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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독자'는 눈을 떴다.
정말 오랜만에 달콤한 꿈이였다.
'그'의 곁에 우리엘이 있고, 유중혁이 있는.
그런 꿈이였다.
"...죽고싶어."
「그렇게 김독자는 오늘도 스스로를 '3인칭'으로 바라본다.」
[항상... 그의 삶은 '3인칭'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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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독자는 스마트폰을 켰다.
멸살법을 읽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키면 그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너도, 포기하지 마라."」
그가(내가) 작게 미소지었다.
그게 유일하게 그가(내가) 웃는 시간.
"... 나는 유중혁이다."
그렇게 도망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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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독자는 낡고 조그마한 시계를 바라보았다.
4시였다.
6시가 되면 친척들이 잠에서 깰 시간이다.
그는 험한꼴을 보지 않으려면 일어나야 한다.
두려웠다.
헐렁하고 낡은 옷가지를 대충 주워입고,
몰래 냉장고에서 먹을 수 있는것들을 꺼내먹고,
사촌들이 가끔 가져가는 식탁 위 동전통에서 티가 안나게 얼마 안되는 돈을 꺼내고,
도망치듯이 친척집 아파트를 나온 김독자.
그렇게 방황하고, 방황하다가.
텅빈 새벽의 놀이터.
어젯밤에 비가와서 젖어버린 밴치를 바라보며.
양말을 포기할지, 근처 분리수거장에서 박스를 가져와 닦아내거나 깔고앉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리가 꽤 되는 분리수거장으로 걸어가서 쓰레기들을 뒤지다가 신음소리를 내는 김독자.
ㅡ 아...!
그리고 그는 문득 책가방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한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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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집 문앞.
멈춰선 김독자(나).
친척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없어.」
「학교 갔겠죠. 나가는 소리 들었던거 같은데.」
부스럭거리는 소리.
「책가방이 그대로 있는데?」
「독자 그 애 공부 안하지 않아요?.」
「커서 뭐가 되려는지...」
「지 애비 애미처럼 되겠죠. 어휴, 뭘 보고 배웠겠어.」
누군가 키득거린다.
가슴이 아파온다.
...
'김독자'는 가슴이 아파왔다고 느꼈다.
「...하여튼 또 헛짓거리할거면 확실하게 해서 눈앞에 안보이면 좋겠어.」
「이제 그 이야기 그만해요! 밥먹을 양반이... 자요!」
김독자는 조용히 돌아섰다.
다시 놀이터로 숨어드는 김독자.
8시에 학교에서 1교시를 하니,
김독자는 8시 30분쯤에 학교를 가면 된다.
학교 갈 시간까지.
김독자는 몇개의 몇개의 소설 회차정도는 읽을 수 있겠지.
문득 느껴지는 외로움에 코끝이 찡해왔다.
...
"...아니지, 이 멍청한... 바보야."
...
김독자는 외로움에 코끝이 찡해옴을 느꼈다.
.
.
.
김독자는 오늘도 지각을 했다.
"또 지각이니?"
그는 고개를 숙였다.
김독자는 눈물이 찔끔 났다.
"들어가렴. 휴..."
눈물을 보이자 선생님이 김독자를 귀찮아한다.
어쩌면...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
"더 끔찍한 생각은 하고싶지 않아..."
...
김독자는 생각을 멈추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곧바로 수학 선생님이 들어온다.
아침에 일찍 오면, 김독자는 맞는다.
그를 괴롭히는 짐승같은 아이들에게.
그러니 이렇게 오면 비교적 나쁘지 않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
"...정말 죽고싶어."
"...'멸살법'이 업데이트 되었을까?"
...
담임선생님이 또 친척에게 전화할지도 모른다며 두려워하는 김독자는 슬펐다.
친척이 학교 전화는 지긋지긋하니까 전화번호를 거짓말로 적어내라고 해서 적어낸 김독자.
그리고 김독자는 몇일전에 그걸 들켜서 친척에게 그의 부모님에 관련된 쓴소리를 다시 들어야만 했었다.
ㅡ 툭.
...
"이제... 그만해... 누가 구해줘..."
...
ㅡ 툭.
침으로 젖은 더러운 종이뭉치.
뒷자석들에 앉은 김독자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폭력) 이였다.
「크크크 저 ■신 ■끼.」
"...나는 유중혁이다..."
나는...
