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 해줘
Ex)읽기 ㅈ같으니 더 자세하게(or 간략하게) 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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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단 한명의 '꿈'을 위해 준비되었던 그곳.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많은 승객들을 태우고 달리는 열차.
그리고 그곳에서, 말없이 조용히 선 남자.
눈부신 정경을 비추어 내는 차창.
그 차창으로 따스한 햇살이 비친다.
<마지막 순간에 빛을 발한다> 는 말처럼.
별무리와 함께 무너지는 아름다운 하늘.
그 너머로 비치는 뜨겁고도 어스름한 햇살.
그것은 [남자]에게도 생소한 풍경이였다.
이 세계선의 <스타 스트림>은 무대의 막을 내리듯,
아름답고 화려하게 퇴장하고 있었다.
한개의 '이야기'가 완결을 이루고.
다시 새로운 무대가 그에게 펼쳐지고 있었다.
과연 그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졌을까?
그의 주변은 소란스러웠다.
그들을 억누르던 하늘을 깨어부수고서.
다들 손을 번쩍 들고.
앞으로 [현실]을 살아감을 기대하는 중이다.
“다들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한강!”
“바다!”
“피자!”
“치킨!”
고난과 역경을 견디고 일어선 자들.
지금 그들을 바라보는 이 [남자]처럼.
짧지만 강렬한 '멸망을 기억하는 자'들.
차창으로 비치는 햇살을 그들이 웃으며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햇살이 비치면 [그늘]이 생기고.
지금 이 자리에 선 [남자]처럼.
그 [그늘]에 선 자들은 '아직도' 어두운 생각을 한다.
「 그들은 그렇게밖에 살아본 적 없기 때문에.」
「그들은 너무 많은것을 알기 때문에.」
남자의 설화들이 슬퍼하고 있었다.
위험이 없는 끝난 '이야기'에서도,
그를 지켜주려 한다.
[설화, '지고한 빛을 능멸한 자'가 당신의 시야를 방해하는 눈부심을 지웁니다.]
[설화, '올림포스의 태양을 살해한 자'가 당신에게 느껴지는 옅은 온기를 지워냅니다.]
[설화, '생명도 물질도 모든것은 수단'이 당신의 감정선을 진정시킵니다.]
혼돈에 짓눌려 필사적으로 기어다니며,
가장 어두운 곳에서 살아온 한 존재.
[은밀한 모략가]는 가만히 '설화'들의 발버둥을 본다.
눈물지으며, 힘껏 발버둥치는 설화들.
이 '이야기'라는 [허구]를 뛰어넘기 위해,
[현실]처럼 살아오려 애쓰면서 키워낸 '설화'들이였다.
<피부를 태우고 영혼을 녹여내는 열기를 견뎌내기 위해.>
<그를 기만했던 오만한 별들을 오시하기 위해.>
<사랑했던 사람들을 잃고서도, 그의 가슴에 품은 하나의 '의지'가 꺾이지 않기 위해.>
그리고 그를 절망시켰던 그 [벽] 너머,
<아직 적히지 않았었던 페이지가 쓰여지기까지,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그렇게 그들은 각각 하나의 [수단]이였고.
[사랑]같은건 준 기억이 없다.
그럼에도, 왜 이렇게 악착같이 지키는 것일까.
왜 이렇게도 [사랑]하는 것일까.
ㅡ 엉엉...! 가지마...!
ㅡ 여기에 있자...! 이제 원하는걸 알았잖아...!
ㅡ 너는 이미 그 [너머]에 서 있잖아...!
그 설화들이 울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거쳐왔음에도.
어리고 어린 아이들이였다.
내 [사랑] 하나 받지 못한채, 너희는 아직도 자라지 못했구나.
순수한 어린아이같이.
이기심 하나 없이.
오직 주기만 하느냐.
녀석들이 자신의 숨이 끊어지려 할 때까지 외친다.
「떠나지 말라고.」
「언제까지고 너를 지켜주겠다고 맹세했다고.」
「이제야 우리도 노련해 졌다고.」
「마침내 이 '이야기'의 끝이라고.」
「그 [너머]는 아니라고.」
너는 마침내 이곳의 '주인공'이라고.
이곳이 이제 너의 [현실]이라고.
그렇게 목이 찢어질때까지, 외치고 외치는구나.
모략은 중얼거렸다.
【...어리석고, 우습구나.】
나를 걱정하느냐.
'나'를 그토록 오래 보지 않았나.
감히 이 [모략]이, ...내가 나아가려는 저 [너머]에서 '또 다른 아픔'을 겪을 것이라고 너희가 안다고 해서.
[우리가 지켜줄 수 없는 이야기] 로 가지 말아달라고.
감히 내게 말하는구나.
모략은 미소지었다.
많은 필요없는 설화를 가차없이 내쳐옴을 보여줬건만.
그렇게 겁이 없기에.
[사랑] 하나 받지 못해도 악착같았기에.
나와 함께 이곳에 다다른 것이겠지.
내가 한번도 너희에게 준 적 없었던 [사랑]을, 오직 주기만 하는 존재들.
...너희는 이 이야기의 [진리]를 아는 존재들이다.
진실로... 아는 존재들이구나.
[은밀한 모략가]는 진실되게 그들을 마음에 들어했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여기는 '이야기'일 뿐이고.
또한 저 [너머] 역시도 새로운 '이야기'일 뿐이다.
아직도 '꼭두각시'임이 변함없으니까.
그것을 살아가는 [유중혁]일 뿐이다.
그렇기에 그는 미소지었다.
이 끝없는 '허구'의 그 [너머]를 볼 때까지.
또 다른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되려고 마음먹은 상태였다.
그의 의지로 '멸살법'은 떠났으나.
「결국 시시하게도, 다음 '이야기'인 것이다.」
[삶]이란 '이야기'라는 진리.
옆을 돌아보는 [모략].
죄스럽게 고개숙인 김독자.
방금 '가장 오래된 꿈'이 누구인지를 확인하고서.
자리에 앉아서 떠드는 일행들을 바라보며, 이게 옳은 일이라 기만하는 녀석.
어린 내 설화 하나보다도 성장하지 못한 네놈.
