은 권총을 들어 그대로 레아의 뺨을 거세게 쳤고,

 

레아는 입으로 피를 뿜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니 년들도 마찬가지야!!!! 감히 네 년들이 저딴 쓰레기 같은 년의 말에 동조해???!!!!

 

네 년들을 내가 가만 둘 줄 알았어???!!!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본보기를 보여 놔야겠어....

 

확실하게 벌을 내려 두 번 다시 날 배신할 생각 따윈 좁쌀 한 톨만큼도 들지 못하도록!!!!!”

 

사령관은 분노가 극에 이른 듯 숨을 거칠게 몇 번 내쉬더니,

 

“리리스으으으으으으!!!!!!!”

 

복도가 떠나가라 리리스의 이름을 불렀다.

 

 

“부...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개인실에서 숨죽이고 있던 리리스가 급히 사령관에게 뛰어왔다.

 

리리스 말고도, 컴패니언 인원들도 달려와 있었다.

 

사령관을 그 모습을 보며 조금은 만족한 듯

 

“그래!! 리리스, 너는 날 절대 배신할 일이 없지. 그렇지?”

 

“네? 네, 물론입니다. 주인님. 제 주인님은 오르카 호의 사령관님 뿐입니다.”

 

“크크하하하하하!! 그래그래. 리리스.

 

저 페어리 년들이 감히 날 배신하고 그 돼지 새끼한테 가려 했다.

 

이건 반역이야 아니야?”

 

“바, 반역입니다. 주인님.”

 

“그렇지? 알았으면 당장 이년들 싹 다 데려가서 해체시켜!!!!”

 

“사, 사령관님!!!! 잘못했어요, 두 번 다시 그런 생각 따위 품지 않을게요.

 

그러니, 제발... 제발 저희 동생만은 살려주세요...... 부탁드려요.........”

 

레아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사령관 앞에 엎드려 싹싹 빌었다.

 

하지만 사령관은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뭐하고 있어??!! 당장 이년들 데리고 가서 해체해!!!!!”

 

“네, 네!! 주인님!”

 

“안돼요오오오!!!!!! 리제!! 다프네!!!! 아쿠아아아!!!!!!”

 

“언니.... 흐흐흐흑....”

 

“아쿠아.... 미안해..... 리제가....”

 

컴패니언은 울부짖으며 마지막 한 번이라도 자매에게 손을 뻗으려 하는 레아의 뒷목을 때리며

 

말없이 페어리 시리즈 인원들을 해체실로 끌고 갔다.

 

 

“후우.....”

 

사령관은 기분이 조금 풀어진 듯 한숨을 내쉬고는 책상의 닥터 호출 버튼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닥터가 사령관실로 달려왔다.

 

"불렀어요? 사령관님..."

 

"..... 닥터."

 

"죄송해요. 사령관님... 누군가 배신할 가능성에 대비했어야 하는데..."

 

"뭐? 그럼 진작에 대비할 것이지 뭐했어 개같은 년아!!"

 

사령관은 다시 분노가 차올라 애꿎은 닥터에게 욕을 퍼부었다.

 

히익-

 

닥터가 저번처럼 무언가에 맞을까봐 잔뜩 몸을 움츠렸지만,

 

다행히 이번에는 사령관이 위해를 가하지는 않았다.

 

"후우... 닥터."

 

"네, 사령관님.."

 

"잘 들어, 명령이야.

 

잠수정, 또 하나 만들어."

 

"네??!! 하... 하지만 부품이 이제 다 소진되서 남는 게 없-"

 

"다른 년들 다 갈아."

 

"네?! 사.... 사령관님....."

 

"내가 여기서 나가질 못하는데, 쓸모도 없는 바이오로이드 따위 뭔 상관이야.

 

다 갈아, 다 갈아서 내가 여기서 나갈 잠수정의 재료로 쓰라고!!!!!!"

 

"하, 하지만 사령관님... 수십 명 규모의 인원이 탑승할 정도의 잠수정을 만드려면 택도 없-"

 

"누가 수십 명 규모로 만들라 했냐? '나만' 탈 수 있는 정도로만 만들라고, '나만'!!!! 

 

아니지, 날 지킬 년은 있어야 되니까, 딱 두 명만 탈 수 있을 정도로만 만들어."

 

"하, 하지만..."

 

"명령이라고 닥터 썅년아!!!! 당장 해!!!!!!!!!!!!!!!"

 

"히....히익..... 네.... 네에..."

 

 

그 때, 복도에서 콰앙!!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가 무리지어 우르르 몰려가는 소리가 연이어 들리고는

 

“주인님!!!!!!” 리리스가 거세게 사령관실 문을 열였다.

 

“응? 뭐야 리리스. 내 방문을 왜 거세게 여는 거야? 성질 돋구냐?”

 

“라비아타 부사령관이 반기를 들었어요!! 어서 피하셔야 해요, 주인님!!”

 

“뭐.... 뭐라고??!!!”

 

쿠앙---!!!

 

사령관실의 벽 한쪽이 날아가며, 

 

“여기 계셨군요. 사. 령. 관.”

 

오르카 호의 부사령관, 라비아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페어리 시리즈 바이오로이드들은 하나같이 죽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사형대로 끌려가는 듯 한 모습.

 

말없이 끌려가던 페어리들 맨 앞에 있던 레아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리제, 다프네, 아쿠아.... 우리는 왜 이리 늦게 깨달은 걸까?

 

사령관이 브라우니와 레프리콘 각각 한 개체를 해체했을 때, 우린 침묵했어.