아니, 김독자는 죽고 싶어했다.
.
.
.
김독자는 6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가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나고 1시간이나 김독자를 괴롭히는 아이들은.
「천마신장!」
「혈마파랑참!」
이라며 나를... 아니, 김독자를 때리고 때렸다.
몸이 너무 시리고 아팠다.
...물론, 김독자인 그가 말이다.
그가 맞지 않을 길은...
없다.
...
"파천이나 백청의 무공을 배울 수 있다면..."
...
방금전의 치욕스러운 기억이 그를 괴롭힌다.
「여! 송민우 왔냐? ...아, 이 ■끼 누구냐고? 아, 크크크 내 쪼다바리.」
「...쪼다바리?」
「어 쪼다. 이 ■끼 고등학교 너랑 같은데 간다던데 잘 놀아줘라, 민우야.」
「잘 지내자? ■신아?」
그렇게 김독자는 고등학교에서도 괴롭힘을 당할 것이다.
"...나는 유중혁이다... 엉엉...! 유중혁이다...!"
김독자는 서럽게 울면서.
오늘도 스마트폰을 본다.
.
.
.
하교길이 지옥이였다.
온통 흙투성이인 그의 옷을, 모든 사람들이 바라보는것만 같다.
바라보는 눈들이 ... 그에게는 증오스러웠다.
절실하게 혼자이고 싶다.
ㅡ 꼬르륵...
...김독자는 배가 고팠고, 가져온 돈도 모두 뺏겼다.
동전은 소리가 잘 나니까. 항상 뺏기지만.
그럼에도 배가 고파서 가져올 수 밖에 없다.
김독자는 또 서럽게 울었다.
그리고...
또...
...울었다.
집이 아닌 집으로 가야해서.
친척들이 키우는 강아지보다도 그를 신경써주지 않지만.
그래도 억지로 뭘 달라고 사정하면 주니까.
그러기 싫으면...
...그냥 죽으면...
"...나는 유중혁이야... 헉헉. .! 유중혁이야...! 엉엉...!"
...김독자는 '멀쩡'하게 비틀거리며 걷는다.
...그렇게 믿자.
.
.
.
눈물 흘리는 그에게...
...아니, 다시...
멀쩡히 집으로 돌아가는 그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
ㅡ 안녕? 독자야?
"...흑흑...! 네?"
ㅡ 반갑구나, ○○일보의 김기자란다.
쓰레기같은 ■ 자식....
... 아니...
유중혁은 이런 엑스트라에게 욕하지 않아...
....맞아.
그저, '마음이 차가운 엑스트라'가 그에게 말을 걸어온 것이다.
"...할 말 없어요."
ㅡ 그러지 말고, 네 어머니에 관해서 물어보고 싶은것이 있단다.
"...전 몰라요."
ㅡ 지금은 어느 교도소에 계시니? 내가 기사를 냈었던 이후로 또 옮기셨나 보던데?
김독자는 이 상황을 싫어했다.
이 마음이 차가운 엑스트라는 이전에도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에 따른 기사를 썼다.
「유명한 '지하살인자'의 아들의 비참한 삶, 그로인해 돌아보게 되는 부모의 교육의 중요성.」
아무도 그의 멸망을 도와주지 않는다.
그저 즐겁게 바라보며 즐길 뿐이다.
김독자는 도망쳐야만 했다.
ㅡ 어딜가니!
소름이 돋았다.
내가... 뭐라고 했었더라...
아니... 김독자가...
작게 외쳤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ㅡ 미쳤나 이 녀석이! 내가 잡아먹니!
"살려주세요-!! 이 사람이 저를 괴롭혀요!! 살려주세요!!"
손을 쥐는 남자의 악력에 혈관이 터질듯 아팠다.
유중혁이라면 이런 손 뿌리쳤을텐데.
"살려주세요 엉엉...! 제발...!! 살려주세요...!!"
사람들이 나를 많이 쳐다봤었나.
나는 이렇게... 비굴하게 빌지 않았을꺼야...
"살려주세요 엉엉...! 제발요...!! 누가 구해주세요!!"
나는...
아니야...
흑흑... 제발...
살려줘...
...아니...!
이제 나 죽을래...!
그만 죽고싶어...!
나.....! ...제발 죽게 해줘!
제발...!!!!
[해당 세계선이 큰 영향을 받습니다!]
