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scpfoundation/31600422

이거 보고 썼음



SCP-■■■■은 평행우주 도약을 위한 장비 묶음이다. 하지만 핵심 장비는 전부 소실되어 흔적만 남았거나, 실험 등의 용도로 만든 스페어만 확보했다는 상황.

일단 그 스페어 중에도 지정한 물체의 운동량을 뒤흔들다가 존나 가속시키는 컴퓨터형 변칙개체가 남아있어 격리 중에 있다. 물론 이걸론 불완전해서 평행세계 도약은 불가능.

기타 장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데이터 말소]. 다만 등급은 안전.



이런 류의 SCP가 다 그렇듯이 원래 주인의 일기장이 있다. 여기선 Vlog와 진짜 일기장에서 의미 있는 부분만 뽑아 편집했다는 설정으로 제시해보도록 하자.

주인공은 나이먹은 미국 너드 출신 3류 프로그래머. 망할 게 뻔해보이는 중소기업의 싸구려 웹사이트를 만들어주며 연명한다.

과로 속에 닳아가는 매일. 쪼들리는 돈과 불투명한 미래. 아내의 상습적 외도. 남성성에 대한 뿌리깊은 열등감.

이 모든 개좆같음 속에서 허우적대며 새벽에 고전 비디오 게임이나 만지작대는 자신에 대한 조소. 그러나 놓지는 못해. 이게 내 인생이고 이게 내 사랑인걸. 나는 오늘도 슈퍼마리오64를 붙잡고 말라비틀어진 추억에 억지로 키스하며 하루를 삼킨다.



그런 너드는 어느날 세상을 '클리어clear'하는 방법을 깨달음.

슈퍼마리오에서 영감을 받았어. 약간의 반칙만 있으면 되는 거야. 물과 욕조, ■■■과 [데이터 말소]를 준비하고 '컴퓨터'에 미리 적절한 동작과 프레임을 입력해놓은 뒤

세계의 법칙을 기만해서 극한의 극한까지 가속하면 세계 밖의 또다른 세계, 평행세계로 갈 수 있다.

계산 결과 정확한 루트로 평행세계를 도약하면 '클리어'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다는 결론.

고생고생하여 계획을 완성한 너드는 감격과 환희에 가득 차 도약에 나선다. 좆같은 세상. 좆같은 인생. 좆같은 씨발놈들과 놀아난 씨발련.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아.

하지만 아름다운 기억도 있었어. 뿌연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아무것도 몰랐던 뭉클한 추억. 너만을 사랑하니까 이제 내 마지막도 너에게 맡길게. 내 인생 마지막 스피드런이다.


하지만 루트 계산에 실수가 있었고 결국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지 못해서 평행세계를 영영 표류 중일 거라는 재단측의 분석으로 전형적인 재단식 결말을 맞으며 문서는 마무리된다.




















는 씹구라고 세상은 이제 인생 패배자 너드 한 놈 때문에 좆되게 생겼다.

도약 루트 계산은 정확했다. 다만 너무 급격한 가속과 평행선 붕괴로 인해 우주의 상대적 시간에 버그가 나서 약간의 말미가 생겼을 뿐이다.

너드는 지금도 초고속으로 평행우주를 건너 '클리어clear'를 향해 달리고 있다.

SCP-■■■■의 진짜 정체는 지금 아무도 없는clear 평행우주들을 가로질러 우리 우주로 돌아오려 하고 있는 이 너드다. 간접적으로만 관측할 수 있는데 정확한 위치 특정은 불가능.

재단은 이제 뭔 개지랄을 해서라도 이 새끼가 원래 우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데

원리도 이해 못 했다. 막아설 방법도 모른다. 당연히 대책도 없다. 아무튼 막아야 하는데 대체 씨발 그 '클리어'가 뭔지는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는 게 포인트. 하지만 clear의 다중적 의미를 본문에서 몇차례 강조해서 무의식적으로 추측할 수 있게 하자.







내가 요즘 좀 바빠서 직접 위키에 가입해서 문서를 쓰고 샌드박스에 올리고 평가를 받고 업로드까지 마칠 시간이 없다. 아무나 내키면 갖다 써줘 어떻게 수정하든 상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