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폐인처럼 누워있다. 온 몸에 힘을 다 빼고 시체같이 있으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배에서 밥을 달라고 시계가 울린다. 하지만 먹으면 안된다. 야식은 몸에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드러누워 밖을 보면 까맣다. 그리고 쓰레기 태우는 내음과 개가 짖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간혹 들리는 닭 우는 소리. 잠을 설치기도 한다. 눈을 감고 시체처럼 있는다. 몸에서 썩은 내가 나는 것 같다. 내 몸은 썩어가고 있다. 아마도 속부터 썩어가고 있겠지. 곰팡이가 겉에 나온 시점은 이미 내부가 다 썩은 시점이니까.


눈을 떴다. 다시 일어나서 팔을 본다. 그리고 꾹꾹 눌러본다. 여전히 멀쩡하다. 안도인지 아쉬움인지 모를 숨을 내쉬며 살아간다. 몸을 일으키자 몸에 흙이 떨어지는 거 같다. 땅에 묻혔던 것처럼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입 안이 건조하다. 모든 수분이 빨려진 것 마냥 몸이 건조하다. 건조하다 못해 차갑다. 계속 누워있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다. 누워있는 걸 허락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움직이기 위해 천천히 몸을 움직인다. 온 몸을 스트레칭하고 다시 나간다. 몸에 있는 녹을 떼어내고 기름칠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