[거대한 [개연성]이 지불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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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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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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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운!! 왜 네놈은...!】
ㅡ ...놔.
【엉엉...!】
무사했다.
기적이였다.
일행들은 녀석의 모습에 울고 웃었다.
우리엘은 녀석을 와락 끌어안고서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ㅡ 씨끄러우니까, 놓고 말해 ■친 대천사야.
【...!】
[999회차의 우리엘]은 화들짝 놀라서 끌어안았던 김남운을 풀어주었다.
한없이 역겹다는 표정으로 녀석이 말한다.
ㅡ 니가 ■친년인건 잘 아는데, 우리엘.
【...!】
ㅡ 나한테는 지■하지 마라. 죽여버리기 전에.
【...훌쩍, ...】
우리엘이 당황함과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붉히고 녀석을 놀라서 바라보고 있었다.
녀석이 아무렇지 않은듯이 옷을 툭툭 털고서 [모략]을 바라보았다.
ㅡ 그 꼬맹이는 어디에 있지?
【...】
ㅡ ...아까도 그러더니, 그 늙은 주둥이는 이제 먹는데에만 쓰는가보지?
[모략]은 잠시 녀석의 설화를 가늠하다가 조용히 말했다.
【...건방지군.】
ㅡ ...뭐?
【그래... 네놈은 [김남운]인가.】
ㅡ ...뭐래는 거냐? 완전 미■놈들의 집합소잖아? 병■ 같은 놈들...
그가 익숙하다는 어깨를 으쓱했다.
귀찮다는듯, 저 멀리 우주의 한곳을 응시하는 녀석.
ㅡ 저기쯤에 있겠군.
그가 망설임따위 없이 손을 뻗었다.
스파크가 미친듯이 튀었다.
ㅡ 콰츠츠츠!!
ㅡ 손 때!
이지혜가 놀라서 절규하듯 외쳤다.
녀석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즐기고 있었다.
ㅡ 으하하하! 그래! 이런 맛이지!
이지혜가 달려드려는 동시에 그가 손을 때며 웃었다.
고통스럽다는듯 웃으며 팔을 부여잡고 즐거워한다.
ㅡ 오랜만이라고! 이 뒈질것 같은 짜릿함은 말이야!
ㅡ 진짜 미■거야 너? 김남운!!
ㅡ ■발! 잘 들리니까 소리치지 마라 이 ■년아.
ㅡ ...뭐...?
ㅡ 아 귀 아파 ■발...
침이라도 뱉을듯이 그녀를 쳐다보는 녀석.
그의 눈에, 일말의 감정도 없었다.
언제든 그녀를 죽여버리겠다는, 오래전 녀석을 '처음' 만났을 때 처럼.
마치, [김남운]의 눈이였다.
【...김남운? ...'위대한 심연의 군주'여...】
ㅡ 군주? 아하! 내 간지나는 수식언 말이군.
우리엘은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기억을 못하는 것은 아니였다.
그럼에도...
녀석은 죽은 것인가.
우리엘은 고개를 돌려 주위를 돌려보았다.
외로운 우주. 그 한복판에서.
그들은 어떠한 투명한 막에 싸인 공간에 서 있었다.
네모난 방처럼, 마치 원룸같은 작은 공간이였다.
김남운이 소모한 '개연성'만큼 허락된 공간이였다.
ㅡ 크르르르...
ㅡ ...물러서십시오.
【그럴 필요는 없다.】
이현성의 말을 [모략]이 조용히 받았다.
작은 방에 갇힌 그들은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틴달로스의 사냥개]들을 바라보았다.
녀석들은 공간을 긁어내 보려고 발톱으로 공간막을 해집어보려다 감전이라도 된듯이 화들짝 놀라더니, 가만히 으르렁거릴 뿐이였다.
ㅡ 크르르르...!
ㅡ 훗... 너희같은 개■끼들이 뚫어낼 [격]이 아니지, 하하하!
ㅡ ... 웃지마! 뭘 잘했다고 웃는건데?
이지혜가 화를 버럭 냈다.
잔뜩 화난듯 붉어진 그녀의 눈망울에도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녀가 울먹이는 말투를 애써 잠재우며 말했다.
ㅡ ...개연성을 얼마나 인색하게 썼으면, 이딴 좁은 공간에 갇히게 된 거야?
ㅡ 뭐? 참나, 그럼 더 팍팍 써 볼까? 확 넓혀줄테니 잘 봐라!
