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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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세계선의 시간대로 정확히 3개월 후 일행은 비유를 통해 지하철로 왔다.

그곳에서 김독자는 자신의 계획을 일행들에게 설명했다.



*


그림자와 김독자는 현재 꿈 장악력에서 차이가 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독자가 이길 방법은 있었다.

하나는 개연성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결국 가장 오래된 꿈의 역할은 모든 세계선을 지켜보는 역할. 세계선과 그 이야기의 어둠 또한 지켜보는 역할이었다.

그리고 그림자는 개연성의 틈을 이용해 세계선의 어둠을 좀먹어 꿈 장악력을 채우는 존재.

세계선과 그 이야기의 어둠에 빛을 비추면은 그림자의 만행 또한 드러나게 될 것이었다.

그러면은 꿈 장악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건간에 개연성의 폭풍에 의해 모두 소멸될 것이었다.

「절 대안 돼 김독 자」

이 계획을 처음 생각해 냈을때 제 4의 벽이 한 말.

「가 장오 래 된꿈 은 세 계선 을 보 는존 재」

「비 추는 존 재가 아 니야」

제 4의 벽의 말이 맞았다. 만약 김독자가 꿈 장악력을 사용해 세계선의 어둠을 비추게 된다면 김독자 역시 개연성의 폭풍에 의해 소멸될 것이었다.

그래서 김독자는 지하철에 왔을 때부터 이 계획을 실행했다.


*


"어렵지 않습니다. 세계선 여행 한번 더 하는 셈 치자고요."

김독자의 말에 따라 일행들은 하나씩 지하철에 열린 포탈을 타고 각 세계선으로 향하고 있었다.

"독자씨."

"네?"

다들 포탈로 들어가고 있을 때 1863회차의 이현성이 김독자에게 물었다.

"그럼 그림자가 여기로 오면은 독자씨는 위험해지는 거 아닌가요?"

"괜찮습니다. 저 그렇게 쉽게 죽지 않거든요."

"죽기는 쉽게 죽지. 죽을 때마다 살아 돌아오는 것 뿐이야."

한수영의 말이 맞았다. 김독자는 시나리오 동안 몇 번이고 자기 목숨을 버려 일행을 구했다. 물론 그 때마다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그 자체로 일행에겐 씻을 수 없는 큰 상처가 되었다.

"약속했잖아, 다시는 떠나지 않겠다고."

김독자는 순간 정전기 같은 것을 느꼈다. 마치 개연성의 스파크가 이는 것 같았다.

기분 탓이겠거니 넘긴 김독자는 모두를 포탈 속으로 들어간 뒤, 그림자를 기다렸다.



*


"이제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김독자는 손목에 찬 시계를 보며 말했다.

쿵 소리와 함께 지하철이 흔들렸다. 순식간에 창 밖이 어두워졌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지?]

개연성의 스파크. 모든 것은 김독자의 예상대로였다.

"가장 오래된 꿈이 왜 보는 역할만 하는 줄 알아?"

가장 오래된 꿈은 다른 성좌들과는 달리 꿈 장악력만 있으면 절대신과 마찬가지인 존재.

하지만 그런 존재가 그저 모든 세계선과 그 이야기를 '보는' 역할만 수행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모든 세계선의 균형은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 것일까.

이 균형이 만일 지켜지고 있지 않다면은 모든 세계선은 어둠에 뒤덮여 있어야 했다. 모든 세계선의 빛은 가장 오래된 꿈. 하지만 가장 오래된 꿈은 보는 역할이었다.

그렇다면은 도대체 무엇이 그 균형을 지키고 있는 것일까.

그 해답이 지금 그림자를 통해 보여지고 있었다.

"이제 첫 번째."

폭발. 아니 폭발과도 같은 전격이었다.

여전히 손에 찬 시계를 보고 있는 김독자. 개연성의 폭풍에 당하고 있는 그림자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한 눈치였다.

김독자가 선택한 방법은 간단했다. 세계선과 그 이야기를 빛으로 비추면 그림자의 만행이 보이겠지만 개연성의 타격을 입는 건 김독자.

