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토─

직접 가족을 엉망으로 만든다니

어떻게 하게?


─한나─

약간 암시를 사용할 뿐이야


그것만으로 가족 따위 붕괴해서

의미를 잃어버리게 돼


뭐, 처음엔 가벼운 거부터

해볼까

─한나─

뭔가 기념일을 축하하고 있는 부부에게

진심 밖에 말 못하는 암시를 걸어주면...

남편

항상 궁시렁거리며 불평이나 하고...이제 질색이다!


아내

그건 이쪽도야! 월급도 적게 받는 주제에 잘난 척은!


남편

뭐, 뭐라고!!


아내

이혼이야, 이혼! 사실은 전부터 계속 말하고 싶었어!


─한나─

뭐 이런 느낌?


앗하, 딱히 이 부부가 너무 잘 풀린 거는 아냐

가족 따위 거짓말 위에서 유지되고 있는 거니까...


그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면, 붕괴할 수 밖에 없어

─한나─

이쪽도 다른 암시를 사용하면...


남편

그래, 맞아! 여태까지 숨겨왔지만 바람 피고 있었다고!


아내

뭐가 어째!?

남편

몰래 돈을 꾸고 다녔다고!?


아내

나도 놀고 싶었단 말이야!

여학생

꺄아앗! 뭐야 너는!?


한나

너, 계속 계속 부모가 미워서 참을 수 없지?


앗하! 숨겨도 소용 없어! 예전의 나랑 똑같은 눈을 하고 있는걸


이미 들켰으니까 말이야...솔직해져 버리라고


여학생

..........


여학생의 부모의 목소리

뭐, 뭐하는 거야. 그런 거를 꺼내 들고...!


여학생의 목소리

시끄러워! 당장 나가!


여학생의 부모의 목소리

부모님한테 무슨 짓을!!


여학생의 목소리

부모 짓 관둔 사람이 그런 소리 하지마!


미코토

...수 많은 목소리가 마을에 퍼져 간다


이렇게나 허무하게

가족이 엉망이 되어간다...


목소리

이제 이혼이야!


이딴 집, 버려주겠어!


가족 따위 없어지면 그만이야...!!

한나

앗하하하하하하!!


세나, 기분은 어때? 엉망으로 만들어줬다고!


미코토

응후후...그러네


여태까지 고민하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져


한나

앗하! 다행이다~

미코토

...있지 한나 쨩. 알고 있었지?


한나

응─...뭐를?


미코토

내가 가족에 대해 거짓말 하고 있었다고...


한나

...거짓말이라고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미코토

그래도, 속였단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

한나

..............


미코토

게다가...가족만이 아냐, 학교에 대해서도


한나

학교?


미코토

응...

미코토

학교에는 친구가 잔뜩 있고...

출신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나 쨩에게는 그런 식으로

말했던 것 같지만...사실은 아냐


...학교에도 안 좋은 추억 밖에 없어


나는 친구가 필요했어

반 친구들이랑 얘기하거나

방과 후, 어딘가 놀러 가거나


그런 평범한 거를 원했어


그러니까...이상한 가정의 애라고 여겨지면

경원시 당할 것 같았으니까

집은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가정이라고 거짓말을 했어


그 결과...

집에 친구를 초대할 수 없게 돼버렸어


돈이 없었으니까, 제대로 된 도시락을

준비할 수 없어서...그걸 주변에 알려지는 거가

창피했으니까, 몰래 먹고 있었어


방과 후 모두와 놀러 가는 것도

돈이 없으니까 불가능 했어


평범한 가정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까

가정 형편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어서...주변에는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이라고 여겨졌고


이대로는 안 된다 생각해서

발겍, 사교적으로 행동해봤지만

뭔가 헛돌기만 할 뿐이고...


이렇게 내가 원하던 거는 무엇 하나 손에 들어오지 않고

대신에 거짓된 우정과 거짓된 스스로가 손에 들어왔어

미코토

...미안해, 한나 쨩. 거짓말만 계속 해서...


한 번 거짓말을 하고 나서 사실을 말하는 거가 무서워져서


미움 받는 거 아닐까 하고 괜히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혀서


결국, 여태까지 말할 수 없었어


한나

........

미코토

그래도,이렇게 돼버렸으니까 이제 지킬 거는 아무것도 없어


게다가 한나 쨩이 저렇게 간단히 가족을 부숴버리니까...


후후...이제 됐으니까 얘기해버리잔 생각이 들었어


한나

...그랬구나


미코토

한나 쨩은 언제 알고 있었어?

한나

응─...교환 일기로 왠지 모르게


학교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어


미코토

엣, 그랬어?


한나

그야, 그런 리얼충이 나랑 같이 다닐 리가 없잖아


...비슷한 환경이겠지─ 라고 알고 있었어


미코토

그랬구나...


좀 더 제대로...한나 쨩이랑 얘기하면 좋았을 거를...


그러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지도

한나

..........


...뭐,  나는 그런 이유로 세나를 싫어하게 되지 않아


미코토

알고 있어...


알고 있으니까, 말할 수 없었어

한나

응─?

미코토

응후후...뭔가 몸이 가벼워진 기분이야


한나

...매듭을 지어서 그런 거 아냐?


미코토

매듭인가...평범한 사람은 좀 더 제대로 된 방법으로 매듭을 지어서...


그리고...어른이 되어갈 텐데


응후훗, 우리들은 역시 다르네

한나

뭘 이제 다 끝난 것처럼 얘기하고 있어? 아직 남아있어


미코토

남아있다고...?


한나

학교가

한나

그리하여, 학교에 숨어들었습니다─!


미코토

숨어든 거는 좋지만...한나 쨩, 뭐야 그건? 양동이?


한나

페인트~!


미코토

페인트?


한나

뭐, 흔히 하는 유리창 깨부수고 다니기도 생각해봤지만


미코토

그건 그냥 불량아야, 불량아


한나

그치~! 역시 우리하고는 안 맞는 거 같아서~

한나

이 페인트로 생각을 휘갈기기로 했어~!


미코토

에...낙서 하자고?


한나

낙서라고 하기는 좀...


포엠이라고 하자!


미코토

그럴 바엔 낙서라고 하는 편이 나을지도


한나

뭐, 어찌됐든...하고 싶은 말 산더미처럼 있지?

한나

그 젊음의 활기로 학교를 엉망으로 만들어주자!




요정의 마법대신 거짓말로 온몸을 치장하고 헛도는 가짜 신데렐라와

세상에 딱 한 명 밖에 없는, 오직 그녀만을 위한 최악의 악당 왕자님이란 이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