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가 사라진 후,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경찰에 전화를 하려는 사람도 있었고, 죽은 사람을 붙잡고 울음을 토하는 사람도 있었다.
"엄마! 엄마!"
"경찰이 전화를 안 받아요!"
나는 천천히 심호흡하고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SSSSS급 무한 회귀자』.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지금 눈 앞에서 똑같이 재현되고 있었다.
하얀 털을 가진 도깨비.
머리에 구멍이 뚫린 사람들.
마치 게임같은 인터페이스와 '시나리오'
약간의 디테일은 달랐지만 확실했다.
'SSSSS급 무한 회귀자'는 현실이 되었다.
생각하자.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앞으로 이 장소가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했다.
다행히 아직 사람들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듯 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이야?"
"청와대는 뭘 하고 있는거야?"
그때 누군가가 소리쳤다.
"국무총리 연설 떴어요!"
다들 스마트폰을 켜 뉴스 탭에 들어갔다. 방금 전까지는 정전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던 국무총리가 1급 국가 재난 상황을 선언했다.
—국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불특정 지역에서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즉각 중단할 것을 경고하며......
내용은 간단했다.
정부는 최선을 다해 테러범과 싸울 것이며 모든 국민을 안전하게 구조할 것이다.
이 상황을 전혀 모르니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와 ■발!!!!"
비명과 함께 사람들이 핸드폰을 떨어트렸다. 핸드폰 화면 속 국무총리의 머리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여러분, 제가 말했잖아요. 이건 '테러'같은 장난이 아니라고.]
사람들은 말없이 화면을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아직도 못 알아들은 모양이죠? 안되겠네. 지금도 이 상황이 게임처럼 느껴지나 봐요?]
[하하, 자료 조사에 의하면 이 나라 사람들은 게임에 능하다던데, 그럼 어디 난이도를 좀 올려 볼까?]
허공에 타이머가 떠올랐다. 동시에 시간이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잔여 시간이 10분 감소했습니다.]
[현재 남은 시간 10분.]
[앞으로 5분 안에 최초의 살해 행위가 발생하지 않을 시, 해당 지역의 모든 생명체는 절멸합니다.]
사람들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한 쪽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그 곳에선 이미 사람이 죽어가고 있었다.
퍽, 퍼억, 퍼억.
주먹질에 뼈가 부러지고 살이 뭉개지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또 5분 안에 누군가 죽지 않으면 전부 죽게 된다는 생각에 쉽게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지금 저 사람이 죽더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모든 사람들은 하나 이상의 생명체를 죽여야 한다.
사람들이 모여 있던 사거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그리고 158cm의 연약한 몸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집으로 뛰었다.
숨이 차고 힘들어도 멈추지 않았다. 집 앞에 도착해서야 벽을 짚고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 때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 사람이 이, 있었네?"
170cm정도 되어 보이는 키에 마른 체형.
손에 들고 있는 돌에 피가 묻어 있는 걸로 보아 이미 무언가를 죽인 듯했다.
그 때 작은 창이 하나 떠올랐다.
[전용 특성, '마지막 하차자'가 발동됩니다.]
<인물 정보>
이름 : 문창우
나이 : 27세
배후성(背後星) : 없음(현재 두 개의 성좌가 해당 인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용 특성 : 살인자(일반), 첫 번째 하차자
전용 스킬 : [적응력 Lv.2], [사이코패스 Lv.1]
종합 능력치 : [체력Lv.2], [근력 Lv.1], [민첩 Lv.2]
종합 평가 : 세계가 멸망하기 전에도 살인을 즐기던 살인귀입니다. 만나면 도망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용 특성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태어는 패시브 스킬이다.
SSSSS급 무한 환생자의 작가인 나는 전용 특성에 대해 알고 있다. 내 소설에도 등장하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내 특성은 상대의 특성창을 볼 수 있는 능력인 것 같다.
그 순간 눈 앞의 남자가 돌을 들고 달려들었다.
"너, 너도 죽어!!"
민첩 레벨 1의 움직임을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돌이 너무 무거웠던 탓인지 돌을 휘두를 남자가 휘청거렸다.
이 틈에 도망쳐야 한다.
나는 전력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발 ■나 힘드네..."
옆쪽의 골목이 눈에 띄었다.
그 골목으로 들어가 숨을 죽이고 숨었다.
뛰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골목에서 그 남자가 보이는 순간, 나는 뛰쳐나가 남자에게 부딪혔다.
남자는 밀려나더니 벽에 부딪혔고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
['최초의 살해'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추가 보상으로 100코인을 획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