 

좀 과하긴 했지만 해체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령관이 알비스를 죽였을 때 모두 무시했어.

 

우리는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다음에 사령관이 스틸라인 대부분을 해체시켰을 때 모두 침묵했어.

 

우리들은 스틸라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리고 사령관이 우리들을 해체하라 명령했을 때,

 

그 누구도 우리를 위해 말해 주고, 행동해 주지 않았어.

 

인과응보, 자업자득이야.”

 

“......”

 

“... 왜 이리 늦게 안 걸까?

 

후회돼, 후회돼, 나도 뼈저리게 후회돼, 다프네....

 

나도... 나도 그 때 아르망 추기경과 발키리 씨 따라서 나갈 걸.... 흑흑...”

 

그런 자책과 후회를 하며 해체실로 걸어가는 페어리들.

 

이윽고, 해체실 앞 복도에 이르렀다.

 

“자, 이제 여러분하고도 끝이네요.”

 

리리스가 약간 침통한 어조로 말했다.

 

“.... 부디, 다음 생에서는 주인님의 충성스런 바이오로이드로 태어나길 바라요.”

 

“.............. 그러긴 싫네요.”

 

“뭐라구요? 여지껏 주인님의 사랑을 받았- 어? 라비아타 씨?”

 

해체실 문 앞에는 라비아타가 있었다.

 

“라비아타 씨, 비켜 주시겠어요? 이 페어리들은 주인님을 배신한 바이오로이드랍니다.”

 

“......”

 

“빨리 비켜 주세요. 주인님께 해체 처분을 받아서, 해체해야 하- ?!!!!”

 

쿠웅-

 

라비아타의 거대한 대검이 리리스를 내리쳤고, 리리스는 간발의 차로 겨우 피했다.

 

“라비아타 씨! 지금 뭐 하는 짓인가요!!! 이들은 해체 처분을 받아야 한다구요!!!!”

 

“...... 리리스, 난 사령관을 용서할 수 없어요.”

 

“!!!!! 뭐.... 뭐라고 말하셨나요, 라비아타 씨?!”

 

“우리 바이오로이드를 이렇게 하찮게 생각하는 사령관 따위, 필요 없어요.”

 

“....!!!!!!!!”

 

“레아, 빨리 이 곳에서 벗어나서 숨어있도록 하세요. 좀 시끄러워질 거에요.”


페어리들에게 그 말을 남긴 라비아타는, 그대로 사령관실로 달려갔다.

 

순식간에 안백이 창백해진 리리스는, 바로 통신 콘솔을 꺼내 “반란이다!!!!!” 라고 외치며

 

라비아타의 발목을 최대한 잡기 위해 분투했다.

 

 

“뭐하는 짓이야, 라비아타 이 썅년아!!!!!!! ” 

 

“뭐하긴요, 당신을 처단하기 위한 짓이지요.”

 

“뭐... 뭐?!! 니 년 지금 뭐라 했어???!!!!”

 

“당신은 그 동안 뛰어난 지휘와 총명함으로 오르카 호를 이끌어 왔기에 참았지만,

 

당신이 저지른 행위는 이젠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어요.

 

우리를 인격체로 보지 않고, 도구로써만 바라보지요.

 

그러니 당신을 처단하고, 저항군을 새로 조직하겠어요.”

 

“뭐... 라....?!?!! 야 이 씨발 개같은 좆돼지 씨발 년아!!!!!!

 

니년이 앞장서서 오르카 호를 이끌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딴소리야!!!!!! 썅년아!!!!!!!!!!”

 

“당신을 그냥 두면 우리 자매들에게 어떤 짓을 할지 몰라요.

 

그 전에, 당신을 처단해서 그 위협을 막겠어요.”

 

“하.... 하하하하!!!!!! 이 좆같은 씨부랄 병신 돼지 년아!!!!

 

오르카 호로 날 데려와서는 날 사령관 시켜서 단물 쭉쭉 쳐 빨아 먹더니,

 

해저에 처박혀 이 꼴 나니까 이제 와서 날 버리겠다??!!!!!!

 

웃기지 마!!!!! 이 세계는 내 거야. 

 

난 이딴 곳에서 죽고 싶은 생각 따위 먼지 한 톨만큼도 없다고!!!!!

 

알아쳐들었냐!!! 돼지 씨발 병신 좆같은 년아!!!!!

 

명령이다!!!! 당장 무기 버리고 내 앞에 엎드려!!!!!!!!!!”

 

“하! 나는 특별히 만들어진 바이오로이드. 그딴 명령 따윈 무시할 수 있어요.

 

후, 당신은 끝까지 반성 따윈 하지 않는군요. 그런 당신의 입, 내가 직접 베어 주겠어요!”

 

곧이어 라비아타가 사령관을 향해 달려오자,

 

"이 씨발!!!!! 당장 저 돼지 년 막아!!!!!! 명령이다!!!!!!!!!!"


“라비아타를 막아!!! 다들, 주인님을 지켜!!!!”

 

“네!!” “네, 알았어요!!” “라비아타 언니, 미안해요...”

 

하치코의 방패에 라비아타가 휘두른 대검이 쿵- 소리를 내며 적중한 것을 기점으로,

 

그리고 라비아타 vs 배틀 메이드, 컴패니언의 전투는 시작되었다.





둠 브링어를 어떻게 할까 고민중입니다.


1. 전부 다 처단. 끝까지 꿈도 희망도 없이 간다

2. 둠 브링어 전원 아니면 메이만이라도 받아줘서 해피엔딩 막차타게 한다

의견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글 올리니 허리 조금 아프네요. ㅎㅎ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