김독자가 [은밀한 모략가]를 불안한듯이 쳐다본다.
...많은 생각을 한다.
그래.
너는 내가 원하는것이 아직도 모르는가.
...내가 너를 용서한 것 같은가.
...정말 내 용서가 필요한 것인가?
그가 비릿한 미소를 누구도 보지 못하게 지었다.
많이 두려울 것이다. 김독자.
...'아직도' 말이다.
「'모르는 이야기'에 도전하지 못하는 그런 존재.」
그래... 너는 그런 '캐릭터'이자, '등장인물'이니까.
그렇게 어렸던 너의 [시나리오]가 아프고 아파서,
나의 [시나리오]를 필요로 했었지.
그렇게 헛된 [영원]을 영위하려 하는구나.
[모략]은 미소지을 수 밖에 없었다.
언젠가 이 '이야기'가 끝남을.
네가 언젠가 깨달을 것을.
「나는 너무 많은것을 알기 때문에.」
짐작하니까.
[모략]은 미리 웃어두었다.
그래도 그는 긴 시간이 지났음을 느끼고 있었다.
녀석도 결국 누군가를 조금은 [사랑]하게 되었으니까.
그러나 아직도 너는 어리석구나.
이제는 알 때가 되지 않았나. 김독자.
각자 무언가를 지켜야 하기에.
존재들은 무언가를 잃어야만 하지.
이 하찮은 '멸살법'이 그러하니까.
이 이야기를 가지겠다고 [기만]하겠다면.
그 정도 [메뉴얼]은 알아야 하지 않겠나, 김독자.
...이현성보다도 서투른 네놈.
결국 너의 다음 [시나리오]를 앞두고 여전히 두려워하는구나.
김독자.
완벽한 '결말'이 완벽하다고 여기는가.
반드시 너도 알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더 생각하지 않겠다.
...아아, '꿈'이여.
나는 언젠가 [낙원]을 직접 키워본 적이 있다.
라인하이트의 [순수한 악]에 감회되어서가 아닌.
「누군가 죽어야 누군가 산다는.」
그 안타깝고 하찮은 생태관을,
내가 가꾸면서 가까이서 바라봐 보고 싶어서.
결국 언젠가는 이렇게 [외신]이 되어.
모든 세계선들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볼 [운명]이라는 것을 나는 깊이 통찰했었으니까.
작은 예행연습을 했었다.
'꿈'이여.
나는 알았다.
수첩에 적고.
한없이 읽음의 끝에.
나를 올려다보는 어린 너.
그 순간 알았다.
...그만하는게 좋겠군.
나는 [작가]가 아니며.
나는 [독자]도 아니니까.
[은밀한 모략가]는 곁을 바라보았다.
[999회차의 우리엘]의 품에 안긴 '작은 소년'.
그는 그 소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성좌, 은밀한 모략가의 ■■은 '가장 오래된 꿈'입니다!]
정해진 [운명]에 따라.
모략은 다음 이야기로 떠나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였다.
[모략]은 미소짓고 있었다.
【...부럽구나. 나와 같은 삶을 살아갈. 아직도 모르는것이 많은 네가 진심으로 부럽다.】
환한 빛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999회차의 일행들이 곁에 서있음을 느낀다.
[<스타 스트림>이 당신을 인도합니다.]
[새로운 세계선들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해당 세계선은 <스타 스트림>의 간섭을 받지 않습니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은밀한 모략가]는 가만히 미소지었다.
그 모습을 새로운 '꿈'이 보고 있었다.
[모략]은 중얼거렸다.
【내 살아감을 다시 한번 보아라.】
[독자]야.
주변 풍경이 변하고 있었다.
철로를 달리는 그 소리가 멀어진다.
광활한 우주 저편. 저 멀리 꿈의 성소(聖所)가 나아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은밀한 모략은 시선을 그곳에 주지 않았다.
그토록 장황하게 질질 끌어온 이야기였음에도,
그건 결국 의미없이 끝나버린 우스운 '연극' 이였기 때문에.
...새롭지 못하고, 진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그가 원하는 ■■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그가 바라보는건 안겨있는 그 소년.
그의 '다음' 이야기.
"...무서워."
어린 김독자는 지금 두려운듯이, 서서히 변해가는 주변 환경을 둘러보았다.
그리고선 자신을 안고있던 [999회차의 우리엘]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나는 유... 중혁이다..."
아무래도 드넓고 어두운 우주의 정경이 익숙치 않은듯한 녀석.
작게 몸을 떠는 그에게 우리엘이 미소지으며 속삭였다.
【...걱정말아라 나의 신이여.】
대천사가 그의 설화를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999회차의 우리엘]이 그를 꼭 끌어안았고,
[999회차의 이현성]이 그 곁에서 담담하게 그의 작고 차가운 손을 잡아주었다.
"...대천사 우리엘 ... 지옥염화... 악마같은 불의 심판자..."
우리엘이 그의 중얼거림에 미소지었다.
어린 김독자도 그녀를 따라 작게 미소짓고 있었다.
어린 김독자의 시선이 돌아가더니, 누군가에게 머물렀다.
더욱 환하게 미소짓는 아이.
그 시선의 끝에 선 [존재]역시 그의 앞에 새로히 준비된 [시나리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략.
그의 잊혀진 이름은 유중혁.
[설화, '나는 유중혁이다!'가 당신에게 미소짓습니다!]
그는 미소짓지 않았다.
그가 이미 내어주었던 설화.
그럼에도 그 작은 아이는 미소짓고 있었다.
[설화, '나는 유중혁이다!'가 당신에게 환하게 미소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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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가만히 외우주를 바라보는 [은밀한 모략가]를 기다리던 [999회차의 이지혜].
그녀가 기다림에 지루한듯 질문을 던졌다.
"...해상전신...!"
그녀는 문득 시선을 돌려서 어린 김독자의 볼을 귀엽다는듯이 쓰다듬다가, 그녀의 곁에 선 모략을 다시 올려다보았다.
모략은 가만히 우주의 정경을 바라볼 뿐이였다.
ㅡ ...어이, 지혜가 묻잖아.
