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해라스말라그너무 오래 날뛰었다당신도 여기까지만 해줬으면 좋겠군당신이 진심으로 싸운다면… 당신의 일행도 안전하지는 못할 테니.”

 

나를 무시하는 듯한 말투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청록색 후드확실하다예전에 만난 적 있다저 사내는 동굴에서 잃은 자들을 조종하던 그 사내다.

 

 “!! 나 기억해!?”

 “?”

 

그 사내는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후드를 벗으며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갈색 머리칼과 피처럼 붉은 눈을 가지고왼쪽 눈 밑에 붉은 다이아 점과 같은 문양이 그려져 있는 사내였다그는 내 이야기에 대답할 정신도 없이 스말라그가 그에게 외쳤다.

 

 “내가 질 거라는 건 무슨 개소리야!? 내가 그리 약한 줄 알아!?”

 “2 대 1로 싸우고심지어 네놈 능력을 다 까발린 상태로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자만도 정도가 있는 거다게다가네놈은 저자들의 능력을 완벽히 파악하지도 못했지리더라는 사람이이 정도로 손해를 보고서도 고집으로 전투를 지속할 셈인가?”

 

그는 전혀 표정을 바꾸지 않고 독설을 쏟아냈다그러자 스말라그는 입도 뻥끗하지 못할 정도로 조용해졌다그가 한숨을 쉬고 주저앉듯이 공중에 앉자 붉은 색의 의자가 생겨났다.

 

 “… 빈혈이야… 그래너였군그 검은 머리는 잘 있나?”

 “그래 잘 있지물어볼 게 있어그 때의 그 가스는 뭐였던 거야!?”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한숨을 쉬었다이내 손 베개를 하여 자신의 머리를 받치더니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잃은 자로 만드는 가스순식간에 만드는 가스였건만너를 보니 위력은 뻔하군.”

 “잃은 자라고!?”

 “그리 무서워하지 마라너를 아직 잃은 자로 만들지 못한 이상 실패작인 것은 분명하니.”

 

어쩐지 전에 만났을 때와는 분위기가 바뀌었다이 사람도 상실종인 건가그러자 아우루엔은 창을 거두며 뒤돌았다그의 얼굴에는 어느샌가 비늘이 사라져 있었다그러자 그의 의자가 움직이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저 녀석은 언젠가 대가를 치르게 되겠지다만 그게 오늘이 아니었을 뿐이다.”

 “등을 보이면서 할 말은 아니군제안은 받아들였다고 생각하지가자고 스말라그.”

 “리란그러니까 대장이라고

 

스말라그가 그를 부르자 그 사내는 멀리서 보기에도 살기가 느껴질 정도로 그를 노려보았다그러자 그제야 그의 살기를 눈치챘는지 스말라그가 말을 정정했다그러나 그에게 겁먹은 말투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블러드리퍼라고 부르라 했었지워워진정하라고사람 하나 죽이겠다.”

 “… 알면 됐다빨리 귀환하도록 하지목적은 달성했나?”

 “아니동족이 아니었어동족 같은 기운을 지닌 이상한 무기를 지닌 녀석이 있었지.”

 

잃은 자와 같은 기운을 지닌 무기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이내 아우루엔이 끼어들었다.

 

 “어이 잠깐하나만 물어보지그 무기를 지닌 자는 어디에 있지?”

 “내가 그걸 왜

 “말해주는 게 어떤가원래 같았으면 그들이 손해 보는 거래다빚을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 정도로 퉁 칠 수 있다면 나쁜 거래는 아니지.”

 “… 너희가 온 쪽의 반대편대강당에 혼자서 으르렁대고 있다그 미친 광견은 어떻게 못 해.”

 

아우루엔은 수도자를 업어 메고는 문으로 향했다나는 그를 뒤따라 달려갔다문을 닫기 직전 아우루엔이 그들에게 외쳤다.

 

 “다음에 보도록 하지.”

 

그 이야기를 듣긴 한 것인지그들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고 그저 메아리만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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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ㅆ!!”

 

나는 지크가 순식간에 다가오자 너무 당황한 나머지 대검을 들고 죽어라 휘둘렀다그러나 지크는 한 손으로 대검을 막았다.

 

푸슛!

 

무언가 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배에서 굉장히 뜨거운 느낌이 들었다그 이상한 감촉에 나는 배를 바라보았다이클루엔이 내 배를 꿰뚫었다그리고 지크는 그것을 뽑으며 나를 땅바닥에 내던졌다.

 

 “크흐억!!”

 

나는 배가 꿰뚫린 채로 땅바닥에 쓰러졌다그러나 지크는 여전히 나를 공격할 생각인지 대검을 높이 들어 올렸다이미 치명상이었기에 움직이기는 힘들었지만 어떻게 하지 않으면 발버둥 치지도 못하고 죽는다아직 죽을 수 없다아오를 지키기 위해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

 

지크가 대검을 내려찍으려는 순간 포기하고 한숨을 쉬며 포기했다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그러나 그 대검이 내 머리를 찍지는 못했다이클루엔이 내 앞에 닿기 직전지크의 모습이 사라지며 본 적이 있는 듯한없는 듯한 모습의 검은 머리의 여성이 나타났다.

 

 “큰일이야관통당했어!”

 “… … 

 

그녀가 누군지 물어보고 싶었으나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입이 떼어지지 않으며 정신을 잃기 직전의 상태까지 갔다점점 눈이 감기며 정신을 잃어버렸다염병할… 아직 죽을 수는 없는데… 약속을… 지켜야만하는데!!

