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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잠에서 깰 때마다 당신의 온기가 남은 침대를 더듬는다. 매일매일이, 매순간이 꿈만 같아서 절대 품에서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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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독자와 상아는 결혼식을 올렸고, 어엿한 신혼부부가 되었다.


그새 겨울이 지나 새해가 찾아왔고, 머지않아 봄이 찾아왔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부는 초봄. 의외로 아침잠이 많은 상아는 부스스한 얼굴로 하품을 했다.


물론, 독자는 상아가 그 무슨 짓을 해도 아름답다고 생각할 정도로 눈에 콩깍지가 씌였기 때문에 상아의 뺨에 연신 입을 맞췄다.


"으응....월요일 싫어..."

"응, 조금 더 자도 돼."


독자는 익숙한 듯 상아의 머리를 쓰다듬고 이불에 싸서 공주님처럼 안아들어 침실을 빠져나갔다.


동거를 시작한지 2개월. 둘만의 공간을 가지게 되자 진한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 늘어났다. 욕망에 뇌가 지배당해버린 것처럼 서로를 시도때도 없이 탐했다.


둘 모두 자신이 이렇게나 성욕이 강했었나? 라고 의문이 들정도로. 그러나 그런 고민은 금세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닳는 것도 아니고.


"커피, 뜨거우니까 조심."

"응...여보."


식탁 의자에 앉혀놓고 커피를 끓여 손에 쥐어주자 비몽사몽한 상태에서도 고개를 들어 입술을 내밀어오는 상아, 독자는 진한 프렌치 키스로 상아의 정신을 깨워주었다.


"오늘도 토스트?"


상아는 커피를 홀짝이며 앞치마를 매는 독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동거를 위해 중혁과 마르크 그리고 셀레나에게 여러가지 요리를 배운 독자.

처음 배울때는 어색하게 실수도 많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요리를 만든다는 일념으로 배우자 금세 늘어 맛있게 먹일 수 있었다.


물론 중혁의 요리와는 확실히 떨어지지만, 아무렴 어떠랴. 내가 만드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독자는 콧노래를 부르며 계란 후라이를 구웠다. 먹기 좋게 반으로 자르고 손에 기름이 묻지 않도록 자신이 직접 먹여주었다.


상아가 샤워를 하며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 독자는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꺼냈다.


완전한 전업주부가 되어버린 독자. 집안일은 생각보다 귀찮고 힘든게 많지만 행복했다.


"여보님, 잘 다녀와요."

"빨리 다녀올게."


구두를 신고 팔을 벌려 서로를 꼭 안기는 상아. 그녀는 곧 현관문을 열고 출근했다.


독자는 다시 자신 혼자만 남은 집 안에서 묵묵히 자신이 해야할 일을 향해 걸어갔다.


이제 이것도 꿈이 아닐까하는 불안감은 저멀리 날아갔다. 이곳은 지하철 안에서 스스로가 만들어낸 환상 따위가 아니다.


독자는 오늘도 그와 그녀의 보금자리를 말끔하게 청소했다.


행복한 일상은 계속해서 이어져갔다.

영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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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상아를 품에 안고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상아도 자신의 부푼 배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아들일까? 아니면 딸일까? 여보는 뭘 거 같아?"

"나는...아들이면 좋겠어."

"왜?"

"딸이면 절대 못 넘겨줄 거 같아서."

"하하하!"


임신 6개월 차, 그동안 그렇게 사랑을 나눴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면 큰일이었을 것이다.

둘의 소식을 들은 김컴과 성좌들은 아이 이름을 지어주려고 서로 난리였다.


"저번에, 디오니소스님이 지어주신 이름이 있더라. 김 디오니클레스 였나?"

"디오니소스의 영광이요? 하하하하!"

"어머니는 페르세폰클레스라 지으려던데."

"다들 저희를 많이 사랑해주시는 거잖아요."


상아는 독자의 품에 편안하게 머리를 기댔다.

