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https://arca.live/b/writingnovel/46977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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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눈을 뜨고 반년이 지났다.

 

소녀는 반년동안 지난 11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애를 썼고 그 결과 눈을 뜬지 2개월 후부터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5개월쯤에 되어서 소년이 하는 말을 전부 이해하는 수준까지 빠르게 올라왔다.

 

그동안 많은 기사와 소문이 퍼져 소녀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렸다.

가장 많은 이야기는 소녀가 두 달 안에 정상적인 활동을 해냈다는 이야기였고

사람들은 소녀가 깨어난 후 두 달 동안의 일을 모두 기적이라고 말했다.

 

소녀는 어릴 때부터 관심을 받는 걸 좋아해서 그러한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지금은 과도한 관심에 질색을 하였고 떠나고 싶어 했다.

 

그러나 혼자 가기에는 힘들다는 걸 알아 소년이랑 같이 가기 위해 소년을 바다가 보이는 카페로 불러 마주앉았다.

 

그라고 소녀는 자신 앞에 놓인 찻잔을 멍하니 보며 입을 벌리고 있었다.

 

소년은 홍차의 향을 느끼며 한 모금씩 마셨다.

그 깊은 향과 맛을 느끼며 즐기며 자신의 앞에 있는 소녀를 봤다.

소녀는 미친 것처럼 멍하니 침을 흘리려고 하면서 찻잔을 보고 있었다.

소년은 그런 소녀를 보고 당황해 사례가 들려 기침을 했고 소녀는 기침소리에 소년을 쳐다봤다.

 

“커흑... 켁... 어우 깜짝 놀랐네. 카즈리마, 괜찮아? 무슨 일 있어?”

 

소녀는 고개를 숙려 자신의 찻잔에 들어있던 밀크티를 한 모금 마시고 강하게 내려치면서 말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알베르토 떠나자!”

 

“그게 무슨 소리야? 떠나다니?”

 

소년은 당황하여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소녀는 얼굴을 찡그리고 소년을 보면서 말했다.

 

“더 이상 답답해서 못 참겠어. 내가 어릴 때 그러니까 5살 때도 되게 관심을 받는 걸 좋아하고 그랬잖아.”

 

“음... 그치?”

 

“이젠 이런 관심은 질려서 못 참을 거 같아. 지금... 인어를 보러 가고 싶어. 남은 게 서쪽밖에 없지? 거기로 가자.”

 

소녀는 앞머리를 넘기며 소년에게 말했고 소년은 앞머리를 넘기는 것을 보고 스트레스를 받은 건 알았지만 11년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가 이제 겨우 반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떠나겠다는 소녀가 걱정이 되어 소녀에게 말했다.

 

“인어? 괜찮은 거야? 네가 인어를 좋아하는 건 아는데 아직 몸이...”

 

소녀는 잠시 손을 두드리며 계산하는 듯 한 자세를 취하다 소년의 말을 듣고 자신의 버드나무 방패를 두드리며 방패를 든 팔의 근육을 과시했다.

 

소녀가 가진 근육은 성인 남성보다 덜하나 자신의 또래의 평범한 남성이나 평범한 성인여성들보다 약간 두드러진 윤곽선을 보여주며 소년의 시선을 집중 시킬 수 있었다.

 

“이제 방패로 지역 경계선 쪽에 있는 용용이의 공격도 막는데 이정도면 충분하지. 그리고 지금은 이곳 자체를 떠나고 싶어.”

 

소녀가 용용이라고 부르는 것은 소녀가 3개월 전에 잡아온 어린 레드 드래곤이었다.

소녀가 산책 중 죽은 어미 옆에서 혼자 있는 걸 보고 안타깝게 생각해 데려온 것인데 집으로 데려가고 싶었으나 새끼지만 큰 덩치와 갇혀있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지역관리장에게 허락을 받은 후 지역 경계선에서 두고 키우고 있었다.