그럼 반대로 어둠으로 덮어버리면 그림자가 타격을 더 크게 입을 것이었다.

그리고 김독자는 일행들을 통해 그 방법을 실행시켰다. 세계선과 그 이야기의 어둠 속에 숨어있는 그림자를 공격해, 가지고 있는 꿈 장악력을 터트리는 것.

그렇게 하면 세계선은 어둠으로 뒤덮이게 되고, 균형이 깨짐으로 인해 그림자는 개연성의 폭풍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김독자가 손목에 찬 시계를 보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일행들이 세계선을 넘을 때마다 균형의 차이는 더 커지고, 개연성의 타격이 계속 있게 될 터.

시계는 지하철 밖 세계선들의 시간을 보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 두 번째."

조금 더 강해진 개연성의 폭풍이 그림자를 타격했다.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꿈 장악력. 하지만 아직 멀쩡해 보이는 그림자였다.

이 또한 어느 정도 예상된 바였다. 현재 세계선은 어둠이 덮인 상태. 복제 김독자가 세계선을 지배해서 꿈 장악력을 얻은 것처럼, 그림자 역시 순간적으로 매우 강해질 것이 당연했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군. 네가 선택한 게 고작 개연성 따위의 힘을 빌리는 것인가?]

[이런 게 개연성이라면 얼마든지 더 받아주겠다!]

"그래. 아직 한참 남았으니 걱정마."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개연성의 폭풍이 연달아 쳤으나 그림자는 아직 멀쩡했다.

하지만 김독자 역시 태연했다. 어쩌피 그림자는 개연성의 폭풍으로 인해 움직이지도 못하고 계속 당하기만 하다 소멸할 터.

그저 일행이 오는 것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얼마든지 더 받아주겠다 했지.]

개연성의 제약으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던 그림자가 한 걸음을 내딛었다. 김독자는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이거까지는 예상 못했는데."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괜찮았다. 그림자가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더 강력한 개연성의 폭풍이 몰아쳤고, 세계선의 덮인 어둠의 꿈 장악력 역시 더 빠르게 줄어들 것이었다.

[너는 세계선이 얼마나 몇 개나 있는 줄 아나?]

"당연하지. 가장 오래된 꿈인데. ■■개 아니야."

세계선의 수는 언제나 필터링되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가장 오래된 꿈 외에는 몰라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김독자는 추측했었다.

그리고 그림자 또한 가장 오래된 꿈이었기 때문에 이 필터링 된 숫자가 얼마인지 들었을 거고, 또한 이전에 알기도 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은 그 무수히 많은 세계선이 어둠에 덮이게 된다면은 어떻게 될까.]

김독자의 일행히 하고 있는 것. 세계선과 그 이야기 속 그림자를 죽이고, 퍼진 꿈 장악력에 의해 깨진 균형을 이용해 그림자에게 개연성의 폭풍을 일으키는 것.

균형이 크게 기울수록 개연성의 폭풍은 더 커지고, 더 많이 일어날 것이었다.

[반대로 생각을 해봐. 개연성의 제약이 커지는 만큼]

점점 더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지는 그림자. 무언가를 눈치 챈 김독자는 빠르게 전투 테세를 취했다.

[내가 더 강력해지는 거 아니겠어?]

그림자의 공격. 김독자가 세뇌되었던 사람들을 세뇌에서 풀어지게 만든 정화와 같은 형태의 공격. 다만 그림자의 공격이기에 검은빛을 띄었다.

가장 오래된 꿈의 권능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공격. 그러기에 가장 오래된 꿈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했다.

김독자 또한 같은 공격으로 받아쳤다. 그래도 그림자는 개연성의 제약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공격이 한층 약해져서 들어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쯤되면 궁금해지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가장 오래된 꿈의 자리를 차지하려 하는거냐?]

꿈 장악력을 이용해 권능을 발현하는 김독자. 그림자에게 밀리지만, 그래도 이곳은 가장 오래된 꿈이 머무는 곳. 이기진 못해도 지지 않을 자신은 있었다.

