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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씨와 수많은 얘기를 했고, 수많은 얘기를 들었다.


그로인해 밝혀진 사실은 단 하나.


집사장이 전표를 바꿨거나, 집사장한테 명령받은 사람이 전표를 바꿨겠지.


그러나, 이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떠오른 생각.

알리오즈님의 마지막 말이 의문이 들었다.


"애당초, 저는 미자르님 곁에 있는게 위험하다고 하더라구요."


"아...그건...셉텐트리온 일족의 각성과정 떄문일거예요.

꿈을 꿈으로서 전생을 되찾는다는데...


전생과 현생의 괴리감이 너무 심하면 문제가 있다고...

특히 [미자르]님은 그게 심하다고 들었었어요."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아하하. 내성과 외성의 사람을 엄격하게 나눈 것도 사실 그것때문이예요.

감정을 읽는 두베님과 괴리를 조심해야되는 미자르님. 두 분은 타인과의 접촉에 많이 조심해야 한다 하더라구요."


"...그럼, 저는 처음부터 미자르님 곁에 있으면 안됐던 거네요."


무지하고, 무능해서 자신의 감정만 신경쓰던 어린아이.

그게, 나 아니였을까.


"...그렇진...않을 거예요. 레니가 오기전에 가장 조심하고 계셨던건 미자르님이셨거든요."


.....어쩌면, 누명을 쓴 것도 어떠한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

셉텐트리온 가문 사람이 나를 멀리 보내기위해, 모든 걸 알면서도 그런 것 아닐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가 끝나고,

서로 모든걸 털어놓아 더는 말 할 필요가 없는 두 사람은, 그저 등을 기댄채 하늘을 올려다보고있었다.


밤하늘은, 흐드러지게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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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그레즈! 우리 왔어!"


문을 쾅쾅 두들기는 소리.


'아이고. 또 뭘 바라길래 쌍둥이가....'


안그래도 레니 사건으로 아팠던 머리가, 더욱 아파졌다.


"무슨 일이니? 메라크. 두베."


메라크가 당당하게 외쳤다.


"두베가 할 말이 있대!"


이건, 조금 의외였다.

언제나 두 쌍둥이의 행동대장은 메라크였으니까.


"....."


우물쭈물 거리던 두베는, 이윽고.


"메그레즈. 레니에 관한거...나도 도울래..."


그 말에, 내 얼굴이 굳어서일까.


두베는 한걸음 뒤로, 메라크는 오히려 한걸음 앞으로 나왔다.


"...두베. 그건 누가 알려줬니?"


그 말에, 고개를 저리저리 젓던 두베는 말했다.


"....얼마전에 성에 엄청 많은 감정이 흘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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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성에 엄청 많은 감정이 흘렀어."


언제나 조용했던 성에 휘몰아치던 감정들.


가족에게 걱정을 끼칠까봐, 일부러 티내지 않던 감정들.


추악한 욕심.

애절함.

답답함.

걱정.

그리고, 가슴저릴 정도의 슬픈 감정이 두 명.


그 모든 감정을, 두베는 읽고있었다.


"...있잖아. 돕게 해줘. 메그레즈."


"...이미, 사건은 끝났단다. 레니는..."


"알아. 레니는 이미 이 성에 없는거."


미자르한테 곧게 향하던 애정이 사라졌으니,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이미, 레니는 여기 없다는걸 모를정도로 두베는 멍청하지않았다.


"그런데, 추악한 욕망은 아직 남아있는걸."


"....."


"응? 내가 도울 수 있어."


"...너희는, 너무 어려. 사건은, 내가 다시 조사해보마."


"..메그레즈. 나는 지금도."


두서없이 시작하는 말.

그야, 나는 어리니까. 말을 잘 하는 법따윈 모르니까.


그럼에도, 메그레즈를 설득하기 위해서.


해야되는 말은.


"알리오즈와 메그레즈가 날 걱정하는 감정도, 읽혀.

지금 미자르가 울고있는것도 읽힌다구.

페크다가 성 분위기때문에 몰래 가출할 생각하는 것도 읽혀.

아무것도 모르는 알카이드가, 다른 사람들을 걱정하는 것도 읽힌다구.


지금 이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게 더 괴로워.


레니를 데려오라고 떼 쓰는게 아냐. 응?


누가 거짓말을 한다면, 그건 내가 알려줄 수 있잖아.

돕게 해줘. 메그레즈."


나도, 가족을 걱정한다는 말.


"....."


침묵을 유지하며, 나를 보고있는 메그레즈.

하지만, '지금' 메그레즈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은.


걱정. 그리고,



대견함.


그 감정에 힘입어, 외쳤다.


"나는, 


...나는!


일곱번째 별. 두베라구.


나만큼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 맞아! 돕게 해줘!"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무것도 이해를 못했으면서 자신을 두둔하기 위해 나서는 메라크의 감정도, 읽혔다.


그리고, 메그레즈는,


"....그래."


그렇게 말하며 작게 웃는 메그레즈한테서,

메그레즈가 우리를 신뢰하고있다는 것도 읽혔다.


"코코아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으렴. 미자르와 집사장, 알리오즈를 데려오마."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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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그레즈. 이미 끝난 이야기로 왜 그래."


"알리오즈. 네가 봤다면, 너도 나를 설득하려 왔을걸. 아이들이 정말 대견하게 잘 자랐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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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르. 잠시 집무실로 와 보거라."


"...나가기 싫어."


"레니 사건에 대해서, 다시 조사해보려 해."


"...금방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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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장, 레니 사건과 관계된 하인들을 데리고 집무실로 오게."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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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오즈.

미자르.

레니한테 맞은 하인들과 집사장.


모두가 모이고, 코코아랑 과자를 먹다가 긴장하고있는 쌍둥이들을 보며 메그레즈는 말을 이었다.




"....다시 한번 사건에 대해 재조사 해보려 한다."


"아이들은 내보내는게 좋지 않아?"


"아니. 두베가 도와주기로 했다."


그리고 두베의 곁엔, 두베를 지키듯이 서있는 메라크가 있었다.


"....."


알리오즈가 메그레즈를 지그시 노려다보는걸, 애써 무시하면서 메그레즈는 하인들과 시종장에게 말했다.


"모두에게 물어보마. 너희가 보고한 것들 중에, 거짓말은 한 적이 있나?"


"..?아뇨?"


"없습니다."


"없어요."


"거짓은 말 안했습니다!"


"..없습,니다."


두베는, 그 대답을 들으며.



진실.


진실.


진실.


진실.


..거짓.



"...메그레즈. 저기 저 사람. 거짓이야."


그곳에는, 

얼굴이 창백히 질려가는 집사장이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