 

그 드래곤은 새끼지만 드래곤답게 힘이 강해 북쪽지역에 습격해오는 산적들이나 도적들이 들어오는 것을 주저할 수 있게 해주었고 가끔씩 소녀의 체력 및 근력 단련을 도와주었다.

 

어쩌면 그 드래곤에서 흘러나온 마나가 소녀에게 들어가 몇 달 안에 소녀가 그런 힘을 가지게 된 거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하지만 드래곤의 마나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받아도 흡수를 하지 못해서 바로 빠져나오는데 어떻게 소녀가 그 마나를 흡수하는 지 의문이었다.

 

소년은 갑자기 생겨난 의문은 나중에 다시 소녀에게 묻거나 혼자 알아보겠다고 생각을 하고 소녀가 한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렇구나... 근데 어디로 가려고?”

 

소녀는 살짝 웃으며 의자에 기대었다.

 

“서쪽으로 갈 거야. 그곳에 인어가 남아있다면서 그러니 서쪽으로 가서 인어를 보면서 좀 마음을 안정적으로 쉬어야지.”

 

소녀가 쉬고 싶다고 하는 말에 소년은 자신이 한동안 11년의 공백을 채워주기 위해 계속 공부를 계속 시킨 것이 떠올라 수긍을 했다.

 

“음... 그건 그러네.”

 

“그치? 좋아 당장 떠나자.”

 

소년은 벌떡 일어나 움직이려는 소녀에게 말을 걸어 소녀가 가는 것을 막았다.

 

“그 전에... 네가 놓친 한 가지가 있어”

 

소녀는 잠시 움직이는 것을 멈추고 1초간 가만히 있다가 태연하게 소년에게 물었다.

 

“음? 뭐가 남았어?”

 

소년은 조심스러우면서도 하대하는 눈으로 소녀를 뚫어져라 보면서 소녀의 질문에 대답했다.

 

“너, 자격증 하나라도 가지고 있어?”

 

“자... 격증? 무슨 자격증을 말하는 거야?”

 

“공동모험자격증을 말하는 건데 혹시... 아니다. 넌 모르겠지.”

 

소년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이는데 소녀는 자신에게 숨기는 것 같아서 다시 자리에 앉아 소년의 팔을 잡고 붕붕 휘두르며 칭얼거렸다.

 

“왜~ 나도 말해줘~”

 

소년은 팔이 끊어지는 듯 한 고통을 느꼈다.

 

“아이고야... 알겠어, 말해줄게. 그러니까 팔 좀 얌전히 두면 안 되겠냐. 팔 끊어지겠어.”

 

소녀는 소년이 하는 말을 듣고 소년의 팔을 놔줬다.

그 후 소녀는 히죽거리며 웃었고 소년은 어깨를 돌리며 병원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헛기침을 하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소년은 몇 년 전 중앙 모험가협회에서 공동모험자격증을 만들었다는 걸 말했고 그게 없으면 정해진 구역에서 벗어난 후엔 불이익이 있어 반드시 있어야하고 두 달에 한 번씩 오는 자격 심사원에게 신청을 해서 자격증을 얻어야하는 것이었다.

 

“나는 물론 약 4년 전에 심사를 하러 온 사람에게 신청하고 바로 얻어서 최연소로 자격증을 따낸 바레스라는 이름도 붙이게 되었지.”

 

소년은 은근슬쩍 자랑을 했다.

소녀는 여전하다는 눈으로 소년을 보며 말했다.

 

“뭐야... 엉터리 마법을 쓰는 너도 얻은 거라면 나도 충분히 얻지.”

 

소년은 자신의 실력을 엉터리라고 생각하는 소녀를 보고 자존심이 깎이는 기분이 들어 발끈하여 소녀에게 소리쳤다.

 

“엉터리가 아니야! 게다가 난 마법사 말고 연금술사 자격증을 얻은 거라고!”

 

“예예 그러시겠죠. 잠시만 연금술사?”