[네가 지금 이용해먹고 있는 이 빌어먹을 개연성을 없애기 위해서다.]

[개연성을 없애버린다고? 그게 가능하긴 하나?]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면 무엇을 봤을지도 알 텐데.]

그림자는 개연성의 틈에서 나온 존재. 김독자가 무수히 많은 복제구를 만들어 실험을 할 때 생겨난 존재이다. 그리고 그림자라는 그 이름에 걸맞게 김독자에 의해 생겨난 그림자의 본체의 모습은 김독자와 같았다.

물론 지금은 아마 수많은 육신을 이용해 방패를 삼고 있겠지만.

[나는 개연성의 실체를 보았다. 그리고 너도 보게 되겠지.]

개연성에 틈에서 나왔기 때문에 그림자는 개연성의 실체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개연성에게도 본체라고 불릴만한 무언가 있었나보지?]

[그건 네가 직접 알아보도록 해라. 네가 이기던, 내가 이기던 간에 너는 개연성에 실체를 보게 될 것이다.]

도대체 뜻을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그림자. 확실히 강해지긴 했는지 개연성의 폭풍이 계속 몰아치는 중에도 자연스럽게 말을 늘어놓았다.

[한 가지만 알려 주지. 내가 개연성 안에 있을 때 너를 보았다. 정확히 말하면 틈을 통해 빠져나올 때 보았지.]

[그 해답은 직접 찾도록 해라. 어쩌면 여기서 죽는 게 그 해답일 지도 모르지.]

다시 한 번 공격해오는 그림자. 이번 공격은 훨씬 더 거대했다. 창밖으로 어둠에 덮인 세계선이 몇십 개씩 균형을 찾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리봐도 여기서 죽는건 해답이 아닌거 같은데?]

하지만 김독자는 그림자의 힘만 빼놓으면 됐다. 일행들이 세계선과 그 이야기 속의 그림자를 전부 해치우면 그림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하게 될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한눈팔고 있을 때가 아닌데?]

이어지는 그림자의 공격. 지하철의 의자가 찌그러지고, 창문이 깨지며, 문짝이 뜯겨나갈 정도로 과격한 공격이었다.

그런 공격을 하나하나 일일이 받아칠 수 없는 김독자는 일부는 피하고, 일부는 흘려내면서 싸웠다.

그리고 세계선의 50%가 어둠에 덮이고, 30%가 균형을 찾고, 나머지 20%에 아직 그림자가 남아있을때.

균형이 깨졌다.


*


일행들은 빠르게 세계선의 그림자를 하나씩 정리해갔다. 그림자를 해치우면 김독자의 말대로 세계선이 어둠에 덮이고, 개연성의 폭풍이 몰아치면 다시 밝아지는 식으로 바뀌어갔다.

진풍경이었지만 그런 것을 구경할 시간은 없었다. 일행들은 더욱 속도를 내어 세계선과 그 이야기 속 그림자를 해치웠다.

그러던 중, 각 세계선에 있던 일행들 옆에 열린 포탈. 포탈을 본 일행들은 모두 얼굴이 굳어버렸다.

"잘 들으십시오. 여러분들에게 포탈이 열릴 때가 있을 겁니다."

포탈에 들어가기 전에 김독자가 말한 것. 포탈이 열릴 때에 대한 얘기를 했었다.

"하나는 모든 세계선을 다 다녔을 때고.."

세계선 속 그림자를 전부 해치웠을 때 김독자는 포탈이 자동으로 열려 일행이 복귀할 수 있도록 했다.

세계선을 건널 때는 각 세계선의 도깨비 왕을 통해 건넜다.

"다른 하나는 구조 요청입니다. 저 뿐만 아닌 다른 사람들이 위험할 때 열리게 되고, 필요한 인원수만큼 자동으로 개별적으로 열립니다."

누군가 위험한 상태.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열린 포탈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지체없이 포탈에 들어갔다.

일행이 있는 모든 곳에 포탈이 열린 줄도 모르고.


*


[아무래도 내가 개연성을 이긴 것 같군.]

그림자의 오른손이 김독자의 몸을 관통했다.