ㅡ ...야! 진짜 너 죽고싶어!
실소한 김남운이 네모난 방의 투명한 벽으로 다가가 거침없이 손을 뻗는다.
이지혜가 소스라치게 놀라서 그를 잡아끌었다.
ㅡ 한번만 더 그짓거리 하면 진짜 죽일거야, 김남운!
ㅡ 아, 짜증나내 망할 ■이...
ㅡ ...뭐?
김남운이 뒷덜미를 잡은 이지혜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
[흑염]을 두른 단도를 그녀의 목에 주저없이 들이댄 김남운.
【김남운!】
ㅡ 남운아!
ㅡ 니까짓게 뭔데 그런 건방진 소리를 하는거야? 너야말로 죽고싶냐?
ㅡ ...
이지혜의 절망스러운 표정을 본 녀석이 얼척없다는듯이 말했다.
ㅡ ...뭘 그렇게 쳐다봐? 이 못생긴 ■아.
ㅡ ...
이지혜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아는 [김남운]이 아니였다.
정말 '많은' 설화를 잃은 것처럼.
이지혜가 조용히 물었다.
ㅡ 너... 너 뭘 잃었는지 기억은 해?
ㅡ ...뭐?
ㅡ 네 설화들... 우리가 함께... 외우주를 떠돌았었던...
김남운이 잠시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그딴건 한번도 중요하게 생각해 본 적 없었다는 것처럼.
이윽고 그가 뭔가를 떠올렸다는 듯이 신나게 말했다.
ㅡ ...아, 그 설화들? '몇만년의 짝사랑'... 어쩌고 하는 시시한 그것들말야?
ㅡ ...!
이지혜의 절망스런 눈에 짧게 생기가 돌았다.
그러나 김남운이 그 눈을 비웃듯이 비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ㅡ 풋! 와... 너... 대박! 너 지금 아직도 내가 너같은 호박을 좋아할거라 기대하는거냐? 겨우 그따위 설화를 내가 기억한다고 해서?
ㅡ...
그의 말에 이지혜가 상처받은듯이 노려보았다.
그 눈빛이 견딜 수 없다는듯 즐거워하는 김남운.
ㅡ 아 하하하하핫...! 당연히 기억하지, 이지혜! 내가 무슨 '쓰래기'를 방금 던져버렸는지 정도는, 아무리 그게 '쓰레기'일 뿐이라도 그게 뭔지 기억한다고!
김남운이 즐거운 듯 웃었다.
그리고 말이 없는 그녀에게 말했다.
ㅡ 딱 한번만 말해줄게, 잘 들어. 이 뱃놀이 밖에 할 줄 모르는 멍청한 ■아.
ㅡ ...
ㅡ 우리는 '가장 오래된 꿈' 그 자식의 이야기를 바꾸러 여기 온 거라고.
ㅡ ...
ㅡ 쓸데없이 감성적인건 필요없다고, 알겠냐? 우린 그냥 우리 '캐릭터'만 잘 지켜서 저놈에게 '보여'주면 되.
ㅡ ...
ㅡ '[우리]가 귀찮은 것들을 어떻게 쓸어버렸는가' 말이야! 하하핫!
김남운이 재미있다는 듯, 저 멀리 보이는 지구를 돌아보았다.
돌아선 녀석에게 이지혜는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ㅡ ...그게 끝이야?
ㅡ ...뭐래냐? 너도 빨리 버려.
ㅡ ...!
ㅡ 그딴 이야기들은 [이지혜]가 아니잖아, 이 머저리야.
이지혜는 고개를 떨구고 눈을 감았다.
그녀를 [사랑]해 주었던 오랜 마음.
이젠 없었다.
여기, 흐느끼는 그녀의 깊은 '후회'만이 남았을 뿐이다.
조용히 우는 그녀의 곁에 이현성이 외롭게 섰다.
작게 떨고 있는 그녀의 손을 말없이 잡은 이현성.
ㅡ ...이런... 것입니까...
【...】
김남운이 신이나서 소리치고 있었다.
ㅡ 이 횽님이 간다! 꼬맹아! 폭업의 시간이다! 끝내주는 [망상]을 보여주마! 으하하하핫!
【...】
ㅡ ...
ㅡ ...
일행들은 말이 없었다.
그는 김남운이였다.
일행들이 잘 아는, 그 '녀석'이였다.