독자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


"......상아야."

"쉿. 여보가 걱정하는 거 다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여보는 혼자가 아니잖아요."


그러나 상아는 독자가 무슨 말을 할지 예상하고 있었다. 독자는 가끔씩 두려웠다.


이 사랑이 끝나버리지는 않을지.

상아가 임신한 것을 후회하진 않을지.

자신이 막상 아이를 사랑해주지 못한다면 어떡할지.

혹시 사고라도 나서 크게 다치진 않을지.


걱정에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자신의 어머니도 같았을까?

그래, 아마 세상의 모든 어버이는 그랬을 것이다. 그 인간만 빼고.


"여보, 행복한 생각."

"......여보도 전지적 독자 시점 스킬 가지고 있어?"

"푸흐흐...얼굴에 다 나와있는데~. 그러니까, 우리 애기 앞에서도 그런 표정 지을 거야?"

"아니...절대. 절대 아니지."

"그러니까, 행복한 생각만 하자."

"알았어, 늘 여보 생각만 할게."


상아는 배시시 웃고는 독자의 뺨을 살짝 꼬집었다.


"나도 늘 여보 생각만 해요."

"응...내가 잘할게. 앞으로 더..."

"여기서 어떻게 더 잘하게요?"


상아는 헛웃음을 지었다.

임신하기 전에도 맛있는 밥, 따뜻한 커피, 깔끔하게 청소된 집. 열정적인 잠자리. 독자가 해주는 모든 것 때문에 어느새 그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지금도 그녀가 불편해하지 않도록 곁에서 모든 걸 챙겨주었다.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설화를 운용하거나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10분도 안되는 시간안에 전부 준비해주었다.


독자의 손길 하나하나에 다정함과 상냥함이 섞여있어 너무도 행복했다.


가끔씩 상태창을 열어서 확인해보는 특성 <환생자>. 상아는 이 특성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니르바나 뫼비우스는 거듭된 환생에 그만 미쳐 광인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자신은? 영원을 사는 존재인 그가 있다. 혼자가 아니기에 그녀는 몇번이고 환생해 살아갈 것이다.


"여보. 나, 다음생에도 사랑해줄래요?"

"그런말 하지마. 아직 새파랗게 젊잖아, 할머니가 될때까지 오래오래 살아. 어떤 모습이든 사랑해줄테니까. 이번 생부터 행복하게 끝까지 살아."

"그럼, 만약 다음생에 내가 남자로 태어나면요?"


상아는 짖궂게 웃었다. 독자는 몸을 돌려 진하게 키스하곤 속삭였다.


"남자여도 상관없어."

"어머나...여보 양성애자 였어요?"


독자도 씨익 웃었다. 참 언제봐도 사랑스런 미소였다.


"성별이 바뀌는 설화는 얼마든지 있어."

"와...그러면, 만약 다음생에 내가 남자로 태어나면 당신이 여자가 되어줄 수 있어요?"

"여보의 신부가 되어달라고?"

"네! "


독자는 상아를 놀려주고 싶었다.


"그래도 난 턱시도 입을 거야. 웨딩 드레스는 여보 입힐 거고."

"언제는 차이나드레스에 가터벨트 입히고 싶어했으면서."

"지금은 웨딩 드레스가 훨씬 좋아. 그리고, 여보도 나한테 복장 페티쉬 말해줬잖아. 정장이라고."


그랬다. 상아의 복장 페티쉬는 정장 같은 오피스 룩이었다. 사내연애가 상상된다나 뭐라나...그날, 상아는 몇번이나 절정을 느끼며 가버렸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임신한 시점이 그날과 얼추 비슷했다.


"아기가 들어요!"

"아기도 자기가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아야되지 않겠어?"


상아는 독자의 품에서 버둥거렸다. 그러나 곧 제압당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 입술에다가 또 키스를 나누니 금세 미소를 되찾았다.


몇 개월 뒤, 멋진 왕자님이 세상에 내려왔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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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순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