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는 몸을 가졌지만 재능의 한계가 매우 낮아서 금방 첫 죽음을 맞이하고, 어느 제국의 높은 사람한테 들통 나서 바로 사지 근맥 절단 당하고, 약물에 절여진 상태로 생체실험 당하다가 우연한 사고로 생체 실험장이 무너진다.



 주인공은 약물에 절여진 상태이기에 한 번 죽기 전까지 흙 속에 파묻혀서 질식사 하고, 그 이후 정신을 차리고도 아무것도 못하고 몇 번의 죽음을 맞이하다 겨우 위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계속 죽고 살아나고를 반복하며 손톱이 깨지고, 손 피부가 다 벗겨지고, 뼈를 몇번이고 깎여가며 겨우 돌과 흙을 파고 나오는데 성공한다.


 주변은 실험실에서 세어 나온 독약과 무수한 혼합 가스들이 잔재해 있기 때문에 주인공은 그 장소를 피해 주변 숲으로 피하는 과정에서도 수십번을 죽고 살아난다. 물론 숲도 그 강도가 약할 뿐 나무와 풀, 땅 모두가 오염 되었기에 생존은 힘들다. 주인공은 오염된 열매를 먹고 한 번 죽은 후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숲을 돌아다니다가 아사 하게 된다. 결국 살기 위해 죽은 숲에 존재하는 모든 열매와 풀을 먹어가며 죽고, 살아나서 다시 먹고, 죽고를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신체가 점점 변화하는 것을 느낀다.


 주인공의 몸을 실험하던 자들이 희귀 몬스터의 조직을 주인공의 몸에 심어두고 부활을 반복 시키면 희귀한 연구 재료를 무한히 얻을 수 있겠다는 발상을 가지고 결합시킨 몬스터의 조직이 죽고 살기를 반복할 수록 점차 몸 곳곳을 덮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힘이 부족해 죽었기에 이런 꼴이 된 것이라 생각하던 주인공은 오히려 이것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생각해 몇번이고 죽음을 맞이한다.


 결국 어지간한 독과 오염에는 면역을 가질 정도로 오염된 음식만을 먹고, 뼈가 바위보다 단단해지고, 피부가 몬스터의  가죽만큼 질겨질 정도로 온몸이 부숴지고 복구 되길 반복한 주인공을 마침내 숲의 밖으로 나가는 길을 발견한다. 우연히도 멀리서 달려오는 마차를 보고 오랜만에 만나는 생명체에 반갑게 맞으려던 주인공, 하지만 곧 자신이 당한 실험, 그리고 자신의 피부를 뒤덮은 몬스터의 흔적을 바라본 주인공은 고민에 빠지지만 이내 고민 할 필요도 없게 된다.


 그 마차에 자신의 실험을 주관한 제국의 표식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즉시 몸을 숨기고 기습을 통해 마부를 죽인 후, 말을 죽여 오랜만에 오염되지 않은, 그것도 고기를 먹으며 눈물을 흘린다. 그것이 맛있어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통함에서 오는건지. 그 이유는 주인공도 알지 못했다. 고기를 구울 생각도 하지 못하고 말 한 마리를 앉은 자리에서 다 잡아먹은 주인공은 마차를 덮고 있던 천을 벗겨내 자신의 몸에 둘러 피부를 가리고, 쓸만한 물건을 챙겨 마차가 온 방향을 따라 걸어갔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다시 평범한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그 앞날에 어떤 고난이 있을지 각오하면서, 두려움 때문인지 기대로 인한건지 떨리는 몸을 굳이 다잡지 않고 길을 따라 걸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