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의 강행군 드디어 마왕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쓰던 방패와 몇일치의 식량만을 남기고 내가 들고 있는 모든 소모품을 용사파티에게 넘겼다.
이제는 용사파티와 헤어질 시간이다.

용사가 말했다.
"당신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착해빠진 용사님이다. 짐꾼일 뿐인 우리를 위해 다치는 것도 마다 않는 사람이였으니 마지막이라고 정중하게 할 필요있나.. 여행할 때처럼 편하게 말하지..

성녀가 말한다.
"제 신성력을 최대한 담았습니다. 모두 소모될 때 까지는 마기를 정화해줄 것입니다."

전염병이 돌았을 때 사제들에게 치료받을 돈이 없던 빈민들에게 치료를 배풀어 주었던 성녀님
그렇기에 주신에게 선택받아 성녀가 된것이겠지..

"이거. 우리에겐 필요 없는 방어 아티펙트. 받아. 사천왕의 공격이라도 한번은 막아줄꺼야"

착한 사람이란건 알겠지만 뭔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마법사다. 여전히 신기한 말투다.
거절했는데도 자기들에겐 필요 없다며 아티팩트를 챙겨주셨다.
마탑에서 책만 보고 산 사람이라 그런지 거짓말이 서투르시다니깐..
 
"우리 숲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세계수의 나뭇잎으로 만든 부적이야. 세계수의 축복이 함께하길 바래"

처음 만났을땐 엘프답게 오만했지만 지내다보니 잔 정이 많은 사람이었던 궁수님
그녀가 알려준 신기한 동식물과 정령들 꼭 내 동생에게 말해줄 것이다.

"하하 나는 뭐 줄께 없구만! 하하하 내가 가르쳐준 방패술을 잘 이용해서 잘 살아남으라고! 만약 다시 만난 다면 술 한잔 내가 거하게 쏘지!"

용사파티의 분위기 메이커였던 전사님
내가 만약 살아 돌아간다면 은근 짠돌이셨던 전사님의 지갑을 술집에서 탈탈 털어버릴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마왕의 암살
용사파티가 마왕성에 침입해 마왕을 죽인다면 마왕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마왕군은 금반 와해될 것이다.

왕국에서 마왕성으로 가는데에는 장장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며 마족령은 깊숙히 들어갈수록 마기가 독해져 식량은 커녕 마실 물도 정화해서 먹어야 된다.

너무 많은 인원이 이동하면 속도도 느려지고 들킬 확률이 늘어나므로 왕국은 3명의 짐꾼을 뽑아 용사 파티를 보조 하기로 하였다.
죽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지만 그만큼 많은 돈을 주었기에
동생이 아카데미에 입학해 많은 돈이 필요했던 나는
동생 몰래 이 일에 지원했다.

짐꾼은 최대한 많은 소모품과 식량을 들고 소모하면 한 명 씩 헤어져 왕국으로 돌아간다.

솔직히 일반 병사 수준에 불과한 짐꾼이
마왕 군을 피해 왕국으로 돌아가는 건 매우 힘든 일이고
가장 깊숙이 들어온 나는 살아서 돌아갈 확률이 없다고 봐야 한다.

아이들이 있는 마리가 가장 첫 번째
노모가 있는 제이든이 두 번째
그래도 제 앞가림은 할 수 있는 동생이 있는 내가 제일 마지막으로 용사 파티와 헤어지기로 했다.

힘들기는 하겠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아 아카데미에 입학한 내 여동생을 보는것이 내 목표이다.
왜 그런 위험한 일을 했냐고 동생에게 욕 좀 먹겠지만
인류를 위한 일이 였으니 내 착한 여동생은 결국 용서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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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후....
내 앞에는 절망이 서 있었다.

어째서 사천왕중 가장 잔인하고 만나기 힘들다던
생명 모독자 바스피가 있는걸까?
어째서 먼저 돌아갔던 마리와 제이든의 물건을 가지고 있는 괴물들이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걸까?

'용사님들 아마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내 사랑스러운 동생 아마 나는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 미안해...'





이러고 사천왕한테 이성만 겨우 남아있는 마물로 개조 당해서
마왕을 물리친 용사 파티랑 아카데미 수석이 되어 차기 대마법사가 될 거라는 여동생 멘탈 깨면서 다시 돌아가기를 바라는 짐꾼으로 피폐물 찍으면 재밌을 것 같지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