상처주고도 상처를 준지 모르고.
원하는대로 그저 게임처럼 즐겁게 살던, 김남운이였다.
오랜 전우.
오래 짝사랑하던 소년.
매일 메뉴얼처럼 살아보려 한 아이.
누군가의 [대장].
'위대한 심연의 군주'는 이제 그들만이 기억하는, 잠깐의 사랑스러운 '꿈'이였을까.
[성좌, '위대한 심연의 군주'가 새로운 학살을 기대합니다!]
[성좌, '위대한 심연의 군주'는 이 세계선의 '등장인물(진행중)' 입니다!]
[대상의 설화가 대부분 손실되었습니다.]
[대상의 '수식언'이 해당 세계선에 의해 다시 설정되고 있습니다.]
일행들은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녀석은 버린 것이다.
그가 오래도록 계획한데로, 일행들 중 가장 먼저.
모두가 두려워하는것을 알았기 때문에,
일행들 중에 가장 먼저 [자신]을 버렸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벗어나기위해 쌓아온 [외신]의 삶을 버린 채로.
다시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되고 있었다.
항상 그렇듯이, 녀석은 먼저 [적응] 한 것이다.
일행들은 비로소 다시 마음껏 그를 미워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김남운]이니까.
우리엘은 서글프게 [김남운]을 바라보았다.
투명한 벽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사납게 날뛰는 사냥개들의 너머에 보이는 지구를 바라본다.
그가 마냥 즐거워 보인다.
우리엘은 뒤돌아섰다.
그리고 뒤에 선 남자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모략.】
【...】
【...어떤가? ...마음에 드는가?】
【...】
【...답해 보아라... 누군가... 죽었지 않느냐.】
[설화, '결사의 동료'가 자신의 잃어버린 절반을 많이 그리워합니다.]
[설화, '멸망의 기억하는 자들'이 응답없는 자신의 '심연의 왕'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모략...! 이런 이야기가 맞는가!】
우리엘이 메달리듯 그의 옷깃을 잡았다.
자신을 심판할 자신이 없는 [심판자]는 그에게 애꿏은 원망을 하고 있었다.
[모략]은 '비겁'이라는 이름의 침묵을 할 뿐이다.
슬퍼하는 그들의 설화들.
그들을 바라보던 이현성과 이지혜는 깨달았다.
'위대한 심연의 군주'가 무엇을 남겼는지,
「알려주마. 너희가 준비될 때 까지.」
「너희는 살아남을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마치 오래전 그들을 떠났던 [대장]처럼.
소년이 떠난 자리만이 남았다.
그리고 그들은 알게 되었다.
몸을 불사르며, 살아감을 직접 보았으니까.
이현성이 작은 이지혜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ㅡ 저희도... 원래 저희처럼 그런 '캐릭터'가 되어야 합니까.
이지혜가 그 넓은 손을 맞잡았다.
이제 곧.
잃어버릴 그 감각을 가만히 기억하면서.
조용히 묻는다.
ㅡ ...정말 이럴 가치가 있는거야?
[모략]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느꼈다.
그들은 곧 바라게 될 것이다.
'누군가' 그들을 바라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모략]역시도 무언가 느끼고 있었다.
또 한번 누군가를 잃는다는것.
그리고 이번엔...
그에게 무척 중요한 사람이였다는것을.
중요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당연히 아닐거라 생각했던 그 한심한 생각이
그의 착오라는 것을.
떠난 녀석의 모습이,
자신이 존중했던 '그 녀석'의 모습이라는 것을.
사실...
그는 이미 [모략]의 삶에 지쳐있었고,
자신이 틀렸다는것을 비로소 알아서,
결국 '그 녀석'이 되고싶어서 살고 있다는 것을.
몰랐고.
모르는 척을 했던.
그의 치명적인 [약점]이였다.
모략은 말했다.
【...'좋은 판단'이다.】
우리엘이 슬픈 눈을 했다.
그리고서, 실망스럽다는듯 시선을 천천히 내리깔았다.
【...그런가.】
【...그래, 마치... 너희를 [사랑]했던 그 녀석이 했을법한 판단이구나.】
ㅡ ...
ㅡ ...
【...】
【...나 같은 놈은 도저히... 하기 힘든 좋은 판단이다.】
모든 설화를 찬탈했던 오랜 설화들이 그를 끌어안았다.
일행들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히.
저마다의 결심을 했다.
