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라이브

범고래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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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얀붕!!!"


퍽!


"컥!으으…"

묵직한 발차기가 날아와 내 옆구리에 꽂힌다.


"으어어어어...으아아.."

"크크, 많이 아프냐?"


바닥에 누워 쓰러져있는 나를 누군가가 내려다본다.

김솔피.

이 고등학교에 유일한 범고래 몬무스다.


"당연히 아프지, 이 무식하게 힘만 센 범고래야…"

"그치만~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화를 풀데가 없는걸~"

쓰러져 고통스러워 하는 나를 보며 비꼬는 솔피.


"네가 이렇게 만들었잖아. 난 이제 너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걸♡"

"이상한 소리 마라. 애들 오해하겠다."

"왜? 맞잖아. 난 이제 너밖에 못 괴롭히는데."

포악하기로 유명한 솔피가 나만을 괴롭히게 된 건,


학기 초에 전학 와 아무것도 모르던 내 공이 컸다.


그 당시 새로운 학교에 대한 기대감과 쓸데없는 정의감으로 움직였던 나는,


하필 첫날부터 다른 몬무스를 밟고 있던 솔피를 봐 버렸고,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를 막아섰다.


'이 새끼는 뭐야'라는 표정을 하는 솔피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나 했다.


'나를 때리는 대신,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지 않도록 약속해'라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머리가 잠시 돌았었던 것 같다. 아무리 각종 운동으로 단련된 몸이어도, 솔피의 공격을 온전히 버텨내기엔 무리가 있었다.


어쨌든 인간을 때리는 것에 거부감이 있던 솔피는 시간이 지나자 차츰 익숙해져 갔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에는 아무 거리낌 없이 나를 괴롭히게 되었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 후에는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지 않는 것?


"후우,후우,쓰읍,하..그래서 이번엔 또 뭔데?"


"음? 별건 없고, 그냥 좀 짜증나서."


"...에휴."

이유도 없이, 그냥 짜증나서라니.

내 팔자야.


"그래서 짜증은 다 풀렸냐."


"아니. 내가 원했던 반응이 아니야.

다시 때려도 되냐?"


"미쳤냐."

지금 한대 더 맞았다가는 토할거 같아.


"크크. 오늘도 네 집 가도 됨?"


"와서 뭐하게. 남자애 혼자사는집에."


"혼자 사니까 가는거지…" "뭐?"


"아,암튼! 가도 된다는거지? 나도 집에 혼자란 말야.."


"에휴 그래 오던가."


"아싸 개꿀 이따 청소 끝나고 내 반으로 와라"

말을 마치자마자 쏜살같이 자기 반으로 뛰어가는 그녀.


그런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저, 저기…"

반장 헬하운드가 쭈뼛쭈뼛 다가온다.


"응?" "물티슈.."

"아, 고마워."

방금 바닥에 구른 탓인지 손은 까매져 있고, 와이셔츠 옆구리에는 발자국이 크게 찍혀 있다.

발자국은 좀 안 나게 차던가.

투덜대며 들리는 수업 종소리에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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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우웁.."


"일어나 썅년아. 니 이정도는 버틸 수 있는거 알거든?"


아 씨발 기분 잡칠라그러네. 오늘 얀붕이네 놀러갈건데.

금방이라도 토할 듯이 입을 막으며 주저앉는 헬하운드를 일으켜 세운다.


"지금부터 내 말 없이 허리나 고개 숙이면 한대씩 더 처맞을 줄 알어. 세대 더 간다.


니가"



"왜"



"얀붕이를"



"신경써"


..독한 년.

더 처맞기는 싫은지 꼼짝도 않네.

그러게 누가 얀붕이 건들래?


얀붕이는 내꺼야. 나만 괴롭힐 수 있고, 나만 말 걸 수 있고, 나만 만질 수 있어.

어딜 감히 이딴 년들이.




내 이름은 김솔피.

이 근방에서는 보기 힘든 범고래 몬무스다.

이 근처에 나와 같은 종족이 거의 없어서인지 타인의 시선이 자연스레 집중되었고,

그게 싫었던 나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힘을 쓰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무력. 그 힘을 사용할수록 그나마 있던 친구들이 하나 둘 씩 사라져가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다시 혼자가 된 나를 볼 수 있었다.

상관은 없었다. 인생은 원래 혼자라고 배웠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켠의 공허함은 지울 수 없었다.


그날도 다를 바 없었다. 그린웜 새끼가 지나가다가 날 건드려 밟고 있었는데,

누가 날 막아섰다.


얀붕이었다.

때릴거면 차라리 자신을 때리라는 말에

이게 정신이 나갔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내 곁에 붙어서 다른 놈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하는 얀붕이를 보고

내 마음속의 공허함이 조금씩이나마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부터 얀붕이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링딩동~링딩동~링디기딩딩링딩동'

아, 청소시간 끝났네.

아픔을 참느라 새빨개진 헬하운드의 얼굴을 잡아당긴다.


"야. 오늘은 내가 기분이 좋으니까 이 정도로 끝낸다.


얀붕이한테 찝적대지 말고.


얀붕이 앞에서 맞은 흔적 보여주면 어떻게 될지 알지? 그날로 물 끓이는거야


잘하자? 쫌?" "쿨럭! 으,으응.."


얀붕이가 날 찾기 전에 서둘러 반으로 향한다.


곧 보자 얀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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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쓸까 말까

여기서 끝내도 이상할건 없지 안그래?

스토리 더쓰면 후회물될 예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