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한국어 위키에서 주목 받고 있는 설정 중 하나인 골목길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합니다. 


1. 방향성

https://arca.live/b/scpfoundation/33140808

2. 설정 제안

https://arca.live/b/scpfoundation/33140853

3. 유골

https://arca.live/b/scpfoundation/33146305


여기저기에서 있었던 피드백을 보면 농담 항목에 가까워 보인다, 재단/연합이 얘넬 그냥 두는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등이 문제점으로 올랐습니다. 이건 아무래도 커뮤니티에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즐기려는 일 자체에 주목해서 생긴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골목길 설정이 재단 세계관에 어울리는가 하는 문제를 깊게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우선 골목길이 디시인사이드 특유의 익명 커뮤니티 감성을 잡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이쪽 커뮤니티에 반감이 있는 회원이라면 소재 자체가 맘에 안 들거란 겁니다. 근데 이 정도는 당연히 감수하고 쓰는 글이니까 이 문제는 그냥 넘기고요. 


둘째로는 이 감성을 100% 못 살려내면 바로 -근-픽이 된다는 겁니다. 지금 대한민국 디시인사이드의 2020년 이후 분위기는 '아ㅋㅋ'란 낱말 하나가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 끝마다 붙이면 그만이니 따라하기는 쉽지만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디씨 감성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유동 하나가 다중이질 컨셉잡고 있는 모양새로만 보일 겁니다. 결국 작가들도 어딘가에선 커뮤니티의 유동 한 명일 뿐이거든요. 본인 성향이 100% 반영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창작물에서의 유동은 자기 개성 최대한 빼고 오버 없이 묘사해야 합니다. 유동이 실체 없는 군중을 상징한다는 것을 이해하세요. 실패하면 누구에게도 업보트 못 받읍니다


어찌되었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재나 아이디어, 문체 비평을 받았더라도 말투 비평까지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다른 것 다 안 받아도 말투 비평만큼은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이 도움은 재단챈이나 재단갤에서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타 커뮤에서 도움받는 과정은 항상 올곧은 예의 지켜야 하는 한위키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욕이든 순순히 먹을 각오는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운맛 쓰자고 시도하는거니 어쩔 수 없겠죠.


디시인사이드의 감성만을 너무 쫓지 말자는 것도 좋은 의견입니다. 이 말은 대충 반말 익명 커뮤니티를 전부 합쳐서 평균 낸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골마다 성향도 규칙도 다르단 점을 감안하면 다양한 시도도 가능할 겁니다. 가령 초상 아재들이나 찾을 변칙 춘란(蘭) 커뮤니티라면 당연히 존댓말만 하는 골이 되겠지요.


다음으론 '재단/연합이 얘넬 그냥 두는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문제를 짚겠습니다. 이 주제는 다음 글로 넘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