 

 “그래서그 약속이 뭔데누구랑 한 거야?”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언제나 들었던 목소리지만 조금 다른 듯한 목소리내 목소리였다내가 눈을 뜨자 늘 꿈에서 보았던 곳내가 살았던 교회그러나 불타지 않은과거의 교회가 보였다언제나 내가 돌아오고 싶었던 곳이었지만 그곳에는 불청객이 있었다.

 

 “말해줘그 약속이라는 걸 누구랑 한 거야네 기억의 어디를 뒤져봐도 못 찾겠거든.”

 “글쎄다… 아버지랑 한 거겠지아버진 아오를 걱정했었으니.”

 

그 목소리의 주인은 내 모습을 한 개자식꿈에서 만나던 녀석이었다녀석은 교회 부엌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예전에는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더니 이제는 계속 내 모습을 유지하는 모양이었다기분 나쁜 상황이었으나 나는 그것을 참으며 그의 앞에 섰다내 경험상 이 망할 자식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나갈 수 없으니

 

 “내가… 네 기억을 좀 뒤져볼 수 있거든그래서 좀 보고 있었는데 말이야이게… 뭐랄까좀 부자연스럽다고 해야 하나하멜 신부에 대한 기억이 조금 이상하더라고.”

 “그래서 어쩌라고네가 내 기억 뒤집어 보다가 이상한 걸 발견한 걸 내가 기분 좋아하기라도 해야 하나?”

 “아니그냥 그렇다는 거야어차피 너 죽기 일보 직전이거든.”

 “!?”

 “뭘 그리 놀라는 거야배가 관통당했는데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잖아?”

 

당연했다사람이 배를 꿰뚫렸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는 건 이상하지그럼 뒤지기 직전에 잠시 잠든 건가죽기 직전의 마지막 꿈인데 이런 자식과 함께라니운이 없기도 하지.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할래살고 싶어?”

 

나는 벙찐 표정으로 멍하게 있다가 이내 그가 손을 흔들자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어떤 미친 개자식이 죽고 싶겠나그런 자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적어도 나는 아니었다그러자 녀석은 의자에서 일어나며 내 귓속에 말했다.

 

 “그럼 닥치고 넘겨.”

 

그 녀석이 귓속말을 하며 나를 끌어안았다그 순간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그 순간 내 시야가 흐려지며 나는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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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였을까내 이름은 알고 있다하지만 그 전에 내 나이가족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휴엔 같이 좋은 사람을… 아니 휴엔이 딱히 좋은 사람은 아닌가아무튼그런 사람들을 만나서 다행이었다그러나 지크라 불리는 이 사내는… 이상했다이 사람은… 무언가 기억날 듯 말 듯 한 기분이 들었다내가 이 사람을 볼 때마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이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면 머리에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저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이다너의 편이다… 하지만 이 사내는 전혀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하지만 그럼에도 가족 같은 푸근함이 느껴졌다그는… 내 가족이었다.

 

 “#@^%#%^!!”

 

그 순간 지크가 괴성을 내지르며 휴엔에게 대검을 내리찍으려 하였다머리에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들더니 나는 능력을 사용하여 휴엔을 데리고 순간이동 했다그의 배는 이크루엔에 꿰뚫린 탓에 그는 배를 부여잡고 있었다.

 

 “큰일이야관통당했어!”

 “… … 

 

휴엔이 눈을 감으려 하자 나는 그의 배를 지혈해 주었다그러자 류가 나를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하아… 넌 뭐… 아니 대충 방금 전에 봐서 알긴 아는데어떻게 되먹은 일이야!?”

 “무슨 소리

 

이상했다그가 전혀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분명 그가 나보다 연장자일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느 순간 그에게 반말을 한 것이다그리고 그는 나를 얼척이 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 ?”

 

그러나 내가 상황을 이해할 정신은 없었다지크는 나에게 이클루엔의 갑주를 두른 채로 괴성을 지르며 달려왔다나는 휴엔의 대검을 주운 채 능력을 발동했다.

 

 “블레이드 디멘션!!!”

그 순간 나는 그의 뒤로 이동되었고 나는 그의 등을 향해 휘둘렀다그리고 그 잠시 능력으로 공간을 뒤틀어 그의 갑주 내부에 공격을 가했다그러자 그는 앞으로 크게 밀려나더니 이내 이클루엔을 땅에 꽂아 충격을 줄였다.

 

 “히야무슨 일인지 모르겠는데 상황이 재밌어졌네오랜만이야!”

 “시끄러워이클루엔옛날부터 네 목소리는 듣기 싫었다니까.”

 “… … … … 

 “조용히 해몸뚱이그래어디까지 했더라변신해 있던 거냐네 능력은 그런 게 아니었을 텐데내가 기억을 잘못한 건가?”

 

이클루엔의 불쾌한 목소리가 이곳에 울려 퍼졌다변신해 있었냐고전혀 아니다

 

 “아니나도 잘 모르니까 묻지 마정신 사나우니까.”

 “그래그러라고그럼 오랜만에 칼부림 좀 해보실까!?”

 

이클루엔이 그 말을 끝마치는 순간 지크가 내게 달려왔다. 그의 공허한 눈동자에 내 모습이 비쳐 보였다. 검은 생머리와 붉은 눈을 한 여성. 변한 게 없는 과거의 내 모습이었다. 당당한 나레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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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너무 놀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