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우우 규우우 큐샤아아앗!-


정말 애미가 뒤져버린듯한 목소리다. 추하디 추한 초록색 땟국물이 번져나가는 징그러운 피부, 절구에 넣고 여러번 내리친 것같이 무언가 역겨운 이목구비에 좆만한키, 구부정한 곱사등. 가진거라곤 하부를 가린 더러운 천과 조잡하게 만든 돌도끼, 그렇다 좆밥 고블린은 원시인류보다 못한 개-병신중에 병신이다.


위협적인 공격이라곤 엉성하게 던지는 돌팔매질과 무게중심도 안맞춘 돌도끼를 휘두르는 것이였지만 고블린보다 병신같은 F급 짬찌 모험가에게는 벅찬상대였나보다.


“으아악 씨발 살려줘! 바다! 이바다님!” 

“끼야아아악!”


고블린은 무리생활을 하기에 그수가 일곱이였지만 병신 F급 모험가 파티는 나를 포함한 삼인조다. 수적으로는 상대가 안되지만 싸움은 체급빨이다. 유치원생만도 못한 난쟁이 고블린 좆병신들이 여덟명이 달려들어도 발길질 한방이면 일가실각이 가능하다 이말이다.


F급 짬찌 둘이서 신명나게 쳐맞고 있을 때 등장하는건 무려E급(존나 대단한거다)인 도살자 이바다 아니 ‘마스터 이’ 인 것이다. 날아드는 고블린 두 마리를 잡아채 그대로 바닥에 매다 꽂아버린다.


“저먼 수플렉스(German Suplex)”


완벽한 아치다 시팔 그냥 고블린의 대가리가 곤죽이 되어버렸다. 아무곳에나 던져버린뒤 우리의 F급 모험가 학생을 구하러 땅을 박찼다. 임팔라 무리속에 뛰어드는 존나쎈 사자처럼 꼽추병신 고블린들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고블린의 손톱에 눈깔이 파일뻔한 병신 모험가 클로에에게 매달린 고블린을 때어내서 

보조무장인 단검으로 눈두덩을 찔러버리자 괴상한 울음소리를 내지르더니 절명해버렸다. 


“규르... 규르륵?”


클로에의 다리를 깨물고 있던 고블린이 뀨~ 하며 고개를 갸웃하자 역겨움을 느낀 나는 그대로 징박힌 전투화로 짓밟아주자 납작한 캔처럼 으깨져버렸다. 무언가 좆됨을 느낀 고블린들이 낌새를 느끼기도 전에 그물망을 꺼내 녀석들을 포획했다. 살인어부의 강철그물! 손맛을 잠시 느낀 나는 그물의 죄임줄을 잡아당겼다. 


“규에엥에에엨!”


살인그물이 조여짐에 따라 발버둥을 치던 녀석들의 살갖이 찢어서 핏물이 배어나왔다. 판타지에서는 이새끼들 피가 초록색인데 왜 빨간색인거냐, 시발 알수가 없다. 운좋게 그물을 피하는데 성공한 고블린을 단검투척으로 자빠뜨린뒤 벌래처럼 울부짖는 녀석에게 다가가 숨통을 끊어줬다.


“크허 흐어억 감사합니다...”

“히이이익”


돌도끼와 손톱에 온갖 피멍과 상흔이 가득한 제이브와 클로에의 상태를 한번 체크한뒤 본 수업에 들어간다.


“자자 일어나 개인 교습 시간이다”

살인그물에 걸려든 고블린 한 마리를 꺼내 단검으로 아킬레스건을 그어 기동성을 없애버린 다음, 병신 F급 모험가 제이브를 불렀다.


“잘봐 30쿠퍼짜리 강의다”


적개심 가득한 고블린 녀석의 엉성한 공격을 반보 움직여 가볍게 피한뒤 손에 쥔 막대기로 놈의 손목을 쳐 무기를 떨궜다.


“큐우샤아아앗!”


“1순위는 무기나 발톱이다. 항상 무기를 주시하는거다. 그리고 2순위는”


퍼억


고블린의 머리가 몽둥이에 으깨졌다. 그야말로 좆창이 나버린 것이다.


“급소를 으깨버리는거지, 보다 잘 죽일수 있도록 근육과 기술을 연마하도록”


“그렇군요...”