아까부터 [모략]에게 시비를 걸 타이밍을 노리던 [999회차의 김남운]이 마침내 나섰다.
그가 나서자, 이지혜가 잠시 그를 사납게 노려보았다.
김남운은 당최 이해할 수 없다는듯이 볼멘소리를 냈다.
ㅡ ...왜? ...난 지혜 널 도와주려고...
사나운 눈빛에 풀이죽은 김남운을 무시한 이지혜가 다시 모략을 바라보았다.
우수에 찬 눈빛.
이지혜는 옛 설화를 떠올리고 있었다.
오래전 이야기처럼, 일행들의 곁에 선 유중혁.
999회차의 이지혜는 그가 아는 유중혁의 모습을 모략에 빗대어보고 있었다.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던 그녀의 [사부].
그 사라진 설화의 티끌을 찾기 위해서 이지혜는 애타게 그를 바라보았다.
「999회차의, 다쳐서 의자에 앉아 한쪽 남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유중혁.」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지혜는 슬프게 미소지었다.
이미 없는 것일까.
그녀가 자신없는 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ㅡ ...사부?
그녀의 중얼거림에 눈썹을 살짝 꿈틀거린 모략이 이지혜를 잠시 돌아보더니, 조용하게 대답했다.
【마땅히 머무를 세계선을 찾기 힘들군.】
그의 말에 김남운이 빈정거렸다.
ㅡ 그럼 차라리 다시 돌아가서 그놈들이랑 같이 지내면 되잖아? ...왜? ...시스템 없는 세계선은 무섭냐? 은밀한 모략가?
【...】
ㅡ ...야, 귀 먹었냐?
김남운이 옆에서 살기를 내뿜는 이지혜를 애써 무시하면서, '은밀한 모략가'에게 으르렁거렸다.
【김남운.】
모략이 김남운을 내려다 보았다.
김남운이 그의 갑작스러운 부름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돌아가고 싶다면 돌아가라.】
ㅡ ...뭐?
【나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가 차갑고 무심한 시선으로 작은 김독자를 노려보았다.
【아직 내 '의지'는 남아있으니까.】
【 ...무슨 수작이지? 유중혁.】
우리엘은 그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어린 '꿈'을 안고서 한발 물러서는 대천사.
그는 무심하게 답했다.
【이 증오스러운 이야기를 끝낼 것이다.】
외우주를 한번 바라본 모략.
그리고 결심한듯이 돌아서서 어린 김독자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ㅡ ...무슨 말씀이십니까. 모략.
ㅡ 사부...?
ㅡ 물러서라 지혜야.
이현성이 그의 앞으로 나서며 이지혜를 가려섰다.
모략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이 하찮은 '허구'를 사라지게 할 것이다.】
그의 말을 통찰한듯, 우리엘이 경고했다.
【...나의 '신'은 잘못이 없다. 이건 이 아이가 원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모략.】
【...우스운 말이군.】
【이미 끝난 '이야기'에 얽매이지 마라! 우린 그렇게 어리석을 시기를 지난지 오래다, 모략.】
[대천사]는 물러서지 않았다.
[모략]은 시시하다는 표정이였다.
예나 지금이나.
녀석은 누군가의 패배의 설화를 안타까워 한다.
그렇기에 999회차의 그녀가 유중혁을 지켜준 것이겠지.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단점이였다.
살아온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후회없이 [심판]하며 살아갔기에.
심판자는 자신의 ■■이라는 '이야기'를 원하지 않는다.
자신의 선(善)에 취해서 '안주'하려는 것.
영원히 타인의 시나리오를 자신의 시나리오라 생각하려 하는것.
그것이 그녀가 깨닳지 못하는 악(惡)이였다.
... 한심한 자였다.
【지금도 녀석의 하찮은 설화에 또 감화되어버린 것인가.】
【...】
【너는 더 큰 선(善)을 집행하기에는 너무 어리석은 존재구나.】
모략은 그녀의 어리석음에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가 마지막 설득을 위해 입을 열었다.
【이 '이야기'는 악(惡)하다.】
【... 설령 그렇다고 우리의 '신'이 죽어야 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999회차의 우리엘]의 눈자위가 하얗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정의에 망설이지 않는다.
그러나 망설이지 않는것은 [모략]도 마찬가지였다.
에초에 끝난 저 '이야기'에서 가장 깊은 '대의'를 살아온것은 [모략]이였으니까.
그가 공간을 천천히 일그러뜨리듯, 손을 뻗었다.
【죽인다고 한 적 없다. 나는 그 아이를 '살게' 할 것이다.】
【...뭐라고?】
【곧 목도하게 될 것이다. 그 하찮은 발버둥을.】
우리엘이 순간적으로 당황한 찰나, [모략]이 빠르고 유려한 동작으로 달려들었다.
사방의 공간이 접히듯 일그러졌다.
스파크가 사방을 집어삼키듯 튀고 있었다.
ㅡ콰츠즈즈즈즈...!
일순, 균형을 잃은 우리엘.
동시에 이현성과 김남운이 경고성과 함께 [모략]에게 달려들었다.
ㅡ 우리엘!
ㅡ 야!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모략]은 이현성과 김남운에게 제압되었다.
【안돼!】
그럼에도 우리엘의 외침과 함께, 그녀에게서 튕겨져 나간 한 덩어리.
"으아앙!"
모략의 손에 밀쳐지듯 던져진 어린 '꿈'.
츠츠츠...
그리고 외우주의 공간이 찢어지듯 벌어지더니, 그 '꿈'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부왕의 차원문’이 닫힙니다.]
【빌어먹을... 부왕(副王)! ...답해라 모략! 그를 어디로 보낸 것이냐!】
우리엘이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화염으로 이루어진 그녀의 검을 꺼내들었다.
ㅡ 크악...! 무슨 힘이...!
【궁금한가?】
그녀의 앞에 이현성과 김남운을 뿌리치고 어느샌가 자세를 바로잡은 [모략]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럴 용기가 있을까.】
외우주의 두 공간이 찢어지듯 열리고 있었다.
두 개의 세계선이였다.