[과연 이 상태에서 개연성의 폭풍이 몰아친다면..]

점점 강해지는 스파크. 그림자 뒤에는 포탈이 열리며 일행들이 오고 있었다.

"김독자!"

[이미 늦었다. 개연성의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했거든.]

그들이 있는 지하철, 김독자가 있는 칸을 넘어 모든 칸을 새하얗게 만들어버리는 빛. 깨진 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개연성의 제약이 그림자에게 몰아치고 있었다.

순식간에 어둠에 덮여있던 세계선 50%중 30%가 균형을 찾았다.

"있었던 곳에서 벗어나니 감을 잃었나?"

이미 김독자의 몸을 관통했던 그림자의 팔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김독자의 몸에서는 스파크가 일고 있었다.

마치 보호하는 듯한 형태로.

"이게 지금까지 개연성이 균형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다."

그리고 그 위에 씌어진 보호막. 그림자의 공격에 의해 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김독자가 그림자의 공격에 의해 치명상을 입을 뻔한 것을 막아주었다.

"그리고 약속도 하나 해서 말이지."

주춤하는 그림자. 하지만 더 이상의 개연성의 제약이 없어진 것을 느낀 그림자 역시 힘을 최대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아직도 나에겐 어둠에 덮인 세계선 20%가 있다. 이정도면 널 잡기엔 충분하지.]

"그리고 아직 중립인 세계선 20%가 있지."

순식간에 김독자에게 씌워져 있던 개연성이 김독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독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는 그 나머지 세계선들의 빛이 되겠다. 그러면 똑같아지지?"

하지만 지금 김독자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비록 20%라 해도 그림자가 받은 개연성의 폭풍처럼 김독다 또한 그 폭풍에 당할 것이었다.

"안돼! 김독자!"

가장 먼저 달려나간 것은 정희원. 하지만 김독자는 바로 세계선의 빛을 비추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개연성이 폭발해 주변에 있던 모두가 밀려났다.

"금방 끝날거야 그림자."

김독자 또한 20% 세계선과 그 이야기를 장악해버렸기 때문에 개연성의 제약에서 버틸 수 있었다. 또한, 그림자보다는 적었기 때문에 그 폭풍 또한 약했다.

[난 너처럼 느긋하지 않거든. 인정사정 봐주지 않겠다.]

"너무하네."

개연성의 제약을 받고 있는 김독자. 그림자는 그 틈을 이용해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보호막을 이용해 막아냈다.

"여러분, 아직 남아있는 꿈 장악력 있습니까?"

"아니요.. 사실은 저희도 포탈이 열릴 때 꿈 장악력이 바닥이 나 있었습니다."

"네?"

김독자는 의아했다. 분명히 자신은 다섯 개의 꿈 장악력 캡슐을 주었다. 그리고 하나에는 특별히 '이걸로 실험해' 라는 메모까지 남겨두었다.

그리고 나머지 네개로는 무장했어야 했다. 그래야 모든 세계선의 그림자를 없앨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80%를 지날 때 바닥이 났다? 나머지 20%를 보충할 꿈 장악력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분명 제가 딱 맞춰서 드렸는데. 일단은 정비부터 하시죠, 제가 버텨보겠습니다."

어쩔 수 없었다. 남은 꿈 장악력을 이용해 개연성의 제약을 없애고 끝낼 생각이였지만, 그것마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리고 아까 있었던 파동으로 인해 현재 일행 대부분이 쓰러졌다. 앞에서 막고 있던 두 명의 이현성과, 뒤에 있던 의료 계열 화신들 일부만이 남아 있었다.

[뭔가 맘대로 되는 느낌이 아닌가 보지?]

"그래도 너는 이길 수 있을 거 같은데?"

김독자는 한번에 세계선 5%의 빛을 끄고 공격했다. 모든 것을 밝히는 빛이 이제는 그림자를 비추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림자 또한 만만치 않았다. 김독자는 현재 개연성의 제약을 받고 있는 상태. 절반도 안되는 2%의 세계선의 균형을 맞춰 막아냈다.

"이 싸움은 내가 이겼어."