비로소.
[진리]가 가깝다.
그들의 ■■이 마침내.
ㅡ 어이어이, 뭔가 간지나는 상황인건 알겠는데, 슬슬 김독자 녀석이 보인다고!
【...】
ㅡ 어! 저기 있는거 같은데! ...근데 왜 웅크리고 있냐? 야! 꼬맹아!
김남운이 제촉하고 있었다.
[시나리오]의 무게에 짓눌려서 모두가 꼼짝하지 못해도.
욕지거리를 뱉고서 웃으며 내달리던 녀석답게.
마치 이 세계의 '신'인 것 처럼.
이 세계를 [망상]하며,
다음 [시나리오]를 반기고 있었다.
.
.
.
나는 꿈을 꿨다.
―독자는 나중에 작가가 되고 싶은 거니?
내 낙서를 보고 그렇게 물어준 선생님.
"저는... 그냥 읽는게 좋아요."
내 눈빛을 보고 눈치채준 선생님.
ㅡ 너... 잠시 교무실로 올래?
"...네"
ㅡ 이유는 묻지 않니?
"...제가 뭘 잘못한거 아닌가요?"
ㅡ 아니... 그냥 혼자 있고 싶어하는것 같아서.
"..."
ㅡ 선생님 자리는 칸막이가 있어서 아무도 볼 수 없단다.
"..."
ㅡ 남자애들은 혼자있는걸 좋아한다더니, 아니니?
그렇게 내게 웃어준 선생님.
나는 그녀에게 짧게, 마음을 열었다.
ㅡ 여전히 작가가 되어볼 생각은 없니?
나는 슬프게 미소지었다.
글이란 힘을 줘야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멸살법'처럼.
나는 유중혁이지만... 아니니까... 누군가를 위한 유중혁을 적을 수 없겠지.
[대상의 ■■이...]
"저는... 독자에요."
[대상의 ■■이... 변하지 않습니다. ]
묘한 미소를 흘렸던 선생님.
―그것도 좋구나. 결국 작품은 독자가 있어야 완성되니까.
그렇게 나는 교무실에 들어가는 일이 즐거웠다.
일진들이 내게 덮어씌웟던 일들도.
맞았던 일들도.
잠시 피할 수 있었다.
사흘 뒤.
「...오늘 □□□선생님은 못 오시게 되었어요. ...그래서 과학선생님이 새 담임선생님이 될 거에요.」
「야! 담탱이 교통사고래!」
「와 ㅋㅋ 대박!」
그렇게 짧게.
내 소중한 선생님도 뺏어갔다.
마치 어떤 소설처럼.
그런 '현실'이였다.
"엉엉엉...!"
나는 주저앉아서 울었다.
내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였는데.
"엉엉...! 엉엉...!"
「쳐 울지 말라고 ■신아!」
"아...! 아야...! 엉엉...! 때리지 마...! 어엉...!"
나는 비겁하게 울어주지도 못했다.
아파서.
누군가 내가 씨끄럽다고 생각해서.
나는 그렇게 울어주지도 못하고 눈물을 그쳤다.
...
차가웠다.
...
벌써, '현실'일까.
...
나는 나도 모르게 이불을 걷어버렸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꿈'에서 깬 나에게, 무엇이 남아있을까.
나는 애타게 내가 아는 유일한 도피처로 눈을 돌렸다.
핸드폰을 켰다.
100개 남짓의 메시지.
...그리고 소설사이트 하나.
연락을 끊은지 오래된 증오스러운 엄마의 문자 몇 개와.
그리고 많은 선생님의 메시지.
그리고 그 속에서조차 '멸살법'이 있었다.
「그래서 유중혁이요 선생님...」
「제가 녀석이라면...」
죽고싶었다.
내 선생님을 앗아간 이 '현실'.
그와 같은 멸살법.
내가 사랑하는 사람조차 집어삼키듯이.
나는 나의 이야기 대신,
내가 소중히 여기던 사람에게 이 하찮은 소설을 들이밀고 있었다.
나는 해줄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에.
무엇하나 이겨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아악...!"
너무 슬프다.
"으아아앙...! 으아아아아...!"
나는 여전히 초등학교 시절 차창으로 몸을 던져버렸던 그 순간부터.
그저 죽으면 편해질 것이다고
...나는 줄곧 그렇게 믿고 있었구나.
ㅡ 띠링!