「방금 어린 '꿈'을 먹어치운 어떤 세계선.」
그리고,
「그들이 떠나온, 이제 갓 영원(永遠)을 맞이한 세계선.」
[모략]이 제시할 수 있는,
[그들]이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들이였다.
그가 차갑게 미소지었다.
【이야기를 끝내거나.】
【그렇지 않으면 원래의 세계선으로 돌아가서 찾아올 비참한 결말을 바라보는것.】
ㅡ ...뭐?
사나운 눈을 뜬 그들에게 모략은 심심한 선택지를 던진다.
【원하는대로 하면 된다.】
ㅡ ...뭐라는 거야! 네 말대로라면 둘다 ■같이 뒈지는 거잖아!
【...걱정마라, 네겐 이해력이 없다는 사실을 안다. 김남운.】
ㅡ ...뭐라고? 이 ■자식아?
김남운이 욕지거리를 뱉으며 [흑염]을 둘렀다.
그의 무지를 비웃듯이 모략이 말했다.
【적어도 이 '이야기'를 직접 끝낸다면. 우리의 고통도, 이 끝없는 죄업도 모두 '없었던 것'이 될 수 있겠지.】
ㅡ ...그게 무슨소리야 사부!
ㅡ 이해할 수 없습니다.
뒤늦게 마음을 다 잡은 [999회차의 이지혜].
자신이 아는 것을 지킬뿐인 [999회차의 이현성].
모략은 이미 알고있는 그들의 설화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의 삶을 모두 '없던것'으로 할 수 있다.】
ㅡ 뭔 개소리야!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수는 없군.】
ㅡ 다들 저 녀석을 죽여버려!
김남운이 외쳤다.
그때였다.
【그만!!】
ㅡ 우리엘!
【이미 늦었다, 남운아! 이미 녀석의 흐름대로 돌이킬 수 없게 되었어.】
오랜 시나리오를 거치며.
일행들을 지켜온 [심판자]의 판단이였다.
김남운이 멈춰섰다.
그 김남운조차 그의 행동을 돌아보게 만드는 존재.
모략이 자세를 거두었다.
【좋은 판단이다.】
【그래, 참 대단한 '대의'다, 모략.】
【...】
【우리의 삶의 ■■을 기어코 보려 하는구나.】
그가 미소짓는다.
【...우리가 왜 그래야만 하는가.】
모략은 침묵했다.
아예 무지렁이는 아니군, 대천사.
그녀의 설화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설화, '심판하는 자'가 차가운 눈으로 모략을 바라봅니다.]
우리엘이 그에게 검처럼 타오르는 그녀의 화염을 겨누었다.
【우리는 이제 '등장인물'이 아니다.】
깊은 통찰을 담은 심판자의 판단이였다.
어린 독자는 아직 '멸살법'에 있었고.
그들은 이제 그 이야기의 구성원이 아니다.
그녀는 그 잔혹한 사실로 인해 치룰 대가를 상상하고 있었다.
그 잔잔한 눈에,
모략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침묵한 우리엘이 마른침을 삼키고 사납게 말했다.
【모두가 곱게 죽진 못할것이다!】
그녀의 말에 김남운이 참지못하고 나서며 소리쳤다.
ㅡ 뭐야! 대체 뭔 개소리냐고!
김남운이 눈을 사납게 뜨고 그녀의 검 앞에 섰다.
【...남운아.】
우리엘이 비감에 젖은 말로 중얼거렸다.
녀석에게는 설명이 항상 필요했다.
알아듣지도 못할 그런 설명이.
【우리가 살아온 이 세계는 '꿈'이 필요로 해서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그 정도는 이해하는가?】
ㅡ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찾으려고 했지. 우리가 잃었던 그 [세계선], ...그리고 우리의 [대장]도. 그러나... 그 모든것이, ...우리의 존재조차도 '허구'인 것이다.】
김남운이 당황한 낯빛을 비추었다.
그러나 곧 소리치기 시작했다.
ㅡ ...뭐? ...좋아, 사실이니까, 그렇다고 치자! 그래서 다같이 '우린 가짜요!'하면서 뒤지자는 거야? 어떻게든 살아야 하는거 아니냐고!
【이 이야기는.】
우리엘이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
김남운이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ㅡ 왜...! 왜 그런 눈을 하는거야!
우리엘이 젖어가는 눈으로 조용히 말했다.
【이 이야기는... 우리를 살아가게 하기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ㅡ 뭔소리냐고! ■발! 똑바로 말해! 나 미치는 꼴 보기 싫으면!
【...우린 살 수 없다.】
ㅡ ...
우리엘은 고개를 숙여버렸다.
ㅡ 우리엘. 조금더 구체적인 설명을 바랍니다.
보다못한 [999회차의 이현성]이 나섰다.
우리엘은 말을 이었다.
【이 이야기는 저 어린 '꿈'이 살아가기 위해서 쓰였다.】
ㅡ ...그건 알고 있습니다.
【모르겠나 현성아? 이 이야기의 진짜 ■■을?】
ㅡ ...
【이 이야기라는 '꿈'이 깨면. 오직 저 어린녀석'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ㅡ ...
【우린 누군가의 꿈이니까. 현성아... 이 이야기는 '김독자'가 살아가기 위해서, 그가 자신의 [시나리오]를 살아갈 방법을 찾기 위한 세계라는 것이다.】
ㅡ ...모르겠습니다. 우린... 그 세계를 뛰어넘지 않았습니까? 김독자는 시나리오를 극복한 것 아닙니까?
ㅡ 언니, 모르겠어.
ㅡ 씨■!!
일행들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우리엘은 분노에 찬 눈으로 사납게 [모략]을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이 그의 죄를 묻고 있었다.
【우리의 '신'은 아직 저 '이야기'의 존재임이 드러났지. 모략.】
어린 '꿈'은 아직도 세계선에 받아들여졌으니까.
그렇다면.
김독자가 무엇을 앞두었는지는 뻔했다.
【...여기 선 일행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
【...하루살이처럼 말인가?】
【...그래.】
[모략]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우리엘이 차갑게 덧붙였다.
