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님! 죽으시려는겁니까? 정녕 미친겁니까? 무슨생각으로 이런 작전을..." 


내가 그리 말하지만 그는 대꾸조차 하지 않고 기사 한명 한명의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자네는 2남매의 아버지이며.

자네는 시골에 어머니가 계신다고 했었나?

자네는.. 이미 사랑을 약속한 소녀가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곤 한박자 느리게. 다시 말을 시작했다.


"자네들은 지켜야할게 너무 많아. 어서 퇴각하게."


단장에게 모든걸 맏기고 도망치라니.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 단장님께서도 지키셔야하는게..."


"그래. 있지."


단장이 내 말을 끊고선 그리 말했다.

그렇다는 양반이 왜 이 짓을 하는건가.


"그럼 왜..."


"신념."

또다시 그가 내 말을 끊고 말했다.


그가 세계에 새기듯. 자기암시라도 걸듯이 굳세게 말했다.


"내가 지켜야 할건 신념이라네."

"가족도 없네. 아버지께선 기사이셨네. 나도 기사이고.

이 신념. 내가 지켜야 할 유일한 것."


"자네들이 지켜야 할 것은 전쟁터 밖에 있네.

하지만 내 신념은 전쟁터 한가운데 있네.

어서 퇴각하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