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푸른 벽지는 왜 날 감동시키는가

 앞서가는 사람들에겐 몇번이고 뚫어내

 반으로 쪼갠 엿가락처럼 구멍 숭숭 뚫렸겠지만

 내 눈에는 정말 백옥같이 맑게만 보인다

 떠다니는 하얀 솜덩이는

 선명한 것이나 흐릿한 것이나

 모두 가량없이 아름답게 보인다

 어째서 사람은 자연물을 보고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일까

 그 교양있는 진화론자들의 말을 들어보자면

 진화는 생존에 특화되어 이루어 진다고 하는데

 풍경을 보고 감탄하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아름답기에

 그저 존재하기에 아름답다 느끼는 것이라면

 그런 것이라면 내 삶의 아름다움을 조금 더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