【이들이 그 정도의 자격도 안되어 보이는가?】
【...】
【...우릴 죽음으로 내몰아서까지, 저 이야기를 바꾸려 드느냐?】
【그 길 뿐이다.】
[모략]은 당연하다는듯 말했다.
우리엘은 이를 으드득 물었다.
어른이 된 김독자.
그리고 아직 어린 꿈.
그 연결점에 선 그들.
'그 연결점이 왜 필요한가'
그 이유가 저 [세계선]에 있을 것이다.
어쩌면 몰라도 될 이유였다.
그럼에도 알아야 할 이유였다.
이 시점이 존재하지 못하면.
우리가 이를 외면하고 살아가지 않는다면.
우리의 짤막한 행복을 누린다면.
...저 세계선은 어떻게 되는가.
우리엘은 공허의 틈으로 비치는 한 세계선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곳에.
[의미]라 할 만한 것이 있었다.
「영원(永遠)을 맞이한 세계선.」
그곳에 어른이 된 김독자가 있었다.
우리엘은 시선을 또 다른 세계선으로 돌렸다.
아직 모르는 이유.
이 지점에 우리가 그토록 긴 이야기를 거쳐 선 이유.
'그것'은 그녀가 감히 상상조차 못하는,
거대한 악(惡) 이였다.
그녀가 서서히 찾아오는 떨림을 잠재우려 애쓰며 말했다.
【...우리가 네놈의 뜻대로 선택하지 않는다면?】
【겁이나서 투정이라도 부리는 것인가.】
【...답하라!】
【내가 선택하면 될 일이다.】
모략은 피곤한듯이 무심한 말투였다.
우리엘은 그런 그를 내버려 둘 생각이 없었다.
【그럼에도 선택하지 않는다면? ...네놈은 설마 감히 그 거대한 악(惡)을 홀로 해낼것이라 자신하는 것이냐?】
【...아니지. 그렇지만 너의 선택쯤은 확신한다.】
우리엘이 패배감에 젖은 눈으로 녀석을 바라보았다.
【너는 이야기에 감화되는 존재이니까.】
우리엘은 돌아보았다.
그녀도 보인다.
영원을 꿈꾸기 시작한 그 세계선에서,
어른이 된 김독자가 슬퍼한다.
한 [업데이트]된 소설을 읽으며.
자신이 의도한 대로 되지 않아서 슬퍼하는.
절대로 영원하지 못할 꿈임을 비로소 깨닳고서도, 그것을 거부하려 하면서.
그렇게 사랑하는 일행들의 '달콤한 꿈'을 깨우지 않으려고,
그 '허구'를 지킨다는 이름으로 기만하면서,
차창에 손을 가져간다.
이 세계의 진리.
마치 그녀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그 남자처럼.
결국, 죽었던 그 남자처럼.
스스로를 [포기]하는구나.
너무나도. 너무나도 녀석이 슬퍼한다.
너도... 그랬을까, 사랑하는 내 동료여.
우리엘이 감화된, 아주... 너무나도 오래도록 [사랑하는 이야기]였다.
모략이 그 정경을 미소지으며 바라본다.
【그가 싸우고 있다.】
【..그는 힘이 다했어.】
【예나 지금이나. 그는 빈손일 뿐.】
【...】
【우리의 ■■이 비로소 가깝다.】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저 빈 손에 [무엇]을 쥐어줘야 하는가.
어리석은 내 일행들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녀가 울음을 터트리듯 비참하게 입을 열었다.
【일생을 모두 걸고. 나는... 너를 저주한다!】
【...내 잘못은 아니지만, 기꺼이 그 갈곳없는 분노를 받아줄 '꼭두각시'가 되어주마.】
【...】
【우리가 할 일을 하자.】
우리엘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와의 승부에서 이기고 미소지어도.
...사실 여유따위 없는.
언젠가 안대를 하고서, 잘려나간 하반신을 지혈하며 신음하던, 그렇게 그녀를 올려다 보고 힘겹게.
녀석의 방식대로 [사랑]해주었던 남자.
「상처가 심하군, 우리엘.」
「이제 나를 '믿고' 쉬엄쉬엄 해라.」
「준비가 될 때 까지 말이다.」
...[대천사]는 그녀의 저주스러운 '신'을 저주할 수 없다.
그리고 앞으로의 선택할 저 [너머]에서도.
그녀는 그럴 수 없겠지.
언제나 그녀의 애꿎은 화풀이는 이 남자였다.
그리고 이제는 그러지도 못하겠구나.
나는 이 '이야기'를 벗어났으니까.
나는... 이제 [선택]하는 존재이니까.
그녀가 자신에게 소리쳤다.
【...악(惡)하다!】
【아니, 너 뿐만이 아니다.】
오래 전처럼.
그가 돌아선다.
【...!】
【이젠 우리 모두가 그렇다.】
짧은 격려과 함께, 모략은 조용히 돌아섰다.
일행들이 이해를 할까.
ㅡ 야! 우리엘!
ㅡ 언니!
ㅡ 우리엘님.
우리엘은 말없이 모략을 따라 나섰다.
그런 그녀를 일행들이 그녀를 따르고 있었다.
【... 너희는 오지마라.】
ㅡ 죽는거냐? 죽을거야? ... 그럼 그냥 같이 뒤져!
【...남운아. 넌 아직 이해하지 못해.】
ㅡ 야! 이 겁쟁아!!!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다.
갈라진 소년의 목소리.
김남운이 말을 잇지 못하고서 이를 악물고 있었다.
...미치기라도 한 것일까.
에초에 미쳐있었으니 그마저도 아닐 것이다.
우리엘이 그를 바라보았다.
슬퍼하는 김남운.
그녀가 바라보는 것은 틀림없는 녀석의 슬픔이였다.
ㅡ ...제길... 그렇게... 오랫동안 노력했는데...
【뭐?】
우리엘이 눈을 치켜떴다.
녀석은 답지않게 차분한 목소리였다.
ㅡ ...우린 이제 '등장인물'이 아니라며.
김남운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ㅡ 좀 기뻤어... 이제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 거니까.
이지혜가 그의 말을 지르고 나섰다.
ㅡ 잠깐! 헛소리는 나중에 해! 우리엘에게 물어볼게 산더미라고!
