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아-
쏴아- 우르릉...
풍랑 헤치며 걷는 사내여,
바람과 검을 맞대지 말라.
묵직한 발을 신고 사선으로 가라,
두려운 얼굴을 마주볼 생각 말라.
쏴아-
방울방울지은 옷가지는 흩어져 휘날려 가고
얄쌍한 몸뚱아리만 차디차게 남았다.
비막이는 철살 에어 심부만 남기고 스러지고
짚기에도 낮은 기둥만 일으켜 섰다.
우르릉...
그러니 창으로 지켜보고 있는 소년아,
아둔한 사내처럼 맞서 걷지 말라.
매서운 흐름이 치부를 발가벗길 테니,
심에 티끌 하나라도 박혀 있다면 섣불리 치기를 보이지 말라.
쏴아- 쏴아-
우르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