“그리고 클로에, 주문영창은 무작정 빠른게 좋은게 아니야 두 번째 고리를 만든뒤에 메모라이즈로 호신마법 하나정도는 킵해 놓은뒤 질속영창을 쓰던가해 발음이 틀려서 기습이 실패했잖아. 주문은 차근차근 기습인 만큼 여유를 가지라고”


“죄..죄송합니다...”


“자 제이브 실전연습이다!”


그물에서 한 마리를 꺼내 옆구리에 죽빵을 날려준다. 건틀릿을 꼈음에도 전해지는 깊이감. 적절한 다운그레이드다. 난 역시 교사에 재능이 있어!


“서로 죽여라”


롱소드를 빼든 제이브가 제법 괜찮은 자세를 잡으며 고블린을 노려본다.


“다굴빵을 맞은 분노를 보여줘!”


“크아아아!”


아까 다굴빵을 맞던 병신머저리는 이제 없다. 시발 이제 남은건 처절한 복수귀 제이브이다. 암튼 내가 보여준 회피기술을 엉성하게 따라해 고블린의 도끼질을 피한뒤 그럭저럭 괜찮은 참격으로 몽둥이째 고블린을 반갈죽을 만들어 버렸다. 그야말로 참철도이다. 떨거지 F급 모험가는 이제 없다 고블린 슬레이어 F급 모험가 제이브의 탄생인것이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녀석의 어깨를 툭툭 다독여준 뒤. 나머지 한 마리를 잘근잘근 밟아 클로에에게 던져주자 기겁을 한다.

“히이이익!”

“자 마무리 해봐”


굳이 마법사에게 이런일을 시키지는 않지만 좆창이 나버린 클로에의 자신감을 찾아주기에는 이게 제격이였다. 눈깔이 파일뻔해 애꾸선장이 되어버릴 뻔한 그녀는 득달같이 달려들어 호신용 메이스로 죽통을 까버렸다. 좆박은 고블린은 그대로 즉사해버림에 이제 어렸을적 들었던 아이들을 잡아가는 고블린을 두려워하는 클로에는 없어졌다. 웃으면서 고블린의 죽통을 까는 착실한 이세계 마법사(물리)인 것이다.


역시 대한민국 주입식 교육과정을 착실하게 이수하고 대학까지 나온 이바다의 교육방식은 완벽하다고 볼 수 있다. 아아 그리운 내고향 헬조선 고마워요!


주입식 현장학습을 다녀온 클로에와 제이브는 어엿한 배테랑F급 모험가인 것이다!

“크흑... 내 새끼들...꼭 S급 모험가가 되야한다. 흑흑”


“...오늘 하루 정말 잘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습은 일단락이 났다. 이선생은 가보겠다. F급 모험가 강습비 10쿠퍼를 받은뒤 모험가 길드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청구대 앞으로가 잘라낸 고블린의 오른귀 7개와 제이브와 클로에의 모험가 도장이 찍힌 꼬깃꼬깃한 종이를 올리며 종업원을 불렀다.


“사밀라~! 의뢰 끝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푸른 머리칼과 깃털을 가진 조인족 사밀라가 졸린 표정으로 청구대 앞으로 왔다.


“빨리오셨네요 이받아님”

“이받아가 아니라 이바다!”

“발음하기 어렵다니깐요 어디 언어에요 그건?”

“대초원의 변방 코리아라는 부족”


순간이동으로도 못가는 그리운 내고향이지만 적당히 구라를 친다. 그리운 내고햐아아앙...


“자 다해서 34쿠퍼입니다.”


개당 2쿠퍼의 현상금이 걸려있는 고블린귀와 초보 모험가 강습비 20쿠퍼, 총합 34쿠퍼 정확하다. 이세계 사람들은 사칙연산조차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기에 이방인 통수를 치지도 않고 항상 화려한 미소를 공짜로 보내주는 사밀라같은 사람이 있어서 이세계가 멸망하지 않은 것이다.


“오 항상 고맙고~”


적당히 장비나 보강할까 하며 길드를 나가기전에 사밀라가 불러세웠다.


“앞으로 E급 퀘스트 12개를 완수하면 D급 승급심사를 볼수있겠네요!”

“오”


D급부터는 배테랑이라 불릴 수 있는 특급전사이자 전문적인 몬스터 도살꾼이다. 협회의 정식회원이 되는 것이다.


“열심히 해야겠군!”

“화이팅이에요~!”