나는 '멸살법'의 새로운 회차가 뜬 것을 보았다.
읽었던 부분에서 잘라낸 것처럼.
별안간 넘어가버린 몇개의 시나리오.
'이상한 개연성' 속에서
마치 [작가]가 내게 말하듯, 유중혁의 이야기가 쓰여지고 있었다.
ㅡ 파천검성! 스승님!
ㅡ 멍청한 제자야. 네가 상대할 수 있는 자들이 아니다.
ㅡ 안돼!
ㅡ 가거라 멍청한 제자야!
ㅡ 안됩니다! 안됩니다! 사저...! 스승님...!
ㅡ 컹컹! 컹컹!
ㅡ 살아라, 중혁아.
그렇게 그도 절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그의 스승이 '살라고' 하고 있었다.
이 잔혹하고 가치없는 현실에서.
왜 살아야 하는가.
현실에 대체 뭐가 남아있는데?
내가 사랑했었던 선생님도 내게 그렇게 말할까?
나는 서럽게 유중혁에게 외쳤다.
"...죽어! 이제 그만! 나랑 같이 죽자! 이제 이 지긋지긋한 이야기를 포기하고 죽어! 네가 죽으면...! 나도 죽을거야!"
그럼에도 그가 살아간다.
ㅡ 반드시 이번 회차에서 네놈들의 얼굴을 찢어버릴 것이다!
"안돼! 안된다고! 도저히 안된단 말야! 이 유중혁 ■자식아!"
설정상 말이 안되지 않는가.
자그마치 [천마]와 [혈마]란 말이다.
녀석들은 45번대 귀환자 시나리오에서 등장할 예정인데,
그들을 또 35번대 시나리오에서 대책없이 불러놓고서 뭘 하겠다는 거야.
동료들은 진즉 잃어버리고.
암흑단층에서 영혼을 다치고.
무리한 수련에 몸도 성치 않은데.
그런 멸망을 왜 자꾸만 맞서려 하는거야.
유중혁.
이제 그만 이겨내자.
그건 '못'하는 거야.
...'나'처럼.
제발... 이제 그만 죽자...
이렇게나 포기하고 싶은 나를.
그렇게 비웃듯이 살아가지 말아줘.
나는 눈물을 흘렸다.
그가 이걸 이겨낼 것을 아니까.
사실... 이미 이겨냈을 테니까.
나보다 더 큰 멸망을 겪으면서도, 이겨내고 지켜낼것을 아니까.
넌 완벽한 내 상위호환이고.
난 도저히 네가 될 수 없겟지.
나는 핸드폰을 꺼 버렸다.
밖으로 내달렸다.
그토록 무서운 '현실'을 드디어 도망칠 수 있다는 희망에,
옷도 걸치지 않은채로 속옷만 입은체로 도망치듯 뛰쳐나왔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드디어 느껴지지 않는것 같았다.
무슨 건물인지 모르는 건물의 옥상으로 올랐다.
옥상이 잠겨있었다.
"으아아아아아!!!"
나는 문을 미친것처럼 두드렸다.
나는 달려나와서 다른 건물로 달린다.
그 건물도 옥상은 굳게 잠겨있었다.
나는 건물들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한심하게 죽지도 못하고,
손가락으로 다 셀 수 없는 수의 건물을 들낙거렸을때.
한 가지 사실만이 남았다.
[사실 나를 위한 옥상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모든 옥상이 잠겨 있었다.
마치 내 죽음을 허락하지 않는 것처럼.
나는 문득,
항상 건물들에 들어섰을때, [중절모를 쓴 남자]가 항상 걸어나오고 있었다는것을 느꼈다.
...그게 뭐가 중요할까.
나는 도로를 바라보았다.
정말... 아픈게 싫어서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
이제는 빠르고, 쉬운 방법처럼 보였다.
절대 택하고 싶지 않았던 방법.
마치 내가 잃었던.
내 메시지의 대부분을 읽어주었던 내 작은 [독자]처럼.
선생님...
당신과 같은 방법으로.
아프니까.
그럼에도...
ㅡ 띠링!
핸드폰이 울렸다.
증오스럽다.
이 다음 이야기가 아직도 남았을까.
나는 이를 꽉 물고 서러워하다가 핸드폰을 켰다.
ㅡ 오늘은 특별히 2회분을 연재했어요.
ㅡ 즐겁게 봐 주세요!