 

소녀는 소년이 어릴 때랑 최근에 한 마법이 괴상하다는 걸 알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연금술사라는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나 반짝이는 눈으로 소년의 두 손을 잡고 밝게 웃었다.

 

“응, 연금술사. 근데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말고 문양을 각인하거나 해제시키는 연금술사다.”

 

소녀는 소년이 하는 말을 듣자 반짝이며 초롱초롱하게 소년을 바라보던 눈은 사라지고 다시 자리에 앉아 뒷머리에 손을 올렸다.

 

“쳇... 뭐야. 금덩이 달라고 했더니만 시시하네.”

 

소년은 그런 소녀의 모습도 재밌어 보여 살짝 웃고 안경을 잠시 닦은 뒤에 다시 쓰면서 말했다. 

 

“이거도 대단한 거야. 게다가 내가 이 자격증을 얻은 거도 ‘바알의 낙인’을 지우려고 얻은 거지 누구 좋으라고 얻은 것도 아니니까.”

 

소녀는 살짝 웃으며 의자를 끌어 소년에게 다가갔다.

 

“어쨌든 모험을 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한다는 거지? 내가 빨리 자격증을 딸게. 그리고 같이 가자~”

 

소녀의 몸에서는 은은한 버드나무의 향이 났고 소녀가 소년의 옆에서 말할 때 입에서 달콤하며 은은하게 퍼지는 홍차의 향과 고소한 우유의 향이 소년의 마음을 흔들었다.

 

소년은 살짝 소녀가 바라는 것처럼 같이 동행하는 걸 상상하다 얼굴을 질끈 감고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 없어. 아직 여기서 해야 할 것도 많고 게다가 난 돈이 없거든.”

 

소녀는 소년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해주지 않자 울먹이기 시작했다.

 

“뭐... 뭐야 카즈리마... 너 울어?”

 

소년은 소녀가 울먹이기 전에 ‘쯧’하고 혀를 한번 찬 소리를 들은 것 같았지만 바로 울먹이는 소녀를 보고 당황해 방금까지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기억을 하지 못했다.

 

소녀는 울먹이며 팔을 부들부들 떨면서 소년의 어깨를 잡아 소년을 보며 말했다.

 

“정말로... 안 돼...? 서쪽에는 ‘기’라고 불리는 마나도 있다던데... 네가 안 되면... 나 혼자서라도 가야지... 계속 같이 가자고 해서 미안해...”

 

소녀는 일어나 자신의 방패를 들고 그곳에서 나가려고 했다.

 

“잠시만! 카즈리마, 그게 무슨 소리야. ‘기’라는 걸 설명해줄 수 있겠어?”

 

소년은 소녀의 그러한 모습을 본적이 없었는데 소녀가 말한 ‘기’라는 것이 문득 궁금해졌다.

그리고 자신이 모르는 것까지 소녀가 찾은 걸 보고 자신이 소녀를 실망시키는 것 같다는 부담감에 소녀를 멈춰 세웠다.

 

소녀는 처음부터 여기까지 오길 기다려왔다.

 

소녀는 가끔 자신을 낚시꾼으로 비유를 했다.

낚시꾼이 물고기를 낚으려면 얼마나 긴 준비와 대기시간이 필요한가.

이는 자신을 낚시꾼으로 생각을 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었다.

 

특히 소녀에게 소년은 대어였다. 한순간 잘못 움직이면 기회를 찾을 수도 없는 귀중한 대어였다.

그러기에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어야 했고 따라서 섣불리 지금까지 짜놓은 판을 망칠 수 없었다.

 

원래 자신이 싫어하는 밀크티를 마신 것도 소년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서였고 공동모험가자격증이라는 것도 커스트 상점을 운영하는 ‘커스트 알 베르엘로’에게 들어 알고 있었지만 자신은 있으나 남에겐 없는 그러한 것을 자랑하기를 좋아하던 소년이 자랑을 하며 경계를 풀게끔 하려고 일부러 모른 척을 하며 자랑하기를 기다렸다.