다시 한 번 이는 스파크. 개연성 폭풍의 전조였다.

[미친 건가. 그렇게 개연성의 후폭풍을 받고도 다시 밝히겠다고?]

"내가 빛을 끌 때마다 그 곳의 꿈 장악력이 네게 모이로 있는 걸 내가 모를 것 같나?"

순식간에 일어난 폭풍. 균형을 맞춘 2%의 세계선에 이제는 빛이 비춰졌다. 그리고 다시 절반은 꺼졌다.

폭풍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김독자. 이미 공격을 받고 약속을 위해 만든 보호막 또한 없다. 하지만 그림자는 자신 대신에 방패로 쓸 육체가 아직도 한참 남아 있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지. 되돌려라. 그러면 이 모든 고통에서 해방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일행에게 돌아가지 못해."

[그 점이 문제다. 왜 너의 안위 외의 것을 바라지? 그 때문에 네가 시나리오에서 몇 번을 죽었는데도 말이야.]

"그랬기 때문에 더 돌아가지 못하는 거다."

빛이 비춰졌던 모든 세계선이 균형을 되찾았다. 그리고 김독자에게는 맨눈으로는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환한 빛이 비춰지고 있었다.

단 한 존재, 그림자만이 그 빛을 제대로 바라보았다.

[됐다. 가장 오래된 꿈의 자리는 이제 노리지 않겠다.]

"이제와서 쫄기라도 한 건가?"

[개연성 속으로 네가 언제 들어온 지 알 것 같아서 말이지.]

또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는 그림자. 정말 모든 것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김독자 또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림자를 공격했다.

순식간에 비춰지는 빛. 그림자는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졌다.

"끝난 거야?"

이설화의 치료를 받고 깨어난 한수영. 파동의 여파로 인해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아직. 아직 어둠에 덮인 세계선이 있어."

어둠이 덮인 세계선. 원래는 그림자가 개연성의 폭풍에 맞아 균형을 되찾았어야 했던 나머지 18%.

그 중 8%는 김독자가 빛을 비춘 세계선에서 드러난 그림자에 의해 개연성의 폭풍을 받지 않기 위해 균형을 맞췄다.

10%. 적지 않았다. 개연성의 폭풍으로 인해 김독자는 만신창이인 상태. 하지만 이 균형을 되찾지 않으면은 어둠에 잡아먹힌 세계선에 의해 하나씩 세계선이 무너질 것이었다.

"..정말 해야 하나요?"

"네. 해야 합니다. 이거 한다고 죽지 않습니다. 이걸 안 하면 죽을지도 모르죠."

"진짜로요?

"그래. 뭐 한동안은 개연성의 폭풍에 시달리겠지만 말이죠."

깨어난 정희원. 몸 상태도 좋지 않으면서 김독자가 또 어디론가 가버릴까 의심하는 듯한 눈초리였다.

"자. 이거 받아."

"이게 뭔데."

한수영이 김독자의 손에 쥐어준 건 다름 아닌 꿈 장악력 캡슐이었다.

"..너였냐?"

"네가 돌아오고 나서, 시스템도 같이 돌아왔어."

[설화, '예상표절'이 발동합니다.]

"그 3개월 동안 수없이 돌려봤어. 그런데 다 쓰는 건 항상 결과가 안좋더라."

"암튼 잘했어. 덕분에 개연성을 조금은 피해갈 수 있겠네."

지하철에서는 처음으로 짓는 미소였다. 정말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모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어디 가버릴 것처럼 말하지 마세요."

"해야 할 것을 했을 뿐이다. 네 잘못을 바로잡는 일이 한두 번이어야 말이지."

"말을 해도 그렇게 하냐."

정말 이런 꼴만 아니었으면 평화로웠을 것만 같은 대화. 그리고 이제는 그 평화를 되찾게 되었다.

"이 상태라면은 각자 세계선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 같네요."

1863회차의 이현성. 그렇다. 김독자는 1863회차의 사람들도 그들의 세계선으로 보내야만 했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캡슐을 손으로 깬 김독자. 그리고 지하철 안에 있던 모든 일행에게 빛이 발했다.