ㅡ 닥쳐!!! 이지혜!
이지혜는 그의 말에 놀랐다.
그녀의 말이라면 금방 기죽는 녀석이였기 때문에.
그의 얼굴을 바라보던 이지혜.
그리고 그녀는 놀랐다.
ㅡ ...너 왜 그래?
김남운이 조용하게 울고 있었다.
조금은 치욕스럽다는듯이.
그럼에도,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그를 본 적이 없었다.
한발 물러서는 그녀를 무시한채, 그 소년은 말했다.
ㅡ 나... 기뻐했다고... 아직도 시간이 좀 있구나, 싶어서...
김남운은 절대 울지 않는다.
녀석에게 타인의 고통은 곧 즐거움이니까.
그 '사실'을 비웃듯이,
남운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
그가 손을 얼굴로 들어올리고 있었다.
무심하게 눈물을 닦아낸 녀석이 말했다.
ㅡ 어느정도는 알겠어, 우리엘.
【...?】
ㅡ ...똑같잖아. 우리의 이야기랑. ...같아도 너무 같다고.
김남운이 틈으로 비친 김독자를 가만히 바라본다.
우리엘이 입술을 떨었다.
그럴리가 없었다.
[이현성]이라면 모를까.
ㅡ 이 끝이 좋지 못할거라는거... 우리는 뭔가 또 비참한 선택을 할 거라는거...
중얼거리는 김남운.
이지혜가 그의 낯선 눈을 보았다.
녀석이 항상 하던 장난스러운 그 눈이 아닌,
차갑고 슬픈 눈이였다.
그가 그런 눈으로 우리엘을 똑바로 직시했다.
ㅡ 김독자 그 녀석은 '신'이잖아. 그러니까 우리가 [대장]을 잃어버렸던 것 처럼, 언젠가 이 세계가 '신'을 잃어버릴거라고, 그러니까 시간이 없을거라고 대충 예상했어.
【...】
ㅡ 우리... 저 작은 녀석과 함께 행복하더라도... 얼마 못갈거라는 걸.
【...】
ㅡ ...그리고 그게 '올바른 길'이 아닌거지?
그가 이해하고 있었다.
이지혜와 이현성은 그를 말리려 그의 곁에 서 있었지만.
우리엘만은 놀라움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ㅡ 그래도 우리엘, 나 기뻤어.
【...어째서지?】
ㅡ 앞으로 시간이 얼마 없어도, '새로운 삶'에서 우린 '등장인물'이 아니라는 [착각]속에서라도 잠시나마 행복할 것 같았으니까.
【...】
ㅡ 어쩌면... 네놈들이 예전처럼 다시 웃지 않을까...
ㅡ ...
김남운은 떠올렸다.
[대장].
그리고 그의 주변에서 행복하게 웃던 일행들.
그는 이해하기 힘들어도, 왠지... 따뜻한 그때의 '이야기'.
수만년전의 일이였다.
정말로... 보고싶었던 그 모습.
그의 일행들은 절대 모를 것이다.
그는 [김남운]이였으니까.
김남운은 씁슬한 미소를 지었다.
ㅡ ...그래서 입밖으로는 꺼내지 않았지. 지금 내 곁에 선 이 두 멍청이들이 이번에야말로 웃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
ㅡ ...너희 맨날 슬퍼했잖아?
그가 이지혜를 돌아보았다.
슬프게 그녀를 바라보며 그가 말했다.
ㅡ 또 다른 이유로 행복했어.
ㅡ ...너, 대체 무슨 말을...?
【...】
ㅡ 어쩌면 조금만 더 노력하면 [대장]이 될 수도 있을거 같았거든.
ㅡ ...뭐?
ㅡ 한번쯤은 내가 누구보다도 먼저 깨닳아서, 멋지게 해결해보고 싶었거든. ...뭐랄까, 이... [시나리오]를 말야.
우리엘과 모략이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김남운은 이지혜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ㅡ 너나 우리엘이나, 항상 [대장]을 원했었잖아.
ㅡ ...
【...】
그가 고개를 숙이며 비참하게 말했다.
ㅡ ...■발... 나는 그게 되어주고 싶었어. 지난 몇만년동안...
ㅡ ...뭐?
ㅡ ...그리고 이제야, 되어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지혜가 작다고 생각했던 그 녀석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숙였어도.
그는 그녀보다 큰 사람이였다.
ㅡ ...왜? 이상하냐, 이지혜? 내가 뭘 잘못 먹은거 같냐?
ㅡ ...
ㅡ 너희들... 많이 좋아한다.
ㅡ ...뭐?
ㅡ 너랑 우리엘, 현성이 형. 전부 다. 나한테는 누가 뭐래도 '현실'이니까.
【...】
ㅡ 다 '허구'인거 알아. 우리엘. 다 안다고.
우리엘이 슬프게 그를 바라보았다.
대체 그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것일까.
너한테서는 이런 슬픔을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ㅡ 그래도 너희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 [대장]처럼 당당하게 살았으니까...
그가 짧게 뜸을 들였다.
그리고 슬프게 말했다.
ㅡ 우리엘, 네가 말해줬으면 했었어. 마지막 순간까지 같이 가자고.
【...뭐?】
ㅡ 네가 자살을 희망할 리는 없으니까.
【...】
ㅡ 정말 죽을정도로 힘든 일이라면, ...아니, 우리가 죽어야만 뭔가 이뤄낼 수 있는 일이라면... 그걸 꼭 선택해야만 한다면...
【...】
ㅡ 우리가 비록 지금 모르더라도, 나중에 저 세계선에 뛰어들어서 '진실'을 직접 겪고나서야 네 선택을 받아들일것을 알더라도.
【...】
ㅡ ...말해주길 바랬다, 이 겁쟁아. 같이 죽자고.
【...나는 그럴 수 없다.】
ㅡ 알아.
우리엘이 이를 앙다문 김남운을 올려다 보았다.
그가 분하다는듯.
그럼에도, 어른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ㅡ 나는 [대장]이 아니니까. 너는 내게 말해줄 수 없었겠지.
【그건...】
ㅡ 나는 [대장]처럼 믿음직하지 못하니까.
