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손 푸는 용도로 한 번 적어봄.



"마뇌야, 이리 와서 앉아보거라."

"...존명."


천마의 부름에 마뇌가 천천히 걸음을 옮기자, 천마는 불같이 화를 내며 마뇌를 호통치기 시작했다.


"마뇌! 네 이놈!!!"

"예, 예???"

"어른이 부르면 째깍째깍 달려와야지, 누가 그딴 거북이 걸음으로 오라고 했더냐! 당장 튀어오지 못할까!"


천마의 호통에 놀란 마뇌가 이번에는 경공까지 사용하며 천마에게 다가갔지만, 천마는 장법을 날려 마뇌를 저 멀리 날려보내고는 다시 한 번 호통쳤다.


"내가 언제 촐랑거리는 발걸음으로 달려오라고 했더냐... 한 걸음 한 걸음 묵직하고, 품위 있게 달려오라고 전하지 않았느냐?"

"그, 그것이..."

"갈!!! 변명따윈 듣지 않겠다! 다시 와서 앉아보거라!"


'설마하니, 천마군림보를 사용하며 달려오라는 터무니없는 말씀은 아니시겠지. 저 꼰대... 약해지기만 해봐라, 내 당장...!'


마음 속으로 참을 인(忍)을 하나 새겨넣으며 마뇌는 위압을 주는 경공을 사용해 천마를 향해 달려갔지만, 천마는 마뇌를 다시 한 번 장법으로 날려보내며 호통쳤다.


"오호라, 네 놈이 지금 미친 게로구나. 본좌의 앞에서 위압을 주다니, 생사결을 원하는 것이더냐?"

"처, 천마천세 만마앙복...! 제가 그런 불경한 생각을 품었을리 없지 않습니까!"

"재미있구나, 마뇌여. 언제 본좌에게 도전하는 지 기대하고 있었건만, 이런 발칙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을 줄이야."


웃음을 짓는 천마에게서 압도적인 마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흘러나온 마기는 곧 마뇌의 몸을 전체적으로 압박하며 찌그러트리기 시작했다.


'죽는...다...'


곧 다가올 죽음에 절망에 빠진 마뇌는 조금 뒤에 있을 끔찍한 고통에 대비했으나, 어째서인지 몸을 짓눌러가던 마기가 씻은듯이 사라졌다.

그에 의문을 품은 마뇌가 조심스럽게 눈을 떳을 때, 자신에게 다가오던 노괴는 원래 없었다는듯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있었다.


"천마님?"


...


"꺄아아아악!! 소환에 실패했어... 이제 다 끝났다구... 흐어어어엉..."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썩어빠진 마뇌놈의 정신을 재구축해주기 위해 다가가고 있었거늘, 왜 십만대산이 아닌 괴이가 가득한 낯선 곳인가.


"참으로 시끄럽도다. 아해야, 조용히 하지 못하겠느냐?"

"흐어어엉... 왜 젊은 놈이 아닌 이상한 늙은이가 소환된 거냐구... 저 몸이라면 마왕한테 가기 전에 자연사하겠네..."

"아해야, 방금 한 말. 다시 해보거라."


아직 천수가 100년은 넘게 남아있거늘, 우화등선도 아닌 염라의 품으로 귀의하라고? 저 어린 것이 미쳐도 단단히 미친 것이 틀림없다.


"마왕한테 가기도 전에 자연사할 것 같다고.. 내가 틀린 말 했어, 영감?! 이제 다 끝났어... 진짜 다 끝났다고..."

"영감? 하하하하하!!! 아해야, 넌 정말 본좌를 여러 번 웃기는구나."


단전에 봉인해 둔 마기를 한 올 한 올 풀어내기 시작한다. 이곳이 어떤 곳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히 무와 관련된 것은 본좌에게 미치지 못하리라.

무림에서도 마교라고 배척하긴 했다만, 본좌의 경지만큼은 모두가 경외하였으니.


"아해야, 나 때는 말이다."


단전에서 풀어낸 마기가 천마의 다리를 휘감으며, 온 무림을 공포에 떨게 만든 천마 군림보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오직 하늘을 부수기 위해 단련하고 또 단련한 천마의 양 손에 칠흑같은 마기가 방출되며, 더욱 위압감이 느껴지게 만들었다.


"본좌를 영감이라고 호칭했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천마신공 - 제 1식 파천[破天]


천마가 내지른 정권이, 화려하게 건축된 신전을 깔끔하게 날려버렸다.


프롤로그임. 다음 편은 몰?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