“바이바이야~”


풍성한 깃털만큼이나 풍성한 마음씨이다. 역시 토르세의 아이돌 사밀라이다. 모험가 길드를 나간뒤 몬스터 부산물 매입점 반대쪽에 있는 무기점에 들렸다.


대장간과 연결되어있는 무기점 “토르세 무기점”에서 망치질 소리가 들려왔다. 무릇 좋은 대장간에서는 이런 망치소리가 나는 바이다.


“영감 나왔어”


정열의 육수를 뿜어대는 대머리 아저씨가 땀을 닦으며 나왔다.


“오! 마스터 이 왔는가! 좋은 무기를 준비했는데 한번 보겠는가!”

“그거 좋지”


영감이 들고 온 것은 일종의 검투사들이 쓰는 글라디우스였다. 보통의 글라디우스 보다는 조금더 긴 영감의 역작은 다른곳에서 파는 잡철로 만든 무기와는 궤를 달리했다. 그는 정열의 블랙스미스 였던 것이다. 손잡이의 둥근 고리로 인해 완벽한 무게중심이 잡혀있고 그뿐 아니라 일반 강철보다 무게가 덜나가는 것같은 걸로 봐서는 특수금속을 배합해서 만든 것 같아 보였다. 마지막으로 연금공방에 인챈트를 맡겼는지 마법 룬어가 각인되어 있었다.


“오우 영감 이거 얼마야?”

“7실버”


스펙만큼이나 싸발적인 가격이였다. 7실버! 한달동안 개처럼 일해야지 벌까말까한 금액이다.

순수익 말고 씨발아...밥도 안쳐먹고 일하면 벌리는 금액이 7실버 라는거다.

여윳돈이 11실버가 있긴 하지만... 이거 털리면 개거지다..그렇지만 모험가에겐 탄탄한 육체와 든든한 장비빨 이야말로 미덕이라고 볼 수 있다. 전에 눈여겨보던 핸드 보우건을 들고 카운터로 왔다.


“이것까지 해서 10실버”

“화살까지 해서 10실버 50쿠퍼”


순식간에 전재산의 대부분이 털렸다. D급 승급 비용 3실버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까지 털리면 그야말로 엠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뭔가 수줍어하는 영감이 둥근 암 실드 (Arm Shield)를 내밀었다.


“열번 구매하면 주는 사은품일세 큼큼”

“영감이 최고야!”


사은품치고는 명풍이다. 부드러운 가죽끈으로 고정되는 방패. 철판과 팔사이에 완충제가 있어 공격을 막다가 팔이 부러질 일도 없을 것이다. 이동네에 이만한 대장간이 있다는건 내 이세계 트립중 최고의 행운이다. 미친 듯이 올라간 전투력에 그 흉포한 오크 십새들도 잡을수 있을 것 같았다.


오크!


흉포한 어금니와 인간의 그것과는 궤를 달리하는 우락부락한 스테로이드 근육 인간도살자의 화신이 바로 좆버러지 오크인 것이다. 키는 160cm로 20cm나 차이나는 븅신 난쟁이이지만 리치 차이만이 날뿐 그힘은 다부진 나의 육체보다도 더 강할지도 모른다. 


옛날 좆밥F급 모험가 였을 때 이 오크십새를 만났다가 오크주인장이 운영하는 정육점에 걸릴뻔했다. 절로 불알주름이 쪼그라드는 땅딸보 도살자 오크! 이정도 장비면 오크와 맞닥뜨려도 장비빨로 조질수 있을 지도 몰랐다.


영감과 정겨운 육수를 나누고 Zㅣ존 간지뿐만 아니라 실용성도 넘쳐나는 회색 코트를 펄럭이며 토르세 무기점을 나왔다. 묵직한 장비의 무게만큼이나 올라간 전투력에 희열이 가득차 방방 뛰다가 고꾸라졌다.

아무도 본사람 없겠지?... STR스텟을 더찍어야겠다. 내일부터 근육트레이닝이다.