 

원래의 계획은 소녀가 가까이 갔을 때 소년이 얼굴을 붉히며 수긍하는 걸로 끝내도록 가까이 다가가 얘기하는 낚싯줄을 던졌으나 소년은 마음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소년은 대어답게 철옹성 같은 굳건한 태도로 거절을 하였다.

 

하지만 거기서 멈출 소녀가 아니었다.

소녀는 소년이 언제나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걸 알아 자신이 원하던 서쪽으로 가기 위해 소년의 흥미를 이끌 것 같은 서쪽의 정보를 찾다 ‘기’라는 것을 찾았다. 

소년이 굳건한 태도를 취할 때 쓰기 위해 준비해준 떡밥이었다.

 

소년이 그런 태도를 취하자 소녀는 그 정보를 떡밥을 뿌리듯이 그리고 더욱 마음이 흔들리도록 눈물을 흘렸다.

그 후 소년이 당황하면서도 흥미가 생긴 표정을 짓자 소녀는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소년은 서쪽의 마나인 ‘기’라는 용어를 처음 듣고 흥미를 느껴 소녀를 불러 세웠다.

소녀는 자신을 불러 세운 소년을 보고 소년이 미끼에 입을 대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소녀는 낚시꾼의 마음으로 아직 소년이 낚시 바늘을 물지 않은 걸 알기에 건지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소녀는 방심하지 않고 눈물을 더 흘리며 내숭을 떨었다.

 

“아냐... 나 혼자 갈게... 그 ‘기’라는 게 죽은 사람을 살리는 특이한 힘도 있다고 하던데... 그런 건 나 혼자 보고 올게... 맞다. 서쪽은 아직 우리에겐 미지의 지역이잖아... 내가 혼자 거기 갔다가 사라질 수도 있어...”

 

소녀는 사실과 거짓을 적절하게 섞었다.

 

 그건 소년의 머리를 걱정스러움과 혼란을 주기에 충분했다.

미지의 지역에서 ‘기’라는 것으로 당하여 사라지는 소녀를 떠올려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하고 분명 자신도 서쪽의 지도를 본적이 있는데 아직 덜 발견 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어 소녀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그래, 네가 원하는 대로 같이 갈게. 다만 진짜로 너 공동모험가 자격증 따야해.”

 

소년은 미끼를 물었다.

이제 건지지 않으면 안 되는 타이밍이 소녀에게 찾아왔다.

 

“베히모스에게 몸을 맡길 정도로 약속하는 거지?”

 

“으...응, 베히모스에게 몸을 맡길 정도로 약속할게.”

 

북쪽 사람들에게는 ‘베히모스에게 몸을 맡길 정도로 약속한다.’는 어느 신화에 나오는 스틱스 강에 대고 하는 맹세와 같아 거절 할 수 없는 계약이나 진심을 담은 말을 할 때 자주 언급되는 문장이었다.

 

실제로 그것을 어기면 그날 운수가 나빠진다는 소문도 있어 아무 때나 걸 수 없는 난감한 문장인데

그걸 소녀가 소년에게 물었다는 것은 반드시 약속을 지키라고 하는 것이었고 소년은 무언가 잘못 되었다고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호기심과 울고 있는 소녀를 달래주기 위해 말했다.

 

소녀는 울음을 그치고 활짝 웃었다.

 

소년은 자신이 옛날처럼 또 당했다는 것을 소녀가 지은 미소를 보며 깨달아 번복하려고 했다.

 

하지만 소녀가 주머니에서 꺼낸 자유모험가자격증을 보여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할 일 다 하고 물건 준비해! 아마 중앙 지역을 거치고 서쪽으로 갈 테니까. 대략 5개월 정도 걸릴 거야. 그러니 그동안 할 것들 다 챙겨놔. 알겠지?”

 

당황한 소년은 뒷걸음질을 치다 테이블을 건드려 자신이 마시던 컵과 소녀가 마시던 컵을 엎질렀다.

소년은 당황하여 엎지른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소년은 굉장히 많이 흔들리는 동공으로 소녀를 보며 말했다.

