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뚫린 붉은 구멍, 그 구멍에서 거대의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곳에서, 까마귀의 딸들이 피를 흩날리며 싸웠다.


 저 심연의 깊은 곳, 그녀들의 절망이


 그녀들을 기다리며 홍염이란 이름의 혀를 낼름거렸다.


***


 더 원즈 제 1사단은 괴물을 해쳐나가 마침내 모체와 마주했다.


 그리고 모체는, 꽤나 특이한 모습이었다.


"...사람의 형상...?"


"엄밀히 말하면 발 아래가 거대한 괴물이지만...말이죠."


"...그러면, 저 괴물의 공격 패턴을 파악해야..."


"...! 저걸 봐요!"


 그 곳엔, 자신들의 전 지휘관이었던 소년이 십자가의 형상으로 매달려있었다.


"...! 저건!"


"...괴물에게 우리 정보를 팔아넘긴 건가..."


-천만에.-


"...말했어?"


-나는 이 사람에게 그 어떤 정보도 듣지 못하였다. 사실은 들을 필요조차 없지. 너희와 같은 죄 많은 이들의 정보가 뭐가 궁금하겠느냐.-


"죄라니. 우리는 그런 것을 저지르지 않았다."


-아아, 자신의 죄도 알아차리지 못 할만큼 우둔하다니... 좋아, 너희는 너희의 능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아나?-


"...그런 건 알 바가 아니..."


"잠깐, 이건 대단히 중요한 문제에요. 한번 들어보죠."


-후훗, 너희가 게이트라 부르는 것... 그것은 그저 신호일 뿐이다.-


"신호...?"


-그래. 이 세계는 현재 너희와 우리의 세계가 하나로 되어가고 있다. 게이트는 연결된 공간이지.-


"...!"


-그리고 이 세계의 대칭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 너희들. 너희 세계의 여자들은 남자보다 뛰어난 생명력을 바탕으로 능력을 얻게 되었다. 우리의 것을 모방한 것을 말이지.-


 우리의 능력이 저들의 모방이라고? 꽤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그리고 유일하게 그것을 벗어난 이가, 이 자. 그가 예외인 것은 이유가 있다.-


 예외? 무슨 예외?


-너희는 강력한 능력을 얻었지만, 육체가 그를 감당하지 못하지. 여기에서 그의 능력이 발휘된다. 이 자의 능력은, 다름 아닌 모체거든.-


"...!"


-자신의 피를 뽑아 나누어, 새로운 괴물을 만들고, 강화하는 자... 그는 너희 모두를 위해 그 고통을 인내해가며 살아왔다. 그런데 너희가 그를 무시해? 감히? 좋아, 너희에게 진실을 알려주마.-


***


 그녀들은 모두 자신들이 과거의 영상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육체엔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런 와중 빛이 비친다, 그녀들은 그 배경이 병원임을 알아챈다.


'...? 병원?'


 그런 와중 익숙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15세의 그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있는 대여섯 살의 투반, 베가 등 최고 연장자들.


 그는 자신들과 몇 가지 대화를 나눈다.


"...아프니."


"...응, 우리 아프대. 곧 죽는데. 어른들이 그렇게 말했어."


"지금은 입원 중인데, 우리는 고아라서 돈이 안되니까 곧 내쫓을 거래."


"...그래, 그렇구나."


"오빠는? 오빠도 많이 아파?"


"...몸은 아니고, 마음이 좀 아프네."


"그럼 안돼. 아프지 마."


"푸핫, 당장 너희가 아픈데 누굴 걱정해."


"그러니까 그러는 거지. 우리가 아프다고 남한테도 아프라고 하면 안돼."


"책에서 봤어. 우리 모두 지구촌 가족이니까, 서로 아끼고 사랑하라고!"


"...그래. 알겠어. 즐거웠다."


"잘가."


"응, 너희도 곧 나을 거야. 힘내."


***


"...그래, 결정은 했나."


"...정말로 제 피와 골수를 이용하면 살릴 수 있는 겁니까?"


"그래, 그렇다네. 그건 확실해."


"...하겠습니다."


"...고맙네. 하지만 자네에겐 득이 없는데, 왜..."


"가족이잖아요."


"...?"


"다 같은 지구촌 가족이라잖아요, 쟤가."


***



 우욱, 우우욱.


 토악질이 몰려온다.


 우리는, 우리는. 왜.


 모두가 눈물 흘리며 그를 불러 보지만, 그의 이름조차 물어보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한다.


 그런 와중 괴물의 여왕이 쐐기를 박는다.


-뻔뻔하기는, 그의 이름조차 모르면서 그를 불러 대는 꼴이라니. 하지만 너희에게 알려줄 이름은 없어. 이제 이 사람은 내 연인이 될 거거든.-


"뭐...!"


 우리를 사랑해서 희생했던 그가, 다른 이의 손에?


 멋대로 말하지 마라.


-너희는 권한 없어. 알잖아?-


"아..아냐. 우리는!"


-입 다물고, 보고나 있어.-


 원즈는 모조리 돌덩이가 됐다. 하지만 그 정신 만큼은 멀쩡했다.


-영원히 그 죄를 곱씹으며 살아가거라.-


 괴물들의 여왕은 지휘관, 아니 지휘관 이었던 것을 끌어안으며 게이트를 향해 전진했다.


 영원토록 그 죄 속죄하게 되리라.


***


 아아, 우리의 지휘관이시여.

 


 어이 그리하셨나요.



 우리는 당신을 매도하였으나, 당신의 사랑께서 우리를 구원하셨나이다.



 그러니, 행복하시기를-



 다음에는 꼭 사랑하겠나이다.



 당신 만을 바라보리리다.



 미안합니다.



 후회합니다.



 내 과거를 저주하옵나이다.


 

 영원토록.


+)...미안타 기껏 오랜만에 와서 쓰는 게 이 모양 이 꼴이라. 현생이 바빴다. 다음 건 좀 판타지 요소 없애고 현대 배경으로 할 거다. 그리고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누누히 말하지만, 욕먹을 걱정하지 말고 써라. 공지에 나와있다. 우리는 욕을 먹일 각오가 아니라 사료 처먹을 각오가 되어있다. 날 봐라. 이따구로 해도 욕은 안 처먹는다. 다음 거 프롤로그 오늘 바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