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쌓인 눈들과, 지나간 걸음걸이


다시 그랬으니까, 나는 싱긋 웃고서


눈길을 밟아 온 주위에 흩날려




눈이 왔었어, 내가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


소름이 돋았어, 잠에서 깨고 눈을 봤을 때


냄새를 맡았어, 흰 눈을 밟으며 겨울 냄새를 맡았을 때




새벽이었어


눈으로 쌓인 바닥은 하얗고


별들이 많이 뜬 겨울 하늘은 검었어


하얀색과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곳에서, 난 회색 후드를 둘러쓰고는


다시 냄새를 맡았어




누군가에겐 아름답고 행복하고 따스할 이 겨울철이 지날때쯤


그리고 누군가에겐 춥고 어둡고 고통스러울 이 겨울철이 지날때쯤




그때쯤엔, 분명히




새로 핀 꽃들과, 지나간 웃음소리


언제 그랬냐는 듯, 내게 싱긋 웃고서


먼지가 되어 온 우주에 흩날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