 

“그, 그렇게까지 하려면 반년동안 알바를 해야 할 텐데 괜찮겠어?”

 

“당연히 되지. 자, 알베르토.”

 

소년은 자신에게 손을 내민 소녀를 보며 말했다.

 

“마무리 계약을 하자고? 그래... 베히모스에게 몸을 맡길 정도로 약속할게 같이 가자! 반년 뒤에.”

 

소년은 자신을 속인 소녀가 너무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그건 소녀를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소년도 바라던 것이 미지의 지역을 탐험 하고 싶던 것이었다.

그래서 소년도 만족을 하는 표정을 짓고 소녀의 손을 잡았다.

 

그러나 소녀는 특유의 고양이 입을 하며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이제 알바 뛰러 가야지. 넌 생각이 너무 많아. 그래서 좋아. 그러니 지역 게시판으로 가자!”

 

“뭐? 잠시마아아아아아......”

 

소녀는 소년을 끌고 나갔다.

소년은 소녀를 말리다 끌려갔고

그들이 머물던 테이블에는 홍차와 밀크티가 뒤섞여 바닥으로 똑똑 떨어지고 있었다.

 

.

.

.

 

서쪽은 비가 많이 내리기로 유명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서쪽에서는 비가 내렸다.

 

서쪽의 어느 건물 입구에서 말총머리를 하며 성인 남자보다 키가 작은 사내와 짧고 붉은 머리를 하며 성인 남자보다 키가 월등히 큰 남자가 가만히 서서 비가 내리는 장면을 보고 있었다.

 

말총머리를 한 사내는 자신의 우산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톡톡 치다 결심을 한 듯 손을 쥐며 옆에 있던 키가 큰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이보게, 서옥. 내 비밀을 하나 알려줄까?”

 

서옥이라고 불리던 키가 큰 사내는 말총머리를 한 사내의 물음에 건성으로 대답했다.

 

“마음대로 하시오... 선생... 어차피 선생께서 한 이곳의 상황들이 내겐 더 충격적이라 다른 비밀을 들어도 별로 상관이 없을 것 같다오...”

 

선생이라고 불리는 말총머리를 한 사내는 히죽 웃으며 우산을 쓰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몇 개월 동안 함께 다니며 여러 기행을 하고 자신의 기행을 보여주던 사내였기에 이번에도 기행이라고 생각하여 서옥은 그 사내의 말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비에 젖어 모습이 달라진 그 사내의 비밀을 알게 된 순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선생... 그렇다면 선생이 바로...”

 

말총머리를 한 사내는 우산을 펼쳐 놀란 표정을 지은 서옥을 보고 밝게 웃었다.

 

“하하하하! 서옥, 자네 놀랐나? 내 비밀은 처음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네. 이런 비린내 나는 비밀은 물 없이 알 수 없으니 말이야. 맞다. 서옥, 자네가 동쪽으로 가는 길을 알겠지?”

 

비에 젖은 사내의 질문에 서옥은 품에 있던 표 두 장을 보여주며 말했다.

 

“계약에 적힌 내용이니 걱정 마시오. 내가 까막눈이라 북과 동을 몇 개월 동안 헷갈려 했지만 이번엔 확실하다오.”

 

“그래, 중앙을 안거치고 가기에 6개월가량 걸린다지? 돈은 내가 내겠네. 내가 이래봬도 부유한 집안의 자식이니 말이야.”

 

“알겠소... 그럼 이제 내일 보는 걸로 하는 것이 어떻겠소.”

 

“좋네. 내일 보게나. 내일은 늦지 않도록 하겠네.”

 

“먼저 들어가겠소. 내일은 늦게 오지 마시오.”

 

말총머리를 한 사내는 손을 흔들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서옥에게 말했다.

 

“동에 가면 내가 좋은 거 사주겠네!”

 

그렇게 6개월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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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를 해보긴 했는데 마음먹고 퇴고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서 맞는지는 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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