【아니다! 나는 그런것이...!】
김남운이 눈물을 흘리며 우리엘에게 다가섰다.
그녀의 작은 머리를 톡톡 치듯이 쓰다듬는 김남운.
그가 슬프게 씨익 웃었다.
ㅡ 그냥 미안하다고 말하는거야. 나는 그냥... 미안하다고.
그가 이지혜를 바라보았다.
ㅡ 그렇게 오랬동안 노력했는데 결국 너희의 [대장]이 되어주지 못해서.
그가 다시 우리엘을 돌아보았다.
ㅡ 같이 죽더라도, 옳은 일을 해보자는 그런 '쉬운 부탁'조차 말하기 힘들정도로...
그가 그녀의 눈을 힘겹게 바라본다.
ㅡ 아쉽게도, 아직까지도, 못미더운 나라서... 너에게 미안하다고, 우리엘.
【...그건... 넌...? 그런말을... 안하는...?】
우리엘의 눈가가 젖어들어가고 있었다.
왜 이 녀석이 이런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일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대천사]는 오래 알아온 그녀의 [악]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ㅡ 그래... 아무리 쪽팔려도 마지막이니까!
김남운이 환하게 씨익 웃었다.
ㅡ 그냥 그렇다고... 나는 너희의 [대장]이 되고싶었던 머저리일 뿐이라고!
김남운이 조용히 돌아섰다.
그가 걸어가고 있었다.
[모략]은 그런 그를 마주했다.
끝을 예감한듯.
두려워하는 소년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끝이 시시하다면, 참지 않겠다는듯이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중얼거린다.
ㅡ 우리엘. ...이게 옳은 이야기야.
【...무슨?】
ㅡ 나도... 나름 생각했으니까... 너, 나 알지? 김남운!
【...】
ㅡ 내 꼴리는 대로 하는거니까. 절대로 '후회'하지 마라!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ㅡ 그래! 난 김남운이야! 내 꼴리는 대로 하는 거라고!
눈물을 훔친 김남운이 [모략]의 팔을 치듯이 밀치며 지나쳤다.
[모략]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피하지 못해서가 아닌, 그런 '이야기'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세계선 앞으로 선 김남운.
어린 '꿈'을 집어삼킨 그 세계선 앞에서,
모르는 이야기를 앞에 둔 녀석이 마지막으로 우리엘을 돌아보며 말했다.
ㅡ ...절대 '후회'하지마!! 이건 내 선택이니까!
【안돼! 넌 견디지 못한다!】
ㅡ 너 뭘 하려는거야!
이해하지 못한 이지혜와 달리,
김남운과 우리엘은 알고 있었다.
그들은 무엇을 할지 서로 이해하고 있었으니까.
[설화, '결사의 동료'가 우리엘에게 제발 그를 막으라고 경고합니다!]
그리고 [모략]도, [우리엘]도 이번엔 그 소년을 막지 못한다.
[설화, '단 한순간이라도 내가 대장이라면!'이 주인의 오랜 바램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바라봅니다!]
녀석이 너무 오래 준비했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어른스러움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훌쩍 앞서버린것은 김남운이였기 때문에.
그렇게 세계선에 몸을 던진 소년.
환하게 타오르며, [개연성]이 지불되고 있었다.
오래전, 멸망이란 이름의 [결]을 넘어서.
그 소년이 살아온 단 하나의 [바램]이였다.
찢어지는 격통속에 녀석은 마지막까지 웃었다.
ㅡ 이번에야말로! 나는 네 [대장]이야!!
누군가 웃기를 바래서.
웃었던 것처럼.
환하게 타오르며 웃는 소년.
소년은 여전히 자신이 멍청하다고 생각했지만,
일행들도 항상 녀석이 천박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항상 [대장]이였다.
항상 꺾이지 않는.
멍청하고 잔혹한 머저리의 모습이였지만.
항상 변함없었던 그들의 유중혁처럼.
'변함없는' 김남운이였다.
ㅡ 안돼!
터져나오는 개연성의 스파크에 고통스러워 하면서 이지혜가 절규했다.
그녀는 자책하고 있었다.
왜 아직도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걸까.
대체 저 녀석이 또 무슨 바보짓을 한 것일까.
「그냥... 아무 말없이 뛰어들걸 그랬다..」
김남운의 설화가 부스러져 내리고 있었다.
「이러면 결국 나는 머저리잖아....」
【안돼!! 남운아!!】
ㅡ 뭐가 어떻게 된 겁니까! 모략! 우리엘!
【...】
이지혜가 흩어지는 설화들을 미친 사람처럼 집어대더니 울음을 터트렸다.
왜 이런 설화가 흩어져버리고 있는지.
그녀가 손을 애타게 뻗어 그 설화들을 그러쥐었다.
「내가 그때 했던 그 '실수'말야.」
「정말 죽도록 후회했었거든.」
「오늘 이것으로 갚았다고 생각해 줬으면 해, 지혜야.」
ㅡ 이게... 이게 뭔데! 우리엘...!
이지혜가 고통스럽다는듯 울부짖으며 물었다.
ㅡ 이게 뭔데 우리엘?! ...엉엉...! 이게 뭔데...!
슬퍼하는 그들의 마음은 아랑곳없이,
세계선은 그의 설화를 받아들였다.
[해당 세계선이 큰 영향을 받습니다!]
[거대한 [개연성]이 지불되었습니다.]
ㅡ 아...!
일행들이 그의 부스러지는 설화를 바라보았다.
[설화, '4만년의 짝사랑'이 서럽게 울면서 주인을 떠나보냅니다!]
[설화, '누군가의 메뉴얼이 되고싶어도 당최 될 수가 없는 나'가 이루지 못한 그의 바램을 안타까워합니다.]
[설화, '나 말고도 놈을 [대장]이라 부르는 친구'가 주인이 잃어버린 동료를 재회하기를 기도합니다.]
[설화, '내 멍청함으로는 웃게 할 수 없는 대천사' 가 주인의 이야기를 많이 슬퍼합니다.]
[설화, '그날, 대장대신 나였었다면 환하게 웃었을 너희'가 주인의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바램을 슬퍼합니다!]
