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썅. 사천왕이고 나발이고 아가리 벌리라니까? 아니면 몇명 죽였는지 기억해내던지."

"잠시만 시간을 주십시오! 제발!"

"모르겠으면 뭐, 어쩔 수 없지. 자, 치과의사가 왔어요. 아~"

아가리에 총구를 두개 쑤셔넣고 눈을 감는 동시에 방아쇠를 연사로 당겼다. 퍼걱하고 두개골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뇌랑 살점이 철퍽 철퍽 하며 떨어지는 소리가 총소리에 묻혀서 났다.

사천왕이고 나발이고, 바티칸 특제 은탄을 머리에 연사로 쏘면 죽는다. 이세계에서 회귀를 반복하며 알아낸 개꿀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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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을 간 김에 사격장을 들러 총을 쏴보고 있는데, 갑자기 발 밑에서 빛이 나더니 그대로 총을 든 채 이상한 하얀 방으로 이동됐다.

앞에서 날개달린 여자가 둥둥 떠서 뭐라 하길래 만국공통으로 소통이 가능한 방법을 썼다. 하늘에 총을 갈기고 나가고 싶다는 제스쳐를 취하니 뭐라뭐라 하고 이상한 숲으로 날 보내더라.

한 2년을 뺑이치며 사천왕이랑 마왕을 조져버리고 겨우 돌아왔더니만, 이제는 한국에서 게이트가 나타난다 한다. 니기미 씨-팔. 그래도 이제 한국에서 총기 소지가 가능하다 해서 안도했다.

적당히 헌터도 등록하고, 뒷돈 내고 암시장에서 대포 헌터증도 구매한 다음 신나게 벌어먹고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게이트를 들어가보니 내가 아는 새끼가 있었다.

"새끼, 너 왜 여깄냐?"
"어디서 나를 모욕.. 어?"

분명 이세계에서 대가리를 터트린 새끼가 멀쩡히 살아있었다. 양손으로 들고있던 총을 한손으로 대충 잡은 뒤 다가가서 헤드락을 걸었다.

"이야, 오랜만이다 페트야?"

그랬더니 곧바로 몸이 진동하며 눈깔이 뒤집히려고 해서 등짝을 치며 진정시켰다.

"안죽여, 안죽여. 그 뭐냐."

"아무튼 그러니까, 나중에 방 하나만 마련해줘."
"네..네! 알겠습니다!"

게이트를 빠져나오며 생각했다. 이야, 반갑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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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게이트에서 몬스터가 떼거지로 나온다고 하는걸 몬스터 호드라고 하던데. 심심해서 몬스터 호드 게이트 중 가장 크면서도 사람이 없는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게이트를 갔다.

아마 개죽음일거라 생각해서 아무도 안온거 같은데, 그래서 더 재밌게 하고 갔다.

게이트가 진동하며 몬스터, 정확히는 마족을 내뱉었다.

"스톱! 스톱 씨발련들아! 말 안들려!"

그러자 데스나이트가 앞장서서 내 목을 자르려 하길래 대충 뽑아온 스톱 사인으로 대가리를 후려깠다. 깡! 하고 경쾌한 소리가 나면서 곧바로 죽어버린 데스나이트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부하들에게 손을 흔들어 안내했다.

"자, 여기."

마, 꺼져라. 니네 살던데로 가라! 하고 적당히 다시 게이트를 가르키니 절반이 돌아갔다. 그래도 절반이 남아있길래 다시 친절히 종이에 글을 써 알려줬다.

"안가냐?"

샷건에 총알을 장전했다. 터미네이터에 빙의해 샷건을 허리춤에 대고 쏘려 하는데 갑자기 또각 또각하는 하이힐 소리가 귀에 울려퍼졌다.

존나게 익숙했다. 설마? 하니 진짜 설마가 보였다.

"베아트리체 이 씨발련 너도 살아있었냐???"

"아?"

이야, 쏴도 쏴도 안죽길래 그냥 환기실에 가스 풀어서 죽여버렸는데 이걸 다시 보네.

"반갑다 야!"

"꺼져!"

(대충 학살하는 용사에 상상도)

"페트야도 살아있고, 너도 살아있네. 애들 좀 돌려보내라 야. 거, 얼굴 보니 오랜만이네. 그러면 애들 다 살아있는거냐? 마왕도?"

"다 살아있어. 그리고 기억도 전부 있고. 일단 죽기 전에 물어볼게. 감옥은 어떻게 탈출한거야?"

"이렇게. 그리고 안죽일거야. 내가 좀 죽이긴 했는데 싸움은 싫어해."

"아니, 씨발. 이딴 식으로 탈출한다고? 누가 이딴걸로 탈옥해!"

"그럼 내가 첫번째였네."

"꺄아아악!"

잠시 머리를 쥐어잡고 흔들어제끼던 베아트리체가 제정신을 차리고 다시 나한테 말했다.

"들어가기 전에 한마디만 더 말하겠습니다. 마왕님한테 한 짓은 아직도 마왕님께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다시 살아나자마자 막 울더라고요. 솔직히 다 큰 여자 엉덩이를 까고 폭죽을 박는게 정상적입니까? 예? 예???"

"그으..건.. 내가 잘못했다."

"그렇죠? 예?"

"그래."






같은 사천왕 4인방과 마왕, 그리고 총끼얏호우 용사 소설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