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는 아니지만, 손재주가 극악이라서 사람 몸에 손을 대는 건 상극이라 의대는 생각도 안 했습니다. 전공에 따라서는 직접 메스를 잡거나 할 일은 없을 수도 있지만, 의대를 졸업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평소에 할 필요가 없다" 와 "아예 못 한다"는 차이가 크지요. 게다가 의사라는 건 결국 서비스업인데 그 쪽도 영 적성이 아니었고요.
그리고 제가 대학에 갈 때는 의대가 공대나 자연대보다 특별히 더 들어가기 어려운 곳으로 인식되지는 않았습니다. 의대가 커트라인이 높기는 했지만 공대나 자연대는 의대와는 대체로 적성이 다른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인식했고, "점수가 높은데 왜 안 가는가"는 학교 이름으로 따지거나 학과로 따졌지 의대와 공대 사이에서 따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의대를 숭상하는 요즘 분위기는 그다지 공감이 안 됩니다.
의사가 되려는 이유가 단지 돈을 많이 버니까라면 개인에 따라 그런 게 흥미가 끌리지 않는 사람도 많죠. 만약 의사 봉급이 그냥 좋은 안정된 대기업 정도라고 가정하고 그래도 의사가 되고 싶다면 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의사라는 직업에 흥미가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매일 같이 아픈사람을 봐야 하고 스트레스도 많을 텐데 글쎄요... 친구들 중에 의사 된 넘들은 나보다는 많이 벌긴 하지만 나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벌만큼은 버니까 그 의사 친구들 별로 부럽지도 후회하지도 않습니다. 가끔 의사들 잘나가는 거 보면 의대를 선택했으면 어땟을 까 상상해보지만 의사로 재벌될 것도 아니고 별로 행복할 거 같지 않습니다. 내 인생관에 맞는 행복한 인생을 위해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선택이 바뀌지는 않을 거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