【으아아아아!!】
우리엘이 소리쳤다.
어차피 선택된 길이였다.
피하려고 해도 걸어야 할 길이였다.
그녀가 따라오지 말라고 말해도, 일행들이 따라올 것 역시 알았다.
일행들을 뻔히 꽤뚫고 있으니까.
모두 예상했던 [현실]이였을텐데.
우리엘은 처절하게 비명을 질렀다.
그녀가 몰랐던 사실이였다.
그녀가 도저히 모르는 [사랑]이였다.
그토록 오래 같이 지냈는데,
항상 그녀의 곁에 있어주었을텐데,
놈은 그저 잔인하니까.
어차피 누군가에 공감하지 못하니까.
놈은 오래 알고지낸 악(惡)일 뿐이니까.
...그런 녀석이니까.
관심을 조금이라도 두었다면 알았을지도 모르는,
녀석이 감춰둔 마음이였다.
'비정상적으로 적응'하는 녀석.
아무도 몰라주어도.
그 누구도 관심 없어도.
가장 가까운 일행들조차 그를 싫어했어도.
그의 [배후성]처럼.
그 정도 아픔이야, 거뜬히 잊어버리고서는.
항상 어리게 남아 천진난만하게 웃었던 것이다.
많이 아파도.
그쯤은 일행들을 위해 일상처럼 적응해버린 것이다.
그렇게 수만년을 감춰두고,
아무렇지 않게 그들을 사랑해 온 것이다.
아주 오래 숨겨진, 대가를 바라지 않았던 그들을 향한 소중한 마음이였다.
【아아아아아!!】
그녀에게는 일말의 기대조차 하지않은 고통스러운 [시나리오]였다.
그 누구도 쉽게 견디지 못하는 원죄(原罪).
누군가의 죽음으로 [시나리오]는 시작된다.
우리엘에게 말을 걸어온다.
흩날리는 그의 설화에서 김남운이 말하고 있었다.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않은...
그들이 막 떠나온 [열차]에서의 생각이였다.
「이 세계선은 곧 '마지막'을 맞이할거야. 제기랄.」
「[대장]... 아니지, [모략] 저놈이 이 쬐끄만 녀석을 데려가는걸로 봐서 분명 이 녀석이 '마지막'을 막을 방법이지 않을까.」
「이게 무한히 반복되는 이야기라면... 그리고 이제 이 조그마한 녀석의 차례라면.」
「대충... 이 녀석이 이 세계선의 김독자처럼 새로운 ■■을 봐야한다면.」
「...이 저주스러운 게임의 '공략법'을 따라야겠지. 저 애송이 마왕이 방금까지 살아온 [선례]처럼.」
「그때 보았던 그 지하철 설화처럼... 이 녀석의 세계에서도 내가 죽는다면 다시한번 ■■을 볼 수 있지 않을까. 」
「내가 살아있으면 당연히 내가 '주인공'일 테니까! 하핫!」
「어차피 이 세계는 '게임'같은거니까... 흐흐, 넌 천재야! 김남운!」
「지혜가 날 멋있게 보겠지? ...쳇, 또 실패하면 잔소리 엄청 들을 거 같은데...」
「...그래, 그래도 내가 진짜 [대장]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또 네가 우는걸 보고싶지는 않거든.」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을께, 지혜야...」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대장]이 되겠어. 반드시!」
흩날리는 설화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이미 늦었음에도, 그녀는 외쳤다.
【그를 구해야 한다! 빨리!】
날개을 펼친 대천사.
서럽게 울음을 터트리며 세계선으로 날아든다.
환하게 열려서 그들을 반기는 그곳으로.
그 설화들을 바라본 이지혜와 이현성도 울면서 김남운을 따라 뛰어들고 있었다.
[모략]을 앞서는 그 일행들.
그를 지나쳐, 다음으로 나아간다.
[모략]이 [너머]로 간다고 마음을 먹지 않았더라면,
여기서 멈춰서서 그토록 찾고 싶었던 그 [존재]와 살 수 있었을 그들.
거짓이라도, 짧은 [행복]을 가졌을 그들이 나아가고 있었다.
모략은 조용하게 침묵했다.
그를 지나치는 그들이 익숙했기 때문에.
그가 모르는, 김남운이 감춰둔 이야기가 그를 끌어안았기 때문에.
[설화파편, '어떻게 하면 유중혁인가?'를 입수했습니다.]
「어떻게 하긴! 멋지게 죽으면 되는거지!」
「...그래도 그게 유일하게 안 멋있었던 거였는데?」
「에이, 머리 아파! 일단 안대부터 해 보자고!」
「...뭘 해도 안 웃어주는구나.」
「대장! 나 네놈이 너무 보고싶은데, ...미안해서 얘네한테 그런 말 못하고 있어.」
「대장이라면 당당하게 말 했겠지? 나는 유중혁이다! 으하하! 유중혁이다! 유중혁이다...! ...크흑... 유중혁이다... 흑흑... 흑흑...!」
「외우주는 추운데... [흑염]을 쬐어주려고 해도, 녀석들이 좀처럼 만나주질 않아.」
「...아무도 행복하질 않나봐. 대장이 우릴 살려줘서... 이렇게 살고 있는데도, 녀석들은 웃질 못하게 됬나봐.」
「...나라도 웃을테니까. 나한테는 아니더라도... 얘네한테는 사과해줘... 할 수 있으면 말야.」
유중혁은 부스러진 설화를 쥐어보려 잠시 노력했다.
애타게.
꼼지락거려 보았다.
그러나 이미 그의 손은 비어있었다.
얼마나 그 손을 바라보았을까.
탁한 목소리로 그가 입을 열었다.
【...999회차여.】
「나는 너를 존중한다, 999회차여.」
【... ...】
오래전의 기억.
그가 잊었던 진심.
【...나를 용서하지 마라.】
모략은 세계선 앞에서.
...그 [운명] 앞에서 짧게 느꼈다.
절대 하지 않을것 같았던.
...그의 오랜 '대의'가 하지 못하게 했던.
그렇게
도저히 하지 않을것 같았던 짧은 '후회'를 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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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ㅡㅡ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