"..."
그건 내게 하는 말이였다.
어느순간부터 내가 이 소설의 유일한 독자이니까.
내가 읽어주지 않으면 [유중혁]은.
[작가]는.
외로울까.
나는 '멸살법'의 [작가]에게.
소중한 [선생님] 같은 존재일까.
ㅡ 읽고 꼭 답글 부탁드려요!
작가가 몸부림치듯. 내게 말하고 있었다.
"흑흑...! 엉엉...!"
나는 읽었다.
울면서.
서럽게 신음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이제 그만 끝내고 싶었어도.
그 아름다운 감정이 실린 글이,
내게 자꾸만 방법을 제시하는 것처럼 속삭인다.
[살아가는 방법]
내게는 불가능할 그것을 계속 속삭인다.
[천마]가 유중혁에게 말한다.
「“그 스승에 그 제자라. 두 연놈이 똑같구나.”」
ㅡ 다르다.
유중혁이 울지 않는다.
ㅡ 나는 그 바보같은 스승처럼 죽지 않는다! 절대... 죽지 않는다!
「“추하구나. 네 존제가 이 세계를 비틀고 있다. 네 주변 사람들이 모두 너를 증오하는구나.”」
ㅡ 마치 너같은 열등감에 찌든 머저리들을 말하는 것이냐?
「“열등감? 으하하하핫! 내가 네놈에게?”」
ㅡ 그래. 열등감이다. 네놈은 뭔가 잃어본 적이 있느냐? 뭔가 사랑해 본 적이 있느냐?
「“있다! 그런게 없는 존재도 이런 세상에 있는가?”」
ㅡ 아니, 네놈은 없다. 태생이 강하게 태어나, 좋은 환경에서 보란듯이 자라왔겠지.
「“뭐라?”」
ㅡ 진짜 잃었다면, 정말 사랑했다면. 그렇게 쉽게 말할 수가 없다.
유중혁이 답지않은 궤변을 늘어놓고 있었다.
마치 한번도 수정하지 못하고 급히 올린 글처럼, 마구 지껄이고 있었다.
ㅡ 나는 안다. 너같은것이 영원히 모를, 나를 짓누르는 이 거대한 절망과 끔찍한 멸망을 보면서도, 자신의 삶이 힘들어서 죽고싶어하는 어떤 존재가 있을거라는 것을.
"..."
ㅡ 그런 한심하고 말랑한 생각을 가지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안다. 정말로 죽고싶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잃었던 사람을 떠올리면서, 하루하루를 그들을 위해 살아가는 '녀석'이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
ㅡ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 단 하나라도 사랑하는 것이 있다면. 단 하나라도 사랑했던 것이 있다면. 너의 삶이 가치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미쳐버린 것인가? 우습구나, 당장의 찰나도 살지 못할 존재여.”」
ㅡ ...살아가야 한다. 잘 봐라. 이렇게 말이다.
유중혁이 [천마] 목덜미를 잡고는, 나뭇가지를 꺾듯이 꺾어버렸다고 서술되고 있었다.
ㅡ 몇번이나 이렇게 네놈의 목을 비틀어줬는지. 네놈은 절대 모르겠지.
유중혁이 혼자서 이야기 하고 있었다.
녀석이 자주 하는 독백이였다.
ㅡ 겨우 '2회차'였다! 이런 '시시한 멸망'을 뛰어넘은것은 말이다. [천마]여.
유중혁이 확신을 담아 말했다고 적혀있었다.
ㅡ ...그러니 포기하지 않는다. 가슴이 찢어질것 같아도. 모두가 나를 괴롭히는것 같아도.
그의 말이 나를 괴롭힌다.
녀석이 항상 그랬듯이.
"...나는..."
ㅡ 이건 겨우 [2회차짜리 멸망]이란 말이다. 나는 겨우 이정도로 무너지기에는 너무 소중한 존재다. 내가 몇 회차를 살아왔는지, 또한 앞으로 얼마나 살아가야하는지 네놈이 아는가?
"...나는 유중혁이다..."
결국 나를 또 살게 하려는구나.
네가 원망스럽다 유중혁.
"흑흑... 나는 유중혁이다..."
ㅡ 누군가 날 보고있다면, 잘 들어라. 난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니 너도 포기하지 마라.
"흑흑... 흑흑..."
ㅡ 너도 포기하지 마라.
"나는... 유중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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