빈민가와 조금 떨어진 단출한 여관 ‘무지개 동산’이 바로 나의 안락한 보금자리이다. 꿈과 희망이 넘쳐나는 ‘무지개 동산’의 주인은 머리가 한톨도 없는 브랜드 아저씨다. 멋진 콧수염이 도드라지는 야만인 같은 얼굴, 이건 내가 야만인인게 아니라 우리 브랜드 아재가 원조 야만인이다. 나는 현대문명의 정수를 받은 문명인이란 말이다. 암튼 이런 브랜드 아재는 왕년에 C급 모험가였다. 그것도 약간의 마나를 다룰줄아는 미친 몬스터 살인마가 우리 브랜드 아재란 말이다. 이런 브랜드 아재를 꿈과 희망이 넘쳐나는 ‘무지개 동산’ 의 주인자리에 앉혀놓은 일등공신이 저기 달려오는 릴리야 되시겠다.


“마스터 이!”


돌아가신 전부인을 닮아 브랜드와는 전혀 닮지않은 귀여운 미소를 장착한 릴리야가 달려오자 가볍게 캐치하여 찹살떡 같은 볼따구를 잡아당긴다. 이 빌어먹을 이세계에서 날 버티게 해준 양대산맥 사밀라와 릴리야 되시겠다. 브랜드 아재의 살의 넘치는 눈길을 견디다 못해 릴리아에게 사탕하나를 물려준 뒤 영양만점 고기 스튜를 시켰다. 


‘무지개 동산’의 인기메뉴중 하나인 고기스튜는 고기가 30퍼나 들어간 탄단지 비타민 골고루 들어간 완전식품이다 맛또한 특식이니 이보다 혜자스러운 메뉴가 어디 있을까. 내 이세계 초콜릿 복근의 주재료이다. 스튜를 게눈감추듯이 먹어치운뒤 3쿠퍼를 지불하고 근처의 목욕탕에서 몸을 씻고 내일 할 목록들을 2쿠퍼에 산 가죽노트에 빼곡이 적어 놓고는 이른 잠을 잤다. 내일 할게 많다. 언능 자자.



굿....굿모....굿모닝~ 빠빠빻빠빠 빻빻빠.. “흐아아아!”


어김 없이 7시 30분 만되면 깨어나는 기묘한 체내 알람이였다. 간단한 세안과 양치를 끝내고 좆간지나는 코트와 이세계의 호신용품 글라디우스와 단검, 살인그물을 차고는 여관문을 박차고 나왔다.


“시팔 문차지말라고! 야만인새끼야!”

“다녀올게 아재!”


몇분쯤 걸어 모험가 길드에 도착했다.


“소방차는 빨간불에도 멈추지 않아~/”


몰려있는 인파를 헤치고 의뢰 게시판 앞에 선다. ‘검은숲 조사 B랭크’ 됐고, ‘미명버섯 채취 F랭크’ 됐고,

‘수정 두더지 포획 D랭크’ 이것도 아니고 ‘뒷산 오크 퇴치 D랭크’ 이거다. 제이브와 클로에가 고블린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고 극악무도한 고블린 슬레이어가 된 것처럼 사악하고 야만적인 오크들을 도륙해 무의 진일보를 이루리라.


오크무리를 상대하는데 좆간지 상남자처럼 혼자 우라돌격을 시전하다가는 진짜로 정육점에 걸릴지도 몰랐기에 사밀라에게 파티원 1명 모집을 요청했다. 진짜배기 몬스터에게 다구리를 쳐맞으면 좆되는거다. 아무튼 오전 내내 길드에 앉아 죽치고 있으니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비틀거리는 좆같은 발걸음!

쿨린족 하프인 에릴이다. 참된 애주가인 E급 에릴의 클래스는 방패병이다. 철판을 입힌 타워실드가 주력무기에 짧은 숏소드가 부무장인 중갑전차 같은 여자다. 그녀에게 다가가 살짝 부끄러운 척 하며 물었다.


“누나~ 나랑 오크잡으러 갈래~?” 

“씨발 아침부터 기분더럽게 뭐하는 짓거리냐?”