"독자씨, 뭘 하려는 거죠?"

정희원. 역시 감이 좋다.

"여러분들 먼저 돌아가십시오. 이번에는 진짜 개연성의 폭풍에서 지키지 못할 수 있습니다."

김독자의 말대로 그들은 개연성 파동의 영향으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런 일행을 먼저 보내려는 것이었다.

"근데 이거 하려면은 꿈 장악력이 필요한 거 아니야?"

"응."

순식간에 굳어지는 일행의 얼굴. 김독자가 무엇을 하려 했는지 눈치챈 것 같았다.

"빨리 막아!"

"곧 돌아오겠습니다."

김독자는 특유의 미소를 짓고는 그들을 본래 세계선으로 보냈다.



*


"그, 그림자한테 가해졌던 것보다 더 컸어.."

절망하는 일행들. 본래 세계선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꽤 늦게 오게 된 장하영은 김독자의 마지막 모습을 보았다.

"X발.."

한동안 그들은 김독자에 의해 돌아오게 된 큰 집의 1층 거실에 가만히 있었다.

김독자가 또 자신을 희생했다.

어쩌면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큰 상처로 남을 일이었다.

"이번엔 진짜 안돌아올지도 몰라.."

"수영씨, 그런 말 하지 마세요."

한수영은 김독자와 사귀기 시작한지 정말 얼마 안됐다. 그러기에 더욱 더 절망스러웠을 것이 당연했다.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유중혁이 먼저 자리를 떴다. 이현성은 정희원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고, 한수영과 유상아. 그 외에 나머지 사람들만 남아 있었다.

"왜 다시 들어왔어?"

"김독자가 왔다."

유중혁이 다시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정확히 말하면은 부수고 들어왔다는 게 맞을 것 같았다.

유중혁의 말에 거실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갔다.

"X발, 괜히 사람 걱정이나 시키고 말이야."

정말 있었다. 그곳에 김독자가 있었다. 지하철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멀쩡한 상태로 말이다.

김독자에게는 얼마나 긴 시간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일행에게는 한 시간 남짓이었던 시간. 하지만 그들에게는 김독자보다 더 긴 시간이었을 것이 분명했다.

"흐윽.. 흑.. 다시는 안 돌아오는 줄 알았잖아."

"약속했잖아. 떠나지 않겠다고."

맞다. 김독자는 처음에 그들에게 돌아왔을 때, 복제 김독자와 싸울 때 그렇게 말했다. 앞으로는 이 약속에 시간을 정해야겠다 생각하는 한수영이었다.

"근데 어떻게 그렇게 멀쩡하게 돌아온거지? 분명 개연성의 폭풍의 크기가 그림자에게 가해졌던 것보다 크다고 들었다."

유중혁의 말대로, 또 장하영이 본 대로 김독자는 그림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개연성의 폭풍에 당했다.

"그게 뭐가 중요해. 돌아온게 중요하지."

다시는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듯이, 허리가 부러져라 김독자를 안고 있던 한수영이 유중혁을 째려보며 말했다.

"천천히 얘기해줄게, 일단 들어가자."

김독자와 일행들은 큰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그 날은 밤 새도록 큰 집에 불이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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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인가 다섯 번 갈아엎었는데도 맘에 들지가 않다...

필력이 저점인건 양해좀 해주고, 의도치않게 5편과 차기작 빌드업이 된 것도 좀 양해 해주라.

5편에서는 김독자가 어떻게 돌아왔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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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은 5편 이후의 내용을 다루는 거고, 메인 스토리의 설정을 따라가지만 메인 스토리는 아님(이 스토리대로 메인 스토리의 결말이 나지 않는다는 뜻)

얘기했던대로 댓글 수가 가장 많은 커플링을 메인으로 넣어줄거고(어디까지나 본 결말이 아니기 때문에)

독수 독상 독리 이렇게 한번에 넣는건 안되는데, 독수 중설 현희 이렇게 다른 커플링으로 여러개 넣는건 됨.

댓글 쓰는 기간은 토요일 자정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