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다. 

 

햇빛이 비취는 평화로운 고가 도로. 벽돌길에서 얌전하게 뒹굴며 노는 척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 세계들의 모든 예비 집사들은 한 가지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거야. 집사는 내가 세계정복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을 감쪽같이 속아 넘어가 모르고 있으니까. 

 

나는 샴고양이 나비. 너무나도 귀여운 눈망울과 보들거리는 털에 사람들은 미쳐버린다. 내가 한 번 두 눈을 깜빡거리면 집사들은 껌뻑 죽어버리는 시츄에이션을 하고, 두 심장을 부여잡으며 나의 털을 만져야지만 살 수 있는 몸들이 되어버렸으니까.

 

엇, 예비 집사 한 놈이 오는 군. 눈을 가늘게 뜨고 저 놈을 바라본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