“뒷산에 오크새끼가 나타났다는데 머리당 50쿠퍼래”

“애새끼들 가지고 있는거 털면 짭짤하겠네”

“그럼 카운터로 가지”


해장술을 마셔서 그런지 입이 걸쭉해진 에릴과 함께 카운터의 부커스 아재에게 가서 모험가 인장을 찍고는 퀘스트를 받았다. 10마리당 1실버를 덤으로 주는 혜자스런 퀘스트 같지만 오크새끼들은 개인개인이 광전사 비스무리한 씹마초였기 때문에 난이도가 극악인 퀘스트였다. 오늘 이 퀘스트를 마친다면 이세계 탈출에 한 걸음 다가가는 포석이 될 것이다. 게다가 중갑전차 에릴이 있으니 합만 잘 맞춘다면 오크 좆발럼들을 모조리 일가실각 시킬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모를 야영에 대비해 야영장비와 랜턴을 챙긴뒤 북문쪽으로 가서 뒷산을 올랐다. 말이 뒷산이지 이세계의 산은 진짜 존나 험준하다. 높이도 한국의 그것과는 비교불허한 꼴받는 산이다. 나름 머리를 굴려 산중턱의 개울을 뒤져보니 역겨운 오크새끼들의 발자국이 보였다. 흉측한 발자국! 진흙 묻은 흔적을 따라가다 보니 입구가 제법 큰 동굴이 보였다.


“찾았다”

“어디어디?”

“주변에 널린 쓰레기로 봐서는 동굴안쪽에 있는 것 같네 불을 피우자”

“오늘 저녂은 오크고기냐, 술안주로 딱이네!”

“씨발 오크를 왜 쳐먹어”

“농담이야 븅딱아”


말했듯이 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시민이다. 기초 교육과정은 물론 대학까지 나온 엘리트였단 말이다. 배낭의 야전삽을 꺼내 기척이 나지 않게 동굴 앞의 땅을 파서 골을 만든 뒤 에릴이 준비해둔 나무토막에 랜턴 기름을 조금 붙고 불을 붙였다. 그야말로 살인 방화다.


얼마지나지 않아 패닉에 걸린 오크들이 뛰쳐나오다가 발이 걸려 넘어졌다. 그수가 여덟이다. 잠시 긴장했지만 허리춤의 살인 그물을 던져, 냄새나는 오크들을 포획했다. 동해참치처럼 파닥거리는 오크들이 저항했지만 제까짓 것들이 강철그물을 끊을 리가 없다. 오히려 그물에 긁혀 출혈딜이 박힐 뿐 이였다.


“취에에에엨!”

“에릴! 전투준비!”

“흐으읍!”


난폭하게 뛰쳐나가는 오크전사 한 마리가 그대로 압착기에 눌린 것 마냥 방패와 동굴 입구 사이에서 찌부가 되어버린다.


“줴에에엑!”


방패를 치운 에릴은 숏소드로 목을 찔러 확인사살을 했다. 머리위에 자리잡은 두 개의 작은 뿔에서 은은한 빛이 난다. 쿨린족의 능력인 근력증강인듯한데 저 가느다란 팔에서 전차같은 힘이 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존나게 부럽군... 나에겐 이세계 치트능력은 없는거냐 빌어먹을 좆세계.


그새 동굴에서 뛰쳐나온 오크 한 마리가 마구잡이로 도끼를 휘두른다. 내가 두려워하는건 진정한 전사 꼴마초 그자체인 오크 워리어 인것이지. 연기를 마셔 반 병신이 된 좆밥오크가 아니다. 글라디우스를 빼들어 도끼를 밀쳐낸 뒤 왼손의 방패로 녀석의 손을 후려쳐 무기를 떨군다. 밀쳐낸 자세 그대로 찔러 목줄기에 칼날을 박아넣는다. 이세계 1년차 E급 배테랑 모험가스러운 일격이였다. 역시 무기가 제대로 잡히니 전투력 자체가 달라진다.


그렇게 좆밥 오크들을 처치하고, 그물에 걸린 녀석에게 자비로운 칼빵을 선사해주자 그야말로 일가 실각이 되어버렸다. 기분 좋은 손길로 그물을 벗겨내 오크놈들을 살펴보자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는데. 그것은 어미와 새끼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발 갑자기 등골이 시렵다. 주위를 둘러보려고 고개들 돌리자 수풀 너머로 좆같은 얼굴을 한 오크 워리어와 눈이 마주쳤다.


“취에에에에엨!”


분노에 가득찬 오크소리가 산중턱에 울려퍼진다. 씨발 좆된 것이다. 빈집털이를 당한 오크전사들이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철제무기를 꼬나쥐고 달려들었다.


“줴에에에에에엨!”

“애미!”

“바다! 뒤로와!”


나타난 오크는 총 5마리. 뿔에서 빛을 피워올린 에릴이 먼저 뛰어든 오크 전사 한 마리를 방패로 내리쳐 접어버렸다.


“조용히 하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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